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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의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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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83쪽 | 347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6502027
ISBN10 893650202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소개되는, C. S. 루이스의 흥미진진한 판타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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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생각엔 부인이 어디로 갔어야 할 것 같은가?"

"글쎄요, 버스가 출발했던 곳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절벽 가장자리 너머, 큰 만灣이 있는 곳 말입니다. 여기서는 보이지 않지만 어디를 말하는지 아시지요?"

스승이 기묘한 미소를 띠었다.

"여기 좀 보게."

스승은 이 말과 함께 손바닥과 무릎으로 땅을 짚고 엎드렸다. 나도 따라 했고(얼마나 무릎이 아프던지!), 스승이 풀잎을 하나 뽑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스승은 얇은 풀잎 끝을 지시봉 삼아, 땅에 아주 작게 갈라져 있는 틈을 가리켰다. 나는 한참 동안 자세히 살료본 후에야 그 틈을 찾을 수 있었다. 어찌나 작은지 스승이 가리켜 주지 않았으면 알아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자네가 타고 올라온 길이 정확히 이 틈인지는 모르겠네. 하지만 자네가 타고 올라온 틈도 이보다 더 크지는 않을 걸세."

"하지만……, 하지만,"

나는 공포심에 가까운 당혹감에 어쩔 줄을 모르며 신음했다.

"저는 무한한 심연을 보았습ㄴ다. 그리고 깎아지른 듯 높이 솟은 절벽들을 보았어요. 그 절벽 위에 이 나라가 있었습니다."

"맞네. 하지만 그 여행은 단순한 공간 이동이 아니었다네. 버스와 그 속에 타고 있던 일행 모두 크기가 커지고 있었으니까."

"그렇다네. 지옥은 지상 세계의 자갈돌 하나보다 작지. 하지만 이 나라, 이 참된 세계에 비하면 원자 하나보다 더 작다네. 저 나비를 보게. 저 나비가 지옥을 전부 삼켜 버린다 해도, 지옥이 저 나비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비는 지옥의 맛조차 느끼지 못할 걸세."

"선생님도 막상 거기 가 보시면 크게 보일 겁니다."

"지옥에 있는 모든 고독과 분노, 증오, 질시와 참을 수 없는 갈망을 다 하나의 경험에 뭉쳐 저울에 올려놓는다 해도, 천국에서 가장 작은 존재가 느끼는 찰나의 기쁨에도 미치지 못한다네. 선이 선에 충실한 데 비애, 악은 악에도 충실할 수가 없어. 지옥의 모든 불행이 한데 뭉쳐 저 가지 위에 앉아 있는 작고 노란 새의 의식 속에 들어간다 해도, 지상의 태평양 정도는 분자 하나에 불과하다고 할 만큼 거대한 대양에 잉크 한 방울 떨어진 것처럼 흔적도 없이 흡수되어 버릴 걸세."
--- pp 165~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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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근본적으로 루이스가 주장하는 죄의 모습은 자기집착입니다. 이러한 자기집착은 사후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바로 오늘 우리가 사는 사회 속에 판치는 타락의 그림자입니다. 루이스 생각에,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자기집착을 하고 있음에도 자기 안에 완전히 매몰되어 외부세계와 완전히 단절될 수 없는 것은 '육신'이라는 가시적 존재틀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할 수 없이 남들과 부딪치며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언젠가 육신을 벗게 될 때 자기집착은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고 극단적으로 치닫게 될 터인데, 그것이 곧 지옥의 모습이 되리라는 게 루이스의 추측입니다. 끝없는 자기집착으로 인해 '블랙홀'처럼 하도 안으로만 빨려 들어가다 보니 결국 비물질적인Ghost의 세계인 지옥이 이 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돌멩이만한 크기도 안 될 거라는 상상은 또 얼마나 흥미로운지요! 루이스가 생각하는 사후, 즉 개인의 종말은 이 세상에서 이미 겪고 있던 구원과 멸망의 갈림길이 더 뚜렷하게 구분되는 현장을 말합니다. 멸망을 자원自願하는 유령에게는 천국이 제시되었다 할지라도 결국 거절하게 될 것이며, 그런 논리에서 지옥의 문은 밖에서 걸어 잠근 게 아니라 안으로부터 잠겨 있다는 재미있고 의미심장한 견해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윌리엄 블레이크는 <천국과 지옥의 결혼 The Marriage of Heaven and Hell >을 썼다. 내가 천국과 지옥의 '이혼'에 대해 쓴 것은 스스로 그런 천재의 적수가 될 만하다고 자부한 탓도 아니고, 그 작품의 의미를 확실히 파악했다고 확신한 탓도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런저런 의미에서 천국과 지옥의 결혼을 성사시키려 해왔다. 이런 시도는 현실에서 반드시 '흑 아니면 백'이 되는 경우는 절대 없다는 믿음에서 나온 것이다. 숙련된 기술과 참을성과 충분한 시간(뭐니뭐니 해도)만 있다면 양자를 다 포용할 수 있는 길을 언제든 찾아낼 수 있다는 믿음, 갖고 싶은 것을 철저하고 단호하게 거부할 필요 없이 그저 악을 약간만 발전시키고 조정하고 다듬기만 하면 선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 말이다. 그러나 이런 믿음은 파국으로 치닫는 실수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떤 여행이든 여행을 떠날 때 짐을 다 싸들고 가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짐만 놓고 가는 것이 아니라 오른 눈과 오른손까지 놓고 가야 하는 여행이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원의 반지름처럼 중심을 향해 가는 길은 한나도 없으며, 따라서 아무리 오래 걸어도 길이 서로 가까워져 중심에서 만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어떤 길이든 몇 마일만 지나면 두 갈래로 갈라지고, 그 두 갈래 길은 또 각기 두 갈래로 갈라지기 때문에 매번 선택의 기로에 서야 한다. 생물학적인 차원에서 볼 때도 삶은 강보다 나무에 가깝다. 삶은 통합을 향해 흘러가는 대신 서로 갈라져 뻗어 나가며, 피조물들은 원숙해질수록 서로 달라진다. 선은 농익을수록 악과 구별된 뿐 아니라 다른 선과도 구별된다.

나는 잘못된 길을 택했다고 해서 무조건 다 멸망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단지 잘못된 길을 택했을 때에는 올바른 길로 돌아와야만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산수 문제를 잘못 풀엇을 때에도 답을 바로잡을 수 있는 법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계산한 과정을 되짚어서 실수한 지점을 찾아낸 다음 새로이 계산을 시작해야지, 무조건 계산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는 없다. 저주는 '저주를 푸는 힘을 가진 역주문'으로 조금씩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 역시 '흑 아니면 백'의 문제인 것이다. 지옥을 붙들고 있는 한(지상 earth을 붙들고 있어도 마찬가지다) 천국은 볼 수 없다. 천국을 받아들이려면 지옥이 남긴 아주 작고 소중한 기념품까지 미련없이 내버려야 한다. 물론 나는 천국에 간 사람이 자기가 포기한 것들을(오른 눈까지 뽑아 버렸다 해도) 아주 잃지 않았음을 발견하게 되리라고 굳게 믿는다. 그뿐 아니라 가장 저급한 소원의 형태로 추구했던 것의 진짜 알맹이가 뜻밖에도 '저 높은 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는다. 이런 의미에서, 여행을 끝마친 이들은(오직 그들만이) "선이 모든 것이며 천국은 어디에나 있다"고 진심으로 말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길의 이쪽 끝에서 서 있는 우리가 종착지에 도착한 사람만이 뒤를 돌아보며 할 수 있는 생각을 미리 하려 드는 것은 잘못이다. 그러다 보면 자칫 "모든 것이 선하며 어디나 천국이다"라는 잘못된 명제, 파국을 부르는 역명제를 용인하게 되기 쉬운 탓이다.

그렇다면 지상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지상은 결국 별개의 장소가 아님을 깨닫게 되리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천국 대신 지상을 선택한 사람은 지상이 처음부터 지옥의 한 구역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또 지상을 천국 다음 자리에 놓은 사람은 지상이 애초부터 천국의 일부였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제 이 작은 책에 대해 덧붙이고 싶은 말은 두 가지밖에 없다. 첫째로, 이름은 잊었지만 몇 년 전 <과학소설>이라는 총천연색 미국잡지에서 읽었던 어떤 글의 작가에게 큰 영향을 받았음을 밝혀두고 싶다. 천국의 물질은 휘어지지도, 부서지지도 않는다는 착상은 그에게서 얻은 것이다. 비록 그 작가는 이 착상을 나와는 아주 다른, 대단히 기발한 목적에 사용했지만 말이다. 그의 주인공은 '과거'로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정말 그럴싸하게도 거기에서 총알처럼 몸을 관통할 수 있는 빗방울과 아무리 힘을 주어 씻어도 씹히지 않는 샌드위치-물론 과거사는 결코 변경될 수 없는 것이므로-를 만나게 된다. 나는 독창성은 그에 미치지 못해도 타당성은 그에 못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바람일 뿐이지만), 여행의 목적지를 과거에서 영원으로 바꾸었다. 혹시라도 그 작가가 이 글을 읽는다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두 번째로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즉 이 글이 판타지라는 사실을 명심해 달라는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에는 교훈이 있고, 그것이 애초의 의도였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상황들은 전부 상상을 동원해서 가정해 놓은 것들이다. 심지어 사후에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인지 추측하거나 어림짐작해 본 결과라고도 할 수 없는, 순전한 상상의 산물이다. 사후세계의 구체적인 세부상황들이 과연 사실일까 아닐까 궁금해하도록 독자들의 호기심을 부추기는 것은 전혀 내 의도가 아니다. - 1945년 4월 C.S. Lew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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