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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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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0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517g | 148*210*30mm
ISBN13 9788954612128
ISBN10 895461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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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가 김언수의 새로운 장편소설
"언제나 핵심은 총을 쏜 자가 아니라
총을 쏜 자 뒤에 누가 있느냐는 것이다"


『캐비넷』으로 2006년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한 작가 김언수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말하는 '설계자'란 돈을 받고 누군가의 죽음을 의뢰받아 이를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게끔 전체적인 구성을 짜는 사람을 의미한다. 또한 설계자들로부터 돈을 받고 이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사람이 암살자다. 작품은 설계자와 암살자,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하나씩 사라져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작가는 말한다. 칼을 쥔 자라고 믿었지만 그 칼에 맞아 죽는 것, 내가 내민 건 손이라고 믿었지만 그 손에 누군가가 맞아 죽는 것이 바로 인생이라고.

역사를 뒤흔든 암살 사건 뒤에는 항상 설계자들이 있다. 설계자들은 권력의 배후에서 움직이는 고도의 지적 능력자들이다. 일제시대 이래, '개들의 도서관'은 가장 강력한 암살 청부 집단이었다. 20만 권의 장서가 가득하지만 아무도 책을 읽지 않고 죽음을 설계하는 장소라 하여 '개들의 도서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고아 출신인 래생은 도서관장인 영감의 양자다. 민주화 이후에는 도서관 대신 대신 기업형의 보안 회사로 성공리에 탈바꿈한 한자의 회사가 새로운 세력으로 떠오른다. 도서관 출신 유학파 경영인인 한자. 래생이 전직 장군의 암살 설계를 변동하면서, 한자의 회사와 너구리 영감의 도서관은 충돌하기 시작하고 이내 걷잡을 수 없는 갈등이 빚어지는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환대에 대하여
아킬레우스의 뒤꿈치
털보네 애완동물 화장장
개들의 도서관
캔맥주를 마시다
푸주
미토
뜨개질하다
개구리가, 개구리를, 잡아먹는다
이발사 그리고 그의 아내
왼쪽 문

작가의 말_ 숲에 있다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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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람을 죽이고 돌아온 날 밤에 래생은 너구리 영감에게 물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을 죽이게 될까요?”
“아니. 점점 더 적은 사람을 죽이게 되겠지. 하지만 돈은 점점 더 많이 벌게 될 거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실력이 나아질수록 더 가치 있는 사람들을 죽이게 될 테니까.”
하지만 너구리 영감의 예언이 틀렸다. 암살자들의 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암살자들의 값이 떨어짐으로써 가치 있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값도 떨어진다. 그 말은 좀더 근사한 인간들이 이전 시대보다 더 많이, 더 쉽게 죽어나간다는 뜻이다. 영웅 아킬레우스를 탄생시키려면 무수한 신화들이 필요하지만 영웅 아킬레우스를 죽이는 데는 얼간이 왕자 파리스 한 명이면 충분하다. 그렇다면 얼간이 왕자 파리스를 죽이는 데는 얼마가 필요할까? --- pp.187-188

“나는 이 집 곱창을 먹을 때마다 신의 내장에 대해 생각을 해. 인간이 보지도 상상하지도 않는 신의 내장. 높고, 거룩하고, 성스러운 것 안에 감춰져 있는 더럽고, 냄새나고, 추악한 것들 말이지. 우아한 것들이 뒤에 감추고 있는 치사한 것들, 아름다운 것들이 뒤에 감추고 있는 추악한 것들.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 뒤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거짓들. 하지만 사람들은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게 필연적으로 내장이 있다는 것을 애써 부인하려고 하지.” 미토가 마치 설교를 하듯 말했다.
“이봐, 정신 차려. 이건 그저 돼지 내장이야.” 래생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인간의 장기와 가장 닮은 게 돼지 장기고 신은 자신의 형상으로 인간을 만들었다고 성경에 씌어 있으니까 결국 이 내장은 신의 내장을 닮았겠지.” --- pp.292-293

인간은 누구나 이 우주만큼 복잡하고 신비로운 존재다.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복잡했고 내가 만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신비로울 것이다. 하마터면 그 복잡함과 신비로움을 그냥 지나칠 뻔했다. 청년 시절 나는 함부로 단정 짓고, 비판하고, 화내고, 미워했다. 그러고도 자신이 옳다고 믿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숲의 무뚝뚝한 나무들은 아무것도 단정 짓지 않는다. 아무도 배제하지 않고, 아무도 자신의 뜻대로 왜곡하거나 변형시키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숲은 이 낱낱이 복잡한 모든 것들을 한자리에 같이 서 있게 하는 방법을 안다. 이 숲이 누구에게도 친절하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은 단 한 번도 문을 닫아본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 숲의 당당한 무뚝뚝함은 그것 때문이다.
다시 밤이 오고 나는 노트북에 전원을 넣는다. 그리고 습관처럼 숲을 거닌다. 한밤중의 이 고요한 숲을 거닐고 있으면 내가 몹시 외로움을 타는 인간이라는 것을, 그래서 외로움의 힘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나에게 사람을 사랑하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열렬히 그리워하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게 아마 내가 가진 재능의 전부일 것이다. 하지만 소설을 쓰기 위해서 필요한 재능은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소설이 인간에 대한 이해라고 배웠고 여전히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세상을 향해 멋지게 냉소를 날리는 것이, 실험적이고 참신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힘이 바로 문학이라는 것을 나는 이제야 안다. 다행이다. 모두 다 이 숲의 덕택이다. 그리고 여전히, 나에게, 사람을 사랑할 힘이 있다는 것도 안다.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
그러니 충분하다. 이 숲을 거닐고, 더 외로워져야겠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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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너에게, 설계를, 가르쳤지?
아시는가? 우리들은 애초에 서로를 끊임없이 죽이면서 살도록 설계되어 있다.


문학동네소설상에 빛나는 작가 김언수,
『캐비닛』을 열고 킬러가 되어 나타나다!

언제나 핵심은 총을 쏜 자가 아니라
총을 쏜 자 뒤에 누가 있느냐는 것이다!


『캐비닛』을 읽은 후의 감정이 ‘질투’였다면 『설계자들』을 읽은 후엔 ‘경탄’이다.
피 냄새를 맡은 이리처럼 흥분된다. _(소설가 권여선)

숙련된 킬러처럼 그는 군말을 하지 않는다. 빠르고 서늘하게, 또 서슴없이 읽는 이의 옆구리를 찌르는 문장과 이야기를 구사한다. 이런 이야기꾼과 소설을 우리는 기다려왔다. _(소설가 박민규)

『캐비닛』의 작가 김언수가 돌아왔다. 2006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던 작가, 문학평론가 류보선은 그를 두고 “괴물”이라 했고, 소설가 전경린은 “낯선 조짐”이라 했던바 강렬한 세계관과 함께 인간에 대한 애정과 진실함을 놓치지 않았다는 찬사를 들었던 바로 그 김언수가 4년 만에 신작 장편을 들고 우리들을 찾아왔다. 『설계자들』로다.
그나저나 설계, 설계자라니. 영어로 풀자면 ‘The Plotters’다. 뭔가 음모의 냄새가 나지 않는가. 간단히 말하자면 돈을 받고 누군가의 죽음을 의뢰받아 이를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게끔 전체적인 구성을 짜는 사람이 설계자다. 그리고 다시 이 설계자들로부터 돈을 받고 이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사람이 암살자다. 소설은 설계자와 암살자,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하나씩 사라져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물론 복잡다단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의 구조는 기본이다.
그래서 묻노니, 이 소설은 다분히 우리들 인생사의 투시도가 아닌가 한다. 우리 모두 설계자인 동시에 그 계획을 실현시키는 킬러이며 또한 그들 사이에서 소리 없이 사라져가는 사람들이 아니던가. 칼을 쥔 자라고 믿었지만 그 칼에 맞아 죽는 것이 인생이다. 내가 내민 건 손이라고 믿었지만 그 손에 누군가가 맞아 죽는 것 또한 인생이니 말이다.
인생이 무엇이냐고 말하지 않고 그저 끊임없이 무엇일까 보여주는 데서 해답을 찾아보라는 이 불친절한 소설의 힘! 결코 밝을 수 없는 그 어두움이 주제라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우리들 인생사에 한껏 몰입하게 되는 데는 무엇보다 읽기의 힘이 큰 연유가 될 것이다. 우리들을 소설로부터 눈 못 떼게 하는 힘, 그 재미. 시적인 단문으로 속속들이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심리를 그려내는 데 있어 작가의 탁월한 재주는 잘 다듬어진 칼날처럼 아름다운 빛을 낸다. 그래서일까, 그 많은 캐릭터 중 미운 사람 하나 없고, 이해가 안 되는 사람 하나 없으며, 어느 순간 그 모두를 껴안고 마지막 장에 이르게 된다. 이는 에너지 넘치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구성한 플롯이 있었기에 가능할 것이다. 작가가 이 긴 장편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줄곧 장악하고 있던 완력이 세심하면서도 힘에 넘쳤기에 가능할 것이다.
이토록 재미나는 소설과 이토록 재미나는 소설을 쓰는 작가의 귀함에 대해 생각한다. 어떤 소설에 있어 귀하다고 느낄 땐 귀하다고 말해줌과 동시에 꼼꼼하게 읽어주는 것보다 더한 찬사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김언수의 재등장은 한국 장편소설계에 즐거운 침범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즐겁게 읽어주시라!

‘설거지들’의 탄생
『설계자들』은 문학동네 카페 연재 사상 초유의 인기를 끌었다. 네 달의 연재 기간 동안 오후 3시면 어김없이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으로 코너가 들끓었다. 열혈팬들은 스스로를 ‘설거지들’이라 부르며, 작품 패러디나 배역 캐스팅 놀이 등으로 작가 못지않은 창조력을 보여줬다. 근본적으로는 작가가 소설을 장악하고 힘 있게 휘두르는 데 매료당해서겠지만, 인터액티브한 글쓰기라 할 만큼 작가가 독자들과 호흡을 나누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재기 발랄한 댓글을 달며 호응을 한 독자를 단역으로 등장시키거나, ‘설거지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암시를 남기는 등 연재 내내 엄청난 활기가 넘쳤다. 그 활기를 모두 단행본에 담아내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며, 동시에 단행본 출간 이후 설거지들이 보여줄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캐비닛』을 읽은 후의 감정이 ‘질투’였다면 『설계자들』을 읽은 후엔 ‘경탄’이다. 그 변화는 김언수의 성장을 의미한다기보다 나의 성장을 입증한다. 김언수가 『캐비닛』과 『설계자들』을 쓰는 동안 나도 먹고 놀지만은 않았다. 그동안 나는, 비록 재능에 대해서는 질투나 경쟁심을 느낄지언정, 품격에 대해서는 곧바로 굴복하고 경배하는, 괄목할 만한 인간성의 발전을 이루었다.
인정한다. 우리의 ‘꼬마 언스’ 작가는 어느 틈에 까마득한 거인의 어깨 위에 사뿐히 올라앉고 말았다. 시선의 높이는, 내려다보는 세계의 규모뿐만 아니라 형질과 가치 또한 변화시킨다. 우아하면서도 앙증맞기가 어려운가? 흥미진진하면서도 숭고하기가 불가능한가? 그렇지 않다.『설계자들』은 이 모순적인 조합을 능란하고 리드미컬하게 이루어낸다.
상쾌한 그늘과 음울한 햇살이 교차하고, 단아한 모략과 추잡한 천진함이 공존하며, 난자된 시체와 달걀 같은 첫사랑이 나란히 간다. 세계는 똑바르게 어긋나 있고, 인물들은 친숙한 외계인들이며, 간결한 지문은 점잖게 킬킬거리고, 툭 던져진 대화는 날 선 유머로 반짝인다. 이렇듯 정연한 혼종의 우주를 김언수는 지극히 격조 있게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피 냄새를 맡은 이리처럼 흥분된다.『설계자들』이 문학동네 카페에 연재될 당시의 열렬한 팬클럽 ‘설거지들’의 일원으로서, 이토록 역동적이고 클래식한 소설의 출현에 고무장갑 낀 손으로 쩍 소리 나는 박수를 보낸다.
권여선(소설가)
숙련된 킬러처럼 그는 군말을 하지 않는다. 빠르고 서늘하게, 또 서슴없이 읽는 이의 옆구리를 찌르는 문장과 이야기를 구사한다. 이런 이야기꾼과 소설을 우리는 기다려왔다. 모두를 사로잡은 『캐비닛』, 또 모두를 사로잡을 『설계자들』을 거치면서 김언수는 달라진, 또 달라질 한국문학의 설계자 중 한 사람이 될 것이다.
박민규(소설가)

회원리뷰 (68건) 리뷰 총점8.7

혜택 및 유의사항?
재밌는 설정과 세계관이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f***2 | 2020.06.2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사실 김언수란 이름보다 김연수란 이름이 나에게 더 익숙하다.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캐비닛>을 재밌게 읽었지만 이후 출간된 작품이 많지 않으면서 잠시 잊고 있었다. 이후 나온 두 권의 소설들이 장르 마니아 사이에 좋은 평을 얻으면서 이 이름에 점점 익숙해졌다. <캐비닛>이 2006년, <설계자들>이 2010년 출간된 것을 생각하면 다작의 작가는 분명 아니다. 인터넷서점에서;
리뷰제목

사실 김언수란 이름보다 김연수란 이름이 나에게 더 익숙하다.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캐비닛을 재밌게 읽었지만 이후 출간된 작품이 많지 않으면서 잠시 잊고 있었다. 이후 나온 두 권의 소설들이 장르 마니아 사이에 좋은 평을 얻으면서 이 이름에 점점 익숙해졌다. <캐비닛2006, <설계자들2010년 출간된 것을 생각하면 다작의 작가는 분명 아니다. 인터넷서점에서 검색하면 몇 권 더 나오지만 단편으로 참가한 것들이다.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뜨거운 피에 더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와 비슷한 작품들이 김언수 작가만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도 생겼다.

 

설계자. 언제부터인가 이 단어에 익숙해졌다. 이 작품 이전인지 이후인지 잘 모르겠다. 그것과 별개로 이 소설은 우리가 보고 알고 있는 세계의 이면을 다룬다. 믿거나 말거나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어느 정도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는 설정이다. 음모론을 좋아한다면 더 좋아할 이야기다. 읽으면서 문체와 캐릭터 등에 강하게 끌렸다. 래생부터 털보, 한자, 이발사 등 아주 매력적인 인물들이 나온다. 설계자, 암살자, 그림자, 푸주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 이면 세계 속에서 암약하고 있다. 일반 사람들은 절대 알 수 없는 세계다. 하지만 이들의 뿌리는 우리가 알고 있고 살고 있는 세계다.

 

주인공 래생은 수도원 쓰레기통에 버려진 아이였다. 도서관 너구리 영감이 데리고 와서 키웠는데 혼자 글자를 깨우쳤다. 이 부분은 영감이 바란 것은 아니다. 이후 영감의 암살자로 자랐다. 도입부의 암살도 의뢰에 의한 것이다. 굉장히 낭만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암살은 현실이다. 시체 처리를 애완동물 화장장을 이용한다. 이곳의 주인은 털보다. 이 털보의 화장장은 설계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시체들이 최종적으로 오는 곳이다. 아주 뛰어난 암살자였다가 살인에 반발한 추도 결국 이곳에 오고 말았다. 공식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시체들을 처리하는 곳이다. 이곳은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곳이다.

 

한 암살자의 삶을 보여주면서 그 뒤에 앉은 사람들을 쫓는다. 하지만 그 뒤에는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 분명 최종 보스가 있을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설계자들은 살인 등을 아주 정밀하게 설계한다. 살인 지시도 분명하다. 추가 살려 보낸 여자를 찾아내 죽일 때도 살인 방식을 알려준다. 암살자는 이들의 도구다. 그런데 이 암살자들의 삶이 아주 짧다. 음모론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모론의 대상인 JFK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JFK를 죽인 암살자를 죽이면서 꼬리를 자른다. 필요하면 그 암살자도 죽이면 된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의문의 죽음들에 대해 의심을 눈길을 거둘 수 없게 된다.

 

미숙한 래생이 실수했을 때 잠시 현장을 떠난다. 그때 공장에서 일하는데 그 모습은 과거 남녀 공장 노동자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와 닮았다. 실수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래생 앞에는 두 개의 길이 놓인다. 그의 선택은 평범함보다 익숙한 과거의 삶이다. 이후 그는 개들의 도서관에 머물고 너구리 영감의 설계에 따라 암살자로 살아간다. 이런 평범한(?) 일상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그의 집 화장실에 놓인 작은 폭탄에서부터다. 죽음의 공포가 그를 덮친다. 그의 유일한 친구에게 부탁해 이 폭탄 제조자를 찾아달라고 요청한다. 누굴까? 그리고 왜? 쉽게 생각하면 도서관을 없애고 싶어하는 한자일 것 같지만 그는 래생이 자기와 일하길 바란다.

 

한자도 도서관에서 자랐지만 독립해 점점 자신의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보안회사 등으로 위장된 그의 사무실은 강남 요지에 위치해 있다.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푸주가 보여주는 거친 사업과 달리 이 설계자들은 조금 더 세련되어 있다. 하지만 하는 일은 암살이란 점에서 같다. 이 소설에서 대선은 아주 중요한 행사다. 쉽게 설계자들이 움직이지 않는 시기다. 권력자들 눈밖에 나면 공권이 개입해 사업이 엉망진창이 된다. 그래도 몰래 자신이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한 어두운 작업은 계속된다. 래생의 유일한 친구가 죽은 것도 바로 이 연장선이다. 암살자에게 복수는 아주 낭만적인 단어이지만 래생은 몰래 그것을 바란다.

 

이야기는 현재에서 과거로, 설계자들의 역사와 암살자들의 관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시대의 변화가 요구하는 바를 따라가지 않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인물들이 너구리 영감과 한자다. 이 설계자들의 세계를 깨트리고 싶은 사람도 있다. 가장 뒤에 누가 앉아 있는지 모른다면 이 세계 자체를 깨트리면 되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설계자들의 장부가 대중에게 알려지면 이 판이 깨어질 것이란 생각이다.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의심스럽게 눈여겨 본 인물이 여기에 가세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암울한 느와르의 마무리와 닮았다. 개정판에서 보강된 결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언제 한 번 확인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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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수 [설계자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크***스 | 2019.07.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사람들은 나 같은 악인이 지옥에 간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악인은 지옥 같은 데 가지 않아. 여기가 바로 지옥이니까. 마음속에 한 점의 빛도 없이 매 순간을 암흑 속에서 살아가는 게 지옥이지. 언제 표적이 될까, 언제 자객이 올까, 내내 두려움에 떨면서.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이 지옥인지도 모르고 허겁지겁 살고 있는 게 바로 지옥이지." p.394   수녀원 앞;
리뷰제목

 

"사람들은 나 같은 악인이 지옥에 간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악인은 지옥 같은 데 가지 않아. 여기가 바로 지옥이니까. 마음속에 한 점의 빛도 없이 매 순간을 암흑 속에서 살아가는 게 지옥이지. 언제 표적이 될까, 언제 자객이 올까, 내내 두려움에 떨면서.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이 지옥인지도 모르고 허겁지겁 살고 있는 게 바로 지옥이지." p.394

 

 

 

수녀원 앞 쓰레기통에 버려진 건지 아니면 그 안에서 태어난 건지 모를 래생은 4살 때까지 그곳 부속 고아원에서 자라다 너구리 영감의 도서관으로 입양됐다. 자신에게 살갑지 않은 너구리 영감의 도서관에서 래생은 혼자 한글을 익혀 책을 읽었고 17살부터는 그곳 소속의 자객이 되어 사람들을 죽였다.

 

그렇게 15년이 지나 30대에 접어든 래생은 요즘 이 바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90년의 세월을 버틴 도서관과 너구리 영감이 업계 사람들의 은근한 외면을 받고 있었다. 대외적으로는 보안회사를 운영하며 뒤로는 정치, 경제계 거물들의 의뢰를 받아 사람을 죽이는 한자가 그 폭풍의 눈 한가운데에 있었다.

 

 

 

우리가 이 역겨운 땅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그 역겨움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역겨움을 견디는 것이 저 황량한 세계에 홀로 던져지는 두려움을 견디는 것보다, 두려움의 크기만큼 넓고 깊게 번지는 외로움을 견디는 것보다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p.59

 

 

 

오랜 세월의 전통을 가진 도서관과 젊은 한자의 밥그릇 싸움이 주된 사건이었지만, 그 안에는 래생의 인생이 담겨있었다. 너구리 영감의 오른팔이었던 훈련관 아저씨에게 기술을 배워 실전에 투입된 후, 그는 이 바닥에서 제법 오래 버텼다. 한때는 얼마간 은거해야 했을 정도로 큰 실수를 했음에도 너구리 영감은 래생을 죽이지 않았다. 아마 그를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일 터였다.

은거 중에 래생은 근처 공장에서 일하는 여공에게 반해 위조된 신분으로 공장에서 일하며 그녀와 가까워지고 동거까지 하게 되지만, 래생은 이런 평범한 삶을 살 수 없는 사람이었다. 태생부터 평범하지 않았던 그가 한 여자를 사랑하고 가정을 꾸려 알뜰살뜰 돈을 모으며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건 꿈같은 이야기였다.

 

 

 

훈련관 아저씨가 죽고, 최고의 자객이었던 추가 설계자의 목표물을 살려준 이후 도망을 다니다 주검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나중엔 너구리 영감의 눈가 귀가 되어주며 정보에 빠삭한 정안마저 칼에 난자되어 죽었다. 그때 이후 도서관에 붙어있는 사람은 래생뿐이었고, 그럴수록 한자는 너구리 영감과 도서관을 칠 계획을 짜며 래생에게 넘어오라는 제안을 한다.

이런 와중에 래생은 집 변기에서 소형 폭탄을 발견하고 제조한 자를 찾다가 법의학자인 설계자의 조수 미토를 만나게 되면서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간다.

 

 

 

누구나 사연이 있다. 너구리 영감도, 추도, 털보도, 미토도, 이발사도 그리고 심지어 한자도 각자의 사연이 있다. 그 사연으로 분노를 키우고, 서로를 증오하고, 또 서로를 죽인다. 모두들 자기 사연이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모두들 자신의 상처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정당할까? p.350

 

 

 

칼을 쓰고 때로는 총을 쏘며 사람을 죽이는 자객이 대한민국 한복판에 존재한다는 게 말이 안 되긴 했지만, 이런 설정과는 별개로 소설은 몰입도가 엄청났다. 진한 피비린내를 풍기며 래생의 의리와 삶에 대해 보여주는데 어찌나 가여웠던지 모르겠다. 쓰레기통에서 태어나 사랑받지 못하며 친구라고 부를 사람이라곤 도서관의 훈련관 아저씨와 추, 그리고 정안뿐이었는데 그들 모두 죽어서 돌아왔으니 꼭지가 돌아버릴 만도 했다. 거기다 이제는 아버지나 다름없는(아니라고는 하지만) 너구리 영감마저 끌어내리려고 했으니 한자와 반드시 담판을 지어야 했다.

경호원들을 데리고 좋은 차를 몰며 비싼 양복을 입고 자신은 이 바닥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외적인 면에서부터 뽐내려고 애를 쓰던 한자가 진짜 얄미웠다. 솔직히 말하면 재수가 없었다. 등장했을 때부터 마지막까지 정말 싫은 캐릭터였지만, 어느 곳에나 이런 캐릭터는 꼭 있기 때문에 박살 나는 끝을 보고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서 좀 아쉬웠다.

최근에 개정판이 나왔고 찾아보니 결말을 다듬었다고 그러던데 내가 읽은 책과는 다를 것 같아 궁금해진다.

 

김언수 작가님의 책은 <뜨거운 피> 이후 두 번째로 읽는 건데, 앞서 읽은 책처럼 이 소설도 영화로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동안 글이 머릿속에 화면으로 자연스레 그려졌다. 지독하고 피 냄새가 진하게 나는 누아르에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소설이라 영화로 만들어도 정말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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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일**설 | 2018.09.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김언수, [설계자들], 문학동네, 2010.​  소설 [뜨거운 피](문학동네, 2016.)를 아주 재미있게 읽어, 이어서 두 번째로 읽은 김언수의 작품이다. 띠지를 보니 "누가, 너에게, 설계를, 가르쳤지?"와 "언제나 핵심은 총을 쏜 자가 아니라 총을 쏜 자 뒤에 누가 있느냐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국내 소설로는 드물게(?) 청부살인을 소재로 하는데, 영화 <회사원>(2012;
리뷰제목

김언수, [설계자들], 문학동네, 2010.

  소설 [뜨거운 피](문학동네, 2016.)를 아주 재미있게 읽어, 이어서 두 번째로 읽은 김언수의 작품이다. 띠지를 보니 "누가, 너에게, 설계를, 가르쳤지?"와 "언제나 핵심은 총을 쏜 자가 아니라 총을 쏜 자 뒤에 누가 있느냐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국내 소설로는 드물게(?) 청부살인을 소재로 하는데, 영화 <회사원>(2012.)이 연상되기도 하고... 이번에도 재미있게 읽었다.

  래생은 쓰레기통에서 발견되었다. 아니라면, 쓰레기통에서 태어났거나.(p.35)

  "책을 읽으면 부끄럽고 두려운 삶을 살 것이다. 그래도 책을 읽을 생각이냐?"(p.38)

  주인공의 이름은 래생(來生)이다. 한자의 의미하고는 다르게 그는 청부살인을 한다. 태어난 다음 쓰레기통에서 발견되어 너구리 영감의 도서관에서 자랐다. 개들의 도서관이라고 불리는 그곳은 암살자, 청부업자, 추적자, 사냥꾼이 우글거리는 곳이다. 그는 영감의 손과 발이 되어 움직이고, 죽이는 일을 오랫동안 해 왔다.

  털보가 카트를 끌고 터덜터덜 걸어갔다. 느리고 낙천적인 발걸음. 욕심도 조바심도 내지 않는 털보의 발걸음이 래생은 늘 부러웠다. 털보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큰 건수가 있다고 섣부르게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이 작은 애완동물 화장장을 굴리면서 조금씩 돈을 번다. 시체를 태워서 털보는 두 딸을 키웠다. 큰 딸은 이번에 대학에 들어갔다. "적게 먹어야 오래가지. 애들 뒷바라지하려면 몇 년은 더 버텨야 하는데." 털보는 무서움을 탄다. 돈이 좀 급하다고 찜찜한 물건을 받는 일도 없다. 그래서 평균수명이 턱없이 짧은 이 바닥에서 털보가 오래 버티고 있는 것이다.(p.45-46)

  털보네 애완동물 화장장은 밤에는 타깃이 되어 죽은 시체를 처리하는 곳이다. 시신을 은밀하게 화장하기 원하는 청부업자 대부분은 이곳을 이용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털보는 죽이고 은폐하는 일을 하면서 두 딸을 키웠다. 누군가를 죽이는 일을 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누군가를 살리고 키우는 일을 한다. 일상적이면서 뭔가 내막이 있는 설정이 돋보이는데, 등장하는 인물의 성격과 상황부여는 매우 특이하면서 인상적이다.

  설계자들에게 용병과 암살자들은 일회용 건전지 같은 것이었다. 사실 그들에게 늙은 자객들이 왜 필요하겠는가. 설계자들에게 늙은 자객이란 그저 불필요한 정보와 증거를 잔뜩 품고 있는 곤혹스런 물집 같은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 세상에 그 누구도 방전된 일회용 건전지를 소중하게 보관하지 않는다.(p.55)

  살인청부업은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독재와 군부 시절이 끝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전에는 눈엣가시 같은 사람을 지프에 태워 남산으로 끌고 간 뒤에 두들겨 패도 찍소리 못하던 무지한 시대였다. 하지만 자신을 도덕적으로 포장하고 싶어 하는 새로운 권력이 등장하면서부터 이 같은 일은 사라졌다. 그래도 누군가를 죽여야 하지 않는가... 살인청부는 국가가 설계자를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기업형 암살조직으로 탈바꿈했다. 이렇게 시대가 변하는데, 너구리 영감은 옛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설계자들도 우리 같은 하수인들일 뿐이야. 의뢰가 들어오면 설계를 하지. 그 위에는 설계자를 설계하는 놈이 있겠지. 그 위에는 그놈을 설계하는 또다른 설계자가 있을 거고. 그렇게 끝까지 올라가면 결국 뭐가 남을까? 아무것도 없어. 맨 위에 있는 것은 그냥 텅 빈 의자뿐이야." 래생이 말했다.

  "그 의자에도 분명 누군가가 앉아 있겠지."(p.93-94)

  암살자의 뒤에는 언제나 설계자가 있다. 그들은 보이지 않게 거대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어서 아무도 그 존재를 알지 못한다. 암살자는 늘 설계대로 움직여야 한다. 설계를 변경하거나 설계대로 하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 문제가 터질 수 있다. 그래서 정해진 규칙을 어기면 응분의 대가가 따르는데, 암살자만 따로 처리하는 청소부가 있다. 그런데 래생의 변기에서 소형 폭발물이 발견된다. 그는 설계된 것일까?

  래생은 다시 담배에 불을 붙였다. '더불어 살아야지.' 한자가 했던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아마도 한자 말이 맞을 것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알아야 한다. 진짜 사내는 빈속에 잭 다니엘을 처마시고, 변기 위에서 고양이처럼 울다가, 부엌칼을 손에 쥔 채 죽는 것이다.(p.102)

  하지만 이 설계의 출발지가 어디인지. 이 설계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자도 이 설계의 정확한 실체를 모를 것이다. 설계자들의 세계에선 아무도 필요 이상의 정보를 소유하려고 하지 않는다. 정보를 많이 가질수록 표적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 세계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무지해야 한다. 모르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몰라야 한다. 그냥 죽여버리면 되는데 무엇하러 그가 아는지 모르는지를 고민하겠는가. 그러니 모두들 자기에게 주어진 작은 울타리 속에서만 꼼지락거리며 일을 한다. 그 작은 울타리들이 모여서 터무니없이 크고 복잡한 커넥션과 수많은 이해관계들이 얽힌 설계가 탄생한다.(p.126-127)

  "가장 오래된 인류의 두개골에는 창으로 찔린 자국이 있지. 창녀와 포주는 농부보다 훨씬 더 오래된 직업이고, 성경에 나오는 최초의 아들이 한 일도 살인이었지. 그 이후 수천 년 동안 인류는 오로지 전쟁을 통해서만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었지. 문명이건 예술이건 종교건 하다못해 평화도 말이야. 무슨 뜻인지 알겠니? 이것이 인간이란 종이야. 인간이라는 종은 처음부터 서로를 끊임없이 죽이면서 살도록 설계되어 있었던 거지. 살인자의 편에 기생하거나 아니면 상대편을 죽이거나. 그게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이지. 인류는 그런 아포토시스로 지금까지 버텨왔던 거야. 그게 이 세계의 참모습이지. 인간은 처음부터 그렇게 시작했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지. 아마, 앞으로도 그렇게 살 거고. 그것을 멈추는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으니까. 그러니 결국 누군가는 포주와 창녀와 청부업자 노릇을 하며 살겠지. 웃기게도 그래야 세상이라는 수레바퀴가 또 돌아가는 거거."(p.212-213)

  "사는 것도 다 그래. 인생 뭐 별거 있나? 이렇게 냄새나고 온갖 추잡하고 불결한 것들과 얽히고설키고 그냥 그렇게 사는 거지. 하지만 막상 먹어보면 그런대로 먹고살 만해. 때때로 맛도 있고. 어떤가? 이쯤에서 돌아서면 난 참 좋을 것 같은데, 이따금 여기 들려서 소주나 같이 한잔하고." 희수 영감이 타이르듯 말했다.

  "칼 뽑고 나왔습니다." 래생이 비장한 톤으로 말했다.(p.318)

  글을 쓰다 보니 [뜨거운 피]와 [설계자들]은 비슷한 구조를 보인다. 늙은 보스와 평생 그의 손과 발이 되어 따르는 주인공, 시대의 변화로 내리막을 걷는 조직과 주인공의 인생, 거대한 경쟁 조직의 등장과 압박, 주인공은 뛰어난 실력을 지녔고 그가 상대하는 인물은 더 뛰어난 실력자이고, 자기가 속한 조직에서 나와 독립할 것인지 아니면 계속해서 머무를 것인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인생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고... 또 인생은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이 아니던가... 삶을 우연으로 보기에는 너무 막연하고... 또 모든 것을 설계로 보기에는 삶이 피로하다. 지금 일어나는 모든 사건의 뒤에는 보이지 않는 숨은 세력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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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8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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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4점
피비린내 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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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스 | 2019.07.22
평점4점
예전에 사놓고서, 이제야 봤는데 흡입력 있고 재밌어요. 오랜만에 만족해하며 읽었습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c**a | 2019.01.02
구매 평점5점
재밌습니다. 뜨거운 피도 보려고 합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e******9 | 2018.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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