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0년 12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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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36쪽 | 811g | 130*210*35mm |
ISBN13 | 9788901115108 |
ISBN10 | 8901115107 |
발행일 | 2010년 12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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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36쪽 | 811g | 130*210*35mm |
ISBN13 | 9788901115108 |
ISBN10 | 8901115107 |
서문 내 마음속 진실과 마주하기 프롤로그 1부 프로이트의 사례들Ⅰ: 백만 인을 위한 정신분석 1. 정신분석가 프로이트를 소개합니다 2. 꿈과 농담 속 숨은 진실 찾기 3. 망각과 거짓말,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 말하는 것 4. 가족과의 관계가 남긴 상처 5. 어린아이의 무의식을 말하다 6. 불행한 관계에 빠진 사람들 7. 텔레파시에 대한 프로이트의 대답 2부 전형적 프로이트를 넘어서 1. 프로이트 정신분석 제대로 이해하기 2 프로이트로 돌아가는 라캉 3. 프로이트를 떠나는 융 4. 새로운 정신분석을 위하여 3부 프로이트의 사례들Ⅱ: 프로이트 다시 읽기 1. 정신분석의 과도기에 생긴 일들 2. 성에 대한 불편한 고민들 3. 프로이트가 말하는 프로이트 4. 프로이트의 가장 유명한 환자들 5. 인류의 보편적 소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6. 정신분석의 눈으로 문학작품 읽기 7. 프로이트가 인용한 다른 의사들의 사례 에필로그 부록 프로이트 전집 기행 프로이트 전집 주요 논문과 저서 목록 한국어판 프로이트 전집 목차 영어판 전집 목차 독어판 전집 목차 사례 정리 미주 색인 |
그냥 별로다. <프로이트의 환자들> 제목만 보면 "프로이트와 프로이트의 환자들에 대해서 흥미로운 뭔가를 발견할 수 있겠군!" 하면서 엄청나게 궁금해서 사게 만드는데 내용은 알맹이가 없다. 디테일이 없다. 작가는 독자가 프로이트를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는 전제 하에 글을 썼나보다. 아 작가님 자체도 글을 잘 쓰는 것 같지는 않다. 굳이 출판을 할 만한 글솜씨는 영 없으신 것 같다. 왜냐면 하품 나오는 얘기만 주구장창 이어지기 때문에... 그러니까 고등학생이 중학교 공부를 하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갖다버렸다.
나는 초딩 때 왕따를 당한 적이 있다. 친구에게 맞은 적이 있다. 예쁜 애를 좋아한다고 애들에게 놀림을 당한 적도 있다. 그리고 말하기 힘든 어떤 일이 있었다. 그 어떤 일은 장면이 끊겨 있어 실제 일어났는지 확신이 안 선다.
‘프로이트의 환자들’이란 책을 읽었다. 책에서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애써 과거의 기억을 지운다’는 말이 있었다. 나도 내 상처들을 지우려 애써 노력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트라우마가 존재한다는 프로이트의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어릴 적 받은 상처들은 그냥 다 지난 일이고 사소한 거라고 믿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다고 여겼다. 그런데 의문이 들었다. 만약 내 상처가 정말 별 거 아니라면 이렇게 강박적으로 그것들을 피할 이유가 있었을까?
날을 잡아서 내 내면을 정면으로 들여다보았다. 너무 쪽팔리고 내 마음이 아려왔다. 그래도 참고 다시 나를 보았다. 그랬더니 내가 힘들어했던 그 어떤 일이 실제로 그때 일어났음을 알았다. 그리고 어릴 적 몇 가지 장면들이 항상 나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프로이트가 시키는 대로 나는 내 자신을 안아주려 했다.
책에서는 정신분석의 핵심은 ‘인정’이라고 했다. ‘그때 그랬었어. 그런 일이 있었고, 나는 그렇게 했고, 그 사람은 그런 말을 했어.’ 내가 나를 이해하고, 그 창피하고 부끄러운 느낌들을 견뎌줄 수 있어야 한단다. 그렇게 하면 괴로운 반복을 끝내고, 상처를 떠나 보낼 수 있단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과거가 다 지난 일이 되고 사소한 것이 될 수 있단다. (나는 아직도 정신분석을 크게 신뢰하지는 않지만 과거 자신의 핵심적인 트라우마에 대해서는 정신분석적 성찰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프로이트
‘상처’에 대한 인정 이외에도 내 ‘욕구’에 대한 인정이 있다. 프로이트 환자 중에 그 유명한 안나는 아버지 병 간호를 하다가 춤추고 싶단 생각이 들자 기침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제 춤 출 수 있게 되자 안나는 사지 마비 증세를 보임으로써 스스로를 징벌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는 형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계속 거부하면서 다리 마비 증상이 찾아왔다.
프로이트가 살았던 당시에는 아직 청교도 교리가 남아있어, 사람들의 많은 욕구들이 금기시되었다. 사람들이 자신의 무의식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통제하려고 하면 신경증 환자가 된다. 그때는 그냥 ‘내가 아빠 병 간호가 귀찮고, 유부남을 사랑하고 있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지금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 욕구에 대한 죄의식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을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생각은 없다. 설령 내가 비윤리적인 욕망이 있더라도, 진짜로 엄마를 사랑하고 아빠를 미워하더라도(오이디푸스 컴플렉스) 내가 건강한 자아(이드와 초자아를 매개하고 조절해줌)가 있는 한 나는 안전하다. 욕구는 욕구일 뿐이고, 생각은 그저 생각일 뿐, 내 그릇된 욕구를 인정하더라도 내 삶이 위험하지는 않다.
정신분석을 하면 ‘남 탓’을 잘 안 한다고 한다. 이건 무슨 말일까? 프로이트는 우리 사회에 ‘전치’ 혹은 ‘투사’라고 불리는 방어기제가 만연되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아내를 의심하는 남자 중에는 사실은 자신의 부정함을 숨기기 위해서 무고한 아내를 비난하고, 그녀의 행동을 확대하여 소란을 피우는 경우가 있다. 그 사이에 자신의 무의식적 소원은 안전하게 보호되기 때문이다.
내가 아르바이트하는 창원역 근처에는 모텔이 많다. 하루는 어떤 중년 남성이 모텔에서 나오는 젊은 남녀를 보고 나에게 “어린 것들이 대낮부터 저게 무슨 짓이고!” 하였다.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말이다. 그 남자는 다른 사람들을 요란하게 비난하면서 자신의 무의식적 성적 욕망을 의도치 않게 드러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누군가를 감정적으로 미워해도 실제로는 그 상대방이 나를 미워하고 있다고 믿는다. 남을 미워하는 것은 통념상 잘못이고, 쪼잔한 행동이기 때문에 자신과 어울리지 않다고 여긴다. 이런 방어기제의 힘은 강렬해서 나 자신도 내 마음을 눈치재지 못한다. 이런 현상은 도덕적으로 완벽해지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결국 대부분 사람들이 남(혹은 외부) 탓을 하면서 자신의 본심을 숨기고 억압한다. 정신분석을 하면 내 욕구를 제대로 볼 수 있기에 남 탓을 덜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상처나 욕구를 억압하거나 회피하는 과정에서 ‘불안’이 생긴다고 한다. 그리고 불안은 정신 질환을 낳는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심각하거나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담하고 편안하게 풀어낼 수 있는 사람에겐 정신적 문제가 없다고 했다. 자신의 상처나 욕구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만으로 많은 심리적 증상과 불안을 떨쳐낼 수 있을 것이다.
얄롬박사의 작품들을 읽다보니 니체와 프로이트에게 끌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래서 이번에 읽을 책은 니체와 프로이트의 저서를 골랐다.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고 싶었지만 너무 두꺼워서 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으로 선택했다. 프로이트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펼쳐보니 알고 있는 것 보다 모르고 있는 부분이 더 많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흔히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성적인 것을 상징으로 해석한다고 생각하지만, 프로이트는 상징보다는 꿈을 분석할 때 환자의 사연을 전체적으로 조망하여 분석한다. 정신분석은 삶에 관한 이야기다. 프로이트는 그의 시대 그의 생활 속에서의 일과 꿈을 분석하여 정신분석학의 토대를 만들었다. 우리는 프로이트가 자신의 환자들의 사례를 분석한 것과 프로이트의 자기 분석을 보고 초기 정신분석학의 모습을 들여다 보게 된다.
저자는 8000페이지에 달하는 프로이트 전집 스물네 권에 수록된 사례 중에서 150개의 사례를 중심으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이야기한다. 먼저 쉽게 공감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 적용해볼 수 있는 보편저인 사례들을 모았고, 다음으로 프로이트의 이론들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사례들과 논쟁의 여지가 있는 사례들을 모았다.
프로이트는 농담에서 이용하는 단어의 압축이 무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과정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무의식은 자주 두 가지를 하나로 압축시켜 새롭게 보이는 어떤 것이 의식에 드러나도록 만든다. 모양이 같지만 뜻이 다른 경우, 모양은 다르지만 같은 것을 뜻하는 경우 등 무의식은 진정 놀라운 언어유희를 즐긴다.p64
프로이트의 자기 분석이 무척 흥미롭다. 프로이트의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자기분석은 거인 프로이트도 한 인간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프로이트의 실수로 환자가 죽기도 하고, 엉터리 의사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며, 분석에 실패한 사례도 있고, 엉뚱한 분석도 있다. 신화에의 접근, 성경에의 접근, 예술 작품 분석등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신비롭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무의식적으로 하는 실수도 실수가 아니다. 그것은 무의식이 우리에게 하는 말이다. 사회 생활을 하는 인간은 많은 것들을 억압할 수밖에 없다. 억압한 것들은 틔어나오려는 틈을 필요로 하며, 그것들은 우리의 무의식에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을 읽고부터는 내 꿈을 분석하느라 잠을 설치는 나를 발견한다. 무의식적으로 하는 내 행동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해보고, 내가 억압하고 있는 부분은 없나 되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