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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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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632쪽 | 796g | 153*224*35mm
ISBN13 9788925542058
ISBN10 892554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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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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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합니다.”
누추한 녹색 외투 차림의 키 큰 남자가 상반신을 앞으로 바싹 기울이고 있었다. 기름진 가발에 짙은 색의 두꺼운 안경을 썼고, 턱수염은 마치 난잡한 새 둥지처럼 덥수룩하게 자라 있었다.
“아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앨런이라는 미국 분인데… 혹시 저 집이 그분 집입니까?”
귓전을 울리는 저음의 목소리, 안경이 떨리는 그런 목소리였다.
“그렇습니다.”
“아… 정말 감사합니다. 방금 전에 데려온 아이가 그분 아들인가 봅니다? 아주 잘생겼던데.”
그가 비틀거리며 말했다.
나는 머리를 숙여 보였다. 남자는 고개를 돌렸지만 희미하게 술 냄새가 났고 이가 썩고 있는지 아니면 잇몸병 때문인지 입 냄새도 심하게 났다. 그러나 술에 취한 것 같지는 않았다. 설사 술을 마셨다고 해도 그게 행동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늘 조금 취해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본문 중에서

“각오 단단히 하십시오, 쉴드 씨. 얼굴은 더 끔찍합니다.”
그의 목소리가 아주 멀리서 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망가진 손을 응시했다. 내가 몸을 좀 더 숙이자 경찰관이 불을 비춰주었다. 살과 살갗은 뭉개져서 피범벅이 되었고, 새하얀 뼛조각들이 튀어나와 있었다. 나는 구역질이 나는 것을 참았다.
가늘지만 정확한 목소리로 내가 말했다.
“집게손가락 두 마디가 없는 것 같은데요. 제가 알기론 프랜트 씨도 그랬습니다.”
그라우트는 한숨을 내쉬었다.
“더 보실 수 있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경찰관이 문짝 한 귀퉁이에 랜턴을 내려놓고 발뒤꿈치를 들고 서서 담요의 위쪽 양끝을 잡아 천천히 당겼다. 반듯이 누운 시체는 인형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다. 경찰관이 랜턴을 집어 들어 머리 쪽으로 가져갔다. --- 본문 중에서

내가 길모퉁이에서 방향을 파악하려고 걸음을 멈추자 내 뒤의 발걸음도 멈추는 것 같았다. 나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세븐 다이얼스와는 멀리 떨어진 뉴 콤프턴 거리로 들어섰다. 이 무렵 누군가가 진짜 나를 뒤쫓고 있다는 확이 들었다. 나는 계속해서 서쪽으로 향하다가 방향을 틀고 우회하여 로어 얼 거리로 들어가, 다시 세븐 다이얼스로 향했다. 나의 확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들리는 발소리가 너무 많아서 나를 쫓고 있다고 생각했던 발소리가 어떤 것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나는 세븐 다이얼스를 가로질러 왼쪽에 바싹 붙어 서서 천천히 퀸 거리를 따라 올라가며 주변 건물들을 일일이 들여다보았다. 절반쯤 갔을 때 지저분한 창문 안쪽에 앵무새장이 있는 작은 가게를 발견했다. 나는 문을 밀어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앵무새가 꽥꽥거리는 목소리로 세 음절의 알 수 없는 말을 연이어 거칠게 외쳤다. 잠시 후 꽥꽥거림은 단어가 되어 의미를 부여받았다.
“에예 푀르(Ayez peur, 불어로 ‘두려워하라’, ‘걱정하라’라는 뜻 - 옮긴이), 에예 푀르.”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에드거 앨런 포의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비극적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펼쳐진다!


미치광이와 살인마, 탐욕과 치정으로 뒤얽힌 19세기 런던
욕망을 쫓던 이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기만과 살인의 잔인한 전말

“무서운 속도로 단숨에 몰입된다. 새라 워터스의 《핑거 스미스》에 견줄 만한 수작.” _ 인디펜던트

영국 팩션 스릴러계의 명장 앤드루 테일러 작품 국내 최초 소개!
역사적 팩트와 작가적 상상력의 완벽한 조합으로 완성된 에드거 앨런 포의 스릴 넘치는 유년기


미국이 자랑하는 천재적 시인이자 비평가, 낭만주의 문학으로 유명하면서도 범죄소설과 추리소설, 고딕소설의 선구자이기도 한 에드거 앨런 포. 마흔의 나이로 죽기까지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고, 그의 소설만큼이나 괴기스럽고 미스터리하게 세상을 떠난 작가. 심지어 아직까지 사람들은 그의 정확한 무덤 위치도 잘 알고 있지 못하고 있다.

1819년 런던에서 일어난 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인간의 탐욕과 물질만능주의의 허상을 그리고 있는 앤드루 테일러의 《아메리칸 보이》는 작품의 중심에 ‘소년’ 에드거 앨런 포를 등장시킨다. 실제로 에드거 앨런 포는 모친 엘리자베스 포가 죽은 후, 영국계 미국인인 앨런가(家)에 입양되어 1815년에서 1820년까지 영국에서 살았다.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포의 작품집을 읽던 중 한 연극 연출가로부터 연극 소재 의뢰를 받고 포에 관한 소재를 보내주었는데, 그 작품집 서문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발견하고 흥미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앤드루 테일러는 에드거 앨런 포의 자전적 요소가 가장 많이 들어 있는 단편소설로 알려진 《윌리엄 윌슨》을 바탕으로 포가 다녔던 매너 하우스 학교와 학교의 교장 브랜스비를 작품 속에서 생생하게 부활시킨다. 다양한 리서치를 통해 섭정시대 말기의 런던을 완벽하게 재현한 이 작품은 사실을 바탕으로 재창조된 캐릭터와 작가적 상상력으로 창조된 허구 캐릭터가 훌륭한 호흡을 자랑하며 활기를 불어 넣는다.

2009년 추리작가협회 주관의 다이아몬드 대거 상을 수상하며 팩션 스릴러계의 명장으로 인정받고 있는 앤드루 테일러의 《아메리칸 보이》는 가디언, 더 타임스, 인디펜던트, 옵서버 등 영국의 대표적인 매체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또한 더 타임스가 2010년 선정한 근 10년 동안의 최고의 추리소설 톱 10에 오르기도 했으며, 영국의 오프라 북클럽이라 불릴 정도로 영국 출판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리처드 앤드 주디 북클럽’의 선정 도서로 주목받았다. 2004년 배리 상 후보, 2005년 티억스턴 올드 피큘리어 추리소설 상 후보에 올랐고, 2003년에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엘리스 피터스 히스토리컬 대거 상을 수상하였다.

1819년 런던의 한 살인사건, 열쇠를 쥔 사람은 ‘에드거 앨런’이라는 한 미국 소년이었다

워털루 전투에 참전하고 받은 훈장을 내동댕이치면서 순식간에 미치광이로 낙인찍힌 토머스 쉴드는 숙모의 도움으로 겨우 매너 하우스 학교의 교사로 취직하게 된다. 그곳에서 미국인 소년 에드거 앨런 포를 만나게 된 쉴드는 곧이어 에드거 앨런의 친구인 찰스 프랜트의 집에 드나들며 프랜트가와 가깝게 지내고, 프랜트가의 재산 분배 현장에서 증인을 서기까지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런던의 한 건설부지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사건 현장에 가 시체를 직접 확인한 쉴드는 시체의 왼손 집게손가락 두 마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죽은 사람이 헨리 프랜트임을 확신한다. 하지만 그 외에 어떠한 정황도 발견하지 못하고 살인사건의 용의자도 찾지 못한 채 수사는 종결된다. 사건 이후 프랜트가와 더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게 된 쉴드는 이들이 지닌 비밀스러운 이야기에 점점 다가가게 되고, 이 집안의 사건에 항상 빠지지 않는 소년 에드거 앨런에게도 흥미를 느낀다. 프랜트가의 은밀한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 듯한 에드거 앨런. 미스터리한 이 소년의 정체는? 그가 지니고 있는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물질주의로 타락하고 있던 19세기 초반 런던의 허상을 디킨스 스타일로 표현한 수작
고전 추리소설의 미덕과 역사적 사실감, 탁월한 문학성, 예술성을 두루 갖춘 앤드루 테일러의 대표작


베일에 싸인 에드거 앨런 포의 일생 중에서도 가장 알려진 바가 없는 포의 영국 체류 시절에 초점을 맞춘 이 소설은 작가가 수집한 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와 각종 범죄가 판치던 19세기 초 런던 뒷골목을 배경으로, 물질주의에 물들어 도덕을 버리고 욕망에 허덕이던 영국 상류층의 이면을 고발한다. 작품의 화자인 토머스 쉴드의 눈에 비친 이들은 실체와 진실은 감춘 채, 자신을 포장하는 데에만 급급하다.
욕망으로 들끓는 이들에게욕망의 핵심으로 가는 과정은 느리기만 하고 진부하며,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이들은 그 과정을 자기 손안에서 조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 더 빠르고 쉽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며, 확실하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그 신념의 산물은 바로 폭력과 살인, 기만, 치정이다. 하지만 견고하다고 생각했던 욕망이라는 성(城)은 진실이라는 실체에 다가갈수록 힘없이 무너지고 만다.
앤드루 테일러는 섭정시대 말기 상류층의 오만함과 물질주의에 타락한 그들의 이면, 금융 공황의 위기 속에 런던의 뒷골목에서 퇴폐와 멸시의 생활을 이어가야만 했던 사회 밑바닥의 생활상을 동시에 묘사하면서 세상의 모순과 부조리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이 시대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지적인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생생하게 살아 있을 수 있는 것은 작가가 탄생시킨 캐릭터의 힘에 있다.
살인사건이라는 소용돌이를 맞이하는 인물들은 그 안에서도 자신의 이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천박하고 탐욕스러운 졸부와 순수함 속에 욕정을 품고 있는 숙녀, 돈을 쫓아 움직이는 남작, 귀족처럼 바른 어법을 지키는 흑인과 그를 따라다니는 백인 여성, 이 치졸한 어른들 사이에서 현재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기막힌 순수함을 자랑하는 ‘어린’ 에드거 앨런 포와 그의 친구 찰리 프랜트.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얽히고설키면서 그려내는 이야기에 풍자와 유머가 적절하게 버무려지면서, 디킨스풍 소설에 대한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추리소설의 형식을 띤다. 의문의 살인사건과 이에 대한 검증, 진퇴양난에 빠지는 수사,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제3자의 수사와 기가 막힌 반전. 이러한 전개는 고전 추리소설이 갖고 있는 법칙을 충실하게 따르며 독자들을 안정된 흐름으로 이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아메리칸 보이》, 더 나아가 앤드루 테일러라는 작가가 갖고 있는 탁월한 장점은 추리소설이 갖춰야 할 이러한 기본적인 미덕 외에 신랄한 비판과 풍자, 도덕성을 저버리지 않는 메시지를 지닌 작품가 작품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점이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에드거 앨런 포의 유년기’를 이토록 생생하게 재탄생시켰다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어쩌면 공포와 괴기, 검은 고양이로 유명한 에드거 앨런 포라는 작가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우리는 《아메리칸 보이》를 통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만과 살인, 허상으로 가득한 욕망, 잔인한 인간의 실체를 경험한 미국 소년, 에드거 앨런 포를 통해서 말이다.

미디어 리뷰
“무서운 속도로 단숨에 몰입된다. 새라 워터스의 《핑거 스미스》에 견줄 만한 수작.” _ 인디펜던트
“정말 놀라운 소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독자를 사로잡는다.” _ 더 타임스
“시대적 색채와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 압권이다.” _ 가디언
“이렇게 재밌을 수가!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스토리와 함께 19세기 런던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해준다.”
_ 옵서버
“예술성과 대중성을 하나도 놓치지 않는 작품. 열정과 냉정을 동반하면서 독자를 빨아들이는 이 소설과 함께하다 보면, 당신은 친구와 만나는 것조차 잊게 될 것이다.” _ 데일리 텔레그래프
“탄탄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 소설은 장르적 한계를 초월한 추리물을 찾는 독자들에게 주목받을 만하다.” _ 뉴욕 타임스
“미치광이와 살인마, 악용된 돈과 섬뜩한 혼인 이야기, 관, 시체, 말소된 유언장…. 이 모든 것이 흥미롭고도 탄탄한 구조 속에 펼쳐진다.” _ 선데이 타임스
“앤드루 테일러는 19세기 런던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하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관찰하여 탄생시킨 캐릭터들을 선보인다. 살인이라는 어두운 이야기 속에 이러한 요소들은 빛을 발한다.” _ 선데이 텔레그래프
“디킨스가 들려주는 런던의 허상과 러브 스토리가 적절히 배합되었다. 문학적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이 작품은 언제나 톱 리스트를 장식할 것이다.” _ 스코틀랜드 온 선데이
“의심할 여지없이, 앤드루 테일러의 역사 소설 중 《아메리칸 보이》는 최고라 할 수 있다. 너무나도 매혹적인 이 소설은 19세기 영국의 모든 감각을 되살려준다.” _ 글래스고 헤럴드

회원리뷰 (9건) 리뷰 총점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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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에드거 앨런 포의 아버지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2011.04.13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리뷰] 앤드루 테일러 <아메리칸 보이> 시인이자 비평가이면서 추리소설의 창시자이기도 했던 에드거 앨런 포는 1809년 1월 19일에 미국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그해 말에 포의 아버지인 데이비드가 사라졌다. 데이비드는 사라진 이후에 어디에서도 행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의 작가 스티븐 킹이 두 살 때 그의 아버지가 집을 나가서 사라져 버린 것처럼, 에드거 앨런 포;
리뷰제목



[리뷰] 앤드루 테일러 <아메리칸 보이>


시인이자 비평가이면서 추리소설의 창시자이기도 했던 에드거 앨런 포는 1809년 1월 19일에 미국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그해 말에 포의 아버지인 데이비드가 사라졌다. 데이비드는 사라진 이후에 어디에서도 행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의 작가 스티븐 킹이 두 살 때 그의 아버지가 집을 나가서 사라져 버린 것처럼, 에드거 앨런 포의 인생도 '아버지의 행방불명'이라는 미스터리로 시작된 것이다. 1811년에는 에드거 앨런 포의 어머니도 사망했다. 그러자 어린 포는 사업가인 존 앨런 부부에게 맡겨졌고 '앨런'이라는 성도 사용하게 되었다.


존 앨런 부부는 포와 함께 1815년에 영국으로 향한다. 이렇게 해서 5년간의 영국생활이 시작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포의 역사도 메워지지 않은 갖가지 틈으로 얼룩져 있다. 그 틈에는 아버지의 행방불명이 있을테고, 5년 간의 영국생활도 들어 있을 것이다. 포의 아버지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포는 영국에서 어떤 생활을 했을까.


어린 시절의 에드거 앨런 포


앤드루 테일러의 2003년 작품 <아메리칸 보이>는 이 두 가지 의문에 대한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팩션(Fact+Fiction)이다. 작품의 시작은 포가 영국에서 생활을 시작한지 몇 년 후인 1819년 가을이다. 작중 화자인 토머스 쉴드는 포가 다니고 있던 브랜스비 학교에 교사로 취직한다.


쉴드는 취직하던 그날 포를 만나게 된다. 포는 밝은 색의 커다란 눈에 넓은 이마를 가진 예의바른 아이다. 얼마 후에 많은 재산을 가진 프랜트가(家)의 아들 찰리가 이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포와 찰리는 외모가 이상할 정도로 닮았지만 성격은 다르다. 포는 놀림을 당하면 참지않고 달려드는 자존심 강한 아이다. 반면에 찰리는 좀더 차분하고 온화한 성격이다.


이 두 명은 외모가 닮아서인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그러던 어느날 이 둘이 학교 밖에서 이상한 사람과 마주친다. 누추한 외투 차림에 턱수염을 지저분하게 기른, 한눈에 보아도 노숙자 같은 사람이다. 그는 찰리와 포에게 다가가서 구걸을 하고 우연히 근처를 지나던 쉴드는 호통을 쳐서 그를 쫓아보낸다.


이 일로 쉴드는 찰리와 포에게 영웅대접을 받고 프랜트가에서도 환대를 받게된다. 말하자면 유력한 가문의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것이다. 하지만 그 노숙자는 포와 찰리를 그냥 놓아두지 않는다. 다시 거리에서 노숙자를 만난 쉴드는 그를 다그치며 신분을 묻는다. 그러자 노숙자는 자신이 포의 친아버지인 데이비드라고 주장한다.


소설 못지 않게 극적이었던 포의 실제 삶


작가 앤드루 테일러는 대단한 상상력을 발휘한 것이다. 미국에서 사라진 데이비드가 어떻게 영국으로 건너왔는지, 포가 태어난지 1년도 안되어서 사라졌으면서 어떻게 성장한 포를 알아볼 수 있는지 모든 것이 의문이다. 데이비드가 포 앞에 나타난 것은 돈이 필요해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의 주장처럼 순수한 아버지로서의 정 때문일 수도 있다.


쉴드도 이런저런 호기심을 갖지만 오래 유지하지는 못한다. 얼마 후에 프랜트가에서 잔인한 살인사건이 터지고 쉴드도 그 사건 가운데로 굴러 들어간다. 쉴드는 이 사건을 조사하면서 누군가에게 미행당하고 거리에서 습격받기도 한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이 모든 일의 원인은 포에게 있다고. 그 아이는 데이비드를 쉴드에게 이끌었고, 그리고나서 쉴드는 프랜트가와 엮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쉴드는 평범한 교사에 머물었을텐데.


에드거 앨런 포의 실제 삶은 아버지의 실종이라는 미스터리로 시작해서 자신의 미스터리로 끝난다. 포가 죽은 것은 1849년 10월 7일 새벽이었다. 포는 죽기 전에 일주일간 실종 상태였는데 그가 9월 26일부터 10월 3일까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포는 자신이 쓴 기이한 추리소설들 못지않게 미스터리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하긴 소설이 아무리 극적이더라도 명성과 불행을 동시에 가졌던 포의 실제 삶을 따라가지는 못할 것이다. <아메리칸 보이>의 등장인물들도 영리하고 귀여운 소년 포가 30년 후에 알코올 중독과 가난에 시달리다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리라고는 예상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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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보이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a*y | 2011.04.0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아. 두꺼운 책에 대한 부담이 왜 이렇게 큰 건지, 나라는 애는 그냥 항상 얄프리(?)한 책만 천상 들고다니면서 봐야할 것 같다. 재미없는 것도 아니고 집중력이 그렇게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뭐 딱히 맘에 안드는 것도 아닌데 단지 두껍다는 것 때문에 좀 질리는 게 큰 것 같아서. 뭔가 책을 바라보는 나의 자세에 대해 심히 생각해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스티그 라그손의 <여자를 증;
리뷰제목

아. 두꺼운 책에 대한 부담이 왜 이렇게 큰 건지,

나라는 애는 그냥 항상 얄프리(?)한 책만 천상 들고다니면서 봐야할 것 같다. 재미없는 것도 아니고 집중력이 그렇게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뭐 딱히 맘에 안드는 것도 아닌데 단지 두껍다는 것 때문에 좀 질리는 게 큰 것 같아서. 뭔가 책을 바라보는 나의 자세에 대해 심히 생각해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스티그 라그손의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 2권도 그렇고 그 후속편인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도 즐겁게 거의 흡수해버리듯이 읽어버려서 두껍고 연작소설과도 이제 친하게 지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아아 아직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던 것 같다. 이 책, 너무 오래걸렸다 허허허

 

의문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피해자도 피의자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잠정적으로나마 죽은자라고 결론지어놓은 사람 주변의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감정과 사건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이자 화자는 토마스 쉴드 선생. 잠정적으로 죽은자라고 결론지어놓은 사람(일단은 죽은자라고 해놓자)의 아들과, 사건의 중요 순간마다 관계를 맺고있는 한 미국 소년의 선생님이기도 하고, 또 사건의 중심에서ㅡ나는 그 미국 소년보다도 (주인공이라서 그런지) 이 선생이 더 중심에 있었던 것 같아. 낄데 안낄데 다 끼침. 딱 약방감초!ㅡ이 살인사건에 의문을 품고 파헤치기 시작한다. 사실 결과적으로는 사건의 본질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기도 하지. 머리는 참 좋은 것 같아. 아무것도 아닌 일에 의미도 잘 부여하고, 의심도 잘 하고.

일련의 시간 흐름에 따라 그의 기록을 따라가고 있는 형식인데, 이 흐름이라는 것 자체도 워낙에 의문 투성이의 일들이 겹겹이 생기는 편이라서 그런지, 나의 해결되지 않는 의문점은 계속 쌓이기만하고. 또 이야기의 끝이 보이지는 않아서 좀 답답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거의 절정부분이랄까. 그때 죽었다고 잠정결론내려졌던 자가 사실은 누구였고, 또 죽인자는 누구였고. 그들이 사건 당시 어떻게 얽히게 되었었고 그때 죽인 피의자가 지금의 상황까지 사건을 어떻게 끌어오고 있었는지. 그 선생이 겪었던 의문 투성이의 일을 하나하나 해결해주었던 마지막 종결부분이 반전이라면 반전이었고, 파격적이긴했지만 예상이 전혀 안됐었던건 아니라 그럭저럭 그 사건과 관련된 부분 자체는 심드렁하게 읽었던 것 같다.

 

내가 주목했던 건, 이 당시의 시대 상황이랄까. 허영과 자만으로 가득차 있던 특정 계층들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부분들이었다. 쉴드의 주변에 있었던 두 여자들의 감정 표현이랄까. 나는 그 마지막 부분에 남편의 무덤근처에서 쉴드를 만났었던 프랜트 부인의 행동에서도 사실은 좀 짜증이 났었는데. 역시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이 여자들의 표현이 이런식으로밖에는 안됐었나 보다, 싶기도 하고. 여튼 노예제도에 대해서 중간 중간에 카스월이나 노크가 이야기하는 부분도 그렇고, 또 하인들과 주인들의 관계, 함웰에게 시종일관 검둥이 검둥이하면서 하대하던 카스월의 개싸가지없는 모습도 그렇고.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카스월의 모든 걸 제일 잘 알고 있는 플로라가 소피와 카스월을 자꾸 엮으려고 했던 것도. 거 참, 도대체 무슨 생각들이신지...

당시 시대가 1819년인데, 내가 책 속에서가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당시의 귀족계층의 감정과 행동들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는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참 새롭기도하고 고맙기도 하고, 혀를 끌끌차게 만들기도 하고. 여튼 그랬다.

 

이 책이 홍보되고 하던 타이틀이 '에드거 앨런 포'라고 하는 실존인물에 대한 생에 대해 언급하면서, 소설 속에서도 재조명하는 부분이었는데, 사실 나는 그에 대해 거의 정보가 없던 채로 봐서 그런지, 책을 보면서 이 앨런이라고 하는 소년에게는 그닥 관심도 가지 않았다. (그냥 두 소년이 나올때마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정도? 이렇게 이쁜 아이들과 살인사건을 연결시키는 건 아예 생각도 못했지. 특히 그 수도사들의 보물을 찾겠다고 까불고 다닐때는, 너무너무 천진하고 귀여워 보였음. 전체적으로 살짝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얘네들만 나오면 왠지 봄같이 밝아지는 느낌!) 결국은 제일 마지막 장에 두 장정도 할애하고 있던 <에드거 앨런 포에 대한 역사적 노트>도 스킵해버렸는데, 어쨌든 뭐 아무래도 내가 추리소설쪽을 계속 좋아라 한다면 언젠가는 다시 그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음에는 좀 더 친근하게 만나용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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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에드거 앨런 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세*크 | 2011.04.04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소년 시절의 '에드거 앨런 포'가 등장하는 역사 미스터리를 읽었습니다. '워털루 전투' 에서 살아 돌아온 한 청년이 어느 기숙 학교에 교사로 취직해서 소년 에드거와 그의 친구를 가르치게 되고, 이로 인해 영국 사교계의 큰손인 '프랜트 가'와 가깝게 지내면서 사건에 말려 들어가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진중하고 차분하게 읽히는 타입이라 이야기의 흐름은 다소 완만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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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시절의 '에드거 앨런 포'가 등장하는 역사 미스터리를 읽었습니다. '워털루 전투' 에서 살아 돌아온 한 청년이 어느 기숙 학교에 교사로 취직해서 소년 에드거와 그의 친구를 가르치게 되고, 이로 인해 영국 사교계의 큰손인 '프랜트 가'와 가깝게 지내면서 사건에 말려 들어가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진중하고 차분하게 읽히는 타입이라 이야기의 흐름은 다소 완만하지만, 19 세기 초엽의 영국 사회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데다 플롯도 훌륭해서, 과연 'CWA 히스토리컬 대거 상' 수상작, 기대에 부합하는 수작이었습니다.

런던의 한 건설현장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납니다. 사체의 왼손 집게 손가락의 일부가 없는 것으로 보아 죽은 사람은 프렌트 가의 수장인 '헨리 프랜트'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다할 단서는 발견되지 않고, 과연 사체의 주인은 헨리 프랜트인가? 혹시 재정적으로 몰락해 죽음을 가장하고 도피한 것은 아닌가? 소년 에드거의 친부임을 주장하는 수상한 자가 이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하는 의문이 연달아 떠오릅니다. 헨리의 사체가 발견된 이후에도 프랜트가 내부의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 금전적인 문제 등의 비밀들이 계속해서 드러납니다. 런던의 뒷골목에서부터 시골마을의 저택, 덫이 설치된 귀족의 영지, 얼음창고 등 수상한 무대들도 차곡차곡 준비되어 있어서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일단, 소년 에드거 앨런을 내세워 호객행위를 하고 있지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엄연히 청년 '토머스 쉴드'입니다. 쉴드는 과거에 몇차례인가 순간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폭발한 적이 있습니다. 이로인해 정신병자 취급을 받고 신뢰할 수 없는 젊은이로 낙인찍혀 버렸지만, 숙모의 추천을 받아 간신히 일자리를 얻게 된 후에는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고 매사에 행동거지를 조심합니다. 실은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처럼도 보입니다. 이 청년의 눈을 통해 지켜보는 사건의 전말과 함께, 소설 속 어느 등장인물의 "부 존경으로 향하는 일종의 통행증"이라는 대사의 뉘앙스처럼, 부와 권력을 추구하며 살던 이들이 어떻게 흥하고 어떻게 몰락하는지, 탐욕과 부로 쌓아올린 귀족사회의 허상이 그려집니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개성이 뚜렷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인공인 쉴드가 동경하게 되는 두 여성, 아름다운 프랜트가의 젊은 미망인과 커스월가의 사생아인 아가씨의 매력이 상당합니다.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여성과 톡톡튀는 사랑스러운 여성, 서로 다른 타입의 두 귀족 여성이 대비되면서 이들과의 시츄에이션이라던가 주인공의 마음의 동요가 또한 볼거리입니다. 묘하게 로맨스 심리를 자극하는 이런 요소가 의외로 사건의 향방만큼이나 마음을 끕니다. 그러고보면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한편의 드라마로서 읽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또 하나의 주인공은 에드거도 쉴드도 아닌 19세기 초의 영국이라는 시대배경 그 자체입니다. 당시의 거리의 모습이나 생활상 뿐만 아니라, 귀족, 서민, 노예, 자유노예, 혹은 남녀간의 신분에 따른 가치관과 살아가는 방식, 군인들의 발언권이 높았던 시대상 등,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 그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저택의 피고용인들 끼리의 몰래연애 라던가, 말똥이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거리의 풍경, 숙녀의 드레스 끝자락이 흙바닥을 쓸고 다니는 광경 등, 많은 것을 체감해 볼 수 있습니다. 19세기 영국 마니아라면 놓칠수 없는 작품입니다. 역사물로서도 추리소설로서도, 또한 드라마로서도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다양합니다. 다만, 후딱후딱 사건의 진상부터 알고 싶은 성질 급한 독자라면 시종 진중한 분위기의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풀 컨디션으로 견뎌내기는 조금 버거울수도 있겠습니다.

저자 '앤드루 테일러'는, 2009년에 영국 추리 작가 협회(CWA)가 추리소설 발전에 공적이 있는 작가에게 수여하는 '다이아몬드 대거상'을 수상했습니다. 데뷔작인 <Caroline Minuscule>로 '존 크리시상(신인상)'외에, 두 번에 걸쳐 '엘리스 피터스 히스토리컬 대거상(역사 미스터리상)'을 수상한 거장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이 <아메리칸 보이> 이전에는 작품이 소개된 적이 없는 관계로 아직 그 지명도는 미비, 소년시대의 '포'가 등장하는 이 역사 미스터리가 앞으로 앤드루 테일러라는 작가의 대표작들을 줄줄이 읽어볼수 있게 되는 단초가 되어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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