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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이 언니

[ 개정판 ]
공지영 | 해냄 | 2017년 04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6 리뷰 3건 | 판매지수 1,146
[작가를 찾습니다] 미리 만나는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 한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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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7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52g | 140*195*30mm
ISBN13 9788965745761
ISBN10 8965745764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인생이 암전되어버렸던 어떤 순간, 나는 그녀를 떠올렸다
슬픔과 외로움과 절망을 보듬으며 묵묵히 곁을 지켜준
한 사람에 대한 송가(頌歌)


공지영 작가의 대표작 『봉순이 언니』는 1998년 [동아일보] 연재 때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장편소설로, 지금까지 160만 부 이상 판매된 작품이다. 다양한 계층의 독자에게 사랑을 받아온 이 작품이 새로운 디자인과 장정, 컬러 그림을 수록한 제4판 편집으로 2017년 4월 다시 독자들을 만난다. 이 소설은 주인공 ‘짱아’ 집에서 식모살이를 했던 봉순이 언니의 굴곡진 삶과, 그녀를 통해 세상과 만나고 성장한 짱아의 이야기가 60~7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하여 72개의 꼭지로 나뉘어져 있는 작가의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낮잠에서 깨어나 마주친 이 세상은 아주 낯설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이 푸르스름하게 물들어 있었다. 왜, 어린 시절엔 낮잠에서 깨어나면 그렇게 서러웠을까. 나는 지금도 나의 아이가 낮잠에서 깨어나 서럽게 울 때면 가슴이 철렁해진다. 말이 되든 그렇지 않든, 별로 세심한 어미도 아닌 내가 아이를 그처럼 잘 이해할 수 있는 때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푸르스름한 저녁 빛이 이 세상에 내려앉을 때, 화단에 심어진 파초나 담장 따라 올라간 연분홍빛 월계꽃 이파리조차 푸른 필터를 끼운 것처럼 보이는 아침인지 저녁인지 분간할 수 없는 그 순간에 말이다. 누구도, 사랑하는 누구와 함께 있어도 모두 고아 같은 그 어스름의 시간.
어쨌든 잠이 들면서 언니가 세탁소를 차려 떠난다 어쩌구 하는 소리를 들은 뒤끝이라 그랬는지, 눈을 떠서 언니가 보이지 않자, 그래서 그때도 나는 울었고, 내 귀로 들리는 나의 울음소리가 하도 처량해서 더욱 악을 쓰며 울었다. 봉순이 언니는 내가 울기 시작하자 미자 언니네 방 안으로 얼른 달려왔고, 잠이 깨서 우는 나를 귀여워죽겠다는 듯이 꼬옥 안아주었다. 그러면 푸르스름한 세상이 조금씩 노란빛을 띠기 시작했고 얼마간은 서러움이 가셨다. 아직도 봉순이 언니는 내가 서러울 때, 내가 따돌림당할 때, 내가 혼자 외로울 때 나를 안아주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엄마였고 언니였고 그러면서 친구인 그녀는, 내 첫사람이었다.
--- p.87~88

처음에 아버지가 놀러 가자는 말을 꺼냈을 때 봉순이 언니는 새 옷을 갈아입으며 들떴다. 하지만 어머니는 말했다.
“너까지 가면 집 볼 사람이 없잖니?”
언니는 순간 얼굴이 팍, 하고 굳어지더니 고개를 푹 수그렸다. 아버지가 미국에서 돌아오던 날 언니 몫의 선물이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짓던 그런 표정이었다. 그러고는 아주 힘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주머니 저도 가면 안 될까유? 옆집 할머니가 집 봐준다고 했는데…… 다음엔 안 따라갈게유…… 그냥 이번 한번…….”
하지만 엄마는 대답했다.
“짱이 새로 산 원피스 입혀라.”
봉순이 언니는 혼자서 방구석의 장판이 벗겨진 곳에 한참 시선을 주고 있다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나들이옷을 벗었다.
어머니는 정말 집을 봐줄 사람이 없어서 언니를 데리고 가지 않았던 것일까. 나는 이제 알고 있었다. 그건 거짓말이었다. 그전에, 아버지가 돌아오시기 전에도 나들이를 갈 때면 이웃집 할머니께 저녁상을 차려드리고 봉순이 언니까지 모두 외출을 했던 기억이 있었던 것이다. 이웃집 할머니는 우리가 새로 산 텔레비전만 틀어드리면 밤이라도 샐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이다. 우리가 봉순이 언니 대신 아버지와 첫 외출을 하는 날 언니는, 어머니 말대로 느려터지고 손재주도 없지만 억척스레 일도 잘하고 그저 심성 하나 고운, 순한 봉순이 언니는 대문 앞에서 오래오래 손을 흔들었다.
--- p.117~118

“아니예유. 지는 아니라니깐유.”
“그래, 그럼 증명을 해봐. 니가 아니라는 걸 증명을 해보란 말야.”
“아니믄 아니지 그걸 어띃게 증명을 해유. 긴 걸 증명하라믄 모를까.”
“그래, 니가 정 아니라니까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해보고 끝내자. 거기 옷 벗어봐라.”
봉순이 언니의 어눌한 말투를 낚아채듯 덮치는 업이 엄마의 목소리는 톤이 높고 지나치게 또박거려서 금방 알아들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그 또박거리는 목소리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벗으라고.
“괜찮아, 벗어. 다 니가 무고한 걸 밝혀주려고 그러는 건데 왜 안 벗니? 벗으라니까.”
“아줌니 왜 그래유, 지는 아니여유, 아니라니깐드루 자꾸 그러셔요, 그러시길, 시방.”
“너 자꾸 이러면 경찰에 넘긴다. 시집두 안 가구 콩밥 먹어야 말 들을래?”
“글쎄 난 몰라유. 다이언지 타이언지가 어띃게 생겨먹었는지 알아야 말을 하쥬.”
“그러니깐 벗어봐, 벗어보면 될 거 아니냐? 응?”
“왜 이러시는 거예유, 증말…… 아줌니, 지가 뭘 어떻게 했다구.”
드디어 봉순이 언니의 흐느낌 소리가 들려왔고 어머니와 업이 엄마의 한숨 소리, 한동안 안방은 죽은 듯 정적이었다. 다만, 작년 가을 단풍잎을 넣어 바른 안방의 흰 창호지가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
--- p.125~126

그렇다면 그것 때문이었을까, 봉순이 언니가 그날 그대로 일어서서 나를 데리고 그대로 집으로 와버렸다면 그녀의 일생은 바뀌었을까. 처음에 이 일을 회상하면서 나는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다른 남자를 만났다면 언니의 삶은 아주 달라졌을 거라고, 아무리 어린아이고 아무 악의도 없었지만 내가 결국 봉순이 언니의 불행에 개입한 것은 아닐까, 얼마간 자책감이 들기도 했고, 이토록 사소한 일이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구나. 결국 산다는 일에는 사소한 게 없는 거구나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후 나는 생각을 바꾸었던 것 같다. 그래, 그 남자를 만나지 않았으면 봉순이 언니의 삶은 달라졌을 것이지만, 아마도 그녀는 다른 방식으로 불행해졌을 것이라고. 왜냐하면 삶에서 사소한 일이 없는 이유는, 매 순간 마주치게 되는 사소한 선택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총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사소한 그 일 자체가 아니라 그 사소한 것의 방향을 트는 삶의 덩어리가 중요하다는 걸 내가 알아버렸기 때문이었다.
--- p.213

하지만 나는 안다. 그녀가 한 번 남자와 도망갈 때마다, 그녀가 얼마나 목숨을 걸고 낙관적이어야 했을지를. 그녀는 친구에게 말했을 것이다. 그 사람은 달라. 뭔가 운명을 느꼈다니까. 가엾어서, 그러고 있는 게 가엾어서 내가 도와주고 싶었어. 밥도 따끈하게 퍼주고 셔츠 깃도 깨끗하게 빨아주고 저녁에 돌아오면 대야에 물 데워서 따끈한 물에 발도 닦아주고 싶어. 게다가 엄마 손 한번 못 느껴본 그 가엾은 아이들이라니…….
나는 안다. 그랬을 것이다. 낮잠에서 깨어나 누구나 고아처럼 느껴지는 그 푸르스름한 순간에 그녀는 우는 아이를 안아주었으리라. 아이의 눈에 세상이 다시 노르스름하고 따뜻하게 느껴질 때까지. 누군가 왕사탕을 내밀면 그것을 반으로 잘라 다시 입에 넣어주며 웃었으리라. 나누어 먹어야 맛있는 거야.
--- p.286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어느 날 봉순이 언니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리는 엄마의 전화로 인해 주인공인 나, ‘짱아’는 봉순이 언니의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 짱아가 태어나는 순간 가장 먼저 만났던 봉순이 언니는 어린 시절을 함께해준 유일한 사람이었다. 어려운 형편에도 한 식구처럼 지내던 봉순이 언니와 짱아네 가족들은 아버지가 유학에서 돌아오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게 되면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엄마에게 봉순이 언니는 조금씩 귀찮은 존재가 되어가고, 그러던 중 봉순이 언니는 엄마의 반지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게 된다. 봉순이 언니의 억울함에 대한 호소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녀는 평소 마음을 줬던 동네 세탁소 총각 병식과 떠나게 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봉순이 언니는 아이를 밴 채 다시 짱아네로 돌아온다. 엄마의 강요로 봉순이 언니는 아이를 지우게 되고, 홀아비를 소개받아 결혼을 하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인생이 암전되어버렸던 어떤 순간, 나는 그녀를 떠올렸다
슬픔과 외로움과 절망을 보듬으며 묵묵히 곁을 지켜준
한 사람에 대한 송가(頌歌)


마음속 깊은 곳에 꽁꽁 숨겨둔 어린 시절의 풍경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람에 대한 기억은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다. 나의 성장을 지켜봐준 사람의 목소리와 말투, 내음 그리고 그 삶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공지영 작가의 대표작 『봉순이 언니』는 1998년 [동아일보] 연재 때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장편소설로, 지금까지 160만 부 이상 판매된 작품이다. 다양한 계층의 독자에게 사랑을 받아온 이 작품이 새로운 디자인과 장정, 컬러 그림을 수록한 제4판 편집으로 2017년 4월 다시 독자들을 만난다. 이 소설은 주인공 ‘짱아’ 집에서 식모살이를 했던 봉순이 언니의 굴곡진 삶과, 그녀를 통해 세상과 만나고 성장한 짱아의 이야기가 60~7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하여 72개의 꼭지로 나뉘어져 있는 작가의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어느 날 봉순이 언니가 또 사라졌다는 엄마의 전화로부터 시작되는 이 소설은 짱아, 즉 소설 속 화자인 ‘나’가 봉순이 언니와 함께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끊임없이 고난과 불운이 반복되었던 봉순이 언니의 기구한 삶의 이야기가 다섯 살 꼬마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예닐곱 살에 의붓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도망했다가, 다시 숙모의 의해 버려져 짱아네 식모가 된 봉순이 언니. 열일곱에 세탁소 총각과 사랑의 도피를 감행했으나 실패하고, 다시 행복을 꿈꾸게 한 남자와 사랑하고 마침내 헤어지는 그녀, 그리고 또 다시 남자에게 순정을 바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평탄하지 않은 봉순이 언니의 삶의 여정이 날줄이 되고, 그녀의 곁에서 그녀를 언니이자 엄마로, 그리고 유일한 친구로 삼아 성장기를 보낸 나의 이야기가 씨줄이 되어 엮인 이 작품에는 어린아이의 시각으로 본 근대 도시민의 소소한 풍경이 담겨 있다.

작가는 봉순이 언니의 삶을 슬프거나 비극적인 것으로 그리지 않는다. 기구하고 고단했던 인생을 끝내 포기하지 않고 기꺼이 살아냈던 내 인생의 ‘첫사람’, 봉순이 언니를 통해, 작가는 그늘지고 우울했던 과거 우리의 초상에서 자칫 놓쳐버렸을지도 모르는 작은 희망을 되돌아본다.

아직 동네 개울에 오리가 있고, 마차와 전차가 도심을 가로지르며, 골목에 아이들이 뛰놀던 서울의 모습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는 이 소설에는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급변하는 도시의 삶이 펼쳐져 있다. 갑갑한 현실 속에서 마음속의 아련함을 일깨우는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은 어린 시절의 애틋함을 기억해낼 뿐 아니라 인생을 대하는 첫 마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회원리뷰 (3건) 리뷰 총점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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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결코 가족이 될 수 없는 식모 봉순이 언니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J**e | 2022.05.2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1998년 5월 1일부터 동아일보에 연재된 소설이다. 소설이 나온 지도 벌써 24년이 된 소설이고, 이야기는 그때로부터 다시 30년전으로 돌아간다. 1960년대 후반기가 배경인 소설이다. 5살 정도의 짱아가 식모인 봉순이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야기가 구성된다.    예전에는 식모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현대식으로 말하면 입주가정부이다. 이 책에서와 같이 어린 소녀를 데려와;
리뷰제목

1998년 5월 1일부터 동아일보에 연재된 소설이다. 소설이 나온 지도 벌써 24년이 된 소설이고, 이야기는 그때로부터 다시 30년전으로 돌아간다. 1960년대 후반기가 배경인 소설이다. 5살 정도의 짱아가 식모인 봉순이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야기가 구성된다. 

 

예전에는 식모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현대식으로 말하면 입주가정부이다. 이 책에서와 같이 어린 소녀를 데려와서 집안일을 시키는 형태이고, 임금 계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느슨한 형태의 가족의 유대를 형성하고 있어, 주인 집안이 선자리를 알선하고, 시집을 보내주는 그런 책임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배경에서도 드러나지만, 부자가 아니고 가난한 짱아네 집에서 봉순이는 식모로 살아간다. 이 소설에서는 봉순 언니가 설정이 지나치게 가혹하기 매번 도망치고 사라지는 사람으로 묘사되는데, 처음 두번의 도망의 동기는 버티기 힘든 환경에서도 탈출이었다. 첫번째는 폭력적인 가족으로 부터의 탈출이고, 두번째는 밥조차 제대로 주지 않는 주인 집안의 노예 생활을 탈출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드디어 이집으로 오게 된다. 

 

아버지는 유학중이고, 어머니는 경제 활동을 하는 가난한 집안이었다. 그중 막내인 짱아가 유아기를 막 벗어나는 상태이고, 짱아와 봉순 언니는 같은 방을 사용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같이 지낸다. 친구이자, 엄마인 샘이다. 그래서 유대 관계가 깊어진다. 

 

나중에 아버지가 유학을 끝내고 돌아오고, 가정 환경이 좋아지면서 좀더 나은 환경으로 옮겨간다. 별다른 사건 없이 짱아가 어느 하루 하루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1960년대 후반의 서울의 정겨움이 나타나고 있다. 당시 아버지와 어머니가 겨우 서른 초반이고, 지금의 시대상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봉순 언니와 엄마와의 결정적인 신뢰 관계가 깨어지는 장면이 나오고, 결국 봉순 언니는 집을 나가게 된다. 세번째의 탈출인 것이다. 하지만 봉순 언니는 탈출하지 못하고 계속 돌아온다. 이 책 후반부에는 봉순 언니가 여러 번 탈출하고 다시 친정집 같이 엄마에게 돌아와 여러 요청을 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마지막 부분에는 봉순 언니와 짱아의 이별 장면이 나온다. 짱아네 집은 더 큰 평수로 이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봉순 언니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짱아는 보통 국민학교가 아닌 멀리있는 고급 국민학교에 입학한다. 마지막 장면은 취학 전 짱아의 순수함과 봉순 언니의 유대가 확인되는 순간이고, 이제 세월이 지나면 관계가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짠한 이별이다. 

 

이후 짱아는 세월이 한참 지난 후에 지하철에서 우연하게 봉순 언니 같은 사람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반가운 그리고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눈빛을 외면하고 만다.  

 

(개정판이어서 초판과 무엇이 달라졌나 찾아보았다. 아직 동아일보 웹 페이이지에 연재된 소설이 있기에 마지막 몇 장만 읽어 보았다. 봉순 언니의 눈빛을 외면했다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세기 하지 못한 리스트 하나를 정리하는 느낌이다. 신문 연재 소설을 읽지 못했고, 느낌표 도서로 선정되어 160만권 이상이 팔렸다는데, 읽지 못했다. 한참 세월이 지난 후에 이제 이 책을 읽는다.  

 


(동아일보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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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이 언니-소박한 아름다움. 인간애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p********n | 2019.09.1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봉순이 언니- 소박한 아름다움. 인간애     신산스러운 삶이다. 옅은 곰보자국의 얼굴에 두터운 입술이 도드라진 모양새에 웃으면 붉은 잇몸이 활짝 드러나는 열 댓살 안팎의 언니, 열 아홉 스무살의 언니, 그리고 늙고 초췌해버린 어느 기억속의 언니. 이 봉순이라는 이름을 가진 언니의 삶은 어쩌면 이다지도 신산스러운가. 아주 오래지 않은 시절의 이야기이지만;
리뷰제목

봉순이 언니

- 소박한 아름다움. 인간애

   

 

신산스러운 삶이다. 옅은 곰보자국의 얼굴에 두터운 입술이 도드라진 모양새에 웃으면 붉은 잇몸이 활짝 드러나는 열 댓살 안팎의 언니, 열 아홉 스무살의 언니, 그리고 늙고 초췌해버린 어느 기억속의 언니. 이 봉순이라는 이름을 가진 언니의 삶은 어쩌면 이다지도 신산스러운가. 아주 오래지 않은 시절의 이야기이지만 한 세대가 다 지나간 이야기같기도 하다. 멀리 시간의 이면에서 겨우 불러내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것들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일까.

    

 

소설 속 등장하는 화자는 어린 소녀다. 그녀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어린시절의 회상의 터널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의 첫사람이었던 봉순이 언니와 조우하게 된다. 작가는 왜 첫사랑이 아닌 첫사람이라는 표현을 썼을까.

그것은 어쩌면 단순한 사랑이 아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봉순이라는 인물은 주인공 화자에게 있어 세상과의 연결통로와도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분명 존재했으나 어린 화자를 살뜰하게 챙기고 먹이고 입혔던 인물은 어머니가 아닌 봉순이 언니였다. 그저 좋아하는 대상의 인물이 아닌, 믿음을 나누고 기쁨과 슬픔과 고통을 함께 공유해왔던 그들만의 비밀을 지켜냈던 그런 사람이었다.

누군가가 말하기를 이 작품이 작가 공지영의 대표작이라고 했던 까닭은 아마도 이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작품에서 작가는 화자인 어린소녀와 봉순이 언니 두 사람 사이에서의 교감을 구체적이면서 감각적으로 잘 풀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작가는 집요할정도로 봉순이 언니의 삶에 대해, 그녀의 신산스러운 시간들에 대해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식모살이를 하는 봉순이 언니의 삶은 한순간 비루했고, 철저하게 무시당했으며, 비난받았으나, 딴은 순수하고 사랑스러웠으며 그만큼 아름다웠음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작품을 읽으면서 독자인 우리들은 각자가 알고 있었던 혹은 모르고 지나쳤을 어느 순간 어느 시절의 봉순이 언니와 같은 사람들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책에 등장하는 어린소녀의 시선은 매우 순수하면서도 동시에 영특하고 영악스러우면서도 안타까운 그렇게 복잡 미묘한 시선을 담아내고 있다고 봐야한다. ‘봉순이 언니’에 등장하는 나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회상하는 과정 안에서 한 인물의 삶에 대한 조망의 형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여기에서 나와 또다른 주인공 봉순이 언니의 관계는 양면성을 표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가까이 하고 싶은 끈끈한 애정과 함께 멀어지고 싶어하는 이질적인 감정이 바로 그 두가지 양면성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인연을 뚝 끊을 수 있겠는가, 혼잣말로 수없이 질문을 했던 어린 소녀의 감성이 있었다면, 이 어린 소녀가 사춘기 여학생이 되고 어른이 되면서 그동안 지배적이었던 감성의 바뀌어간다. 어른의 시각에서 각자의 생 안에서 서로에 대해 적당히 무감각해지는 것조차 묵인해간다는 것. 이러한 얼마간에 잊혀짐을 정당화하기 위해 공식화된 외면까지 더해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렇게 서로에게서 멀어져가는 것을 당연하다며 인정하고 살아가지만 사실은 이러한 과정을 받아들이는 일에 낯설어하며 어려워한다. 생각해보면 이러한 관계와 인식의 문제야 말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삶의 난제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작가 공지영의 작품에서 항상 주시하며 생각해봐야 할 요소가 바로 시대적 배경이 아닐 수 없다. 특히나 그녀의 초기작들이 그러했듯 학생운동과 여성인권(여성해방과 페미니즘)관련한 작품들을 많이 써온 내력을 착안해서라도 그녀의 작품에서는 한번쯤 집고 넘어가야할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이번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학생운동이 큰 물결을 이루던 내용과는 거리를 둔다. 시대적 정치적 흐름을 논하기보다는 한 개인의 지난한 삶을 통해 바라보는 삶의 진정성과 인간 내면의 그윽한 울림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 이야기해봐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 그 시대를 살아내야했던 고단한 우리들의 많은 누이의 삶에 대해 진지한 담론을 이어갈 수 있을까. (버지니아 울프;3기니 참고)

작가는 그녀 스스로의 유년 시절의 대한 회고록과 같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이 애써 내몰았던 기억속의 한 인물을 가까이 불러왔고, 책이 출간된 이후 실제로 봉순이 언니와의 만남이 있었노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딴은 이런 생각을 해본다. 어리고 여린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가, 하는 생각 말이다. 만약 누군가가 그런 의문들에 대해 묻는다면 답을 어떻게 해줘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된다. 한편으로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면 아이의 시선에서 쓰여진 작품을 읽어보면 좋겠다는 답을 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싶다. 현문우답이겠지만 말이다.

비슷한 구성의 소설로 작가 오정희의 ‘유년의 뜰’(1981년 초판)과 90년대 대중에게 잘 알려진 작가 은희경의 작품 ‘새의 선물’(1995년 초판)을 함께 생각해보면 좋을 듯하다.

 

[인용문장]

 

-아무튼 세상 사는 게 말이야. 없는 사람이 없는 사람 심정 아는 거지. 있는 사람들이 무섭다니까.p33

 

-나는 알고 있었다. 언니는, 봉순이 언니는 오래오래 울고만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p44

   

 

-그러나 오기와 자존심을 가진 유교 집안의 장자. 그러나 또 한편 현실 속에서는 한없이 무력한 후진국의 젊은 지식인이었다.

→( 소설에서 남성의 역할은 극도로 제한적이었다. 여성의 시각에서 보는 부분이 우세적이었기 때문일까..? 그러나 후진국의 젊은 지식인이라는 표현만으로 작품에서 남성의 현실적 부제와 이유를...왜 일정부분 무능한 지식인의 모습일 수밖에 없었는지 ????)

   

 

-그때 깨달아야 했다. 인간이 가진 무수하고 수많은 마음 갈래 중에서 끝내 내게 적의만을 드러내려고 하는 인간들에 대해서 설마, 설마, 희망을 가지지 말아야 했다.

    

 

왜 인간이 끝내는 선할 것이고 규칙은 결국 공정함으로 귀결될 거라고 그토록 집요하게 믿고 있었을까. 이런 일이 그 장소의 특수한 사건이라고, 그러니 그때 나는 운이 나빴을 뿐이라고 그토록 굳세게 믿고 있었을까? 그건 혹시 현실에 대한 눈가림이며, 회피, 그러므로 결국 도망치는 것은 아니었을까....p81(현실은 이성과 같지 않다?)

 

→(인간의 감정을 선과 악처럼 이분법적으로 완벽하게 구분짓기는 어렵다. 그렇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은 아마도... 개인의 사고가 정하는 틀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은 아닐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이토록 어색한 순간에도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나는 다른 식구들의 반응이 놀라웠다. p167

    

 

-언니가 돌아왔지만 나는 뭐랄까, 굵은 소금밭에 누워 있는 것처럼 온몸이 쓰리고 불편했다.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던 것이다. 시간이 한번 흐르고 나면 누구도 예전으로,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예전으로 태연히 돌아갈 수 없는 것이다. p176

    

 

-사는 데 있어서 얼마나 많은 별리가 필요한지를, 그것이 본의는 아니었다 해도 얼마나 많은 죄를 짓고 얼마나 만이 다른 생명을 절망으로 몰아가는지, 생사의 절박한 갈림길에 선 것들의 부르짓음을 외면하고 사는지, 설사 그것이 본의가 아니었다 해도 -허술한 유리창이 떨리는 소리가 세상을 뒤엎듯 들렸다 해도- 난 정말 몰랐다는 말로 그 모든 이야기들이 용서가 될까 알 수 없었지만, 그렇게 강아지가 죽고 나는 자라고 있었다.p234

    

 

-얘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아는 것이란다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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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봉순이 언니를 읽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d********9 | 2019.02.2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봉순이 언니는 공지영의 자전적 소설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공지영작가의 어린시절이 이와 비슷했구나 라고 생각했다. 소설속 주인공 짱아는 너무나도 귀여운 아이이다. 아직 네살밖에 안됐지만 주변사람들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어른들의 생활을 따라하기도 한다. 너무나 당찬아이이다. 봉순이 언니는 그런 짱아에게 첫람이었다. 태어날때부터 봐왔던 봉순이 언니를 짱아는 너무나도;
리뷰제목

봉순이 언니는 공지영의 자전적 소설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공지영작가의 어린시절이 이와 비슷했구나 라고 생각했다. 소설속 주인공 짱아는 너무나도 귀여운 아이이다. 아직 네살밖에 안됐지만 주변사람들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어른들의 생활을 따라하기도 한다. 너무나 당찬아이이다. 봉순이 언니는 그런 짱아에게 첫람이었다. 태어날때부터 봐왔던 봉순이 언니를 짱아는 너무나도 따르고 사랑한다. 나중에 봉순이 언니가 남자한테 버림받고 다시 나타났을때 나는 너무 슬펐다. 그래도 봉순이 언니는 평소처럼 다시 웃으면서 힘을낸다. 한 여자의 굴곡진 삶.. 어린 짱아의 시선을 본 그녀의 삶을 고달팠지만 비극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이 소설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너무 재미있게 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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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짱아의 시선으로 본 봉순이 언니~ 너무 흥미진진했습니다.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골드 d********9 | 2019.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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