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1년 04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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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452g | 131*187*20mm |
ISBN13 | 9788973816484 |
ISBN10 | 8973816489 |
발행일 | 2011년 04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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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452g | 131*187*20mm |
ISBN13 | 9788973816484 |
ISBN10 | 8973816489 |
더 이상 읽지 않아도 될 것으로 여기고 있던 작가의 작품이다. 그런데 남편이 한번 읽어 봐 달라고 했다. 남편이 참여하는 독서 모임에서 선정한 책이란다. 다수의 여성 회원들이 택한 작품인데 자신으로서는 도무지 읽기가 쉽지 않노라고.
읽지 않았어도 책의 내용은 짐작이 되었고, 남편이 왜 읽기 어려워하는지도 짐작할 수 있었고, 그래도 도움을 주겠다는 기특한 생각으로 읽었다. 짐작과 다른 게 없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한결같이 이런 취향의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능력이 될 것 같다.
딸 셋과 아들 하나를 둔 부부의 가족 모습을 그리고 있다. 화자는 셋째딸이다. 일본인 가정인데 우리 사는 모습과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다. 사건이 될 만한 일들은 지극히 가볍게 처리해서 넘기고 하찮게 볼 수도 있는 일상의 자질구레한 장면들을 세심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러니 감정의 층이 얇은 남편으로서는 투덜거릴 수밖에. 뭔 재미로 읽느냐는 것이다.
딱히 내가 누군가에게 권할 책은 아니다. 나에게는 아니라도 독자층이 두꺼운 것을 보면 이런 취향을 즐기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뜻일 것이다. 현실의 삶이 너무 무거워서 지칠 때 살짝살짝 위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그런가 보다 한다. 나날의 삶이 힘든 사람이 많아서 더 잘 읽히는 것일지도 모르겠고.
「타인의 집 안을 들여다보면 재미납니다.
그 독자성, 그 폐쇄성.
가령 바로 옆집이라도 타인의 집은 외국보다 멉니다. 다른 공기가 흐릅니다...... 그 사람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룰, 그 사람들만의 진실, 소설의 소재로 ‘가족’이란 복잡기괴한 숲만큼이나 매력적입니다.
-작가의 말 中」
가족의 울타리는 생각보다 견고하다. 자신에게는 매일의 일상인 것이 남들이 보기엔 꽤나 우스운 일일 수도 있고, 자신에게는 무겁고 버거워 보이는 짐이라도 다른 가족의 눈에는 가겹디 가벼운 이야깃거리로 맥주 안주도 안 되는 것일 수도 있다. 이해할 수 없지만 그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다. 그것이 작가가 말하는 독자성, 폐쇄성이 아닐까. 그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통용되는 그들만의 언어, 대화의 기술, 배려. 그것은 그 가족이 되어야만 알 수 있는 견고한 유대일 것이다. 그 유대를 찾아 한 가족을 찾아가본다. 가벼운 터치의 일상적 이야기이면서도 무겁게 가슴을 찌르는 상처를 헤집기도 하고, 심드렁하게 내뱉는 인사말 같으면서도 쉬이 흘려버릴 수 없게 하는 무언가가 이 가족에게 있다.
‘나’는 이 기괴한 ‘가족’이라는 깊은 숲의 울타리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우리에게 대표로 전해주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좀 더 우리 편인가 하면 그건 아니다. 철저히 가족의 편에 서서 우린 그렇게 이상한 가족이 아니다. 우리 가족의 버릇이 이렇고, 어떨 때엔 저렇게 행동하고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좋다는 식이다. 전혀 친절하지 않은 이 화자와의 첫 대면이 신선하다. 가족의 비밀을, 이야기 보따리를 ‘얼마나’ ‘어떻게’ 풀어 놓아 줄 건지 기대가 된다.
아기를 갖고 싶은 불쌍한 남자들의 영원한 애인 시마코 언니는 매일같이 자신의 사랑을 기다리는 착한(그렇지만 너무 불쌍한) 남자들과의 서러운 연애를 되풀이하며 살아간다. 사랑이 왔다가 떠나갈 때에 조용히 그녀를 지키는 가족이 있어 그래도 그녀는 일어설 수 있다. 그녀의 울음과 슬픔을 지켜봐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그녀가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그렇다해도 다시 착하지만 불쌍한 남자를 만나게 되겠지만) 힘을 주게 되는 것이다.
「 울 때면 시마코 언니는 정말 고통스럽게 운다. 이를 악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울음을 멈추려고 억누른 오열이 흑, 흐흑, 큭, 크큭, 하고 고조되는 모습은 압권이다. 베개 옆에 투명한 액체가 조금 남은 유리병이 나뒹굴고 있었다. 달짝지근한 냄새는 그곳에서 나는 듯하다. 라벨에 살구 그림과 VODKA란 글자가 보인다. -본문 96쪽 」
울면서 소리를 참는 것은 시마코 나름의 가족을 배려하는 행동일 것이다. 하지만 그 울음의 정체와 울고 있다는 사실을 가족 모두가 안다. 알면서 모른 척 해주고, 알면서 슬픔을 숨기는 척 하는 가족만의 무언의 배려와 약속인 셈이다. 그렇게 슬픔의 극복을 서로 모른 척 해주며 자연스럽게 위기를 넘어간달까. 그런 끈끈한 유대가 이 가족에겐 있다. 그와 같은 경우는 큰 언니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엄마는 우리와 생각이 달라서, 하필이면 이렇게 미묘한 시기에 가느냐, 쓰게 서방이 있는 토요일에 굳이 갈 거 없지 않느냐, 소요도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거다, 너희들은 대체 몇 살이 되어야 철이 들 거냐며 잔소리를 늘어놓았지만, 동시에 소요언니에게 보낼 꾸러미를 두 개나-누가 보내준 자몽과 건어물 등을-순식간에 꾸렸다. -본문 206쪽」
큰 언니 소요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지내왔던 겉으로 봤을 때 큰 무리없고 별 사건 사고 없는 결혼생활을 정리하려고 한다. 게다가 그런 언니는 임신까지 했다. 그 사실을 이혼절차를 밟고 소요가 집을 나와 친정집으로 들어갈 때까지도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결국 소요 혼자 감내해야 할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니, 아니다. 소요 혼자 감당할 일이 아니라, 소요가 돌아간 ‘가족’이 함께 감내하고자 한다. 집안이 난리가 날 그런 일도 어찌되었던 가족이 함께 하기 때문에 그 일은 ‘가족’ 모두의 일이 되고 자연스러운 강물의 흐름처럼 가족의 일상 속에 녹아들기 시작한다.
그 신비한 소란스러움, 그 대단한 보통날의 힘.
그런 일은 중학교 졸업반 리쓰에게도 일어나고, 대학 진학도 사회진출도 하지 않은 상태로 가족의 품에서 시간을 유예하고 있는 ‘나’에게도 일어난다. 아르바이트를 금지하고 있는 학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지적받고 곧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졸업식을 참석하지 못하게 되는 정학처리를 받게 되지만 리쓰를 나무라는 가족 ‘구성원’은 아무도 없다.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몰상식한 사람들로 학교 관계자를 매도하고 가족은 그냥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리쓰의 불퉁해진 마음을 풀어주려고 노력할 뿐이다. 당분간 신분을 유예하고 가족의 보통의 나날 속에서 한껏 여유를 부리고 있는 ‘나’, 고토코에게도 가족들은 조바심내지 않고, 그녀를 내몰지 않는다.
그렇다. 엄마, 아빠, 큰언니, 작은언니, 나, 리쓰. 그리고 심지어 애완용 햄스터까지도 그들은 아무도 내몰지 않는다. 그것이 막다른 코너이든, 무시무시한 사회 현실이든, 자기를 직시한 현실 반성이든 간에 어디론가 내몰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 가족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정학 처분을 당해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입학식을 위해 작은 추억갈피 하나를 접으러 나가는 ‘소란스러운’ 가족들의 모습 뒤로 그날의 입학식 기념 가족 사진이 떠오른다. 한 장, 한 장, 뭉게구름처럼 사진이 피어나고 떠오르고 사라졌다가 다른 사진이 떠오르는 식이다. 가족의 역사는 반복되고 아무도 소외되지 않고 아무도 내몰리지 않은 채로 가족은 그 가족인 채로 행복하고 즐겁다.
「1층으로 내려가니 아빠와 소요 언니는 벌써 구두를 신고 현관에 서 있었다. 우리는 앞을 다투어 구두를 신고서 차례차례 밖으로 나간다. 4월의 하늘은 상큼하고 화창하고, 부는 바람에서는 향내가 났다. 문을 잠그는 것은 리쓰의 몫이다. -본문 276쪽」
혼자서 가족을 만들 수는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 만든 단란한 울타리 속에 성격도 취미도 가지가지인 다양한 아이들과 함께 가족을 만들게 된다. 가족의 삶에 대해 평가할 필요도 없다. 내가 그 가족의 구성원임을, 나로 인해 그 가족이 완성됨을 알면 그만이다. 그렇게 ‘소란한 보통날’이 가고 내일은 더 ‘소란스러운 보통날’이 시작될 터이다.
소란한 보통날, 그 따뜻함 속으로.
에쿠니 가오리의 책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그녀의 《반짝반짝 빛나는》개성 넘치는 사랑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도, 《냉정과 열정 사이》에 있는 진한 에스프레소 같은 사랑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에도, 《달콤한 작은 거짓말》로 내 맘을 쥐고 흔들었을 때에도 그녀는 항상 섬세하고도 무게 있는 필체로 가슴의 문을 두드리곤 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아주 여윈 그러면서도 굉장히 하얀 팔 끝에 놓여 있는 기분이다. 무언가 아슬아슬하면서도 살며시 잡아주고 싶은 느낌이랄까. 그런 그녀가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닌, 조금은 다르고 조금은 별 다를 것도 없는 가족 간의 사랑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고 있는 가족들, 그리고 꼭 같은 방식으로 서로를 사랑하는 가족들의 모습. 그들의 소란스러운 어느 보통날의 식사 자리에 초대받았다.
미야자카 씨네 가족
엄마와 아빠, 그리고 큰언니 소요, 작은언니 시마코, 나 고토코, 어린 동생 리쓰. 그리고 엄마를 위한 아빠의 생일선물이었던 윌리엄까지.(윌리엄은 그 다음 윌리엄으로 이름만 남겨주고 떠났지만) 집을 울타리 삼아 그들만의 삶과 사랑과 이야기를 매일같이 만들어 가고 있다. 미야자카 씨네 가족은 내 입장에서 보면 굉장한 대가족인 셈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덜 복잡하고 정신사납지 않으면서도 서로 다른 매력이 어우러지며 함께 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마치 그네의 엄마가 휑한 식탁 자리가 싫어 매일같이 돌이나 나뭇잎 등으로 식탁을 꾸미는 것처럼 그들이 모두 가족이 아니었다면 하는 생각은 휑한 식탁 자리보다 더 슬픈 기분을 자아내게 한다. 그래서 그들은 여느 집보다도 언제나 ‘소란’스럽다. 그리고 그들의 그러한 소란은 언제나 매일 같은 ‘보통’날이다.
큰언니 소요는 결혼을 해서 쓰게 집안 사람이 되었다. 식구들 중 유일하게 결혼을 하면서 미야자카 씨네 가족의 테두리를 벗어난 셈이지만 집안의 대소사는 언제나 깔끔하고 정갈하게 챙기며 큰 몸짓 없이도 많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나는 잘 만들어진 인형 같은 느낌을 그녀에게서 받았다. 그리고 정말 큰언니가 있다면 소요 같은 스타일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는 언제나 장녀라 이렇게 언니가 ‘둘이나’ 있는 그런 집의 여자 아이가 부러웠다. 게다가 크면서 매일같이 싸우던 연년생 남동생이 있는 나와 달리 어리디 어린 귀엽고 야무진 리쓰 같은 동생이라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나에게 장녀로서의 비극이 있고, 남동생과의 tm펙터클한 사건들이 있다면 또한 미야자카 씨네 가족은 한 번씩 큰 일을 치르는 시마코 언니가 있고, 아직 대학진학도 하지 않은, 그렇다고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닌 나, 고토코가 있다. 뭐 사실 그렇게 인형처럼 어여쁘고 뭘 하든 손맵시가 고운 소요 언니도 결국은 이혼을 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생각 깊은 귀염둥이 리쓰까지 졸업식도 참석하지 못할 정도의 정학 처분을 받지 않았는가. 그런 식으로 따지다 보면 결국 다른 가족을 부러워해 봐도 그 가족들의 소란스러운 보통날이 어찌 보면 그리 유쾌해보이지도 않는다. 우리 가족의 소란스러운 보통날이 더 낫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그냥 이상스레 가슴이 따뜻해지는 건 그렇게 상처와 슬픔을 감싸안고 ‘함께’ 살아가는 가족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주는 편안함과 낯설지 않은 호흡과 시간들. 아무리 좋은 곳에 간들, 비싼 곳에 앉아 있다고 한들 결코 얻을 수 없는 익숙함일 것이다. 신발장에 실내화만 봐도,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버지의 얼굴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는 그것, 그것은 사랑이라는 단어 두 글자로 표현하기엔 우리 가족에게 역사가 너무 많다. 우리 모두에겐 가족의 ‘역사’가 있다.
중학교 때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는 시마코 언니는 대학을 어느 해 겨울 연거푸 7개나 낙방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지지리 복도 없는 남자들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시마코 언니가 사랑하는 사람은 모두 그런 식이다. 일례로 시마코 언니가 최근에 만나고 있다고 밝힌 그 남자는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불쌍한 사람’으로 유부남인데다 너무 착해 금전적으로도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게다가 그 전에 시마코 언니는 남편 없이 아기를 낳아야 할 상황인 사무실 아르바이트생 구스이 미야코씨의 아기를 자신이 키우겠다고도 했었다. 물론 아버지의 의도와는 다르게 아버지가 그 집안에 알린 일이 계기가 되어 결국 구스이 미야코씨의 아기는 낳지 않는 걸로 일이 매듭지어졌지만 말이다. 시마코 언니가 그렇게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결국 힘을 얻는 것, 힘을 내게 되는 곳은 가족이 있는 집이었다. 길고 긴 울음 끝에 어린 동생들에게 그 눈물의 사연을 나누기도 하고, 그렇게 한바탕 긴 울음을 뱉고 나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다만 시마코 언니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소요언니가 이혼을 하게 되었을 때도, 리쓰가 인형을 만드는 문제로 학교 담임 교사나 교장에게 부모님이 불려갔을 때에도 상처 받고 아픈 마음을 이겨낼 수 있게 힘을 주는 존재들은 바로 엄마나 아빠 그리고 언니, 누나, 동생이었다.
혜윤이네 가족
얼마 전 아주 비싼 돈을 주고 큰 카메라를 샀다. 물론 똑딱이 카메라 하나 정도야 집에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혜윤이의 작은 움직임을 포착하기 힘들었다. 결혼을 위해 찍은 웨딩 촬영은 처음엔 즐거웠지만 오랜 시간 몇 벌의 옷을 갈아입고, 몇 시간을 연속해서 같은 표정을 지어내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원하기도 하고, 멋진 사진쯤은 집에 있는 것도 괜찮다 싶어 그녀가 열심히 알아본 스튜디오로(무려 지역까지 옮겨가며) 즐겁게 갔었다. 하지만 아기가 태어나니, 웬걸, 아기도 예외가 아니었다. 성장 앨범이라고 해서 웨딩 촬영처럼 스튜디오별로 50일, 100일, 200일, 돌 사진까지 참 멋들어지게도 찍어주는 패키지가 참 많았다. 하지만 이제 세상을 배워나가는 아기에게 이것저것 옷을 입히고 예쁜 표정을 짓게 만드는 건 아기 나름의 고역인데다 그런 스케줄을 소화해내기 위해 또 내가 따라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니 참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아내와 상의한 끝에 매일같이, 웃는 모습, 조금씩 기어다니는 모습, 결국 일어서서 혼자 버티고 있는 일상의 그 모든 모습들을 내 손으로 찍어주리라 결심했다. 그래서 지금은 그동안 몇 백, 몇 천 장이 되는 사진을 책으로 내보려고 정리 중에 있다. 이렇게 혜윤이네 가족은 혜윤이를 중심으로 매일같이 웃고 울고 한다. 소요의 일로 엄마가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도 끊임없이 소요가 함께 있음에, 감사하고 즐거워하는 것처럼 그 모습 그대로를 아내에게서 본다. 미야자카 씨네 가족은 연례행사인 입학식 사진을 찍으러 간다. 여느 때처럼 모두가 모였다. 아내와 혜윤이가 있는 소중한 시간 나는 괜한 거들먹을 피우며 카메라를 들이댄다. 그렇게 가족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