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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 진짜 안 와

15번 진짜 안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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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3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70g | 145*205*30mm
ISBN13 9788957075555
ISBN10 895707555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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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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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대한 기억을 떠올리려 애쓰며 알을 낳는 닭 같은 표정으로 악보를 그렸다. 안 떠오르는 부분은 기타로 쳐봤다. 현실을 부정하기만 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 현실을 초월해버려야 한다. 마치 사랑 같은 것이어야 한다. 사랑은 비현실이 아니고 초현실이니까. 지금껏 안 되면 죽으면 된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버텼다면 이제부턴 이런저런 복잡한 현실을 초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살고 싶었다. 사랑의 궁극엔 사랑이 없다. 그것이 사랑의 초월이다. 진짜 사랑, 진짜 한 명과 죽도록 사랑하는 것, 그런 건 비현실적이다. 고남일은 모두를 사랑한다는 초극의 플라토닉 사랑과 어떤 대상과의 자유로운 성애를 접목하는 부분에서 문득 감을 잡고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 pp.278-279

고남일은 그걸로 속이 풀리자마자 곡에 가사를 붙여 기어이 완성해냈고, 그 곡에 「종말을 조용히 시킬 시끄러운 발악」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현실의 괴로운 냄새는 싫어
때 묻은 커튼이나 마찬가지지
멋있게 살지 못하는 게 종말이야
조용히 안주하려 들면 똥만 만들지
나는 너희들보다 빼어나야 할 기분이야
기타 소리로 현실을 면도하고
멋진 샤우팅을 꺼내 입었어
까다로운 삶은 그냥 무시해
경계와 한계들은 웃길 줄 몰라
선을 넘어 파닥거릴래
내 영혼은 리버럴
울지 않으면 못 살겠다는 통보들을 때릴래
시어빠진 공기들을 뱉어내버릴 거야
시끄러운 소리들로 발악할 거야
가소로워 초월해버리고 말 거야 --- pp.280-281

불법체류자지만 얼굴에 불법체류자라고 써놓고 다닐 필요는 없다. 그런 꾀죄죄한 인상으론 될 일도 안 된다. 로잔나의 지적대로 너무 심각한 표정으로 자기관리도 안 하고 살았던 게 문제의 원인인지도 모른다. 고남일은 언젠간 잘될 거라고 믿으며 밝은 인상을 회복하려 애썼다. 인생이란 아무리 웃긴 얘기를 해도 웃지 않는 강퍅한 놈과 같다. 만약 그런 놈을 웃기는 데 성공하면 인생의 팍팍함도 극복할 수 있게 될 거라고 믿었다. 비운에 당했다고 절망하고 있으면 놈은 또 다른 비운을 불러온다. 지금껏 계속 그래왔다. 한 번이라도 비운을 웃어 넘겨서 그 고리를 끊어야만 했다. --- pp.307-308

미영이 맥주를 가져오자 고남일은 소주와 맥주를 섞어 술을 제조했다. 미영과 다정히 마주 보며 건배를 하자 술잔에 미영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황금비로 섞이는 것 같았다. 그들은 몇 잔을 연거푸 원샷했다.
오랜만에 마시는 폭탄주에 볼이 빨갛게 된 미영이 다리가 아프다며 벽에 기대고 다리를 고남일의 허벅지 위에 올렸다.
그녀의 뭉친 종아리를 주물러주고 있자 뭔가 멜로디가 떠오를 것 같았다. 포기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살아 있는 것에 대한. 끝내 살아남는 것에 대한.
고남일은 그 멜로디를 미영의 가느다란 종아리에 손가락으로 그렸다. 미영이 깔깔거렸다.
"간지럽단 말야."
"가만있어 봐. 곡 쓰는 거야."
"곡을 왜 남의 다리에다 써."
"이 멜로디를 떠올릴 때마다 네 다리가 생각나면 좋잖아."
그러면서 고남일이 멜로디를 얕게 허밍했다.
"오빠랑 중국 음식 중에 어느 쪽이 더 느끼할까?" --- p.311

그는 진정한 롹정신이 자신에게 돌아왔음을 느끼며 황홀감에 휩싸였다. 뜨겁고, 매섭고, 처절하고, 멋지며, 최초에 자신을 매료시켰던 그 무언가! 그가 한없이 기다리고 있던 감각이 돌아온 것임에 틀림없었다. 하늘을 올려다보자 이번엔 우주의 모든 별들이 자신의 음악에 열광적인 헤드뱅잉을 하고 있다는 환상까지 깃들었다.
고남일은 그들을 위해 아주 그냥 하얗게 태워버리겠다는 심정이 되어 오버하기 시작했다.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것, 그가 가진 인생의 비의( @
n), 그것 때문에 느껴야 했던 거지 같은 지랄들, 죽어라 똥 빠지게 기다렸던 것들, 롹음악은 진화할 뿐 끝나지 않았다는 항변, 나아가서는 시간과 인생의 허무에 대한 신랄한 조롱. 뭐 그런 걸 모조리 꺼내놓는 것이었다.
마치 그것들이 하나로 뭉쳐지면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고 마음과 생각, 기쁨과 슬픔을 초월하고, 사랑과 사랑 아닌 것, 음악과 음악 아닌 것을 초월해버릴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며.
고남일은 그 상태로 「종말을 조용히 시킬 시끄러운 발악」를 연주했다. 앰프에서 나는 기타 소리는 작았지만 그가 만들고 있는 진동은 우주의 끝에 닿을 듯 폭발적이었다. 그는 뜨겁게 소리 지르며 열정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다리를 쫙 찢은 채 쉴 틈 없이 머리를 마구 돌렸고, 잔디 위에 무릎을 대고 미끄러지며 기타 애드리브를 넣었고, 곡이 끝날 땐 달을 터치할 수 있을 만큼 높이 점프했다. 「종말을 조용히 시킬 시끄러운 발악」에서 뭔가 부족해 보이던 일말의 것이 그 순간 가볍게 해소되었다. 그가 보여주는 모든 메시지는 진정성으로 가득 차 있?다. 그것은 확연한 전달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어서 세상에 롹정신의 정수를 바가지로 끼얹어 개떡 같은 현실을 몽둥이로 때리고 비틀고 잡아 뜯는 듯했다. 고남일의 기타는 아주 기타줄 한 가닥 한 가닥으로 별들의 심장을 찢어놓을 듯 강력한 사운드를 뿜어냈다. 그렇게 연주한 곡은 최고의 롹넘버이자 롹정신 그 자체로 인간의 한계를 초월해버렸다.
--- pp.319-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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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 소설가들 사이에서 박상은 독보적인 호모루덴스(Homo Ludens)로 손꼽힌다. 그는 우아하게 베이스볼과 기타 연주를 즐기며 부지런히 타인을 흠모하고 거침없이 소설을 집필한다. 이런 작가에게 부산이 육체적 출생지라면, 런던은 문화적 탄생지이다. 런던은 정형성과 분주함으로 대변되는 서울의 대척점이자 그의 정신이 탐미하는 음악과 사랑, 동경과 우울, 모험과 자유가 함축된 공간이다.
사무엘 존슨은 일찍이 런던에서는 인생이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고 했던가? 이 소설의 주인공은 저 이방의 도시에서 남루한 청춘이 누릴 수 있는 모든 난관과 곡절을 여기의 우리를 대신하여 빠짐없이 누리고야 만다. 한때 『호밀밭의 파수꾼』에 등장하는 홀든 콜필드에게 열광했던 독자라면 이 소설의 고남일을 위해 건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해이수 (소설가)
아무리 기다리고 있어도~ 아무리 죽어라 기다려도~
이 가사가 정말 마음에 든다. 나도 모르게 멜로디를 붙여서 흥얼거리게 된다. 15번 버스는 ‘담배를 피우려고 테라스에 서 있으면 죽도록 자주 지나가는데 정류장에서 기다리면 안 오는 게 미스터리’인 버스. 오랜만에 책 읽으면서 신나게 웃었다. 주인공과 이렇게까지 빠르고 깊게 정이 드는 소설도 드물 것이다. 이 글은 애써 꾸미거나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힘들 땐 힘내라는 사람보다, 힘들면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좋다. 여기, 헤드뱅잉을 하며 롹스피릿을 외치며 그런 위로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
전아리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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