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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꿈꾸다

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꿈꾸다

: 파이브툴 플레이어 추신수가 꿈을 향해 가는 다섯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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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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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1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6쪽 | 426g | 150*210*20mm
ISBN13 9788993976403
ISBN10 8993976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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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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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탄대로의 미래를 저버린 내 선택에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외야수라는 포지션 플레이어로의 변신, 360도 바뀔 환경 등 내가 잘 해낼 수 있는 조건은 그 어디에도 없었으니까. 내가 믿을 것이라곤 근성과 투지뿐이었다. 그것이 워낙에 강렬했던 탓인지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것에 대한 타인의 걱정과 우려 그리고 약간의 질타 따위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익숙한 것보다는 더 높은 수준의 단련을 목말라하는 내게 오히려 오기를 발동시켰을지도 모른다. … 중략 ... 오히려 그들과 함께 우뚝 서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한국 야구를 알리고 사랑하고 싶었을 뿐이다.

√ 팀의 한 선수가 샤워하고 나와 물기까지 다 닦은 나에게 물 한 바가지를 뒤집어 씌운 것이다. 나는 인상을 쓰며 "지난 번에도 하지 말랬지. 그만 해"라고 쏘아붙였다. 그 선수는 자지러질 듯 웃으며 "알았다. 미안해. 오, 너도 화내니 좀 무서운데?"라고 비웃으며 대답했다. 주변의 몇몇 선수들도 이 광경을 보고 자기들끼리 킬킬대며 웃었는데, 몹시 기분이 나빴다. 무척 자존심이 상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중략… 여느 날처럼 연습하고 샤워를 하고 나왔다. 물기를 닦는데 그는 또 기다리고 있다가 물 한 바가지를 뒤집어 씌우는 것이 아닌가. 더 이상 참으면 안되겠다 생각했다.

√ 나는 지금도 노력이든 결과든 만족하지 못한다. 마이너리거 시절 때에는 메이저리그로의 갈증으로 언제나 스스로를 부족하다 여겼었고, 메이저리거가 된 지금은 올해보다 나은 성적을 얻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연습은 해도 해도 부족하고 성적은 언제나 올해보다 내년을 더 기대한다. 욕심이 많아서 그렇다기보다, 혹은 겸손해서 그렇다기보다 사람은 누구나 단련시키는 만큼 커질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느꼈기에 스스로를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게 더 담금질 하는 것이다. 열심히 했지만 안된다고 투정하는 당신,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와 가능성을 높여라. 당신은 항상 당신이 생각하는 그 이상의 자극에도 견딜 수 있는 사람이다.

√ 어머니는 참 지극정성이었다. 유니폼이란 게 운동을 위한 옷인 만큼 조금만 입고 있어도 금방 구겨지기 마련이건만 집에서 입고 나서는 순간에는 최고로 빛나고 빳빳하게 만들어 신수가 훤한 아들로 변신시키는 것이 엄마의 자부심이었다. 스파이크도 마찬가지였다. 뛰고 슬라이딩하다 보면 흙먼지 속에 금방 더러워지는데 어머니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신발빨래를 했다. 스파이크는 운동화와 달라서 쉽게 마르지 않는다. 그러면 밤새 헤어 드라이어로 더운 바람을 쐬어가며 말려두시고 아침이면 뽀얗고 보송한 신발을 신고 갈 수 있도록 해줄 정도였다.

√ 정리를 한다든가, 매일 하기로 한 운동을 빠지지 않는다든가 하는 것이 작고 사소한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하나의 습관으로 규정지어 매일 쌓이다 보면 무시 못할 재산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작은 습관이 미래에 닥쳐 올 예상치 못한 변수를 미리 대처할 수 있는 일로 만들어준다. 즉, 작은 일들이 쌓여서 큰 사람이 된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는 사소한 습관들이 완벽히 준비된 사람을 만들고,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게 해줄 거라고 믿고 있다.

√ 나는 아직도 처음 클리블랜드 라커룸에 갔을 때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누구나 낯선 곳에 갔을 때 그러하듯 나 역시 아무도 모르는 선수들 사이로 어색하게 들어가 조용히 라커에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있을 때 클리프 리, 그래디 사이즈모어, CC 사바시아, 트래비스 해프너 등 팀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쟁쟁한 선수들이 먼저 인사를 하러 내 자리로 오는 것이 아닌가. 사실 나는 TV나 인터넷을 통해 늘 만나던 선수들이기에 알고 있었지만 그들이 먼저 자기소개를 하며 악수를 건넨다는 사실이 나를 굉장히 고무시켰다.

√ 어려서부터 같이 야구를 하던 선배나 감독님들은 "야구를 즐기라"라고 강조했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즐기는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즐기는 야구라는 개념이 즐겁고 신나게 놀면서 하는 야구가 아닌 것만은 분명했다. 야구가 재미는 있지만 그 안에서 마음껏 즐겁기는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매일 지속되는 연습이 고되었고, 이기는 것이 힘들었으며 졌을 때 기분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숙제였다. 그런데 이런 고통의 야구를 즐기라니.

√ 우리나라 사람들의 열심히 하는 유전자는 타고난 것 같다. 야구의 수준도 다른 스포츠 종목에 비해 꽤나 높은 편이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어린 시절부터 너무 많은 운동량과 강도 높은 훈련으로 야구의 재미보다는 눈 앞의 승리에 연연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부분이다. 어린 시절에는 친구들과 함께 야구를 하면서 재미를 느끼는 것이 첫 번째라 생각한다.

√ 최고의 선수들처럼 대단한 기록은 아니지만 매해 발전하는 내 자신을 확인한다. 이런 각오들을 바탕으로 최종 목표를 어떤 숫자나 기록 혹은 유려한 말들로 규정짓고 싶지 않다. 이기기보다 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에 내 인생엔 정점이 없고, 만족 없이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것이다. 후에 팬들로부터 "추라는 선수가 있었는데 말이야. 은퇴하지 않고 1년 더 경기를 했더라면 분명 그 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을 거야"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더 없이 행복하겠다.

√ 교육문제에 있어서도 아내의 의견을 존중하려고 한다. 최근 무빈이와 아내가 가장 큰 신경전을 벌이는 컴퓨터 게임 탓에 온 가족이 웃고 지나간 적이 있다. 사실 나는 아이가 게임을 즐기는 것을 나쁘게 보는 편은 아니지만, 장기간 집을 비우는 내가, 일관되게 지켜온 아내의 규칙을 깨는 것이 좋지 않을 것 같았다. …중략… 아들도 컴퓨터 게임만큼은 엄마 말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요즘엔 특히 아내가 혼자서 아들 둘을 돌보고 있으니 아이들 보는 앞에서 아빠인 내가 최대한 아내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아들들이 엄마를 공경할 것 같아 의식적으로 더더욱 그러고 있다.

√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부인들끼리 친목도모를 하는 것은 물론 남편과 그 가족이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줄 수 있는 갖가지 봉사활동 등에 앞장 서는 것이 이 모임의 주요 목적이다. 아내는 누구보다 이 모임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보기가 좋다. 무엇보다 아이들 돌보고 살림하며 내조하기도 바쁜데 사회 활동까지 소홀히 하지 않고 챙겨주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만 하기도 바쁘고 힘든 나에 비해 엄마로, 아내로, 사회적 명사로 1인 3역을 해내는 것을 보면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 이번 경기가 저에게 너무 초점이 맞춰지는 바람에 병역 면제라는 우승의 부상에만 관심이 집중된 것 같아 선수팀 전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선수들은 압니다. 큰 부상에 눈이 멀면 승부도 멀어지는 법이라는 것을요. 제가 오직 개인적으로 주어지는 혜택에만 욕심을 부렸다면 아마추어 팀과의 경기였다고 해도 글쎄요… 꼭 이겼으리란 보장은 없을 것 같네요. 군 면제는 동기부여와 부담이라는 양날의 칼이기도 하니까요. 국가대표에 오를 정도의 선수라면 순간의 혜택보다는 영원히 남을 플레이를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은 왼쪽 가슴에 태극기를 보며 스포츠맨으로서 순수하게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열정을 통했습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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