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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급 좌파 김규항이 말하는 진보와 영성

리뷰 총점9.1 리뷰 2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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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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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3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555g | 153*224*30mm
ISBN13 9788992525770
ISBN10 899252577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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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B급 좌파, 김규항이 그리는 세상

“약간 모자란 줄 알았대요”
사람이라는 게 인생이 너무 희망차면 좋지 않은 거 같아요. 좀 비관적인 데가 있어야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많이 좌절하거나 그렇게 되지 않더라고. 비관적인 정서가 있으면 훨씬 낙관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어요. 요즘 한국 사람들이 살기 힘들어 하는 것도 비관적인 정서가 길러지지 않아서 그래요. 사람들이 경제개발 독재 시대에 워낙 세뇌가 되었어요. 인생에 대단한 의미를 두고,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늘 열심히 노력하고, 하여튼 좀 공격적으로 살아가는 걸 미덕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게 바로 인생을 끊임없이 고단하게 만듭니다. 만날 ‘보다 나은 미래’만 생각하지 ‘오늘’이 없어요. 인생은 오늘의 연속이잖아요. --- pp.21-22

교회와 ‘근본적인’ 불화가 필요한 때
이젠 교회 문제의 본질에 접근해야 될 때입니다. 예수는 “마몬(‘부요富饒’라는 뜻의 아람어 ‘마모나’에서 유래된 말로 인간을 타락시키는 탐욕의 화신, 부富의 신을 가리키며, 성경에서는 지상의 부를 말한다?편집자)과 하느님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하고 비리를 저지르는 방식은 그렇게 막 해도 되는 시절에나 통하는 특별한 방식입니다. 오히려 상식을 거스르지 않고 법도 지키면서 그 방식이 본격화되는 게 문제죠. 마몬의 가르침을 체화하는 겁니다. 아주 점잖게, 그러나 매우 철저하게 자본주의적인 사고방식과 신자유주의적인 가치관들을 담아내는 거죠. 다른 생각은 모조리 빨갱이고 사탄으로 모는 게 아니라 자본의 가치관이 인간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런 가치관으로 경쟁하고 성공하는 게 하느님의 뜻이라고 가르치는 겁니다. 교회 개혁을 논할 때 비판의 대상이 되는 교회들이 있는데요. 그들이 문제가 아니라 그들과 비교하면 그래도 좀 낫다는 교회들이 바로 이런 상태라는 겁니다. 섬뜩하죠?(웃음) --- p.27

아이들은 죄가 없다
어린이 잡지인 〈고래가 그랬어〉발행도 교육 문제에 관한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시작하신 건가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불쌍해서,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그 죄책감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아주 소박한 심정으로 시작했죠. 그런데 지금은 교육 문제가 지배 체제의 정수라는 생각을 해요. 교육 문제가 좌파나 진보 운동을 하는 사람들까지도 장악하고 있어요. … 교육 문제는 그렇지 않아요. 공적인 토론이나 성명서를 내는 행위 말고 실제 자기 아이의 교육 문제 말이에요. 그 문제만큼은 반이명박 세력은 물론 극좌까지도 거의 포괄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교육 문제가 바로 문제의 정수인 거죠. --- pp.33-34

내 글을 읽어주는 이들은 평범한 이웃들이다.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평범한 이웃이나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오히려 당연한 얘기로 받아들이는 것 같은데요. 반응이 아주 단순해요. ‘맞는 말인데 뭐’ 그런 식이죠. 좀 배웠다는 사람들, 좀 진보적이라는 사람들이 그들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는 어렵게 받아들이는 거 아닌가요.(웃음) 진짜 삶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인터넷에서 만날 수 있는 자칭 진보 논객들을 보면 좌파적인 책을 읽고 저녁마다 인터넷에서 시사토론들을 하잖아요. 그런데 막상 선거 때만 되면 비판적 지지를 하거나, 대안으로서 문국현 같은 인물을 지지한단 말입니다. 또 하나는 건강하지 않은 방식의 지적 소통이 본질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 p.45

좌파, 이런 점이 아쉽다
비판적 지지라는 게 전체를 조망해서 균형이 필요하다고 보는 거잖아요. 극우가 너무 세니까 그걸 막아야 한다, 이런 건데 가만 생각해보면 그게 이치에 맞지 않는 생각이죠. 균형을 맞추기 위해 스스로 균형을 잡는 게 아니라 오히려 기울어진 쪽으로 더 편향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그래야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죠. 고종석 씨 경우는 지식수준의 차이가 아니라 지성의 차이라고 보는데요. 좋은 자유주의자가 미숙한 좌파보다 훨씬 훌륭하구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 좌파라는 분들이 선거 때 비판적 지지를 하지 않고 진보 정당을 찍는 걸 넘어서서 왜 더 편향되지 않는지, 특히 절박하고 더 필요할 때 왜 입을 닫고 있는지, 그게 아쉬워요. 우리가 욕을 좀 먹어야 됩니다. 좌파는 투신해야 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1980년대에는 너도나도 투신했다가, 이제는 투신하려는 좌파가 없는 듯 보여 때로는 안타깝죠. 좌파라는 사람들이 극우와는 불화하지만 자유주의자들과는 절대 불화하지 않는 희한한 상태를 유지하는 한 희망은 없습니다. 불화하지 않는 게 아니라 자유주의 싸움에 올인하고 있다고 봅니다. --- pp.51-52

삿늘날 좌우의 분기점은 ‘신자유주의’다/
지금 한국 상황에서 좌파와 우파를 구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나 태도는 무엇이라도 보십니까?
오늘 현실에서 가장 일반적인 기준점은 아무래도 신자유주의적인 것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것의 전 지구적인 대립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태도에 따라 좌우를 구분할 수 있겠죠. 녹색의 문제든, 소수자의 문제든, 교육의 문제든, 사실은 신자유주의라는 전선으로 지금 나뉘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의 진보성이라든가, 그들과 한나라당, 조중동 같은 세력과의 차이 같은 것도 또렷하게 구분할 수 있죠. 거듭 말하지만 그런 진보성과 차이를 무시하자는 게 아닙니다. 인정합니다. 그러나 엄연히 신자유주의 체제 안에서의 진보성이고 그 안에서의 차이일 뿐이라는 걸 분명히 해야 하는 거죠. 전 세계적으로 봐도 이만한 외양을 가진 나라에서 신자유주의라는 거대한 전선에 대해 이렇게 무감한, 진보적인 인텔리들조차도 안이하고 흔들리는 이런 사회는 한국이 거의 유일한 것 같은데요. 참 애석한 일이죠. 어떤 사람들은 ‘신자유주의, 신자유주의 해서 사람 지루하게 만든다’고도 하던데요. 답답한 일이죠. 만일 그 사람이 신자유주의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계층이라면 너무나 안쓰러운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정말 화나는 거죠. 자기 일이 아니라고 그렇게 말하면 안 되잖아요. --- p.53

2장 문화로 우리 사회 엿보기

얼핏 보면 김규항은 ‘음악이나 영화와는 담을 쌓고 살 것 같다, 실제로 만나면 무서울 것 같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음악이나 영화에 상당히 조예가 깊고 유머 감각도 있는 재미있는 사람이다. … 정태춘, 임의진, 김두수, 한대수 등 당대의 음악가들과 교류하면서 즉흥연주를 하고, 까혼 연주로 그들의 앨범에 참여한다. 최근의 음악 경향에 무관심한 것도 아니다. 얼마 전 블로그에 쓴 글을 보면 그가 아직도 젊은이들의 음악을 들으며 같이 호흡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왈로우 3집〈It〉을 뒤늦게 들었는데 참 좋다. 이기용이…상투적으로 표현해서…물이 올랐달까. 루네의 목소리는 한영애와 닮았는데 좀 더 맑고, 고음 처리가 고와서‘오래 들어도 힘들지 않은’소리다. 한영애 + 정경화 = 루네, 루네 + 백현진 = 한영애” 이런 글을 쓰는 김규항, 조금은 발랄하고 귀엽다. --- p.68

스스로 변화하라
본질적인 문제를 놓고 보면 의견이 다를 게 없어요. 스크린쿼터 제도에는 찬성합니다. 세계적인 차원의 독과점과 불공정 경쟁 때문인데요. 그러나 그 문제를 사회에 호소할 때는 자신들이 그 사회 안에서 어떤 사회적 행동을 보였으며, 어떤 사회적 태도를 취했는지 뒤늦게라도 되새겨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국 영화계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그들은 대중들에게 호소해서 지지도 받고 도움도 받았잖아요. 한데 자신들은 거기에 걸맞은 변화를 이루어내지 못했죠. 아쉬운 일입니다. 그리고 문화적 국적을 얘기하려면 문화적 국적을 드러내는 영화를 만들면서 그런 소리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제작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순수한 상업주의에 입각해서 영화를 만들고 있잖아요. 장르영화는 한국영화나 미국영화나 다 똑같습니다. 그런 영화를 만들면서 국적이 한국이냐, 미국이냐를 내세우며 호소하는 행태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 p.74

문화를 죽이는 것은 문화다
한류의 문제는 사회적으로 심각해 보입니다. 신자유주의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한데요.
‘한류’라는 게 천박하기 이를 데 없어요. 비보이들을 거지새끼 보듯 하던 사람들이‘돈이 된다, 산업의 일부로 편입될 수 있다’하니까 그들을 고상한 광고에 내보내고…, 그런 식이죠. 경박합니다. 근본이 없는 문화, 장사꾼의 문화는 절대 오래 못 갑니다. 문화가 장사의 소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장사꾼의 생각이 문화를 압도해버리면 안 된다는 겁니다. 또한 장사로서의 문화는 오래갈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한류에 대해 사회적으로 다들 찬성하고 지지한다는 데 있어요. 그런 식의 생각이 주류가 될 수는 있죠. 다만 문제 삼고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전혀 없다는 게 아쉬운 겁니다. 진짜 놀랄 정도로 없어요. 신자유주의라는 게 참 무서운 거예요. 다들 돈 귀신에 단단히 홀린 듯해 보입니다. 하긴 그게 바로 신자유주의지만.

3장 김규항의〈그 페미니즘〉

최근 김규항은 “개혁과 진보의 차이”에 대한 천착과“우리 안의 이명박”과 관련된 글을 많이 써왔다. 그가 주로 천착했던 문제는 지식인들의 위선이었고, 진보개혁 진영의 자기 성찰이었다. 2002년 김규항은〈씨네21〉의 ‘유토피아 디스토피아’에〈그 페미니즘〉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중산층 여성 위주의 페미니즘 진영이 조금 더 계급성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주문하는 글이었다. 그 글은 논란이 되었고, 페미니즘 진영은 ‘왜 취약한 여성운동에만 매질을 하느냐’며 서운해했고, 공격했다. 김규항은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지는 않았지만 “옳든 그르든 상처를 가진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었다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으며,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얘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자기반성을 했다. … 이후 김규항은 여성주의 진영인 이프If의 김신명숙과 교류했다. 그의 책《김신명숙의 선택》에 추천사를 요청받아 글을 쓰기도 했다. 페미니스트 정희진과는 메일을 주고받았다. 짧지만 서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오해가 풀린 것은 아니다. 그의 말대로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만 오해를 풀기 위한 소통을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 pp.107-108

페미니즘,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나는 나 나름대로 중산층 페미니즘이 지나치게 분위기를 압도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겁니다. 더 가난하고 약한 여성들, 페미니즘이라는 말조차 모르는 여성들을 배제하는 분위기를 비판한 거죠. 그러니까 여성 문제에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여성운동 내부에서 일어나는 계급적인 상황을 주목한 겁니다. 그러한 비판들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던 시점이라 내 의도가 오해되거나 감정적으로 왜곡되기 쉬운 상황이었어요. 말하자면 여성운동의 외부에서 여성운동에 대한 태도란 지지하든가, 아니면 반대하든가 둘 중 하나였죠. 그래서 어떤 비판이든, 비판하는 사람은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반여성주의자로 취급받기 쉬운 분위기였다고 봅니다. --- pp.109-110

‘남자답다, 여자답다’를 넘어 ‘인간답다’를 꿈꾸며
좌파들은 계급에서 출발하지만 계급으로 단순하게 포획되지 않는 중요한 문제들이 있잖아요. 여성 문제나 소수자 문제, 문화적 문제를 들 수 있는데요. 운동 진영에서는 그들을 비계급 좌파라고 하죠. 계급 좌파는 급진적인 노동운동가들을 말하는 거고요. 비계급 좌파는 급진적인 페미니스트, 급진적인 생태주의자, 급진적인 문화운동가들을 이르는데요. 그렇게 좌파의 외연이 넓어질수록 좀 더 제대로 된 세상의 변화도 이끌어낼 수 있는 거죠. 뒤집어 말하면 비계급 좌파가 없던 시절의 혁명이 얼마나 거칠고 문제가 많았을지, 이제 와서 비로소 절감하게 됩니다. --- p.115

4장 한국 사회의 진보를 묻는다

요즘은 ‘계급’이라는 말을 쓰면 낡은 이데올로기에 집착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까지 “양극화는 심각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양극화’라는 말은 보편화되었다. ‘양극화’란 무엇인가? 그것은 ‘계급간의 빈부격차가 심하다’는 말이 아닌가? 모두들 ‘양극화’라는 말은 쓰면서 ‘계급’이라는 말은 낡았다고 지적한다. 김규항은 “보수에서 국가를 빼면 시체이듯 진보에서 계급을 폐기하면 시체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아무리 지겨워도 진보의 기본적인 개념을 폐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또한 김규항은 여전히“개혁이 진보를 가로막는 개념”이라고 강조한다. “누가 보기에도 진보적이지 않아 보이는 건 실제로 반동성이 없지만, 진보적인 것처럼 보이면서 진보적이지 않은 것은 우리를 미궁으로 몰아넣는다”고 역설한다. … 다양하고 상대적인 스펙트럼 속에서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결정적인 지점은 “신자유주의를 지지하는 사람이냐, 반대하는 사람이냐”로 구분된다고 말하는 김규항은 “한줌의 지배계급이 차지하던 것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남보다 잘 먹고 잘사는 일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세상”을 꿈꾼다. 혁명의 최종 목표는 “가치관”을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남보다 잘 먹고 잘사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가치관”이 살아 있다면, 그 사회는 원래 상태로 곧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 pp.133-135

무엇이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가
개혁, 즉 가짜 진보를 통해서 사람들을 최대한 미혹해야 하는 체제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문제가 명료해집니다. 일단 출신이랄까, 이미지랄까 하는 것들이 절대 보수로 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동시에 보수와 갈등하고 싸우는 진보적인 모습도 필요하겠죠. 바로 민주화운동 세력입니다. 정치적 민주화를 좇는 사람들, 그러나 철저하게 자본주의 체제를 신봉하는 사람들, 김대중, 노무현, 유시민, 박원순 같은 분들이죠. 그리고 그들의 정치, 그들의 운동이 바로 가짜 진보인 개혁입니다. --- p.138

개혁과 진보는 분명히 다르다
개혁 세력의 운동은 큰 의미를 지닌 게 많습니다. 강준만 선생의 안티조선부터 시작해서 노무현 정권이 진행한 일련의 신선하고 역동적인 운동들. 그런데 우리가 크게 오해를 하고 있는 건 그런 운동들을 마치 개혁운동으로만 가능한 거라고 오해를 한다는 겁니다. 나도 강준만 선생이 훁도한 안티조선 운동의 초기에 열심히 연대했는데요. 나는 좌파에서 자유주의자로 전향해서 그 운동을 한 게 아닙니다. 그게 좌파에게도 당연한 운동이라고 생각해서 연대한 겁니다. 개혁 세력이 하는 유의미한 운동들은 거의 대부분이 좌파들의 운동이기도 해요. … 개혁이라는 게 진보를 가장해서 진보를 무력화하는 것이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최대한 진보로 보이는 게 중요하겠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보수와 싸우는 모습’을 유지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싸움을 사회적으로 가장 주요한 전선으로 만들면 체제는 안전해지는 거죠. 한국의 경우 양식 있는 사람들이 반세기 동안 극우 독재와 싸워서 정치적 민주화를 이루어냈잖아요. 최종적으로 위대한 승리였지만 수십 년 지속된 트라우마이기도 합니다. 체제는 그걸 이용할 수 있어요. … 정치적 민주화 이후엔 군사독재가 아니라 자본의 독재가 가장 주요한 문제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군사독재와의 싸움의 틀에 사람들을 묶어놓는 게 문제인 거죠. --- pp.140-141

지역 문제보다 더 깊은 핵심은 ‘계급’이다
지역보다 더 깊은 핵심은 계급입니다. 지역 문제도 계급적 분리 지배를 위해 나타났어요. 리 지배를 위해 나타났어요. 우리가 늘 드는 예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 나갔을 때 경상도 지지율이 굉장히 높았잖아요. 마치 지역이나 이런 것이 더 근본적인 준거인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지배-피지배로 봐야죠. 물론 지역 얘기하는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전라도 차별을 얘기하기도 하는데요. 의식의 대해체와 변화가 있었어요. 전라도 차별은 박정희 정권에 의해 기획된 것이며 매우 의도적으로 진행된 겁니다. --- pp.147-148

‘나’와 ‘사회’, 둘 다 변해야 진짜 변할 수 있다
몇 년 전‘학생의 날’에 울산에서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앞에 앉은 한 학생을 지목해서, 아마 고1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요. 이렇게 물었어요. “어떤 사람들은 ‘세상이 바뀌려면 사회구조를 바꾸어야 한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세상이 바뀌려면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그 학생은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둘 다 변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했어요.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 p.155

5장‘촛불’과‘추모’앞에서

촛불과 우리 안의 이명박
본질과의 싸움이라고 하셨는데요. 그때의 본질은 정확하게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가요?
앞서도 말했지만 본질은 이명박 정권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을 포함한 신자유주의 지배 체제잖아요. … 그걸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이명박 정권과의 싸움만 하고 있다는 걸 문제 삼는 거죠. 이명박 정권을 제외한 신자유주의 지배 체제에 대한 싸움을 생략하고 있어요. --- p.177

‘촛불’과 계급의식 사이의 벽
촛불집회의 성과와 열기가 식어가는 데는 국가주의 사고도 큰 몫을 하지 않았습니까?
‘촛불’이 식어가는 과정을 보면 처음엔 독도 문제, 그리고 올림픽을 통해 식어갔죠. 독도 문제나 올림픽 열기 자체를 무조건 무시하자는 게 아닙니다. 결국 촛불집회가 그런 계급적 통합으로 식어갔다는 데 주목해야 하는 거죠. 애국심은 대개의 사람들에겐 매우 위험합니다. … 그런데 아이들의 국가주의 경향이 의외로 심각해요.〈고래가 그랬어〉창간 5주년 기념으로 초등학생 1,500명을 대상으로 “다시 태어나면 어디에서 태어나고 싶은가?”라는 설문조사를 했어요. 압도적이었어요, 대한민국. 아이들의 현실로만 보자면 거의 나오지 않아야 하는 답인데(웃음), 하여튼 결과가 그래서 저도 좀 놀랐어요. --- pp.189-190

6장 예수에게 묻는 이 시대의 진보

김규항은 “내 밖의 적과 싸우는 일을 혁명이라 하고, 내 안의 적과 싸우는 일을 영성”이라 말하면서 “역사 속에서 혁명과 영성의 편향은 번갈아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그 때문에“하루에 30분도 기도하지 않는 혁명가가 만들 세상은 위험하며, 혁명을 도외시하는 영성가가 얻을 수 있는 건 제 심리적 평온뿐”이라고 말한다. 김규항은 우리 사회가 기독교를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대해서도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밝힌다. 그는《예수전》에서 “씨를 뿌린 사람도 못 알아차리는 사이에 어느새 싹이 돋고 이삭이 패고 마침내 알찬 낱알이 맺힌다”면서 변화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순간에도 쉬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진보에 대한 고민과 열망을 버려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p.205

예수는 영성과 진보 모두의 비전이다
“하루에 30분도 기도하지 않는 혁명가가 만들 세상은 위험하며, 혁명을 도외시하는 영성가가 얻을 수 있는 건 제 심리적 평온뿐이다”라는 얘기는 그런 의미에서 나온 말씀이겠네요.
그게 제가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의 결론입니다. 지금은 제대로 된 변혁주쟀자들의 에너지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해요. 영성가들 또한 시장에 휩쓸리는 상황입니다. … 오늘날 영성가들의 중심 세대는 옛날에 변혁운동을 하던 사람들로 장년 세대예요. 중심인물 가운데 오륙십 대들이 많아요. … 거꾸로 좌파 진영에는 좀 다른 사람들이 있어요. 영성이나 생명운동에 관심을 가지는 친구들인데요. 굉장히 젊은 세대들이죠. 오늘날 한국 좌파의 노동운동 진영에서 활동하는 이십 대들은 소수자, 생명, 영성, 대중문화에까지 다양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을 보면 희망을 느끼죠. 좌파 진영 내부에서 아직 큰 힘을 갖지 못한 후배 그룹들이지만, 이 사람들은 영성뿐인 영성 진영과 강퍅한 좌파 진영, 두 세력 모두에게 불편을 느끼고 있습니다. 영성가들은 좌파에 그런 그룹이 있는지도 모를 겁니다. 그저 좌파 모두를 싸잡아 ‘영성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하죠. 문제는 오히려 영성운동 진영의 젊은 친구들인데요. 급진적 사회변혁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렵더군요. --- pp.214215

빈부 격차가 존재하는 한 자발적 가난만이 정당하다
자발적 가난은 사람이 사이좋게 살 수 있는 원리이기도 합니다. 평화라는 게 폭력성 때문에 깨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실은 더 가지려는 욕심 때문에 깨지는 거죠. --- p.229

7장 내일을 위한 진보와 미래세대 교육

공부도 적성이고 재능이다
아이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 가운데 공부도 심각한데요. 집집마다 공부 때문에 아이들과 전쟁을 치르잖아요.
부모들은 아이가 운동에 재능이 없다는 건 인정하면서 공부에 재능이 없다는 건 쉽게 인정 못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해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서 그렇다고. 한국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죠.(웃음) --- pp.281-282

한 해 대학 입학생 가운데 ‘승리자’는 단 2.5퍼센트
그런 가능성을 두고 맘껏 뛰어놀아야 할 초등학생들이 감옥의 수인들처럼 학원가를 배회합니다. 청소년기는 물론이고요. 또한 그 때문에 부모들은 줄잡아 10년 내지 20년을 잔업과 특근에 메여 삽니다. 심지어 노래방 도우미까지 해가며 아이들 ‘옥바라지’를 하는 겁니다. 그게 과연 현실적인가요? 다들 현실, 현실 하지만 실은 재난 영화 속의 등장인물들처럼 다들 패닉 상태인 거죠. 공포에 짓눌려서 아무 생각도 못하고 내 새끼를 살려야 한다는 강박에 짓눌려 남들 가는 대로 몰려
가는 거예요. --- p.297

너무 많이 먹고, 쓰고, 가지려 한다
가난하다는 기준이 너무 높아졌어요. 사실은 욕망 때문에 더 가난하고, 더 절박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경제적 공정함을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지나치게 많이 쓰고 많이 먹고 있는 부분은 반성해야 해요. 불공정과 억압과 착취에 대해 싸우고, 사회구조적인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것은 당연히 중요해요. 하지만 누르고 빼앗는 사람이나 억눌리고 빼앗기는 사람 모두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면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합니다. 굳이 생태주의적인 주장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가 너무 많이 쓰고, 너무 많이 먹고, 너무 많이 가진 건 분명해요. 물질적인 기준을 높게 잡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요.
---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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