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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가의 오후

: 2019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 양장 ] 열린책들 세계문학-122이동
리뷰 총점8.7 리뷰 6건 | 판매지수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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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0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49쪽 | 214g | 128*188*20mm
ISBN13 9788932911229
ISBN10 8932911223

이 상품의 태그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작가는 외부의 세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제시한다

『어느 작가의 오후』는 1987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12월의 오후에 외출을 한 '작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외부 세계를 묘사한다. 첫눈이 내리는 것 외에 다른 사건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짧은 이야기 안에서 독자는 사건이 필요없는 자유로운 묘사와 그 묘사를 통해 드러나는 작가의 감정에 보다 주목하게 된다. 작가가 산책길에 만난 사물들, 풍경들, 사람들을 묘사하면서 저자는 자기 자신을, 그리고 한트케식 글쓰기인 정확한 관찰, 감정이 이입된 묘사, 시적 사유의 아름다움의 표본을 보여 준다.

페터 한트케는 『어느 작가의 오후』에서 '작가는 외부 세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적용함으로써 작가로서의 존재와 꿈꾸는 세계를 보여준다. 12월(정확하게는 크리스마스이브)의 해 저문 오후, 그날의 작업을 마치고 난 어느 작가가 바라본 외부 세계는 절망적이면서도 아름답다. 그리고 그것은 다름 아닌 '작가'의 내면 풍경이기도 하다. '산책'이라는 말이 풍기는 편안함과는 다르게, 작가에게는 휴식과 같은 산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에게 산책은 전쟁과 같을 뿐이다. 하지만 동시에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 안에서 작가는 비로소 자신과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정원으로 통하는 문으로 가는 도중에 작가는 갑자기 발걸음을 돌렸다. 그는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 후닥닥 서재로 올라가서는 거기서 어떤 단어를 다른 단어로 바꾸었다. 그제야 비로소 그는 방에서 땀 냄새를 맡았고 유리창에 증기가 낀 것을 보았다. --- p.21

그런데 '작품'이란 무엇을 뜻하는가? 그는 재료란 거의 중요하지 않고 구조가 무척 중요한 것, 즉 특별한 속도 조절용 바퀴 없이 정지 상태에서 움직이는 어떤 것이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모든 요소들이 자유로운 상태로 열려 있는 것, 누구나 접근 가능할 뿐 아니라 사용한다 해서 낡아 떨어지지 않는 것이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 p.40

글을 쓰기 위해 나는 이미 오래전에 나를 격리시키고 옆으로 밀어 놓으면서 사회인으로서의 나의 패배를 시인했다. 나는 평생 동안 자신을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제시켰다. 그들의 비밀을 잘 알고 있는 내가 환영받고 포옹받으며, 여기 사람들 사이에 끝까지 앉아 있을지라도 나는 결코 그들에게 속하지 않을 것이다. --- p.97

그는 왜 혼자 있을 때만 그토록 순수하게 남의 일에 관심을 갖는가?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 떠나고 나서야, 그들이 멀리 가면 갈수록 그들을 깊이 받아들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마음속으로는 동반자로 여기면서도 옆자리에 없을 때 가장 또렷하게 떠오르는 이유는? 그는 왜 죽은 사람들과만 살았는가? 왜 죽은 사람들만이 그의 영웅이 될 수 있었는가? --- pp.117-118

나는 소설의 형식으로 시작했다! 계속한다. 그대로 놓아둔다. 반대하지 않는다. 서술한다. 전해 준다. 소재들의 가장 피상적인 부분을 계속 가공하고, 그 숨결을 느끼며, 그것을 다듬는 자가 되고자 한다.
--- p.121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어느 12월의 오후, 작가가 집을 나선다. 그날 분의 글쓰기는 끝났고, 다음 날 아침에야 다시 글쓰기를 계속할 것이다. 외출하기 전 몇 시간 동안 작가는 바깥세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자기 혼자 방 안에 살아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강박 관념에 시달린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면서 자기가 만난 사람이며 사물을 묘사하기 시작한다. (대인 기피증이 있는 작가는 망상에 사로잡혀 현실과 환상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는 사람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주변 세계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조심한다. 양파 모양의 나무 지붕이 있는 우물을 보고 작가는 전에 가본 적이 있는 모스크바에 다시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가판대에서 신문을 사며 부들부들 떨고, 신문의 머리기사를 보는 순간부터는 판매원의 인사에 대답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일 뿐이다.

그는 서재에서 멀리 벗어나 광장을 이리저리 걸어 다니면서도 일이 계속 자기를 따라다녀 여전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거리의 골목에서 그는 자신을 조롱하고 비방하며 적대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과 만난다. 검은 옷을 입은 어떤 사람은 그의 길을 가로막고 집게손가락을 집어 들고는 '나는 당신의 문학을 기소합니다!'라고 엄숙하게 통고하기도 한다. 교외로 빠지는 고속 도로 옆 숲 속에서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늙은 부인을 보며, 호숫가에서는 노인과 손자에 대한 환영을 본다.
산책의 길목 길목에서 그는 '작품'이란, '문학'이란, '작가'란, '글쓰기'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한다. 자신의 '적'과 '독자'와도 맞닥뜨리며, 어느 카페에서 먼 나라에서 자신을 찾아온 번역가를 만나 경험담을 듣기도 한다.

온갖 종류의 망상을 두루 체험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어떻게 찾았는지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 와중에서도 밤에 강 아래쪽의 제방에서 물이 솨솨 소리를 내도록 색소폰을 불고 있던 사람만은 망상의 소산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와 동시에 자신이 정원에 있는 것도 하나의 망상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심지어 그는 자기 자신이 칼에 찔리고 총에 맞거나, 자동차 사고를 당해 어딘가에 죽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냥 누워' 다음 날에 대해 생각하고, 일하기 전의 아침 시간에 오랫동안 정원을 이리저리 거닐기로 마음먹는다. 지나간 오후를 다시 더듬어보지만 나뭇가지와 개만 나타날 뿐, 그 무엇도 기억나지 않는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세계적 작가가 독특한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작가와 작품, 문학과 글쓰기론
「관객 모독」, 「베를린 천사의 시」의 원작자이자 뷔히너상, 실러상, 카프카상의 수상자, 독일어권 문학을 논할 때 반드시 거론되어야 하는 작가 페터 한트케Peter Handke(1942~)의 중편소설 『어느 작가의 오후』(1987)가 열린책들에서 나왔다. '내가 쓰는 것은 단지 나의 존재를 형상화시킨 것일 뿐이다'라고 말할 만큼 작가로서의 정체성 탐구에 깊은 관심을 가져 온 한트케가 '작가란 무엇인가?', '작품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본격적으로 파고든 작품이다. 한트케는 소설이라는, 망상과 현실의 교차가 용인된 공간을 빌려 그 자신이 살고자 하는 세계, 작가들의 영원한 고향이며 시적 시간이 흐르는 보이지 않는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끊임없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문학계의 영원한 이단아 페터 한트케 작품
첫 장편소설 『말벌들』(1966)이 출간된 직후, 스물네 살에 참가한 '47년 그룹' 모임에서 자신이 속한 독일 문학을 과격하게 비판한 페터 한트케. 그 발언으로 삽시간에 유명세를 타고 '새로운 세대의 출현이라 평가받게 된 그는 지금까지 80여 편의 시와 소설, 희곡과 에세이를 발표하며 끊임없이 강력한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어 왔다. 2006년 하인리히 하이네상 수상 포기를 둘러싼 일련의 논쟁은 문학계에서 널리 회자된다. '발칸의 학살자'라고 불리는 세르비아의 대통령 슬로보단 밀로셰비치(1941~2006)의 장례식에 참석하여 추모 연설을 하고, 그의 미망인을 위로하였다는 것을 들어 몇몇 문학계 인사들이 그의 수상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고, 한트케는 스스로 수상을 포기함으로써 사건을 마무리했다. 페터 한트케의 전작을 읽어 본 독자라면, 『어느 작가의 오후』를 통해 그 논란에 대한 각자의 답변을 마련해 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어느 작가의 오후』는 1987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12월의 오후에 '작가'가 바라본 외부 세계를 그리고 있다. 첫눈이 내릴 뿐 특별한 사건이라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이 짧은 이야기에서 독자는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묘사, 그 묘사가 드러내는 작가의 감정에 주목하게 된다. 작가가 산책길에 만난 사물들, 풍경들, 사람들을 통해 한트케는 자기 자신을, 그리고 한트케식 글쓰기―정확한 관찰, 감정이 이입된 묘사, 시적 사유의 아름다움―의 표본을 보여 준다.

왜 산책인가?
작가는 외부 세계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가? 이 질문은 독자가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페터 한트케는 『어느 작가의 오후』에서 이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돌림으로써 작가로서의 자신의 존재와 자신이 꿈꾸는 세계를 드러내고자 한다. 그는 자신이 바라보는 것들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 위해 '산책'이라는 형식을 택한다.

12월(정확하게는 크리스마스이브)의 해 저문 오후, 그날의 작업을 마치고 난 어느 작가가 바라본 외부 세계는 절망적이면서도 아름답다. 그리고 그것은 다름 아닌 '작가'의 내면 풍경이기도 하다. 매일 같이 오가는 길이지만 작가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고, 또한 낯설며, 두렵고, 또한 아름답다. 작가가 이렇게 모순적인 감정 사이를 불안하게 오가는 모습은 그가 살아가는 유일한 방식인 '글쓰기'와 정확하게 닮아 있다. '산책'이라는 말이 풍기는 편안함과는 다르게, 작가에게는 휴식과 같은 산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산책은 작가가 자신의 전全 존재를 심판받는 자학적인 행위이다. 그러나 그러한 행위, 외부(바깥)에서 보내는 외부의 시간에만 작가는 자신과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깊은 숨을 쉴 수 있다.

카프카의 부활! 망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독특한 세계
페터 한트케는 1979년에 제1회 카프카상을 수상했지만, 신인 작가에게 수상을 넘겨주었다. 그리고 2009년 다시 카프카상을 수상한다. 실제로 한트케는 열여덟 살 때부터 카프카의 작품을 탐독했고 작품 세계 전반에 걸쳐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어느 작가의 오후』에서도 카프카를 연상시키는, 망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독특한 글쓰기를 유감없이 선보인다. 작품의 주인공인 '작가'는 '집 안의 집'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작업실에서 글을 쓴다. 그 공간은 카프카의 「변신」에서 주인공 그레고르가 숨어 있는 방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그레고르가 방 안에 갇혀 있는 것과는 달리 '작가'는 끊임없이 집 안의 곳곳을 돌아다니고, 외부로의 탈출을 감행한다.

집에서 보낸 마지막 몇 시간 동안 자신의 주위가 더욱 조용해지자 작가는 바깥세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방 안에 자기 혼자 살아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강박 관념에 시달렸었다. --- p.31

집 안에서부터 시작된 망상은 산책의 길목 곳곳에서도 계속된다. ?목 안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에게 '당신의 문학을 기소합니다!'라고 엄숙하게 통고받으며, 골목을 벗어나 다다른 숲에서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여자를 보고, 끝내는 모든 것이 망상의 소산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가 바라보는 모든 것,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들, 풍경들 속에서 망상은 끊이지 않고 펼쳐진다. 그 '불안'과 '두려움'을 통해 독자는 작가라는 존재의 가장 내밀한 곳을 탐험할 수 있다.

독자의 감각마저 깨우는 한트케식 묘사의 힘
한트케는 자신의 망상을 그대로 옮겨 적는 한편, 현실을 끊임없이 묘사한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묘사 대상이 아닌 묘사자의 기억과 감각을 향해 활짝 열려 있다. '작가'가 산책 중에 바라보는 풍경은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아니라 체험의 대상이다. 한트케식 묘사가 갖는 힘은, 독자로 하여금 작가가 그려 낸 풍경을 단순히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과 감각을 총동원하여 풍경을 새롭게 체험하게 한다는 것에 있다. 『어느 작가의 오후』에서 유일하게 '사건'이라 부를 만한 것은 첫눈이 내리는 장면이다. 그러나 한트케는 첫눈이 내리는 풍경을 묘사하는 대신 그 자리에 자신의 감각과 기억을 채워 넣는다. 이를 통해 독자의 감각과 기억마저 깨어난다. 그리하여 풍경은 사라지고 '첫눈'이라는 사건만이 남는다.

들판을 가로지르고 있을 때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이 내린다'와 '시작한다'는 그에게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사실이라 할 수 없는 거의 같은 개념이었다. 그리고 '첫눈'은 초봄의 첫 노랑나비, 5월의 첫 뻐꾸기 소리, 여름의 첫 잠수, 가을날 베어 먹는 첫 사과와 같은 것이었다. 이렇듯, 세월이 흐를수록 사건 자체보다 기다림이 더 위력적이었다. 이번에도 그는 옷깃에 살짝 스치기만 한 눈송이를 벌써 이마 한가운데서 느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p.73

느림과 숙고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시적 리듬
망상과 현실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며 펼쳐지는 이야기, 소설의 형식으로 풀어낸 '작가론'이라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 『어느 작가의 오후』의 핵심을 간파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독자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것은 한트케의 작품 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느림'과 '숙고'의 미학이 빚어낸 시적 리듬이다. 하루의 오후에 한정된 이야기, 그것도 특별한 사건 없이 묘사로만 펼쳐지는 이야기를 한 편의 소설로 구성하면서 자연스럽게 느린 리듬이 형성되기도 하지만, 이 작품에서 돋보이는 시적 리듬은 근본적으로 한트케의 주제 의식과 관련되어 있다.

페터 한트케는, 그리고 '작가'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 간과되고 경시된 것을 아주 천천히 지각하여, 말할 만한, 쓰고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을 추려 낸다. 그 과정에서 그는 지나간 것들,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숙고한다. 무의미하게 소멸되는 시,공간의 빈자리를 기억과 회상으로 채워 넣는 그의 글쓰기는 건축가의 작업, 직조공의 작업과 닮아 있다. 오랜 세월 무수히 지각되어 왔지만, 결코 이해받지 못했던 모든 것들은 그렇게, 그와의 조우를 통해 자유를 획득한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날개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부리를 약간 벌린 채 한 곳을 응시하는 새들이 보이는 이러한 살아 있는 풍경에서, 관찰자인 그의 눈에는 그가 쓰고 있는 이야기의 배경인 여름 풍경이 떠올랐다. 라일락 숲에서 희고 셔츠 단추처럼 작은 꽃들이 빗발치듯 쏟아졌고, 호두나무에서는 과일 껍질이 둥글게 변하고 있었다. 분수의 물줄기는 하늘 위의 적운과 맞닥뜨렸다. 양 떼가 곁에서 풀을 뜯는 시골의 밀밭에서 더위에 지친 이삭들이 탁탁 소리를 내며 터지고 있었고, 도시의 모든 하수구에는 바람에 흩날린 버드나무의 솜털이 떨어져 발목 깊이로 쌓여 있었다. 그곳은 너무 푹신푹신하여 저 아래 아스팔트의 바닥에까지 눈길이 갔다. 정원의 풀밭에서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는데, 그것은 꽃을 찾아드는 벌이 사라질 때처럼 붕붕거리는 소리가 되었다. 올해 처음으로 강에서 헤엄친 사람이 머리를 물속에 넣었다가 다시 물 밖으로 내밀었다. 그의 콧구멍에는 한참 숨을 참았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금과는 반대로 언젠가의 여름에 작가는 겨울이 배경인 이야기를 생각하며, 고양이에게 장난삼아 눈덩이를 던지겠다고 자기도 모르게 무성한 수풀 속으로 허리를 굽힌 적이 있었다. --- pp.53-54

회원리뷰 (6건) 리뷰 총점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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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2019 노벨상 작가의 글은 [외국소설-어느 작가의 오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책****벤 | 2019.10.24 | 추천0 | 댓글2 리뷰제목
그리 길지 않은 글이다. 그런데 쉽게 읽히는 글은 아니다. 자박자박 소리를 내면서 따라 걸어야만 가 닿을 듯한 길이다. 막상 그러다가 작가에게 혼이 날지도 모른다. 아니다, 이 작가라면 소리를 내면서 따라 걸어도 미처 못 느낄 것 같다. 누가 따라오는지, 왜 따라오는지, 멍한 눈빛만 보일 뿐 도리어 흠칫 물러나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슬금슬금 뒤따라 가 본다. ;
리뷰제목

그리 길지 않은 글이다. 그런데 쉽게 읽히는 글은 아니다. 자박자박 소리를 내면서 따라 걸어야만 가 닿을 듯한 길이다. 막상 그러다가 작가에게 혼이 날지도 모른다. 아니다, 이 작가라면 소리를 내면서 따라 걸어도 미처 못 느낄 것 같다. 누가 따라오는지, 왜 따라오는지, 멍한 눈빛만 보일 뿐 도리어 흠칫 물러나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슬금슬금 뒤따라 가 본다. 

 

작가는, 특히나 소설가는 어떤 사람일까. 어떤 사람이 소설가가 될까. 아무 소설이나 쓰는 아무 소설가 말고, 그래도 남들에게 권할 만한 가치를 준다고 내가 믿게 되는 소설가를 떠올려 보자. 그들은 어쩌다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하나, 쓰지 않고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쓰게 되었다는 말은 어떤 한계를 드러내는 말이던가. 끝내 쓰고야 말 주제의 글이라거나, 기어코 써야 할 몫이라며 발표하는 글들은 어떤 글이었던가. 그런 작가로서의 사명감이나 본분이나 책임감 같은 것들, 독자로서는 어떻게 읽고 어떻게 평가해 주어야 하는 것일까.

 

길지 않은 이 글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작가가 보낸 어느 날 오후. 온몸으로 받아들인 감각과 감상들. 현실인지 환상인지조차 분간하지 못하는 산책길. 그 모든 시간의 결을 글로 고스란히 옮겨 놓는 재주. 왜 쓰는지. 어쩌자고 쓰는지. 읽는 나는 무엇을 읽어 내려고 이토록 용을 쓰고 있는 것인지. 장차 작가가 될 것도 아니고 작가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면서 그저 독자의 입장에서 읽는 다른 이의 의식 세계는 나의 어디에 무엇에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쓰는 일이 어떤 이에게는 선천적인 본능 같은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안 쓸 수 없어서, 써야만 살 수 있어서 쓴다는 이들이다. 이런 사람이 작가가 된다면, 좋은 글을 써 준다면 당연히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되겠지. 그렇다면 이 두 가지가 겹치지 않는 경우에는 어떤 일이 생기나? 작가로서는 억지로 쓴 글, 독자로서는 읽을 필요가 없는 글이 나오는 것일 테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요즘 종종 생각해 보곤 한다. 이 작가의 경우에는? 글쎄, 섣불리 말하지를 못하겠다.

 

작가는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 책은 수상 이전에 도서관에 신청해 두었던 것이라 새삼스러운 마음으로 읽었다. 밀로셰비치 장례식에서 추모 연설을 한 작가라는 것도 수상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이다. 아직은 망설이고 있다. 한 권 더 읽어 보나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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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소설 '어느 작가의 오후', 작가의 내면이 본 흔들리는 풍경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최*미 | 2015.08.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소설<어느 작가의 오후>, 작가의 내면이 본 흔들리는 풍경들Written by. DdAm*책<어느 작가의 오후>는 소설이라곤 하지만 소설이 아닌 에세이 같다. 책은 12월의 어느 날 오후, 한 작가가 그날의 글을 쓴 후 외출 후 그의 '마음'이 본 풍경들을 묘사한다.작가, 그에게 있어 '사건'은 '내면의 언어'들로 구성돼 있다. 외부적인, 그러니까 독자의 입장에서 사건이라 부를 만한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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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어느 작가의 오후>, 작가의 내면이 본 흔들리는 풍경들




Written by. DdAm*




책<어느 작가의 오후>는 소설이라곤 하지만 소설이 아닌 에세이 같다. 책은 12월의 어느 날 오후, 한 작가가 그날의 글을 쓴 후 외출 후 그의 '마음'이 본 풍경들을 묘사한다.







작가, 그에게 있어 '사건'은 '내면의 언어'들로 구성돼 있다. 외부적인, 그러니까 독자의 입장에서 사건이라 부를 만한 '진짜 사건'은 없다. 위태롭고 불안하며 흔들리는 풍경들은 바깥이 아닌 작가 '안'에 있다.


그래서 읽는 것이 쉽지 않았다. 풍경의 묘사들에서 '뾰족함'이 느껴졌다. 부드럽고 아름다운 풍경묘사가 아닌, 어딘지 모르게 낯설고 생경한 느낌…. 사실, 페터 한트케의 작품들에서 그러한 '낯섦'은 줄곧 느껴왔지만 내겐 <어느 작가의 오후>가 유달리 그러했다. 여느 작가들보다 '형식'을 중요시 여기는 그는 그래서 그것들을 파괴한다. 책 속 작가처럼 사건에 집중하기보다는 언어 그 자체에 대해 중점을 두는 그는 묘사에 있어서도 여지껏 보아왔던 것들과 '다름'을 명백히 보여준다.


모든 글들을 독백으로 볼 수 있었고, 이것이 1인극(희곡)으로 쓰인다면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할 것 같다. 결국, <어느 작가의 오후> 속 작가는 페터 한트케 자신이 아닐까(거의 명백하다고 본다)? 내면의 딜레마가 바라본 풍경들은 불안정하다. 비단 페터 한트케 그만에 국한된 것이 아닌, 작가들이라면 한 번 쯤 고충거리로 여겨졌을 법한 '내적 고뇌'들이 그려진다.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물들은 현실과 망상을 제대로 구분짓지 못한 채 걸어다닌다. 싸구려 음식점에도 들르고, 가판대에서 신문도 사지만 그의 흔들리는 내면은 육체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대중(독자)들을 상대로 하는 작가들은 그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 의식의 강박관념은 망상과 착각으로 이어진다. '재료보다는 구조(형식)가 중요한 것'이라 여겨왔던 작가는 모든 외부 요소들을 자유로이 놓아두고 관찰하지만, 그것 또한 쉽지 않아보인다. 자신에게 적대감을 표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검은 옷을 '입히고', "당신의 문학을 기소합니다!"라는 통고의 행동을 짓게 '만든다'. 결국 그는 머리가 '터질 듯이 아파오고' 그의 묘사를 읽는 나도 머릿속에서 '소용돌이를 만난 기분'이었다.


사건이 없지만 엄청난 사건들이 작가의 망상 위에서 펼쳐지는데, 어쩌면 그 망상 혹은 상상들이 작가들의 원천(소재)거리들이 아닐까. 책을 읽는 동안 묘사에 집중하기에 앞서, 작가들의 고충에 대한 연민이 더 짙었다고 하면 과장일까? 12월, 첫눈이 내린 것이 사건이라면 사건일 것이다(그저 우리들에겐 날씨일 뿐인데 말이다). 철저히 문어체로 구사된 된 '1인칭 묘사'들은,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담아 낸 묘사거리들이 선사해 낸 '힐링'이 아닌 '불편'을 건넸다.


결국, <어느 작가의 오후>는 페터 한트케의 자기고백의 에세이라 결론짓고 싶다. 짧은 시간 내의 일상을 펼쳐보이는 동안, 작가는 자신의 글이 만들어지는 머리와 가슴을 '지독하게' 엮어냈다. 비틀기의 달인인 만큼, 이 책의 '언어들' 덕분에 모든 잠자고 있던 감각들을 깨워야만 했다. 더 잘 '관찰'하고 '이해'하기 위한 시간들이,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오래 걸렸다.


책의 서문에서 인용된 요한 볼푸강 폰 괴테의 희곡『토르과토 타소』의「……모두가 있는 곳에서, 난 아무것도 아니다」는 탁월했다. 모든 외부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킨' 한 작가는 실질적인 외로움과 내면의 고독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 정신'을 실현해내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그, 그리고 우리들 또한 '모두가 있는 곳'은 필요할 것이다. 결국, 우리는 모두, 그리고 모든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존재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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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당신의 오후는 어땠나요?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w********k | 2011.06.27 | 추천8 | 댓글7 리뷰제목
'작가는 외부의 세계를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제시한 소설 "어느 작가의 오후"독특한 시선으로 스치듯 지나치는 사물들을 묘사하고,길모퉁이에선 환상을 보지만 어느 것 하나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페터 한트케는 이런 작가였구나...잡힐 듯 잡히지 않는.그럼에도 이 소설에 빠질 수 있었던 건일상이 주는 묘한 평온함때문이었다.작가 내부에 격렬한 파동이 일더라도일;
리뷰제목



'작가는 외부의 세계를 어떻게 보는가.'
라는 질문에 답을 제시한 소설 "어느 작가의 오후"
독특한 시선으로 스치듯 지나치는 사물들을 묘사하고,
길모퉁이에선 환상을 보지만 어느 것 하나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페터 한트케는 이런 작가였구나...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럼에도 이 소설에 빠질 수 있었던 건
일상이 주는 묘한 평온함때문이었다.
작가 내부에 격렬한 파동이 일더라도
일상은 늘 같은 주파수로 파도를 타고 있기에.
이 일상이 뒤집어진다면 비로소 소설이 될테니까.
내 일상도 물론 내부적으론 소설이지만.

당신의 오후는 어땠나요?
"어느 작가의 오후"같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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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9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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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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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 2020.05.13
평점5점
세밀한 묘사가 담긴 문장들, 풍경들, 작가의 시선으로 만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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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기 | 2020.04.26
구매 평점5점
2019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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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i******p |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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