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7년 09월 08일 |
---|---|
쪽수, 무게, 크기 | 544쪽 | 636g | 146*209*35mm |
ISBN13 | 9788925562223 |
ISBN10 | 8925562227 |
발행일 | 2017년 09월 08일 |
---|---|
쪽수, 무게, 크기 | 544쪽 | 636g | 146*209*35mm |
ISBN13 | 9788925562223 |
ISBN10 | 8925562227 |
1. 도피 2. 베인 3. 불 코브 4. 음침한 동굴 5. 두개골과 크리놀린 6. 노란 눈 7. 서서히 다가오는 서리 8. 더럽혀진 평판 9. 고백 10. 바다 동굴 11. 편자 12. 시간이 멈추다 13. 틀린 그림 14. 장례식 15. 거짓말과 그 나무 16. 분노한 유령 17. 유령을 죽이는 권총 18. 남매간의 언쟁 19. 신사 손님들 20. 숲속에서 미소 짓는 사람 21. 자연 연소 22. 틈에 박힌 끌 23. 침투 24. 미진 25. 야수 등에 올라타기 26. 이빨 27. 칼날 같은 침묵 28. 하얀 눈과 떨리는 피부 29. 머틀 30. 아주 작은 죽음 31. 윈터본 32. 악령 쫓기 33. 화약과 불꽃 34. 미망인 35. 적자와 생존 36. 진화 감사의 글 |
19세기 영국의 저명한 과학자이자 지식인의 딸 페이스가 아버지의 이해할 수 없는 죽음에 관한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그 중심에 거짓말을 먹고 사는 환상의 존재 거짓말 나무가 놓여 있어 추리 미스터리 소설인 동시에 판타지 소설 역사소설로 읽힌다 검은색 모자에 복고풍 옷을 입고 다니는 작가 프랜시스 하딩은 세상의 변화나 유행 따위에 신경쓰지 않고 늘 한결같이 새 작품을 구상하고 작가적 역량을 단련하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현해가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런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 비유와 암시 기괴한 표현력 등이 돋보이는 이 책 거짓말을 먹는 나무는 첫 페이지부터 읽는 이의 마음을 잡아끌면서 인간의 진화 천성과 양육 거짓말의 본질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보다 깊이 들여다볼 기회를 안겨주는 작품이다
199새게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 명망 높은 과학자를 아버지로 둔 14세 소녀 페이스는 언젠가 아버지에게 인정받는 딸이 되겠다는 꿈을 안고 살아간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출간 이후 혼란에 휩싸여 있던 사회는 아버지의 네피림 화석발견에 크게 열광했고 아버지는 과학계의 신화같은 인물로 자리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가 새로운 화석발굴을 위해 가족들과 함께 외딴 섬으로 향한다 하지만 사실상 이 여정은 학계에서 신뢰를 잃은 아버지의 야반도주와 같은 것이었다 처음에 이들을 환대했던 섬 주민들도 아버지의 화석 연구가 조작이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페이스의 가족과 말조차 섞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에 아버지가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하고 사람들이 자살이라 떠드는 가운데 홀로 살해당한 것이 틀림없다고 확신하는 페이스는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 가족의 명예를 구하기로 결심한다
단서를찾아 어버지의 유품을 조사하던 소녀는 어떤 나무에 대한 기록을 발견한다 그리고 곧 아버지와 함께했던 기억 하나를 떠올린다 나뭇잎이 차갑고 축축한 나무 그 나무는 아버지의 일기장에 공들여 그린 그림과 흡사했다 이것이 바로 아버지의 가장 큰 비밀이자 보물이자 실패의 이유였다 거짓말 나무 거짓말을 하면 그걸 먹고 열매를 맺어 세상으로부터 숨겨진 비밀들을 드러내는 나무 이제 거짓말 나무는 소녀의 것이 되고 아버지가 결코 끝내지 못했던 여행이 그녀 앞에 펼쳐진다 소녀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무에게 거짓말을 속삭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거짓말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면서 소녀는 어두운 유혹에 빠지고 진실은 산산조각 나는 위기에 처하는데
거짓말을 먹는 나무
세상에 어떤 나무가 거짓말을 먹고 자랄 수 있을까. 이건 넌센스다. 그런데 책의 제목은 분명 ‘거짓말을 먹는 나무’였다. 언젠가 음악을 듣고 자라는 식물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는데, 매일아침마다 일정한 햇빛과 물 그리고 양분과 함께 부드러운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면 나무가 그에 반응해서 더 좋은 성장률을 보인다는 이야기였다. 정말 식물이 외부 환경에 반응하는 것일까.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책의 제목치고는 신선하다는 생각을 하는 중이다. 작가의 상상력이란 어디까지일까.
책의 저자는 ‘프랜시스 하딩’으로 1973년 영국출생이다. 표지에 실린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검은 중절모 비슷한 모자를 쓰고 있으며 두 뺨이 다소 붉게 물들어있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영국의 빅토리아시대라고 한다. 빅토리아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갑자기 궁금해져 찾아보니 영국의 큰 전환기인 듯했다.
이 시기에는 아마도 정치 경제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개혁과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는 시기인 동시에, 과거의 개념과 사상이 새로운 것들과의 충돌로 인해 소소하게는 개인들에게 있어서 혼란의 시기였을 법하다.
책 전반을 통해 드러나는 빅토리아시대와 같은 특이한 시대적 배경은 소설 ‘거짓말을 먹는 나무’의 분위기를 장악하며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책에 등장하는 자연주의 분위기라든지 과학자들의 등장. 종교와 과학의 대립에서 볼 수 있는 갈등과 함께 고고학의 발굴 같은 과정도 같은 맥락에서 들여다보면 좋을 것 같다.
각설하고 이제 주인공과 그의 가족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주인공 페이스는 열 네살 소녀다. 그녀는 목사이자 자연과학자인 아버지(에라스무스 선더리), 허영과 백치미를 무기로 삼는 어머니(머틀 선더리), 외삼촌(마일스) 그리고 어린 남동생(하워드 선더리)과 함께 새로운 지역 베인 섬으로 이주를 하게 된다. 표면적으로 이들의 이주는 고고학과 관련해 발굴 작업이 한참 진행 중인 ‘베인’ 섬으로부터의 초대에 응한 경우였다. 그러나 현실은 아버지이자 목사인 에라스무스 선더리에게 쏟아지는 스캔들과 다양한 억측을 포함한 사회적 멸시로부터의 도피 행각으로 설명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베인 섬에서 아버지는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섬사람들이 페이스의 아버지인 에라스무스 선더리가 자살했다고 판단해 교회묘지에 안장하는 일조차 반대하며 섬을 사이에 두고 내부인과 외부인들과의 갈등은 고조된다.
소설은 주인공 소녀 페이스가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가며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다. 또한 아버지의 죽음의 빌미가 되는 동시에 살인자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도움을 주는 대상이 바로 거짓말을 먹는 나무로 등장한다.
음흉하고 음산하며 두렵고 딴은 신비롭기까지한 이 나무는 사람들의 거짓말을 먹고 자란다. 거짓말을 영양분으로 삼아 열매를 맺고 거짓말을 한 대가로 소원을 들어주는? 열매를 선사하게 된다. 아버지의 일기장에서 나무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 페이스도 아버지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거짓말을 만들어 나무에게 들려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받아내는 과정을 되풀이한다.
작품에서도 자연주의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것이라는 표현을 자주 언급하고는 있지만, 사실 ‘거짓말을 먹는 나무’는 작가가 의도하는 상징성의 하나라고 봐야 한다. 사람들은 사는 동안 의도하거나 의도하지 않거나 거짓말을 하게 된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자신의 이득이나 욕심을 위해, 혹은 타인에 대한 복수심이나, 거대한 반항심으로 인해 화살의 촉이 나 아닌 타인을 향하든 나를 향하든 거짓말의 독을 담은 화살은 어디에서나 쏘아 올려진다. 그리고 그 행위의 주체가 바로 인간이라는 것이다. 거짓말은 도처에 존재하고, 거짓말을 했던 대상도 거짓말을 들어야 하는 대상도 주변에 너무나 많다. 생각해보면 거짓말을 듣고 있는 존재는 사람만이 아닌 나무도 될 수 있고, 유리컵이 될 수도 있으며, 소파에 있는 인형도 될 수 있고, 손가락에서 빼둔 반지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작품에서는 나무와 그 열매라는 연결성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들의 이기심과 욕심. 배신과 수많은 갈등. 패배에 따른 복수심과 같은 미묘하면서도 복잡한 심리와 거짓말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야만 했다. 작가 프랜시스 하딩의 작품 ‘거짓말을 먹는 나무’는 거짓말이라는 의문스럽고 은밀하며 비밀스러운 인간의 감추고 싶은 행동과 심리로 접근해 인간 내면의 모순된 감정을 건드리는 듯하다.
추리물인 듯 판타지물인 듯하면서도 사건 전개가 빠르고 집중하기 좋은 책이다.
제목을 봤을 때는 은유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했는데 소설 속에 정말 ‘나무’가 등장했고 그 나무는 사람의 거짓말을 먹고 자라 열매를 맺었다.
존경하던 아버지의 기이한 죽음을 사람들이 자살로 몰아가자 아버지와 어떤 비밀을 공유했던 페이스는 그가 자살이 아니라 살해됐음을 강하게 확신한다.
그 비밀은 바로 거짓말을 먹는 나무에 관한 것이었다. 나무에게 거짓말을 말하고 그 거짓말을 사람들이 믿게 만들면 원하는 비밀을 알 수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을 밝히기 위해 페이스가 흘리는 작은 거짓말은 사람들 입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어 퍼져나간다.
사람들은 유령을 보기 시작하고, 보물이 묻혀 있다고 믿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러나는 사건의 전말. 페이스는 아버지의 추악한 비밀을 알게 된다.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했던 1837년부터 1901년까지를 빅토리아 시대라고 부른다는데 어쩌면 이렇게 여자들이 천대를 받았는지 소설을 읽으면서 끔직했다. 주인공 페이스와 그의 어머니 머틀은 높은 지위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으로부터, 사회로부터 냉대를 받았다. 소설 속 우월주의에 빠진 남자들을 조롱하듯 페이스는 모든 비밀을 밝히는데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