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1년 03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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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92쪽 | 330g | 142*205*20mm |
ISBN13 | 9788971849149 |
ISBN10 | 8971849142 |
출간일 | 2011년 03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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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92쪽 | 330g | 142*205*20mm |
ISBN13 | 9788971849149 |
ISBN10 | 8971849142 |
20세기 최고의 정치 우화 소설로 평가받는 『동물 농장』은 인간에게 학대받고 착취당하던 동물들이 인간을 내쫓고 ‘동물 농장’을 세워 스스로 운영한다는 큰 줄거리 아래 독재와 전체주의의 문제점을 풍자적으로 비판한 작품. 우화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주요 동물과 사건이 러시아 혁명 이후부터 스탈린 집권하의 소비에트 연방의 전개 과정을 직접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이 책은 현직 국어 교사들이 기획위원으로 구성되어, 현장에서 경험한 청소년들의 요구와 필요에 걸맞은 해설을 ‘제대로 읽기’라는 형식으로 새롭게 구성했다. ‘『동물 농장』 제대로 읽기’에는 작품에 대한 풍부한 설명은 물론, 조지 오웰이 사회주의자로 자처하게 된 배경과 그것이 어떻게 작품에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하게 짚어 준다. 또 억압과 여론 조작이 현재의 우리 사회에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지를 밝혀 작품의 현재적 의미를 살피게 한다. |
제1장 메이저 영감의 꿈 제2장 반란의 그날 제3장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 제4장 외양간 전투 제5장 논쟁과 대립 제6장 풍차를 위하여 제7장 잔인한 응징 제8장 처참한 승리 제9장 복서, 농장을 떠나다 제10장 누가 돼지이고, 누가 인간인가 『동물 농장』 제대로 읽기 |
동물들의 세계지만 인간들의 세계랑 넘 닮아 있어서 우화라고들 하죠. 요즘 한국의 정치판을 보면 책 속 내용이랑 넘 비슷해서 정치인들도 읽고 반성 좀 하셨으면 좋겠어요.
어디에나 치열한 경쟁과 자리다툼은 있기 마련이고, 다양한 성격의 이들이 세상을 주도해 나가지만, 진짜 피해를 입는 이는 백성들이 되겠죠? 더 너른 마음으로 국민을 아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동물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초등학생들도 쉽게 집어드는 책 중 하나다. 그러나 과연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어린이가 얼마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이다. 특히 냉전시대를 오롯이 관통했던 세대에게는 모순덩어리 체제의 허상을 적나라하고 통쾌하게 밝혀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냉전시대에 미국의 반대편에 있던 공산주의 사회만을 의미하는 것일까. 여기서 보여주는 나폴레옹의 독단적이고 위선적인 행동은 특정 시대의 특정인이라기 보다 보편적인 독재자의 모습 그대로라고 할 수 있다.
장원 농장에서 탐욕스럽고 동물을 학대하며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는 인간 주인에 대항하여 모든 동물들이 연합해서 반란을 일으킨다. 처음부터 그들에게 그러한 의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그렇듯, 부당한 점이 있어도 그것을 자각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다행히 장원 농장에는 그들의 무지를 깨트려준 메이저 영감이 있었다. 그동안 무언가 잘못된 것이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몰랐던 동물들에게 작은 지혜를 가르쳐준 메이저 영감 덕분에 동물들은 인간을 몰아내고 해방을 맞을 수 있었다. 만약 메이저 영감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기회가 왔어도 그것을 기회로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준비된 자에게는 언제든 기회가 오는 법이다.
못된 주인을 내쫓고 농장을 차지한 동물들은 이름을 '동물 농장'으로 바꾸고 일곱 계명을 만들어 모두 평등한 사회를 꾸려 나간다. 그런데 평등하다는 것은 일종의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앞에 나서야하기 때문이다. 스노볼과 나폴레옹처럼 말이다. 혁명에 앞장섰던 둘은 처음에 하나의 목표를 위해 힘을 합쳤지만 결국 함께 갈 수 없는 운명이었다. 권력은 나눌 수 없는 법이다. 물론 처음 일 년은 인간이 주인이었을 때보다 작황도 좋았고 먹이도 배불리 먹을 수 있었으며 특별한 몇몇을 제외하고는 정말 평등하게 살아갔다. 스노볼이 리더였을 때는 권력을 남용하지 않았으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던 나폴레옹이 스노볼을 몰아내고 권력을 잡았을 때는 이전과 모든 것이 달라져 있었다.
처음 혁명을 일으켰을 때 만들었던 일곱 계명을 권력자의 입맛게 맞게 조금씩 바꾸는가 하면 다른 동물들을 착취하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교묘한 술수까지 쓴다. 그러면서 그들은 전술이라고 한다. 권력자 동물들을 제외한 나머지 동물들은 과연 인간이 주인이었을 때보다 무엇이 좋아졌는지, 과연 좋아진 것이 있기는 한 것인지 모를 정도로 이전과 같이 비참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나 예전에도 아무 생각이 없었듯 지금도 그렇게 무언가 잘못 된 것 같긴 하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른 채 힘든 삶을 이어나가고 세대를 이어간다. 이럴 때 메이저 영감과 같은 사람이 다시 나타난다면 역사가 반복될까. 아마 모르긴해도 스노볼이나 나폴레옹 같은 사람이 다시 나타나 동일한 전철을 밟아가지 않을까 싶다.
동물이 등장하지만 다양한 인간군상을 의미하고 있다. 권력자 주변에서 우아한 말솜씨로 나팔수 노릇을 하며 달콤한 권력을 만끽하는 스퀼러, 우직하게 자신의 일만 묵묵하게 하다가 결국 버림받는 복서, 비판적인 생각없이 권력자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는 양들, 사회가 어떠한지는 상관없이 눈앞의 사소한 이익만을 좇는 몰리 등 인간사회의 다양한 층위를 목격할 수 있다. 이 중 특히 한심하고 위험한 부류는(물론 독재자에게는 가장 좋은 유형일 테지만) 존스를 주인님으로 부르며 '그 양반이 없으면 굶어 죽을 것'이라고 떠드는 동물이다. 문제는 이런 부류가 현재도 아주 많이 있기 때문에 권력자가 입맛에 맞게 그들을 요리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그것을 여론이라고 부르는 것이고.
많은 사람들은 책을 읽으며 나폴레옹에게서 스탈린의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마지막 장면의 카드 놀이 장면은 테헤란 회담을 상징한다고 한다. 서로 상대를 비난하지만 뒤로는 이익을 챙기기 위해 서로 협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공산주의 사회의 모순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독재자의 모습을 꼬집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사회에서나 독재자는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종교를 싫어하고 언론을 통제하며 비난의 대상을 정해서 관심을 그곳으로 집중시킨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독재자의 공통된 모습이다.
조지 오웰은 사회주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과 <1984>가 사회주의의 모순을 드러냈다고 하여 우리나라에서는 반공작가로 분류되기도 했단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필독서 목록에 올랐다고 하니 우리 입맛에 맞게 작가를 세탁한 셈이다. 만약 이 책이 독재자의 위험과 모순을 지적하기도 하는 책이라고 한다면 과연 그렇게 권장했을까 의문이다. 책은 이렇듯 시대를 거듭나면서 새로 읽히고 해석되기도 하며 꾸준히 살아남는다. 그리고 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새로운 메시지를 던져주기도 한다. 초등학생들에게 우화로 읽히더라도 나폴레옹의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만은 느낄 것이다. 어느 누가 읽든 부디 아무 생각없이 권력자의 입맛에 맞게 길들여지거나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순응하는 부류만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근래 조지 오웰의 작품을 차근차근 읽고 있다. 아무래도 혼자 마음 먹고 읽으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거나 당장 읽어야 할 책을 먼저 읽게 된다. 그래서 여럿이 읽을 기회가 생기자 얼른 동참했다. 그때는 일단 <1984> 먼저 읽고 다음에 <동물 농장>을 읽을 기회가 생겼다.
책을 읽으며 문득 어떤 그림책이 스쳐 지나간다. <옛날에 오리 한 마리가 살았는데>라는 책으로 모든 일을 오리에게 맡기고 농장 주인은 일을 하나도 안 하자 주위의 동물들이 회의를 거쳐 주인을 몰아낸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 책에서 오리는 주인에게 반기를 들지 않고 동료들이 주인을 몰아내는지조차 모르며 주인이 다시 돌아오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장면도 없다. 혹시 작가가 여기서 모티브를 얻은 것 아닐까. 어차피 창조라는 것이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도 있지만 유에서 변형시키는 것도 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 그림책 이야기는 그만해야겠다.
여기에는 온갖 종류의 인간 모습이 나온다. 또한 구체적으로 누군가가 연상되기도 한다. 메이저 영감의 가르침으로 무언가를 깨달은 동물들이 처음에는 대의를 가지고 장원농장의 주인인 존스를 몰아내지만 결국 그 안에서도 존스를 대신할 누군가가 있다는 현실은 어쩔 수 없다. 사실이 그렇지 않은가 말이다. 아무리 만인이 평등한 나라라고 해도 그 나라를 누군가가 다스려야 하고, 그러려면 계급이 생기게 마련이다. 처음 마르크스의 이론에 입각해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났을 때만 해도 정말로 모두 평등하고 다함께 잘 사는 나라가 되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권력이란 마약과 같다고도 하지 않던가. 한 번 맛을 들이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것. 나폴레옹과 스노볼은 이미 그 권력의 맛을 보았기 때문에 서로 자기가 더 큰 권력을 갖기 위해 이전 존스보다 더한 착취와 노동을 강요한다.
책을 읽다 보면 대충 누구를 이야기하는 것인지, 어떤 사건 혹은 어떤 종류의 인간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짐작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나폴레옹은 스탈린을, 스노볼은 트로츠키를 연상시킨다. 벤저민은 아는 게 많지만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회의주의자를, 클로버는 교육 받은 무기력한 중산층을 의미하는 듯하다. 역사에는 언제나 강온이 대립되어 나타난다. 큰일을 치를 때는 힘을 합치지만 막상 목적을 이루고 나면 노선이 갈라지곤 한다. 나폴레옹과 스노볼이 그랬던 것처럼. 그러다 어느 한쪽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 인간의 기본적인 모습은 언제 어디서나 똑같은지도 모르겠다. 그러기에 비록 구소련을 풍자하는 이 책을 여전히 현대에도 적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