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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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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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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3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518g | 127*188*30mm
ISBN13 9791160400496
ISBN10 1160400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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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이라도 가난하고 고독한 신세를 경험해본 자는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타인의 가난과 고독을 더 잘 이해한다. 우리는 타인의 불행, 타인의 굴욕, 타인의 고통, 타인의 무력함, 타인의 죽음을 조금도 덜어주지 못하므로 최소한 타인을 이해하는 법이라도 배워야 한다. ---「빌케 부인」중에서

내 이름은 헬블링. 아무도 내 이야기를 글로 써주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 여기서 내가 직접 나 자신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인간들이 고도로 세련되어진 오늘날 한 사람이, 예를 들면 나 같은 사람이 자리에 앉아서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기 시작하는 것은 조금도 특별하지도 이상하지도 않다. 내 이야기라고 해봐야 간단하다. 나는 아직 젊으니까,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날이 한참 더 남았으므로 내 이야기는 종결지을 수가 없을 테니까. 내게서 두드러지는 점이라고는 아주 심하게, 거의 과도할 정도로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 나는 무수한 인간들 중 하나이며, 바로 그 점을 나 스스로 기이하게 여긴다. ---「헬블링 이야기」중에서

한번은 이런 소식을 받았다. “당신의 산문작품이 분실되었습니다. 너무 기분 나빠 할 필요는 없으며 새로운 작품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우리는 새 작품을 또 잃어버릴 겁니다. 그래야 당신이 또다시 새 작품을 보낼 수 있을 테니까요. 부지런히 쓰셔야 합니다. 불필요한 불쾌감은 이를 악물고 삼켜버리세요. 어쨌든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화가 나서 이렇게 소리를 지른다고 하여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시는 한 줄도 쓰지 않고, 아무 데도 보내지 않을 테다!” 그러면서도 나는 바로 그날 혹은 다음 날에 새로운 산문을 멋지게 써서 보냄으로써 온화한 인성의 소유자라는 내 명성에 다시금 광채를 더했던 것이다. ---「최후의 산문」중에서

그의 산책이 곧 그의 글이 되었다. 걷기는 그의 스타일을 구축한 육체였다. 걷기를 통해서 “그는 어디서나 살았고, 그 어디에서도 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글 안에서 “하나의 내면이 되었고, 그렇게 내면을 산책했다.”
---「옮긴이의 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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