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교육자의 특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학생에 대한 배려, 수업 준비와 열의, 명확하게 설명하는 능력, 흥미 유발, 전문 지식, 토론을 장려하는 것 등이다. 명강사는 수업 시간을 몽땅 선생님의 목소리로 채우지 않는다. 학생의 목소리가 많이 들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내가 즐겨 쓰는 말이 있다.
“선생님이 질문하고 스스로 답하는 강의는 최하급 강의. 선생님이 질문하고 학생이 답하면 조금 발전한 강의. 학생이 한 질문에 선생님이 답하면 바람직한 강의. 최상급 강의는 학생이 한 질문에 다른 학생이 답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학생 중심 교육의 기본이다.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여서 학생이 자신의 교육을 스스로 책임지도록 이끄는 것이다. 학생 중심 교육이란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아니다. 학생이 자신의 교육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이것이 평생 교육의 기본이다.---들어가는 말 중에서
지식만을 떼어 전달하는 지식 중간도매상 역할을 중단하고
학생과 소통하는 기술을 연마하라!
개념 지도를 보여준다
강의 내용에 대한 지도를 conceptual typology, concept map 또는 conceptual framework라고 합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을 그냥 ‘큰 그림’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강의가 시작되는 첫날에 그 과목이나 학문 자체의 중요성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것 이외에 그 과목이나 학문이 다른 과목이나 학문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가를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큰 그림’은 강의 첫날뿐만 아니라 하나의 토픽을 끝내고 새로운 토픽으로 넘어갈 때에도 필요합니다. 몇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1. 다른 교과 과목들과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이 과목이 다른 과목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교과 과정의 흐름을 설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2. 수업 내용의 주요 개념이나 주요 토픽의 ‘족보’를 보여준다
이것은 특히 자질구레한 서브 토픽(sub-topic)이 많은 과목을 다룰 때 매우 효과가 있습니다. 서브 토픽이나 토픽으로 넘어갈 때 토픽의 ‘족보(taxonomy)’를 보여주면 학생들이 그날 강의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3. 교재 내용의 연관성을 다차원으로 다시 정돈(map)하여 보여준다
교재 내용(차례)이나 강의 내용은 어쩔 수 없이 순차적으로 정돈되어 있습니다. 순차적(sequential)이란 1차원적이란 말이 됩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2차원이나 3차원적으로 정돈해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2장 학기 초반 강의 기술' 중에서
강의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라
잘못되어 가는 강의를 바로잡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자신의 마음 자세를 점검해야 하고, 두 번째 단계로 원인을 사람에게서 찾는 대신 ‘상황(circumstance, context, situation)’에서
찾아야 합니다. 강의가 잘못되는 이유는 가지각색일 수 있겠지만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진단과 처방을 간단한 예를 들어 말씀드립니다.
1. 강의 진행과 관련된 문제(진도, 페이스)
학생들이 시험을 엉망으로 치는 경우, 강의실에 들어오는 표정이 뭔가 불만에 가득 차서 마지못해 들어오는 듯한 경우, 질문의 요지조차 이해하지 못해 어리벙벙해하는 경우는 강의 진도가 항상 너무 빠르거나 많은 내용이 숨돌릴 틈 없이 전개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2. 강의 내용과 관련된 문제(난해도, 적절성)
학생들이 강의 종료 시간 전에 소란스럽게 책가방을 싸는 경우, 강의 도중 창 밖을 열심히 내다보는 경우, 리포트에서 정성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경우는 강의 내용이 학생들의 수준과 일치하지 않거나 필요성(need)과 무관할 때 벌어질 수 있습니다.
3. 대인 관계와 관련된 문제(커뮤니케이션)
학생들이 불손하게 보이는 경우, 교수님의 말씀을 건성으로 듣는 것 같아 보이는 경우, 교수님과 얼굴이나 눈 마주치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는 학생들과 교수님 사이에 유대감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을 때 벌어질 수 있습니다. --- '3장 학기 중반 강의 기술' 중에서
교수법 수정을 위한 응급 처방
잘 가르치기 위한 방법은 여럿 있으나, 가장 큰 효과를 당장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자신이 하는 강의를 타인에게 관찰하게 하고 개선해야 할 점들에 대해 세세히 지적받는 것입니다. 교수법 전문가를 강의실에 초대하여 평가를 받으면 좋겠지만 주변에 그런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동료 교수를 초대하려 해도 불편한 점이 따를 것입니다. 그래서 잘 가르치고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방법, 즉 자신의 강의를 비디오를 통해 스스로 관찰하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목소리에 신경 써라!
1. 목소리 크기가 적절한가?
2. 말하는 속도가 적당한가?
3. 발음이 정확한가?
4. 목소리에 변화가 있는가?
충분히 몸을 움직여라
1. 몸동작이 의도적이고 적절한가?
2. 서 있는 자리를 옮겨주는가?
3. 학생들에게 시선을 주고 있는가?
4. 모든 학생들을 살펴보는가?
5. 몸동작의 효과를 극대화하는가?
칠판과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라
1. 시각적 효과가 있는가?
2. 악센트 효과가 있는가?
3. 브레이크 효과가 있는가?
4. 본보기 효과가 있는가?
5. 말하는 내용을 중복하지 않고 보완하는가?
강의 진행 방식을 점검하라
1. 강의에 열의가 느껴지는가?
2.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가?
3. 강의 속도가 적절한가?
강의 구성을 살펴라
1. 강의에 시작이 있는가?
2. 강의에 숨돌릴 여유가 있는가?
3. 호기심을 유도하는가?
4. 가장 중요한 내용이 부각되었는가?
5. 강의에 끝맺음이 있는가?
---'5장 강의 발전을 위한 자기 점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