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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먹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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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먹는 나무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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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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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년 0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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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3.27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6.5만자, 약 8.5만 단어, A4 약 166쪽?
ISBN13 978892558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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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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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서서 바다를 보고 있는 동안 페이스는 둥근 돌들 사이를 어렵게 돌아다녔다. 그러다 마침내 그걸 봤다. 납작한 표면에 나선형 모양의 무늬가 움푹 패여 있었다. 페이스는 혹시나 하는 마음과 설마 하는 마음이 뒤섞여 떨리는 두 손으로 그 돌을 조심스럽게 들어 아버지에게 갖다드렸다.
“잘했다, 페이스.” 아버지는 자세를 낮춰 쭈그려 앉았다.
“이건 화석이란다. 아주 예쁜 거야. 이 순간을 기억해라, 페이스. 너의 첫 화석을 발견한 순간을 잊지 마.”
그로부터 훨씬 후에 페이스는 그 발견을 다룬 신문 기사를 읽었다. 어린 페이스가 해변에서 천진난만하게 뛰어놀다가 아버지에게 예쁘다고 생각한 돌을 하나 갖다 줬는데 아버지는 곧바로 그것이 아주 귀중한 화석이라는 걸 알아봤다. 기자들은 아이의 꾸밈없는 순진함과 순수함이 경이로운 자연계의 문을 열어준 그 사연에 열광했다. --- p.63

“진실은 변하지 않았어! 의심하는 자들의 마음만 변한 거야! 우리 중에 에라스무스 선더리 목사가 있다는 점을 지적해도 되겠나? 선더리 목사의 위대한 발견이 바로 성경 말씀이 진실이란 걸 말없이 입증하고 있잖나!”
모두의 눈길이 페이스의 아버지에게로 향했다. 그는 그들과 눈을 맞추려 하지 않았다.
그 노인이 계속해서 말했다.
“난 목사의 뉴 펄튼 화석을 검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처음에 온 사람들 중 하나야. 그걸 봤는데 거기에 화석화된 인간의 어깨와 거기에 희미하게 펼쳐진 날개의 흔적이 있는 걸 봤을 때…… 얼마나 경이로웠는지 몰라. 난 그게 뭔지 알았어. 난 말했지. ‘이게 바로 고대의 네피림(구약성서에 등장하는 거인 종족-옮긴이)이야. 이건 진품이야. 내 명성을 걸고 보장할 수 있어!’라고.”
‘명성’이란 말에 목사의 뺨이 아주 살짝 씰룩거렸다. 페이스의 마음속에서 아버지를 동정하는 마음이 솟구쳤다. 아버지를 이렇게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이 있어서 기뻐하고 싶었지만 노인의 말은 조금 지나치게 필사적이었다. 그래서 불안했다. --- p.91

“여기에 너 말고 다른 사람이 들어온 적이 있니?”
“그렇진 않은 것 같아요…….” 페이스는 말끝을 흐렸다. 아버지의 시선에 뭔가 잡혔고, 페이스가 그 시선을 따라가다 벽난로 옆에 새 불쏘시개 더미가 놓여 있고 석탄 통도 새로 채워져 있는 걸 봤다. 페이스는 집에 있는 벽난로들의 불을 대부분 새벽 5시에 피운다는 걸 잊어버렸다. 분명 하인들 중 하나가 서재에 불을 피우러 왔다가 목사가 자고 있는 걸 보고, 언제든 필요할 때 쓸 수 있게 땔감을 준비해놓고 나간 모양이었다.
목사는 이제 놀라고 절박한 분위기로 주위에 흩어져 있는 서류들을 훑어봤다.
“네가 처음 여기 들어왔을 때에도 이 종이들이 이렇게 흩어져 있었니?”
페이스는 고개를 끄덕였고, 목사는 그 종이들을 모아서 다시 서류를 두는 상자 안에 넣었다. 종이 몇 장에 잉크로 대충 그린 스케치 몇 장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잠시 멈추고 그 그림들을 빤히 봤다.
아버지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이것들이 대체 무슨 뜻이지? 난 대답을 들을 자격이 있어. 이 대답을 듣기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걸 바쳤단 말이야! 이 말도 안 되는 것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어?” --- p.114

거기서 우연히 헥터 윈터본이란 사람을 알게 됐다. 그도 나처럼 자연과학자였다. 그는 수많은 발굴 현장을 다닌 베테랑 학자이자 열정적인 수집가로 온갖 종류의 기이하고 소름 끼치는 생물들을 아주 좋아했다. 동포와 교양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에 기분 좋아진 나는 밤을 새우다시피 하면서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최근에 집착하게 된 한 식물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했다. 그는 3년 전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한 전설에서 그 식물을 접하게 됐다고 했다. 그 나무는 덩굴식물처럼 생겼지만, 아주 놀라운 특성을 지닌 감귤류 같은 열매가 맺힌다고 했다. 그 나무는 어두운 곳이나 빛을 가린 곳에서 잘 자라며, 거짓말을 먹일 때만 꽃이 피거나 열매가 맺힌다고 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순전히 허구라고 생각하고 묵살했지만 헥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서 놀랐다. 내가 어떻게 식물에게 거짓말을 ‘먹일 수’ 있냐고 묻자 그는 나무에 대고 거짓말을 속삭이고 나서 그 거짓말을 널리 퍼뜨리면 된다고 했다. 그 거짓말의 중요성이 클수록, 그 거짓말을 믿는 사람들이 더 많을수록, 큰 열매가 맺힌다고 했다.
그 열매를 먹는 사람은 가장 비밀스러운 지식, 그 사람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지식을 알게 된다고 했다. --- p.223~224

“넌 거짓말을 원하니?” 페이스는 마치 위험한 동물에게 간식을 줄까 물어보는 것처럼 물었다. 그러면서 굶주린 늑대처럼 그 식물이 그 소리에 발끈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다른 사람들이 믿고 싶어 하는 거짓말을 고르라, 아버지는 그렇게 썼다.
페이스는 무덤가에서 사람들이 나누던 대화와 그녀의 아버지 ‘유령이 나오지 못하게’ 시체에 말뚝을 박아두는 게 어떠냐는 톰의 제안이 기억났다. 그리고 하워드의 미신에 찬 두려움과 멈춰진 시계들과 천을 씌운 거울들을 생각했다. 페이스는 눈을 감고 속삭였다.
“너를 위한 거짓말이 하나 있지. 우리 아버지의 유령이 걸어 다니면서 그를 중상한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려고 해.”
뭔가 아주 부드러운 것이 페이스의 얼굴을 쓰다듬어서 페이스는 뒤로 물러나며 눈을 떴다. 식물의 반짝거리는 잎들이 움직인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페이스가 그 중앙에 있는 큰 동굴에서 천천히 물러났을 때 그녀의 귀에 들리는 메아리는 이전과는 다른 음색으로 들렸다. 페이스는 허공에서 흔들리고 펼쳐지는 자신의 말이 희미하게 들리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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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거짓말을 먹는 나무』는 어둡고, 스릴이 넘치면서, 아주 독창적이고 대단한 작품이다. 모든 사람들이 프랜시스 하딩의 이 소설을 읽어야 한다. 하나도 빼지 말고. 지금 당장.” -패트릭 네스(작가)

“『거짓말을 먹는 나무』에서 나온 믿을 수 있는 한 시대의 생생한 묘사와 작가 하딩의 위트과 지적 유희는 이 책을 흥미진진하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으로 만들었다.” -가디언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뛰어난 살인 미스터리이자 모든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흥미로운 스릴러.” -데일리 메일

“독보적으로 남다른 문장력을 구사하는 작가 하딩은 강렬한 역사 미스터리에, 지식에 대한 갈증에서 비롯된 위험에 대해 날카로운 관찰을 녹여냈다. 결국 어디까지가 과학이고 어디부터 환상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남기는 이 작품은 대단히 영리하고 페미니스트적이고 어둡다. 작가 하딩의 재능을 집대성한 걸작.”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하딩의 최신작 『거짓말을 먹는 나무』는 미스터리와 마법, 종교, 페미니즘이 한데 어우러지며 완벽한 조합을 이룬 걸작이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상에 맞선 소녀 페이스의 여정은 독자로 하여금 그녀의 세상에서 그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며 꽤 많은 화두를 던진다. 풍부한 주제와 인상적인 문체, 그리고 결코 잊을 수 없는 이야기.” -커커스 리뷰

“작가 하딩만의 풍요로운 이야기는 통렬한 비판과 강렬한 이미지, 재미를 넘나들며 펼쳐진다. 복잡하고 다면적인 인물, 그 시대의 성차별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과 탐구가 또한 두드러지는 작품.” -퍼블리셔스 위클리

“숨김없고 깊이 있는 하딩의 글에는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이 있다. 겹겹이 쌓인 이야기는 숨 쉴 틈 없이 미스터리와 긴장된 분위기, 복잡한 인물, 결코 만족을 모르는 소녀의 호기심 등으로 빠르게 이어진다. 사소한 문장 하나 버릴 것이 없으며, 모든 페이지에 새로운 놀라움이 깃들어 있다. 역사 소설, 미스터리, 판타지 등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놀랍도록 잘 짜이고 모든 페이지에 수많은 비밀이 숨어 있는 이 소설에 매혹될 것이다.” -북리스트

“19세기 다윈의 진화 이론이 발표된 직후의 영국은 과학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배경은 대륙과 바다 사이에 있는 가상의 섬 베인, 주인공은 사회적 성취와 과학자가 되려는 열렬한 욕망을 지닌 14세 소녀이다. 하딩은 전체적으로 복잡한 구성을 솜씨 좋게 짜맞추면서 문장 하나하나에 보다 큰 철학적, 정치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놀랍고 충격적인 작품.” -혼 북

“매들렌 렝글에서 필립 풀만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사랑받는 SF소설 및 판타지 소설 작가들은 모든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매혹적인 이야기를 쉽고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그런 위대한 작가 중 하나가 바로 프랜시스 하딩이다.” -시카고 트리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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