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면 사랑도 못 하나요?”
작가 공선옥이 들려주는 풋풋한 사랑 이야기
중견 소설가 공선옥의 밝고 명랑한 청소년소설 『라면은 멋있다』가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여자 친구에게 생일 선물을 사 주기 위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민수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절망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려 애쓰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건강한 기운을 전한다. 어떤 처지에 있건 삶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는 공선옥 소설 특유의 개성과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김정윤의 삽화는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위트 있게 담겼으며, 복고풍 색감으로 채색되어 매력을 더한다.
라면만 먹어도 서로를 위한 진심이 있다면
사랑은 멋지다!
『라면은 멋있다』는 주인공 민수의 연애 감정과 가족을 위하는 마음을 맑고 꾸밈없는 시선으로 그려 낸다. 가난을 숨기는 민수의 거짓말이 천연덕스러우면서도 짠하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식구들을 걱정하는 마음은 참으로 대견하고 기특하다.
낡은 차 꽁무니를 바라보고 있자니 왼쪽 갈비뼈 밑에서 찌잉 찌잉, 두 번 버저가 울렸다. ‘가슴에서 버저가 울린다.’고 하면 굳이 가슴이 아프다고 하지 않아도 되어서 편리하다. 돈을 벌어서 아버지 차를 새 차로 바꿔 주면 좋을 텐데, 찌잉 찌잉. 나는 연속해서 울리는 버저를 가까스로 잠재우고 연주를 만나러 가기 위해 아버지와는 반대 방향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버저 울리던 마음’이 설렘으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본문 52~53면
과연 민수의 거짓말이 끝까지 들통나지 않을지, 작가는 독자의 궁금증을 자아내며 능청스럽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그 끝에는 의외의 반전도 기다리고 있다. 사귀는 사이든 가족이든, 설사 라면밖에 먹지 못한다 해도 서로를 위한 진심이 있다면 사랑은 멋지다. 그 변치 않는 가치를 작가는 활달하고 유쾌한 서사 속에 녹여 낸다.
동화에서 소설로 가는 징검다리
책과 멀어진 친구들을 위한 마중물 독서, 소설의 첫 만남
‘소설의 첫 만남’은 문학적으로 뛰어난 단편소설에 풍성한 일러스트를 더한 새로운 소설 읽기 시리즈이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100면 이내의 짧은 분량, 매력적인 삽화를 통해 책 읽기를 낯설어하는 독자들도 동시대의 좋은 작품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끈다. 특히 청소년의 독서력 양극화가 나날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학교 현장의 교사들과 학부모들로부터 “이런 책을 기다려 왔다”는 호평을 받았다. 책 읽기를 포기한 ‘독포자’들에게 다시 한번 책과 가까워지고 문학을 좋아하게 될 기회를 제공하고, 동화에서 읽기를 멈춘 아이들에게는 소설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깊은 샘에서 펌프로 물을 퍼 올리려면 위에서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부어야 한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는 문학과 점점 멀어진 이들이 다시금 책과 가까워질 수 있게끔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우리의 독서 문화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첫 만남은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이다. 단편소설을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하는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를 통해 책 읽기의 즐거움을 한껏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 안찬수(시인,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
어릴 적에는 부모님께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 달라고 조르던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이제 책 읽기가 싫다고 말한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시금 이야기에 빠져드는 재미와 기쁨을 전한다. - 최은영(경기 운중중 국어교사)
몇 해 전부터는 학교 현장에서 소설 한 편 읽기를 하고 나면, 이렇게 긴 글은 처음 읽어 봤다는 반응이 나온다. ‘소설의 첫 만남’이 동화에서 소설로 향하는 가교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 서덕희(경기 광교고 국어교사)
문학은 힘들고 지칠 때 위로를 건네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지혜를 전하며, 다양한 삶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보물이라고 믿는다. 우리 학생들이 재미있게 책 읽는 풍경을 기대하며 마음이 설렌다. - 신병준(경기 삼괴중 국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