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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장석주 | | 2017년 04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23건 | 판매지수 1,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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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7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00g | 145*210*20mm
ISBN13 9791158160579
ISBN10 115816057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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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오후에서 장석주 시인이 가만히 말을 건다
당신, 지금 인생의 어느 시간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사람의 인생을 하루로 치면 나는 지금 몇시쯤을 살아가고 있을까. 장석주 시인은 자신의 시간을 ‘설렘과 희망으로 맥동하는 아침 시간을 보내고 난 후 맞이한 인생의 오후’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이기도 하다. 수만 권의 책을 품은 다독가답게, 시인은 이 오후에도 여전히 책을 펼쳐들었다. 책에서 길을 찾고 책에서 자신의 삶을 반추한다. 여러 작가와 철학자의 문장들은 여전히 그에게 사유의 촉매제가 되고 취향을 뒤흔든다.

이 책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에는 인생의 한 시기를 살아낸 시인이 돌아보는 지나간 시간들과 일상에서 사유한 조촐한 소회가 담겨 있다. 출판 편집자로 살아온 시간들과 시골에서 내려가 살았던 시간 그리고 여행지와 산책길에서 만난 생각들. 시인이 풀어내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한 시절을 뚜벅뚜벅 지나온 사람이 내뿜는 단단함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장석주 시인이 선보이는 문장과 그의 글을 통해 우리는 나는 지금 인생의 어느 시기를 살아내고 있는지를 가늠하고 또 앞으로의 시간은 어느 방향을 향해 걸어야 할지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봄날의 따뜻한 기운으로 움트고 약동하는 시간, 마음이 바쁘고 몸이 고달픈 요즘이지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여유를 찾아, 잠시 이 책을 펼쳐들어도 좋겠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을 내면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를 만나다 ·4

1부
돌아본다


풍경에 대하여 ·16
햇볕에 대하여 ·25
인생의 맛에 대하여 ·30
구월의 기분에 대하여 ·36
결혼에 대하여 ·41
사라짐에 대하여 ·46
다시 오지 않을 가을에 대하여 ·51
지나온 인생에 대하여 ·56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에 대하여 ·61

2부
걸어본다


떠돎에 대하여 ·70
밤과 꿈에 대하여 ·76
혼자에 대하여 ·84
시작과 끝에 대하여 ·89
‘황금광시대’의 역설에 대하여 ·97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 대하여 ·106
잡고자 하면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113
인생이라는 편도여행에 대하여 ·118
저녁에 대하여 ·124

3부
헤아린다


예술가의 지복에 대하여 ·132
예술가의 고독에 대하여 ·137
단 한 번의 여름에 대하여 ·141
실패에 대하여 ·147
노스탤지어에 대하여 ·151
배움에 대하여 ·156
‘노는 인간’에 대하여 ·161
돈에 대하여 ·168
한 독서광의 죽음에 대하여 ·172
셰익스피어에 대하여 ·177

4부
쉬어간다


숲에 대하여 1 ·184
숲에 대하여 2 ·188
시간에 대하여 ·192
나이듦에 대하여 ·200
단순함에 대하여 1 ·209
단순함에 대하여 2 ·214
숲에서 생각한 것들에 대하여 ·220
도서관에 대하여 ·224
걷기에 대하여 1 ·231
걷기에 대하여 2 ·236

5부
기억한다


봄날의 행복이 짧았던 까닭에 대하여 ·244
여름의 기쁨들에 대하여 ·249
어머니에 대하여 ·254
멸종에 대하여 ·259
해바라기에 대하여 ·265
프로이트 씨와 흡연에 대하여 ·271
건널목에 대하여 ·277
나답게 살기에 대하여 ·280
국화와 석류의 계절에 대하여 ·285
작별 인사에 대하여 ·289

이 책에 나오는 책들 ·294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지금 나는 진짜로 “시작보다 끝이 더 많아지”는 인생의 ‘오후’에 당도했다. 설렘과 희망으로 맥동하는 아침은 저멀리 사라지고 없지만 지금 당도한 이 ‘오후’가 그다지 싫지 않다. 이 ‘오후’의 여유 속에서 가만히 혼자 웃고 싶다. 안타까운 것은 오후의 시각이 빠르게 주는 점이다. 손에서 모래가 빠져나가듯 시간이 줄어든다. 나는 예전보다 고독에 대한 관용이 더 많아지고, 시작보다는 끝이 갖는 모호한 슬픔에 예민해진다. 어둠이 곧 닥칠 것을 알기에 새 기억보다는 지나간 기억들을 반추하고 회고하는 일이 잦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를 만나다」중에서

“어때요? 살 만했나요?”
누군가 인생의 맛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을 테다. 혼자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굴리겠지. 인생이란 아주 씁쓸한 것만도, 그렇다고 달콤한 것만도 아니었지만, 인생은 살 만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생의 맛이 고작 어제 남긴 식어버린 카레를 무심히 떠서 먹는 맛이라도 말이다.
---「인생의 맛에 대하여」중에서

서귀포에서 보낸 겨울이 지나고, 스무 번도 넘는 겨울이 훌쩍 흘러갔습니다. 그사이 벗들과 푼돈을 걸고 하던 주말의 포커 같은 유흥 일체도 끊고, 술과 담배, 대마초 같은 나쁜 습관에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새벽에 차를 끓이고 더러는 명상도 하며 보냅니다.
노느니 장독 깬다고 책 몇 권을 읽고 날마다 몇 문장을 끼적입니다. 저술 목록이 꽤 길어진 것은 그 덕분이겠지요. 외로운 인간은 짐승 아니면 신입니다. 짐승이나 신이 교도소에 가는 일은 없을 테니까 두 번 다시 교도소에 가는 일 따위는 겪지 않았습니다. 나이들어가며 성욕과 기억력이 줄어, 이제 튤립 꽃같이 아름다운 여자를 무심히 봐 넘깁니다. 정수리께 귀밑머리가 하얗게 세고, 늙어간다는 점을 감출 수는 없습니다.

‘세 라비C’est la vie.’
그렇지요, 이게 인생인 겁니다!
---「지나온 인생에 대하여」중에서

정오가 불꽃을 짠다던 발레리의 시구 같은 젊음의 시간은 저 너머로 사라졌다. 나는 젊지 않다. 젊음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되고, 나는 지독한 자폐감에 감싸인 채 밤을 맞는다.(…)고적하게 보낸 그 많은 시골의 저녁들, 그 시각 나는 감히 빛을 탕진해버린 고독의 제왕이었다. 나는 떠나지도 못하고 머물지도 못하리라. 내겐 어디로 떠날 여비가 한푼도 남아 있지 않으니까! 내 여비는 이 세상을 비추는 빛이다. 초여름 마당에 내리는 빛, 흰 꽃봉오리를 막 열어젖트린 수련의 꽃잎 위에 머물던 빛, 배롱나무 가지마다 만개한 붉은 꽃을 부드럽게 감싸던 늦여름의 빛, 어디에 나 하얀 화염으로 거침없이 타오르던 염천의 빛, 빛, 빛, 빛들.
---「저녁에 대하여」중에서

책 읽기 좋을 때란 딱히 정해진 바가 없다. 날이 서늘하든 따뜻하든, 가을이든 겨울이든, 좋은 책만 있다면 언제라도 책 읽기에 좋은 때다. 반면 걷기는 분명 맞춤한 때가 있다. 걸으려면 먼저 시간과 장소를 정해야 한다. 장대비가 쏟아지거나 폭풍이 올 때는 분명 좋지 않다. 날이 맑고 선선한 바람이 불 때나 벚꽃들이 하르르 지는 봄밤이나 은하수가 흐르는 가을밤이 걷기에 좋다.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보고, 당신이 들은 것을 나도 듣는다. 우리는 풍경이 베푸는 지복들, 빛과 어둠, 비와 바람, 나무들의 아름다움과 위엄, 공기중의 방향들, 오만 가지의 크고 작은 소리들, 계절의 순환이 일으키는 멜랑콜리한 감정들을 함께 나누며 걷기라는 행위의 공모자가 되는 것이다.
---「걷기에 대하여 2」중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겠지요. 당신의 아침은 어느덧 나의 저녁이 되겠지요. 아니, 내 아침이 당신의 저녁이 되겠지요. 당신이 아침에 들른 식당을 나는 저녁에 들르겠지요. 그렇게 서로 엇갈리겠지요. 우리는 다시는 언제 어디서 무엇을 먹을까 이마를 마주대고 상의하는 일이 없을 테니까요. 헤어진다는 건 그런 겁니다. 아무리 슬퍼도 나는 혼자 제주항에서 국밥 한 그릇을 먹고 우도에 건너가지는 않겠어요.
---「작별 인사에 대하여」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지금 나는 진짜로 시작보다 끝이 더 많아지는 인생의 오후에 당도했다.
설렘과 희망으로 맥동하는 아침은 저멀리 사라지고 없지만
지금 당도한 이 ‘오후’가 그다지 싫지 않다.
이 ‘오후’의 여유 속에서 가만히 혼자 웃고 싶다.” _ 장석주

장석주 시인이 맞이한 오후,
인생에 대해 생각하고 지나온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


사람의 인생을 하루로 본다면 우리는 지금 몇시쯤을 살아가고 있을까. 각자가 서로 다른 시간들을 가늠하고 있을 가운데 자신의 시간을 ‘설렘과 희망으로 맥동하는 아침 시간을 보내고 난 후 맞이한 인생의 오후’라고 표현한 사람이 있다. 바로 장석주 시인이다. 그는 이 시간을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라고도 말한다. 시인이자 비평가, 독서광으로 잘 알려진 저자는 이 오후를 어떻게 보낼까. 널리 알려진 장서가답게 그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책을 펼쳐들었다. 책에서 길을 찾고 책에서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것이다. 이제껏 그래왔듯 여러 작가와 철학자의 문장들은 여전히 그에게 사유의 촉매제가 되고 취향을 뒤흔든다.

이 책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에는 저자가 살아낸 인생의 한 시기와 지나간 시간들 그리고 일상에서 사유한 조촐한 소회가 담겨 있다. 저자는 이십대부터 시인이자 평론가로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출판사를 직접 운영하며 출판 편집자로 살아왔다. 마흔이 지나서는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경기도 안성의 시골로 내려가 집을 짓고 살다가 현재 다시 서울로 올라와 서교동의 산책자로 살아가고 있다.

인생의 활력이 샘솟을 때 시작되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인생의 절반쯤 다다랐을 때 피어나는 이야기도 있다. 또, 그 시기를 지나고 나서야 자신이 뚜벅뚜벅 걸어온 한 시절을 돌아보며 풀어내는 이야기도 있다.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는 어느 ‘오후’에 가만히 슬쩍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살아온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익숙한 길을 걸어보며 떠오른 생각들을 풀어내고, 새로운 곳으로 떠나 여행자로서 낯선 풍경에서 쉬어가며 인생의 심연을 엿보기도 한다. 그래서 문장의 곳곳에는 여유와 평온이 숨어 있고 고독과 회환이 깃들어 있다.

어느 산 같은 오후에 어느 밥 같은 오후에
날마다 읽는 책에서 문장들을 만나다


책은 결혼, 인생, 돈, 시간, 인생의 맛, 사라짐, 밤과 꿈, 시작과 끝, 지복과 고독, 걷기, 숲 등 일상의 조촐한 일들과 작은 보람과 기쁨 등에 대해 말한다. 각 원고들의 서두에는 저자의 사유를 끌어온 문장들이 하나씩 소개된다. 셰익스피어와 몽테뉴, 오스카 와일드에서부터 카뮈, 김훈, 김연수까지 여러 철학자와 작가의 문장들은 사유의 촉매제가 되기도 하고 또 위로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누군가의 생각을 움트게 하고 또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문장들은 모두 책을 가까이하고 살아가는 저자의 서가에서 나온 것이다. 독자들은 이 문장을 매개로 저자의 인생 이야기를 만난다. 따라서 장석주 시인이 길어올린 이 ‘궁극의 문장들’은 저자에게는 삶의 기미들을 날카롭게 드러내어 취향을 뒤흔들고, 독자에게는 저자와 긴밀하게 이어주는 끈이 된다.

이 책은 모두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헬싱키에서 보내는 편지 ‘풍경에 대하여’를 시작으로 1부 돌아본다에서는 저자가 만끽하는 오늘의 햇볕과 풍경 그리고 사랑하는 계절들에 대한 예찬과 함께 유년시절을 지나 지난한 세월의 풍파를 겪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로 결심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2부 걸어본다에서는 목욕과 여행 등에서 느끼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과 밤이 되면 어느 때보다 적막에 잠기는 시골에서 보낸 고독과 쓸쓸함을 회고하며 3부 헤아린다에서는 책에서 만난 여러 예술가들의 고독과 지복, 셰익스피어·움베르토 에코 등 작가들이 남긴 일화와 지성에 대해 말한다. 또 4부 쉬어간다에서는 숲과 산책, 걷기, 도서관 등 주로 쉬어가는 일상에서 만난 생각들을 풀어내며, 마지막으로 5부 기억한다에서 다시 인생의 ‘오후’에 대해 말하며 지나온 것들과 앞으로 살아갈 시간 사이에서 서 있는 자신을 ‘오후 느지막이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 앞에 멈춰 서 있’는 상태로 비유한다.

당신은 지금
인생의 어느 시간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오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 시간이 약동과 설렘이라면 그 시간이 지나고 난 뒤 찾아오는 여유에 가까울 것이다. 그 여유로움은 평온함과도 맥을 같이하지만 고독과 고요함, 슬픔 같은 감정과도 공존한다. 오후의 시간이 지나면 저녁이 그리고 어둠이 찾아올 것이기에 모호한 감정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 속에서 저자는 지난 시간을 반추하며 그저 가만히 혼자 웃어보는 것을 택했다. 오후라는 시간 속에 여러 감정들이 공존하는 것처럼, 우리들 각자가 맞이한 인생의 한 시기에도 역시 여러 감정들이 공존할 것이다.

봄날의 따뜻한 기운으로 움트고 약동하는 시간, 일 년을 하루로 본다면 이 계절은 아마도 아침 시간일 것이다. 여유를 느끼기보다는 마음이 바쁘고 몸이 고달픈 시간일지도 모르지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여유를 찾아, 잠시 이 책을 펼쳐들어도 좋겠다. 그리고 당신은 지금 인생의 어느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그 어딘가를 가늠해보며 책 속의 오후 속에서 가만히 웃어보아도 좋겠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시간은 어느 방향을 향해 걸어야 할지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회원리뷰 (23건) 리뷰 총점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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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류* | 2020.07.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바람에 창문에 달려있는 풍등이 흔들리며 짤랑짤랑 방울 소리를 내고 바람이 머리카락 몇가닥을 흔듭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 회사에서 가지고 온 일을 좀 하다가 기지개를 펴고 이번주에 읽은 책들을 정리하고 새로 구입한 책들을 보고 있으니 혼자 웃음이 나오는 오후입니다. 그리고 작가의 말대로 인생도 오후에 와 있네요. 하지만 저도 싫지는 않습니다.  &nbs;
리뷰제목

 

 

바람에 창문에 달려있는 풍등이 흔들리며 짤랑짤랑 방울 소리를 내고 바람이 머리카락 몇가닥을 흔듭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 회사에서 가지고 온 일을 좀 하다가 기지개를 펴고 이번주에 읽은 책들을 정리하고 새로 구입한 책들을 보고 있으니 혼자 웃음이 나오는 오후입니다. 그리고 작가의 말대로 인생도 오후에 와 있네요. 하지만 저도 싫지는 않습니다.

 

 

인생 3막 2장 초심 初心으로 돌아가기

 

 

지금 나는 진짜로 시작보다 끝이 더 많아지는 인생의 오후에 당도했다. 설렘과 희망으로 맥동하는 아침은 저멀리 사라지고 없지만 지금 당도한 이 ‘오후’가 그다지 싫지 않다. 이 ‘오후’의 여유 속에서 가만히 혼자 웃고 싶다. 안타까운 것은 오후의 시작이 빠르게 주는 점이다.---p6

 

 

우리는 박모 薄暮의 시간이라고 하고, 프랑스에서는 ‘개와 늑대의 시간’ 이라고 한다. 시골에서 저녁은 빛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진다. 석양의 빛들이 사물과 풍경을 환하게 물들였는데, 어느새 빛은 증발해 버리고 그 빈자리를 푸른 이내가 밀물로 밀려와 채우는 것이다.---p126 저녁에 대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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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사유의 촉매가 된 문장들을 만나고 쓰다(파블 17기 2-3)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샨**티 | 2020.02.03 | 추천5 | 댓글0 리뷰제목
   중국에서 시작된 우한 폐렴이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 같은 공포가 엄습하는 때, 감기 기운이 있어 외출은 삼가고 집에서 책을 읽으며 지낸다. 고적한 시간 미러두었던 책 한 권을 빼들었다. 다독 장서가로 이름 있는 전업 작가의 <<가만히 혼자 웃은 싶은 오후>>를 읽으며 한가로운 시간이 주는 선물에 빠져들었다.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하나의 지혜가 자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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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서 시작된 우한 폐렴이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 같은 공포가 엄습하는 때, 감기 기운이 있어 외출은 삼가고 집에서 책을 읽으며 지낸다. 고적한 시간 미러두었던 책 한 권을 빼들었다. 다독 장서가로 이름 있는 전업 작가의 <<가만히 혼자 웃은 싶은 오후>>를 읽으며 한가로운 시간이 주는 선물에 빠져들었다.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하나의 지혜가 자라지 못한다는 명심보감의 구절을 들지 않더라도 살아갈수록 경험의 소중함은 한 사람의 인생을 지탱하는 든든한 바탕으로 자리한다. 겪을 수 있는 다채로운 경험에서 떠올린 소박한 생각들을 좇아 나서는 즐거움에 기쁨은 더했다. 사유의 촉매제 기능으로 자리한 독서 관련 이야기에 숱한 경험들을 녹여낸 산문집은 숨은 보석을 찾아 떠나는 보물찾기처럼 흥미로웠다.

 

    태어남과 동시에 유한한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의 남은 시간을 가늠키 힘들지만 언젠가는 삶의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다는 점은 불가피한 사실이다. 인생의 후반부의 정점에 이른 저자는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며 현재의 시간을 중시한다.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계절의 순환에 감성적 반응을 보이며 늘 책을 읽고 뭔가를 끼적이며 전업 작가의 길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간다. 20대 전반을 시립도서관에 처박혀 책을 읽고 신간을 찾아 서점을 순례하며 살던 일들은 작가의 등용문인 신춘문예에 응모하여 시와 문학평론에 당선하는 기쁨을 낳았다. 공인받은 작가로의 삶이 고독한 길일진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책의 행간을 넘나드는 일을 좋아하였다.

 

    보잘것없는 현실의 벽을 잊고 책 속에 몰입하여 살아갈 때, 작가는 니체의 철학에서 영감을 받았다. 니체는 남을 흉내 내며 살기보다는 자기의 척도를 갖고 살 것과 항상 웃고 노래하며 춤추는 사람으로 살 것을 전하였다. 제 삶의 주인으로 사는 데 필요한 일상의 철학은 타인의 생각에 휘둘리지 않는 의연함으로 어떻게 살아가는 게 좋을 것인지 고민하며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고 사는 것이다. 1년 연애하고 스물세 살에 결혼하여 가정을 이뤘지만 생활인으로서 잘나갈 때에는 드러나지 않던 것들이 일이 틀어지고 난 뒤부터 여러 일로 부부가 삐걱거릴 때가 많다. 14년간 청하출판사를 운영하며 문학작품을 출간하는 출판사로 위상을 찾을 무렵 대학교수가 쓴 소설을 출간한 그는 199210음란문서 제조 및 반포죄로 2개월간 수감됐다 출옥한 후 출판사를 접었다.

 

   제주도로 내려가 머리를 식히며 겨울을 나던 제분공장 옆방에서 출판사를 정리하는 결단을 내렸다. 밀고 왔다 밀려가는 일을 반복하는 파도소리에 헛헛함을 달래며 풍찬노숙의 삶을 결정하고 전업 작가로 돌아섰다. 활자중독자로 살아온 덕분에 문학에 심취하였고 닥치는 대로 읽은 책 덕분에 편집부에서 일하며 책을 출간하는 일을 주로 했다.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리는 영원한 형벌에 처해진 시시포스의 노동처럼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일은 작가의 천형인 셈이다. 강인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정도로 에너지 소모가 많은 글쓰기를 지속하는 일은 오롯한 정신으로 자신을 관리하는 일을 전제로 한다. 열다섯에 처음으로 시를 쓴 이후로 필생의 업으로 삼는 작가의 길로 나선 저자는 여명이 시작되기 전 새벽 4시 만물은 어둠 속에 잠들어 있는 때 작가는 글쓰기를 시작해 청송 사과 한 알을 아침으로 해결하고 정오까지 글을 쓴다. 조직 생활에 얽매이는 직장인은 아니지만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자신의 일을 잇는다.

 

   ‘바깥의 오탁과 내 안의 번잡함이 뭉치고 쌓여 독을 뿜고, 그 독으로 말미암아 병이 생기는 것이다.’

폭염을 피해 쉬고 싶을 때에는 서운산 숲으로 들어가 책을 꺼내어 읽고 이도 아니다 싶으면 흙의 탄성을 즐기며 걷는다. 문명의 이기에 직립 보행하는 이점을 뺏기고 사는 현대인들의 삶을 안타까워하며 몸 전체를 움직이며 숲을 걷는 시간은 작은 근심이나 걱정을 가라앉히고 자기 정화에 이르는 시간이다. 바람과 풀, 구름과 해, 책과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는 출판사를 접고 수졸재로 내려와 사는 목가적 삶에 만족도가 커 보인다. 계파나 조직을 안 만들고 무리에 섞이지 않은 채 외톨이로 사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지닌 하루키는 오전 4시부터 10시까지 원고를 쓴 뒤 10킬로미터를 달린다. 포스터모던 문학을 즐겨 읽으며 감수성을 키워 온 하루키는 재즈 카페를 운영하며 쓴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서는 공허한 인간들의 자아 찾기를 그려내었다. 단순하게 살기를 바라는 저자는 시속에 얽매이지 않는 자신만의 철학으로 살아가는 하루키의 일상을 닮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책은 생명보험이며 불사(不死)를 위한 약간의 선금

    불가능한 여러 겹의 삶을 가능하게 만드는 책 약 5만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장서와 더불어 다양한 언어들에 대한 고서들을 소장해 온 움베르트 에코는 좋아하는 것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저자 역시 좋아하는 것에는 인색하지 않은 편이라 책 읽고 쓰기, 명상, 산책, 여행에는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작가의 삶은 4음절의 현재진행형 동사에 융해되어 생기를 더한. 근심 걱정 없이 살며 만년에는 제주도에 작은 서점을 내고 여행자들을 맞고 싶은 꿈을 꾸고 사는 작가다. 죽을 때는 사랑하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에서 임종을 맞고 싶은 바람까지 섞어 지나간 시간들을 반추하며 조촐한 일상을 보내는 작가는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써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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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간곡하게 생각하는 일 드물어지는 시절의 어떤 오후에... 장석주,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i | 2019.07.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다독과 다작의 작가로 알려져 있는 장석주의 산문집이다. 최근 문지에서 에크리라는 이름으로 기획되어 나오는 일련의 책을 비롯하여 그야말로 산문이 진열대를 범람하는 수준이 아닌가 싶다. 소설을 비롯한 산문의 문장들을 읽는 일을 기꺼워하는 나로서는 반가운 일인데, 동시에 그 범람하는 문장 그리고 그 문장으로부터 비롯한 사려思慮들에 감응하는 경우는 또 드물어서 반갑;
리뷰제목

  다독과 다작의 작가로 알려져 있는 장석주의 산문집이다. 최근 문지에서 에크리라는 이름으로 기획되어 나오는 일련의 책을 비롯하여 그야말로 산문이 진열대를 범람하는 수준이 아닌가 싶다. 소설을 비롯한 산문의 문장들을 읽는 일을 기꺼워하는 나로서는 반가운 일인데, 동시에 그 범람하는 문장 그리고 그 문장으로부터 비롯한 사려思慮들에 감응하는 경우는 또 드물어서 반갑기만 한 일인가 싶기도 하다.


  “이 산문집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내면서 스쳐간 감회들, 빛과 어둠, 기쁨의 약동들, 허무와 불안이 스미고 섞여 만든 양감量感이 있다. 세계의 고통이나 희망, 혹은 아름다운 신생을 짓눌러 터뜨리는 죽음을 향한 경멸과 증오, 우리 본성의 악에 대해 쓸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일부러 쓰지 않았다. 그 대신 일상의 조촐한 일들, 작은 보람과 기쁨들에 대해 썼다. 결혼, 인생, 돈, 시간, 나이듦, 인생의 맛, 실패, 노스탤지어, 사라짐, 떠돎, 밤과 꿈, 시작과 끝, 해바라기, 작별 인사, 흡연, 일, 지복과 고독, 배움, 걷기, 숲, 단순한 삶, 도서관, 멸종, 어머니, 건널목 등등을 두고 혼자 궁구한 것들을 풀어서 썼다...” (p.7)


  읽기는 읽되 그저 읽는다는 초벌의 행위에서 그치고 마는 (산문들의) 독서에 지칠 무렵 장석주의 산문으로부터 작은 위안을 받았다. 작가 자신이 토로하는 바 ‘조촐한 일들’ 그리고 ‘작은 보람’과 ‘기쁨’으로부터 길어 올린 문장들은 조용조용 하면서도 사려 깊었다. 다독의 작가답게 무수한 책으로부터 뽑아 올린 인용문은 그에 맞춤한 작가의 소소한 생활로 곧장 연결되면서 말간 문장으로 쏟아졌다.


  “우리는 ‘박모薄暮의 시간’이라고 하고, 프랑스에서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한다. 시골에서 저녁은 빛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진다. 석양의 빛들이 사물과 풍경을 환하게 물들였는데, 어느새 빛은 증발해버리고 그 빈자리를 푸른 이내가 밀물로 밀려와 채우는 것이다. 밤나무들과 관목 숲, 너른 저수지, 이마에 닿는 산, 이웃들 집의 지붕들은 푸른 이내에 잠긴다. 푸른 이내가 빛과 어둠 사이의 시간대를 물들이지만 아직 빛은 완전히 탕진되지 않은 채 공중에 희미하다. 푸른 이내는 침묵과 부동不動이 불가피하게 빚어내는 빛이다...” (p.126)


  이 문장들을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에 읽었다. 그간 살아낸 시간들과 앞으로 살아내야 할 시간들의 사이에 가만히 앉아서 읽은 것 같다. 책을 읽다가 그 시간들의 어느 지점에서 잠시 머무르다가 또 책을 읽다가 다시 그 시간들의 어떤 지점에서 멈추고는 하였다. 나를 대신하여 책 속의 작가가 근심을 하였고, 나는 그 근심의 그늘 아래에서 그저 편안하게 미소 지을 수 있었다.


  “우리는 시간 속을 스쳐가는 나그네들이다. 나그네들은 늘 자기가 머무는 지점에서 새출발을 한다. 그들은 과거에 구속되지 않으며 미래를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꿈꾸지도 않는다. 나그네들은 과거에 매이지 않고 오직 현재에서 현재로 이동한다. 지혜로운 나그네들은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미래를 근심하지 않는다. 한 끼니의 식사, 하룻밤의 잠이 보장된 것에 안심하며 사는 자들에게는 근심이 없다. 과거도 모르고 미래도 모른 채 현재 속에서 사는 자들은 행복한데, 그들은 행복에서 근심하지 않는 게 아니라 근심이 없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 (pp.198~199)


  언제 터질지 모르는, 드문드문 불안한 일상의 기포가 기척을 내기는 하였지만 잘 참아내면서 책을 끝까지 읽었다. 수면으로 튀어 올라 톡톡 터지려는 마음들을 책장들이 부여잡았다. 부산스럽던 고양이마저 잠자코 있어 나를 도왔다. 언제 떨어질지, 지상에 아주 가깝게 내려와 있는 습기들만 호들갑을 떨었다. 결국 지상으로 비집고 내려온 빗방울들이 간혹 소란스러웠다.


  “... 흡연자는 직관적으로 담배가 무미한 시간을 견디게 만드는 벗이고, 권태와 허전함에 대한 위로라는 걸 파악한다. 담배는 쾌락 원칙의 이상 아래에 있는 기호품이다. 그것을 태우는 일은 외골수적인 욕망의 잔인함과 고집스러움의 끝에서 불타 사라지는 쾌락을 좇는 행위이다. 흡연에서 얻는 쾌락은 날카롭고 부드러운데, 이것은 다른 것으로는 대체되지 않는다...” (pp.273~274)


  근래 들어 간곡하게 생각하는 일이 드물어지고 있다. 드물어지고 있기도 하지만 부러 피하고 있기도 하다. 생활에 간곡해지면 길게 연결되어야만 완성되는 생각들이 사치품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호사를 누리고 싶지만 그럴 자격도 그럴 능력도 없다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나로부터 발원한 정체 분명한 웃음을 앞에 두고 싶다는 마음이 많은데 자꾸 미룬다. 조금만 더 한껏 살아내고 난 다음, 이라고 변명하는 판이다.

 


장석주 /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 달 / 295쪽 / 201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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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7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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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글쓰기는 시시포스의 노동에 견줄 수가 있다. 부단한 노력과 허무한 굴러떨어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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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맘 | 2020.12.03
구매 평점5점
시인님- 만년의 꿈 ! 여행자 도서관 ! 꼭 이루세요-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l*****2 | 2018.07.12
구매 평점3점
마지막장이 가까워 질수록, 계속 읽다보면 공감이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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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8 | 2018.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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