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0년 10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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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8쪽 | 374g | 153*224*20mm |
ISBN13 | 9788958073239 |
ISBN10 | 8958073233 |
발행일 | 2010년 10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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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8쪽 | 374g | 153*224*20mm |
ISBN13 | 9788958073239 |
ISBN10 | 8958073233 |
들어가는 글 1장 무엇이 우리의 ‘의무’가 되는 걸까? 우리가 의무라고 부르는 것 / 이익 추구를 위해 따르는 거 의무가 아니야 / 강제성을 지닌 모든 게 의무는 아니야 /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이익을 넘어, 외부의 강제를 넘어, 보다 근본적인 의무에 도달하기 2장 사람은 수단이나 도구가 아니야 독단으로 의무를 판단하지 않으려면? / 오해 금지! 사람은 도구가 아니야 / 사람을 목적으로 대우한다는 의미 / 사회는 그 구성원을 어떻게 대우해야 할까? / 목적을 위한 희생은 당연한 게 아니다 3장 의무 vs. 권리, 떼어 놓을 수 없는 밀접한 관계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의무와 권리 / 모든 이익이 권리가 되는 건 아니야 / 절이 싫다면 중이 떠나라 / 간섭 없는 상태가 권리를 의미하는 건 아니야 / 원하는 사람만 집단에 소속시킬 권리는 정당한 걸까? / 불평등한 인생의 몫을 지지할 수 없는 국가 7 4장 투표하는 것만이 민주주의의 전부일까? 내 삶에 가장 가깝고도 먼, 정치 / 사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제일 나빠! / 집단의 결정에 크게 좌우되는 개인의 삶 / 다수라는 이유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 공동체의 결정이 우리의 결정이 되려면 / 공동체 결정의 전제는 평등한 배려 / 개인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집단적 결정은 노예의 정치다 / 숫자 집계를 넘어선 이상, 민주주의 5장 사회의 ‘정의로움’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공공의 약속, 핍박의 약속 / 불완전한 사회에서 법을 따를 의무 / 일그러진 법의 시대 / 존 롤스의 『정의론』이 말하는 시민 불복종의 요건 / 수전 B. 앤서니의 행위는 시민 불복종이었는가 / 네가 어기면 불법, 내가 어기면 정의? 6장 공동체, 그 경계에 선 사람들을 위하여 공동체의 특별한 힘 / 친구가 되는 시간의 역사 / 이토록 무섭고 위험한 ‘우리’ / 모든 사람의 인권은 똑같이 보호받아야 해 / 잊지 말아야 할, 보편적이고 합당한 의무 / ‘사람’을 잃어버린 사회 / 불법을 낙인찍힌 어둠의 존재 / 장밋빛으로 둔갑한 위태로운 함정 / 어떤 원칙을 내세워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말할 것인가 7장 왜 우리는 의무를 지켜야 하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물음 / 의무와 삶의 가치 / 쾌락만으로 삶의 가치를 판단할 수는 없어 / 외부적인 영향력도 삶의 절대적 가치는 아니야 / 도전하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가치 / 우리 모두는 불완전한 존재 참고 문헌과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 |
나의 일상을 아는 사람들이 가끔 이야기 한다. 아이들에게 논술이나 인문학 강의를 할 것도 아닌데 왜 책을 읽고 인문학 수업을 듣고 있냐고. 그 시간에 모자란 잠을 자거나 다른 일을 하면 좋을 텐데 왜 피곤하게 그런 공부를 하냐고?.. 나도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다. 예전엔 아이들에게 논술을 가르치느라 인문학 공부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수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공부를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내가 공부하는 인문학 수업 팀에는 대부분 논술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같이 수업을 듣고 있으니까. 일주일에 한 번 3시간에서 4시간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하고 토론 준비를 해야 하고 주제 발표도 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내가 이 수업을 듣는 이유는 하나다. 어떻게 살지에 대한 내 나름의 고민 때문에.
그런 고민은 혼자해도 되고, 책을 읽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그럼에도 내가 책을 읽고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고 생각하는 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사람답게 살지 못해도 괴물이 되지는 말자’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평범한 나지만 언제 어떻게 괴물이 될지 모르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으니까. 내가 하면 로맨스지만 남의 하면 불륜이라 했던가? 사소한 상황 속에서도 문득 우리는 작은 이익에 흔들려 순간의 선택을 잘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한 번은 괜찮겠지 하는 생각과 행동들.
우리는 깜박하는 찰나에 국가의 권력자들과 경제적 권력을 휘두르는 기업에 종속 될 수 있음을 늘 자각해야 합니다. 힘 있는 언론과 다수의 대중들에게 휘둘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109)
어떤 삶이 가치 있는 삶인가, 왜 살고 있는가, 무엇을 위해 살면 좋을까에 대한 지침을 찾아보는 일입니다. 이를 통해 자기만의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겠지요 (176)
아이를 키우면서 더 많이 하게 되는 고민이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상식이 망각되고 힘이 최선이 되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 사회 속에서 우리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내야 하는 것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얼마 전 인문학 열풍이 분 적이 있는데 그때 나온 책들을 보면 대부분 서양철학사, 그것도 간략히 축약한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인문학'이란 것이 서양철학과 그 역사를 말하는 것이라 오해하기 딱 좋겠더군요.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수능이나 논술같은 시험을 잘 보기 위한 목적이 앞서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답이 나왔습니다. 인문학은 결코 시험을 잘보기 위한 학문이 아닙니다. 인간과 인간사회를 다루는 오묘한 사유체계입니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인문학 입문서 같은 것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팔리지 않기 때문이고 돈이 되지 않으니 출판사에서도 출판을 꺼려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인문학이 바탕이 되지 않는 사상은 철학이 없는 것이 될테고 매우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든 기초가 튼튼해야 함은 불변의 진리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여기 꽤 괜찮은 책 하나를 소개합니다. 인간사회의 권리와 의무, 이렇게 단 두 개의 개념을 설명하는데 책 한 권을 다 썼습니다. 권리는 무엇이고 의무는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흡족한 조언을 얻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조금만 더 쉽고 재미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철학이란 것이 조금은 고리타분한 면이 있지 않겠습니까. ㅎㅎㅎ
마지막 문장 하나를 더 소개합니다. 아마 지은이가 마음속으로 내린 결론일 듯도 합니다.
먹고 살기 바쁘거나 이익을 하나라도 더 챙기기 위해 '조금씩 자신의 의무를 회피 한다면, 사회 역시 그 구성원을 평등하게 배려하기 어렵게 됩니다. 적어도 이 악순환만큼은 자기 몫을 다해서 깨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의무를 수행하는 것은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 합니다. 때로는 삶을 이끄는 다른 힘 때문에 자기 몫의 의무를 적절히 다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어차피 나는 다 못할 건데 뭐하러 고민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태도에 빠지지 않기 위해 우리는 우울한 자기비하가 아니라, 건강한 부채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부채감이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사회의 유리한 여건들은, 의무를 따르고 때로는 의무를 넘어선 행위를 한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마련되었다는 점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의무를 지키는 것은 다른 도전을 적절하게 만드는 전제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삶에 주어진 중요한 도전 중 하나일 것입니다.
서울 또는 그 인근 지역에 살았으면...... 할 때가 있다. 문화적 욕구와 배움에 대한 갈망이 채워지지 않을 때다. 기업이나 기관에서 주최하는 문화강좌, 강연 중 꼭 참석하고 싶은 강좌가 있을 때 더욱 그렇다. 오늘도 신문을 보다가 신문 하단에 신문사가 시민대학을 열어 여러 개의 강좌 개설 목록과 신청을 바란다는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강사진을 보니 더욱 구미가 당겼다. 그러나 매주 한 번씩 서울을 갈수도 없는 현실. 이런 경우가 많다보니 지적 허기에 시달린다. 그래서 거창하게 공부랄 것도 없지만 인문 또는 사회과학 분야의 책을 선호하게 된다. 숨통 안 끊길 만큼 최소한의 갈증도 해결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최근 2년 사이 더욱 허기진다. 답답하다. 상호작용 없는 일방적인 방식의 배움은 한계가 많다. 이해가 안 되어도, 궁금증이 생겨도 즉시적 질의응답을 할 수 없으니 내 머릿속만 더 혼란스러워진다.
그런 상황의 내 수준에 꼭 맞는 책을 만났다.
부제목 “살아가면서 읽는 사회 교과서”에 혹해서 읽기 시작했으나 “의무”라는 주제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책 한권으로 풀어헤쳐줘서 유익했다. 권리가 강조되는 시대에 살다보니 상대적 개념에 해당하는 의무에 대해서는 소홀해지는 면이 있다. “~해야 한다”의 어감자체가 주는 강제와 압박 때문에 일단 반감을 가지게 되고 give & take에 익숙한 세대에 의무를 부과한 주체가 누구인지 또 자신과 의무의 상관유무를 따지고 계산을 해본 뒤 의무 이행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의무라는 것이 내게 직접적으로 이익을 주는 것도 아니니 왠지 억울한 마음부터 든다. 그래서 저자 이한은 법적인 의무가 아닌 ‘의무’는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의무의 본질과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고 한다. 마치 이한 변호사를 앞에 두고 강연을 듣는 기분이었다. 수시로 의무 이행과 관련하여 부딪히는 일상에서의 가상 대화를 예시로 제시해놓으니 그것도 참 쓸모 있다. 아무리 가상대화라 할지라도 실제 생활에서도 억지스러운 “왜요?”에 진을 뺀 기억이 한 두 번씩 있을 테니. 그때마다 명쾌한 설명보단 결국 지위를 이용해 윽박지르며 원래 그런 거라고 서둘러 마무리 지었던 것들이 떠오른다.
의무를 따른다는 게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의무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를 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어떤 것인지 이성적으로 검토해 볼 것입니다.(중략) 우리 사회에, 우리 마음에, 과연 그런 의무가 존재하고 있는지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갖는지, 왜 우리는 그런 의무를 따라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하나의 견해를 제시한 것일 뿐, 해답을 내어놓는 자리는 결코 아닙니다. 저는 단지 이 책을 통해 개진하는 주장과 제시된 사례들이 독자 한 분 한 분의 마음속에 진지한 고민을 촉발시키기를 소망할 뿐입니다. -이 책의 ‘들어가는 글’에서- |
의무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생각해 본적이 없다. 의무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볼 생각은 더더욱 못했다. 4대 의무를 지껄이며 아이들에게 뭐가 있는지 나열해보라는 식의, 그걸 질문이라고 던지곤 했던 것이다. 의무의 기초인 ‘보편적인 기준 아래 사람을 목적으로 대우해야 한다’ 는 것부터 시작했어야 했다. 다수결에 의해 결정된 사안이라고 의무로 규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본질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런데 개인의 독립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다수결이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강조해본 적은 없다. 존 롤스의 『정의론』은 읽어본 적도 없으면서 정의(正義) 운운했다. 정의를 지킨다는 명분이었지만 알고 보면 나에게 ‘불리한 이익’이 되기 때문에 반대하고 항의한 것은 아닌지, 과연 ‘공공의 행위’를 전제하고 불복종을 한 것인지 등 의무와 정의를 연결하여 꼼꼼히 따져보고 반성도 했다. 무엇보다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와서 그것에 대한 감사함이 크다.
진지한 공부를 한 기분이다. 학문에 대한 접근을 깊이 있게 할 만한 책은 아니지만 일상 속의 당연시 되던 ‘의무’에 대한 본질을 따져보는 것만으로도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저자의 관점이 결국은 평등한 사회와 함께 하는 사회를 바라보고 있어서 그 시선에 나의 시선을 얹는 기쁨도 있었다.
결론을 내보자. 왜 우리는 의무를 지켜야 하는가? 그에 대한 질문은 “어떻게 살아야 좋은 삶인가”(172p)에 대한 질문과 연결함으로써 해답을 얻을 수 있단다. 그래서 나는 그의 말을 빌어 이렇게 마무리 하고 싶다.
“평등한 배려와 존중이야말로 정치 공동체의 근간이며, 이 근간은 정치 공동체 바깥과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의무가 존재함을 알려줍니다.”(16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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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책 읽기 『나의 권리를 말한다』, 전대원,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