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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꽃피우기 위해 애를 쓴다

꽃도 꽃피우기 위해 애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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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5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08g | 140*200*20mm
ISBN13 9791187498117
ISBN10 1187498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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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탁드린 병든 소나무를 돌본 뒤 귀가했던 나무의사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해충을 퇴치하기 위해 약을 치다가 나무 꼭대기에 있던 비둘기 새끼를 발견하고 그것들을 내려놓은 뒤 약을 뿌렸는데 다시 올려놓은 그 아이들이 괜찮은지 걱정이 된다며 안부전화를 걸어왔던 것입니다.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마 그 인격 자체가 나무를 닮나 봅니다. 가을날 단풍으로 물든 나무 한 그루를 만나듯 그렇게 영혼이 맑은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풍상의 세월을 견디어온 고목이 내뿜는 에너지에 명상적인 분위기가 배어나듯 맑은 사람들의 영혼 또한 그것 그대로가 명상적인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게서 뻗어 나가는 에너지가 자신과 주변을 병들게 하는지 아니면 자신과 상대를 살리고 빛나게 하는지 조용히 돌아볼 일입니다.
---「비둘기 새끼들의 안부」중에서

제 방 창문으로 내다보이는 곳에 아주 허름한 집이 하나 있는데, 그 집에는 치매를 심하게 앓는 할머니가 살고 있습니다. 누가 모시고 사는지 늘 문이 닫혀 있는 그 집의 지붕 위에도 달빛은 어김없이 찾아가고 있습니다. 고달픈 사람들의 지붕 위로도 달빛이 공평하게 비추고 있는 것입니다.
언제나 자비롭고 부드러운 달빛처럼 마음공부하는 수행자들도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한결같아야 할 것입니다. 얽히고설킨 인간관계 때문에 마음이 힘들어도, 몸이 아프고 고통스러워도, 장사가 안 되어 돈에 쪼들려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어도, 주식이 폭락해서 재산을 날렸어도, 사고가 나고 법원에 불려 다니더라도… 이 모든 세상 잡사와 무관하게 달빛은 오로지 공평하게 세상을 감싸고 있습니다.
달빛처럼 그렇게 고요하고 은은하게 세상을 감싸며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혼자 나온 마당에서 해봅니다. 중심이 되어 세상을 호령하기보다 때로는 배경으로 물러 나와 객이 되어 생을 바라보는 것도 좋습니다. 달빛의 아름다움에 경배 올리며 세상의 평화를 위해 두 손 모아봅니다.
---「달빛은 아름다워라」중에서

숨 쉬는 것, 살아간다는 것, 그것 모두가 다 고맙고도 미안한 일입니다. 숨 한 번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공기 중에 있는 많은 생명들을 들이마시게 되고, 숨 한 번 내쉴 때마다 또 수많은 죽은 생명들을 공기 중에 토해내게 되니 그것은 고맙고도 미안한 일입니다. 육신의 이동을 위해 한 발짝, 한 발짝 걸을 때마다 알 수 없는 생명들을 밟게 되니 그 또한 미물들에게 미안한 일입니다.
살아오면서 누군가와 언성을 높여 다툰 일이 있다면, 그리고 누군가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말과 행동을 한 일이 있다면, 분노가 치솟아 누군가를 저주하거나 원망한 일이 있다면, 자기의 판단과 분별심 때문에 다른 사람을 오해하거나 상상하고 비난하고 비판한 일이 있다면, 자기의 행복을 위해 타인을 괴롭히거나 힘들게 한 일이 있다면 이것은 모두 이기심에 의한 행동이니 어찌 용서를 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아침에 눈 뜨면」중에서

환경미화원 아저씨들의 수고로움을 생각하며 쓰레기 하나라도 내 손으로 잘 분류하고 정리하여 대문 밖에 내놓아보세요. 가볍게 쓰레기를 들고 갈 아저씨들 모습을 떠올리면 미소가 나올 것입니다. 장마 동안 곰팡이가 슬어 있을지 모를 욕실의 변기를 다른 가족을 위해 말끔하게 닦아 청소해보세요. 기분 좋게 욕실에 들어가는 가족들
모습을 떠올리면 나부터 행복해질 것입니다.
행복은 가까운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순간 바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기도나 수행도 별난 것이 아닙니다. 그저 당신이 현재 있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선한 마음을 일으키고, 바라는 마음 없이 뭔가를 행하면 그것이 바로 기도며 수행입니다.
---「우물의 밑바닥은」중에서

거대한 돌덩이를 짊어지고 급물살을 헤쳐서 오고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고난이란 것이, 삶이라는 것이, 세상이라는 것이 급물살처럼 밀려오지요. 자신의 속도대로 살아가기 힘들 만큼 세상은 더 빠른 속도로 달려갑니다. 그럴 때 ‘내게 닥쳐온 이 모든 일들이 급물살 속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돌덩어리다’라고 생각해보세요. ‘아무리 힘든 일, 어려운 일이 와도 돌덩어리를 짊어지고 사바세계의 급물살을 스스로 균형 잡고 굳건히 걸어보리라’ 다짐해보세요.
---「돌덩이를 짊어진 사람처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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