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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야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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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야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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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91g | 153*224*30mm
ISBN13 9788988556641
ISBN10 898855664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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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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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려 과거의 기억도 온전치 않은 꾸야삼촌과 같이 살게 된 며칠 사이, 지우고 싶은 과거를 돌아본 `나`는 항상 실패만 하던 꾸야삼촌의 삶에 실패만 있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잘 자란 찬우와 동우야말로 꾸야삼촌의 최고의 성공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동시에 `나`는 누군가에게 의지해서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도 깨닫는다.
--- 본문 중에서
그래, 이 땅에서 살아오면서 당신이 한 일은 그늘을 지우고 또 닦는 것이었지. 닦아낸 자리마다 웃음을 심었지. 아니, 아니야 사랑을 심었어. 당신의 허리에서 불거져나온 아이들도 다 사랑으로 자랐지. 그 아이들도 또 그렇게 새끼들을 엮어냈고 모두가 튼튼한 자리에 앉았지. 그러자 당신은 서둘러 떠나고 싶었던 거야. 이제 당신이 할 일은 숙모 만나는 것, 그렇죠? 그래요, 당신은 당신이 말한 그 업을 모두 닦았어. 제대로 다 닦아낸 거지. 그러니 이제 갈 수 있어. 훨훨 떠날 수 있어.
--- p.318
"노망들지 않게 해주소서. 반신불수 되지 않게 해주소서. 새끼한테 짐이 되지 않게 해주소서. 내가 잠들면 부디부디 그때 데려가소서……."

그리고 다시 자리에 가서 누웠다.

엄마는 엄마의 소망대로 잠결에 돌아가셨다. 그러나 그때 나는 모시 수의를 마련하지 못했다. 남편은 도망다닐 때였고 비축해둔 돈도 없어 장레비마저 아득할 때였다. 그때 이 삼촌이 달려왔고 그가 싸온 보자기 속에는 고운 모시 수의가 들어 있었다.

다시 가슴이 저며온다. 그래도 이 삼촌은 누님의 공을 갚았구나. 포장마차 장사 밑천이 되었던 그 수의 값을 정말로 수의로 갚았구나.

나는 삼촌을 두들겨 깨운다. 자지 마, 그렇게 자는 것은 죽음연습이래. 엄마도 그러다가 영영 가버렸어. 삼촌은 아직 그 나이가 아냐. 엄마만큼이라도 살다 가야 해. 칠십은 넘겨야 해. 그래야 찬우 가슴에 못을 박지 않는거야.
---p. 222
"노망들지 않게 해주소서. 반신불수 되지 않게 해주소서. 새끼한테 짐이 되지 않게 해주소서. 내가 잠들면 부디부디 그때 데려가소서……."

그리고 다시 자리에 가서 누웠다.

엄마는 엄마의 소망대로 잠결에 돌아가셨다. 그러나 그때 나는 모시 수의를 마련하지 못했다. 남편은 도망다닐 때였고 비축해둔 돈도 없어 장레비마저 아득할 때였다. 그때 이 삼촌이 달려왔고 그가 싸온 보자기 속에는 고운 모시 수의가 들어 있었다.

다시 가슴이 저며온다. 그래도 이 삼촌은 누님의 공을 갚았구나. 포장마차 장사 밑천이 되었던 그 수의 값을 정말로 수의로 갚았구나.

나는 삼촌을 두들겨 깨운다. 자지 마, 그렇게 자는 것은 죽음연습이래. 엄마도 그러다가 영영 가버렸어. 삼촌은 아직 그 나이가 아냐. 엄마만큼이라도 살다 가야 해. 칠십은 넘겨야 해. 그래야 찬우 가슴에 못을 박지 않는거야.
---p.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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