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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20쪽 | 610g | 153*224*30mm
ISBN13 9788925543017
ISBN10 89255430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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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마장은 워낙 자주 달려보았던지라 풀 잎사귀 하나하나 오랜 친구처럼 잘 아는 느낌이었다. 꿈속에서도 여기서 말을 타고 언덕을 질주하여 내려가 곧장 집으로 갔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악명 높은 장애물인 내리막길 장애물에서 자세를 안정시키려고 멈춰 설 테지만 꿈속의 나는 도리어 박차를 가해 돌진했다. 여기서 수많은 기수와 말은 까딱 잘못하면 풀밭에 처박히기 마련이라 멈춰 서는 게 더 안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승리란 중요한 것이기에 말에 박차를 가하게 되면 울타리를 넘으면서 몇 마신은 앞서게 되고, 그만한 거리라면 언덕을 올라 결승선에 다다를 때까지 상대편이 나를 따라잡지 못할 수도 있었다.---본문 중에서

“내 생각에는.” 그는 말을 이어나갔다. “내 기수랑 조교사가 말들이 승리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것 같아.”
마주들은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법이다.
“다른 조교사로 옮겨보시죠.” 의뢰를 받아야 할 텐데 이런 말이나 했다.
“이 사람아,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야. 내 말하거니와, 내 말들은 이겨야 할 때 이기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내가 내리지 않은 명령에 따라 달리고 있다네. 이용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난 그게 마음에 들지 않거든.” 나는 갑자기 새빌 가의 외관(새빌 가는 런던의 고급 양복점 거리-옮긴이) 아래에 숨겨진 진짜 조니 엔스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강인하고, 단호하고, 심지어는 위험한 남자였다.
“내가 경마계에 몸을 담고 있는 이유는 이기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야.” 그는 ‘이기는’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승리란 말일세.”---본문 중에서

“저희 웹사이트를 보셨나요?”
“예.” 나도 속삭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판돈을 마주 거는 사람을 찾아낼 수 있는 한 원하는 거의 모든 것에 도박을 걸 수 있다는 걸 아시겠군요. 작년에는 누가 더 빨리 여자 친구를 임신시킬 것인가 하는 걸 가지고 두 젊은이가 내기를 하게 만들었지요.” 그는 웃었다. “결국 승자를 정하기 위해 진단서를 받아야 했어요.”
“미친 짓이네요.”
“그렇지만 저희 시장의 대부분은 그만큼 사사로운 건 아닙니다. 여기 직원들은 들어오는 판돈을 살피며 컴퓨터가 자동적으로 맞상대를 찾아내지 못할 경우 상대를 찾아봅니다. 그리고 해결하려면 사람의 머리가 필요한 특별한 사건들이 늘 있죠. 컴퓨터는 대단히 영리할지는 모르지만 규칙이 절대적인 편을 좋아하거든요. ‘예’, ‘아니오’뿐 ‘글쎄’라는 건 없는 거죠.”---본문 중에서

신경 자극을 보내보았지만 엄지손가락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빌어먹을. 피부와 전극 사이에 피가 묻은 모양이었다. 다시 시도하고 또 다시 시도했다.
엄지손가락이 움찔하기는 했지만 완전히 벌어지지는 않았다.
계속 필요한 신호를 보내자 천천히, 조금씩 조금씩, 수건걸이에서 손을 놓을 수 있을 만큼 움직였다.
그러나 오른손은 여전히 꽉 묶인 상태였다.
평소에는 강인한 왼쪽 기계손은 날 실망시켰다. 오늘 아침에는 계란과 손가락뿐만 아니라 사과와 테니스공까지 짓이겨놓을 수 있었던 손이 지금은 비눗방울 때문에 문제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나는 그 손으로 수갑을 공략했다. 그렇지만 실패했다. 제임스 본드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손에 절단 기구가 달려 있었으면 했다. 그랬더라면 금세 잘라내고 빠져나갈 텐데.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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