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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뺏는 사랑
eBook

아낌없이 뺏는 사랑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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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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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년 0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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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0.33MB ?
ISBN13 9791156756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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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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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나와 조지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낮에 본 그녀는 전날 밤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다. 천장이 높은 식당으로 새어 들어오는 적나라한 햇빛 속에서도 얼굴은 말갛고 모공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투명한 푸른색 눈동자에는 회녹색 반점들이 섞여 있었다. “실은 널 만나려고 여기서 세 시간이나 기다렸어.” 조지가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웃음을 터뜨릴 거라는 그의 예상과 달리 리아나는 이렇게 말했다. “기분 좋은데.” --- p.31

“3년마다 새 출발 하는 게 신물이 나. 그렇다고 동정해달라는 건 아니야. 이 모두가 자업자득이라는 걸 아니까. 하지만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여대생은 이제 내가 아닌 것 같아. 나는 덫에 걸렸고 거기서 빠져나오기 위해 끔찍한 짓을 저질렀어. 그리고 이젠 그 일 때문에 평생 벌을 받아야 하고.” 리아나가 살짝 웃자 눈가에 잔주름이 잡혔다. “나 동정해달라는 거 맞네. 한심하다. 지금 극도로 감상적인 상태라 그래. 정말이야. 그냥 이렇게 도망치는 게 지긋지긋해. 요즘엔 만약 자수해서 감옥에 갔으면 어떻게 됐을지 끊임없이 상상한다니까.” --- p.105

조지는 그 상황에서 완벽한 배우였다. 자신이 연기하고 있다는 걸 몰랐기 때문이다. 그저 옳은 일을 하려는 착한 사람이었다. 돈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고, 겁에 질린 여자를 보호하고, 세상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으려는 사람. --- p.199

머리 위 형광등의 환한 불빛 탓에 어두운 실내가 잘 안 보이는 듯했다. 웨이터와 웨이트리스가 가끔씩 입을 법한 검은 면바지에 초록색 반팔 블라우스를 입었다. 초록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었다. 조지가 기억하는 모습 그대로였다. 좁은 어깨, 넓은 골반, 놀랍도록 이국적인 눈동자. 리아나가 그를 발견했다. 조지는 그대로 앉아 있었고, 리아나는 입구의 환한 불빛에서 걸어 나와 실내의 어둠 속으로 들어왔다. 바 쪽을 힐끗 바라보더니 테이블로 다가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살짝 기댔다. 그녀에게서 예전과 똑같은 냄새가 났다. 시나몬 껌 같은 냄새. 불과 몇 주 사이에 이 냄새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 p.232

사진은 없어도 당시 리아나가 입고 다닌 옷이라든가 그녀가 생활한 기숙사 방의 정확한 크기와 실내장식, 펜을 쥔 손의 모양, 담배를 피우는 모습, 입술의 정확한 맛을 또렷이 기억했다. 이렇게 세세한 것까지 기억하는 이유는 마음이 늘 그때로 돌아가고 또 돌아가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내고 지나쳤던 것들까지도 거의 전부 기억해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에서 기억을 개조하고, 여기저기 어설프게 손보고, 심지어 위조까지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마치 귓속말 전달 게임에서 조금씩 왜곡되는 이야기처럼 믿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 p.282

변신. 조지에게는 저주라고 말했지만 그렇지 않다. 재능이고 장기이며 능력이었다. 리아나는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었고, 그러고 나면 예전의 자신을 쉽사리 죽여버렸다. 그 과정에 연루된 사람들도 모조리. 변신이 그녀의 재능이라면 조지는 그녀가 왜 자신에게 끌렸는지 알 수 있었다. 조지는 절대 변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늘 똑같을 것이다. 그래서 리아나가 보스턴으로 그를 찾아온 것이다. 사건을 종결짓기 위해서도, 그를 다시 보고 싶어서도, 곤경에 빠져 그의 도움이 필요해서도 아니었다. 조지가 어떤 역할, 아주 작은 단역을 할 수 있고, 그 일을 하게 하려면 그저 예쁜 모습으로 바에 앉아 겁에 질린 척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 p.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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