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1년 03월 25일 |
---|---|
쪽수, 무게, 크기 | 270쪽 | 382g | 133*225*20mm |
ISBN13 | 9788937443848 |
ISBN10 | 8937443848 |
발행일 | 2011년 03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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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0쪽 | 382g | 133*225*20mm |
ISBN13 | 9788937443848 |
ISBN10 | 8937443848 |
이방인 1부 2부 『이방인』에 대한 편지 - 알베르 카뮈 미국판 서문 - 알베르 카뮈 『이방인』을 다시 읽는다 - 로제키요 작품해설 - 김화영 작가연보 |
제목 : 이방인
저자 : 알베르 카뮈
출판사 : 민음사
옮긴이 : 김화영
'이방인'은 엄격한 질서를 갖춘 고전으로, 부조리에 관해서, 그리고 부조리에 맞서 쓰인 책이다
장폴 사르트르
워낙 유명한 책이지만 고전 소설에 조예가 깊지 않은 나는 접해보지 못했던 책이었다. 2023년 새 해 계획으로 한 달에 한 권씩 고전 명작 소설을 읽기를 정했고 다 지키지는 못하지만 생각 날 때마다 한 권씩 골라 읽고 있다. 이번 소설은 어느 정도는 두꺼울 것이라 생각하고 골랐지만 뒤에 해설이 길고 실제 소설 내용은 150페이지에 불과한 소설이었다. 하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그 길이로 설명할 수 없기에 명작이라 불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무명작가였던 젊은 시절 이방인을 발표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르고 노벨문학상도 수상한다. 이 책은 저자도 저자이지만 그 특유의 필체를 고스란히 번역한 옮긴이도 주목해볼 듯 하여 기억하기 위해 적어보았다. 알베르 카뮈를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알베르 카뮈 전집을 비롯해 '어린 왕자' 등 프랑스 소설을 주로 번역한 평론가 겸 번역가이다.
주인공 뫼르소가 양로원에 있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으며 소설은 시작된다. 이후 장례를 치르는 과정, 이후의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주인공의 특유의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휴가를 이틀이나 주는 것을 꺼려하는 사장에 대한 불편함도 느끼고, 예전 직장 동료인 마리를 만나 수영도 하고 영화도 보며 연인이 되어가는 모습도 그려진다.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레몽과 친해지는데, 그는 변심한 애인에게 복수하려 한다. 물론 그가 애인을 때렸기에 변심을 한 것이겠지만 주인공은 그 내막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의 오빠와 친구들이 레몽을 따라다닌다. 레몽과 해변으로 놀러간 그들 무리와 그들을 미행하는 아랍인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져 레몽이 다치고 사건이 마무리되나 싶었지만 답답하여 물가로 나갔던 주인공은 레몽을 찌른 아랍인을 만나고 엉겁결에 총을 쏴 그를 죽이고 만다.
2부는 1부와 전혀 다른 법정 스토리이다. 아직 자신이 살인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주인공은 여러 과정을 겪고, 재판이 벌어진다. 재판이 벌어지며 그와 아랍인의 다툼과 살인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과거 행적으로 그와 그의 생각을 판단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잘 울지 않는 태도, 직후 새 애인을 만나 영화를 보고 해수욕을 즐기는 등 모습으로 그는 검사에게 비판을 받고 변호인이 있음에도 사형이 선고된다. 황당하게 시간은 흘러 이제 사형 집행 직전이 되었다. 사형을 남긴 그는 비로소 이런 생각을 한다.
내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처형되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들어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주었으면 하는 것뿐이었다.
본문 중, 주인공 뫼르소의 말
이 책은 1부를 읽을 때는 무슨 이야기인가 싶었다. 2부를 읽으면서 엄청나게 훌륭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읽은 후 책 뒤에 붙어있는 옮긴이의 작품 해설을 보면서 내가 막연하게 느꼈던 감정의 이유를 이해하면서 대단한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고 나중에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 책의 주요 사건은 죽음이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시작하여 1부의 끝과 2부의 시작에 주인공이 아랍인을 살해하는 것, 그리고 책에서 나오진 않지만 사형 집행 직전에 소설은 마무리된다. 아이러니하게 이 죽음들에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반응은 일반적이지만은 않다. 어머니의 죽음을 어느 정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주인공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지만 그에 대해 크게 동요가 없다. 심지어 재판부는 죽은 아랍인을 신경도 쓰지 않는 모양새이다.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이 어떤지, 어떤 처벌을 해야 할지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재판의 내용도 일반적이지 않다. 과거의 행실을 문제삼아 주인공의 성격을 이야기하고 죄의 유무와 경중을 따지는 모습에 대한 묘사를 읽다보면 느껴지는 사건의 부조리함이 이 소설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이다.
언뜻 1부와 2부는 전혀 다른 듯하기도 하고 주제와 방향이 바뀐 듯 하지만 하나로 이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제자가 사르트르의 '구토'에 관해 적은 서평에서 그렇게 느꼈던 이유에 대해 알 수 있다.
소설이란 어떤 철학을 여러가지 이미지들로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 좋은 소설에는 철학이 송두리째 이미지들로 변해 있다
알베르 카뮈
저 말을 가장 잘 구현한 것이 바로 이 '이방인'이라고 생각한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 되짚는 내내 '호밀밭의 파수꾼' 소설이 떠올랐다. 주제와 진행, 저자의 메세지와 필체 모두 공통점이 많다는 느낌은 없는데 왜인지 생각이 났다. 단순히 두 책 모두 너무 좋은 책이어서 생각이 났는지, 어떤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두 권 모두 고전 문학을 읽은 중 최상위권에 꼽는 훌륭한 소설이라는 것이다. 프랑스에선 아직도 '이방인'이 항상 베스트셀러 순위에 있다고 한다. 너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인간과 사회의 부조리함을 소설로 표현한 이 책은 사랑받는 이유가 있고 꾸준히 사랑받은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