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7년 09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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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352g | 152*210*13mm |
ISBN13 | 9788952237309 |
ISBN10 | 8952237307 |
발행일 | 2017년 09월 0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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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352g | 152*210*13mm |
ISBN13 | 9788952237309 |
ISBN10 | 8952237307 |
카르타고에 도착하다 트로이 목마와 트로이 멸망 이야기 디도와 아이네이아스의 만남과 이별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다 저승에 가서 아버지를 만나다 약속의 땅 라티움과 전쟁의 시작 동맹군을 찾아 팔란티움으로 가다 어린 두 용사의 죽음과 치열한 방어전 동맹군과 돌아오다 여전사 카밀라 운명의 마지막 결투 『아이네이스』를 찾아서 『아이네이스』 바칼로레아 |
로마 시대 시인인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읽었다. 이 책은 살림 출판사에서 나온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중의 하나로, 고전을 축역하여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였다. 나는 이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로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읽었었다. 각 고전의 핵심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옮겼고, 분량이 많지 않아서 성인뿐 아니라 학생들이 읽기에도 알맞다. 책의 뒤편에는 작품 해설과 바칼로레아가 수록되어 있어서 독서 토론 수업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 시리즈로 먼저 읽어본 후 관심이 가는 작품은 원전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이네이스’ 역시 매우 재미있는 작품이다.
파리스가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황금 사과를 건넨 ‘파리스의 심판’ 이후, 그리스와 트로이는 길고 힘든 ‘트로이 전쟁’을 벌인다. 그리고 ‘트로이의 목마’ 사건으로 트로이는 전쟁에서 패한다. ‘아이네이아스’는 살아남은 트로이인들을 모아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고자 긴 여행을 떠난다. 배를 타고 바다를 헤매며 괴물을 만나기도 하고 여러 나라에 들러 다양한 경험을 한다. 그리고 결국 이탈리아의 라티움에서 로마의 시초가 될 국가를 세운다. [아이네이스]는 ‘아이네이아스의 노래’라는 뜻이다. 아이네이아스는 아프로디테의 아들이어서 신들의 도움을 받지만, ‘파리스의 심판’ 후로 화가 나 있는 헤라 여신에게서는 방해를 받기도 한다. 여러 신들이 자신의 입장과 기분에 따라 인간들에게 영향을 끼친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 신들이다. 그리스 로마 시대의 사람들은 인간이 그런 신들의 지배를 받는다고 생각했다. 인간 세상의 삶이 복잡하고 다양한 이유는 인간적인 신들의 모습이 깃들어있기 때문일까? 호메로스가 트로이 전쟁을 배경으로 쓴 ‘일리아스’는 기원전 8세기의 작품이라고 한다. 그리고 트로이 전쟁에 패한 아이네이아스의 모험을 그린 ‘아이네이스’는 기원전 1세기의 작품이다. 그 옛날 7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서로 연결되는 서사시를 만든 것이다. 이 작품을 기원전 1세기의 사람들도 알고 있었고, 그 후로 2000여 년 동안 수많은 시대의 수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유했을 것이다. 지금의 나도 이 책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과 교감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또한 고전이 주는 기쁨일 것이다. 책을 읽으며 아이네이아스를 사랑했지만 비극적으로 헤어지게 되는 디도 여왕과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디도 여왕(카르타고)과 아이네이아스(이탈리아) 사이에 실제로 오랜 악연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신의 뜻’이라는 변명 일색으로 디도를 떠나는 죄책감을 덜어내는 아이네이아스의 모습이 무책임하게 느껴졌다. 민족을 거느리고 새로운 국가를 건설한다는 목표가 중요하다고 해서, 그것이 자신이 정한 약속을 가볍게 여겨도 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아이네이아스는 아버지 안키세스를 만나러 저승에 다녀오기도 한다. 저승의 강에 대한 묘사, 저승의 문에 갈 때까지 만나는 사람들 무리, 지옥과 낙원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낙원을 엘리시움이라고 불렀다. 엘리시움은 매우 평화로운 곳으로 죽은 자들의 영혼이 이승에서의 얼룩을 지우고 순수함을 되찾는 곳이다. 순수해진 영혼은 레테 강의 물을 마신 후 다시 인간 세상에 태어나게 된다고 하였다.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고대인의 생각과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베르길리우스의 죽음으로 [아이네이스]는 미완성으로 남았다고 한다. 끝까지 완성되었으면 더 어떤 이야기가 펼쳐졌을지 궁금하다. 신들과 주인공들이 살아 숨 쉬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