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아이들은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온전한 자유인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갈망을 품는 동시에, 그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도 가지고 있다. ‘내가 누구지?’, ‘내가 정말 해야 할 것은 뭐지?’등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진다.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만큼 격렬한 스트레스를 겪는다. 이를 무시한 채 여전히 아이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의 생각, 그로 인해 나오는 말투는 관계에 균열을 가져오게 된다. 어른에게는 아이들의 사춘기가 ‘이유 없는 변덕스러움의 시기’로 여겨진다. 아이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서 하는 행동과 말이지만 부모가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갈등이 증폭된다. 이 시기에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기 위해서 부모의 말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다. 사춘기 자녀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함부로 하거나, 반대로 해줘야 할 말을 하지 못하는 부모에게는 결국 주체적으로 세상을 살아갈 능력을 잃어버린 자녀,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자녀, 누군가와 협력할 줄 모르고 혼자만 잘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자녀의 모습만이 남을지도 모른다. “아이와 싸우지 않고 대화를 좀 해보고 싶다”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가끔 엄마들은 아이의 갑작스레 달라진 모습에 놀랐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부모는 먼저 자신의 말 습관, 말투를 되돌아봐야 한다. 나도 모르게 내 아이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는지도 모른다. --- pp.8-9
특히 아이의 부정적·소극적·수동적 ‘네’를 불러오는 아빠의 말이 있다. 바로 “알았지?”다. 이 말에 “몰랐어요”라고 답할 아이는 그리 많지 않다. 모두 “네” 하고 대답한다. 묵시적으로 아이에게 ‘네’를 강요하는 ‘알았지?’를 남발하지 말고 아이가 진정으로 아빠의 말을 수용했는지 관찰하면서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면 아이의 ‘네’가 ‘가짜 네’임을 알아야 한다. ‘진짜 네’가 아님을 느끼고 반성해야 한다. 가짜 대답을 듣고도 ‘사춘기에 접어들더니 아빠 말에 곧장 알았다고 하네. 말귀 알아듣는 걸 보니 다 컸어’라고 흡족해한다면 아빠 자격에는 한참 미달이다. ‘이 정도 얘기했으니 자기도 뭔가 느낀 바가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해도 마찬가지다. 자질 부족이다. 아이의 ‘어쩔 수 없는 네’ 혹은 ‘가짜 네’를 이끌어내는 대화에만 익숙해져서는 곤란하다. 사춘기 아이와의 대화를 단절시키는 말을 해놓고는 아이가 말을 잘 듣는다고 흡족해하지 말자. 아이에게 조급하게 뭔가를 가르치려고 하기보다 아이의 행동이 엄마, 아빠의 마음을 왜 아프게 하는지 들려주고,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전하는 편이 훨씬 부모답다. --- p.49
아이 생각을 물어볼 여유가 없는, 아니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부모를 보며 아이는 대화의 문을 닫는다. 그러면 아이는 사춘기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인 정체성 확립, 즉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고민해볼 기회를 얻을 수 없다. 사춘기를 멋지게 돌파하지 못하고 대신 회피적이며 수동적인 소통만 배운다. 부모는 이게 다 아이를 위해 하는 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듣는 사춘기 아이의 입장에서는 ‘엄마, 아빠가 가지고 있는 삶의 틀에 왜 너는 아직 못 맞추고 사느냐’고 닦달하는 잔소리로 들릴 뿐이다. 이제 누군가의 아이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사상과 개성을 가진 인격체로 대하며 말해야 한다. 아이 스스로 자신이 얼마나 멋진 인격체인지 알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부모의 말투가 달라지면 → 서로 화내는 일이 줄어든다! → 아이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 집안 분위기가 좋아진다! → 중2병이 쉽게 낫는다! → 마침내, 사춘기 아이와 대화가 시작된다!
출간 의의 및 특징 관계가 좋아지는 기적의 ‘말투’ 습관 요즘은 사춘기의 시작이 초등학교 3학년부터라고 말할 정도로 제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그만큼 부모로서는 아이의 사춘기를 대비할 시간이 짧아진다는 의미다. 이 시기를 잘 보내야 아이는 올바른 정체감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고, 부모와의 관계도 좋게 유지될 수 있다. “아이와 싸우지 않고 대화를 좀 해보고 싶다”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대부분의 부모가 이 시기에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행동보다 말투에서 나타난다. 대화하고 싶어서 시작된 부모의 말이 자녀에겐 ‘억압과 통제’로 받아들여지고, 점점 말하기를 거부하기 시작하면서 서로 간의 소통이 끊긴다. 저자는 아이가 사춘기 초입에 들어섰다면 우선 당장 무시하고, 야단치고, 강요하는 말투 습관에서 벗어나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힘이 되고 위로가 되고 꿈을 주고 신뢰를 주는 대화를 시작하라고 말한다. 저자는 별로 어렵지 않다며, 다양한 대화 사례와 동기부여가 될 만한 예화를 소개해준다. 이 책은 말투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도 고민을 상담하고 싶고, 같이 있고 싶고, 대화하고 싶은 부모가 될 수 있다고 용기를 준다.
말주변이 없어도 까칠한 자녀와 대화가 된다! 사실 말투를 바꾼다는 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몸에 익어버린 습관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굳건히 마음먹고 스스로를 다잡아야 대화 방법이 수정될 수 있다. 저자 역시 버려야 할 대화 방법을 주로 쓰던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빠였지만 사춘기 자녀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반성하고 공부하고 실천하면서 조금씩 변화해갔다. 좌충우돌하고, 울고 웃으며 발견한 대화법을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상황별 말투 습관’을 책 속에 녹여냈다. 좋은 관계는 부모의 말투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동안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에서 어떤 부분이 자녀에게 상처를 주었는지, 왜 잘못된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말해야 관계가 좋아질지, 그 해결의 물꼬를 터주는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