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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소설가의 고백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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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1년 07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29g | 134*195*30mm
ISBN13 9788989456261
ISBN10 898945626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지식을 탐닉하는 자의 은밀한 고백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더 나은 곳은 없다"


이름만으로도 독자들의 기대를 피어 오르게 하는 움베르트 에코는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 『바우돌리노』,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이상 다섯 권의 소설 외에도 수많은 비평서와 칼럼을 통해 본인이 '걸어 다니는 지식의 백과사전'임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도대체 무슨 비밀 이야기를 우리에게 고백한다는 걸까? 에코의 책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독자들은 이미 예상했겠지만, 그가 말하는 고백이란 사적인 의미의 고백과는 거리가 있다. 이 책의 본문 맨 마지막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젊은 소설가의 고백'이란 바로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읽고 쓰는 즐거움'을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에서부터 호메로스와 단테, 보르헤스와 제임스 조이스, 톨스토이와 뒤마 등 수많은 문인들의 작품에 대한 찬사와 더불어서 소설과 독자와의 관계, 소설가와 소설과의 관계, 마지막으로 독자와 소설가와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들려주는 이 책은 크게 세 가지 즐거움을 제공한다. 그 첫 번째는 에코의 방대한 독서 이력이 선사하는 지식의 즐거움. 두 번째는 에코 자신이 겪었던 개인적 경험에서 우러나온 재미있는 이야기가 주는 즐거움. 세 번째는 능청스럽고 뻔뻔할 정도로 익살스러운 유머가 주는 즐거움이다. 이 짤막한 에세이는 궁극적으로 인류가 쌓아온 방대한 지식을 읽고 그것에 영향 받아 다시 쓰게 되는 행위, 즉 읽고 쓰는 행위에서 이토록 경이로운 충만감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해주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차례
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글쓰기
Ⅱ. 저자와 텍스트 그리고 해석자
Ⅲ. 허구적 등장인물에 관하여
Ⅳ. 궁극의 리스트
미주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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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왜 호메로스는 창조적 작가이고 플라톤은 그렇지 않은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쁜 시인은 창조적인 작가인 반면, 훌륭한 과학 저술가들은 그렇지 않은 이유가 도대체 뭐란 말인가? --- p.13

창조적 작가는 자기 작품의 합리적 독자가 되어 억지스러운 해석에 반박할 권리를 갖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의 책을 읽는 독자들을 존중해야 한다. 그들은, 말하자만 병 속에 넣어 바다에 띄운 편지처럼 이미 자신의 글을 세상에 던져놓았기 때문이다. --- p.16

그러나 나는 어떤 학문에 대한 책이건 일종의 추리소설, 즉 어떤 종류의 성배를 찾는 탐구 보고서처럼 써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 p.19

하지만 문학의 목적이 오로지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위로하는 것에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문학은 독자들이 내용을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바람 때문에 같은 책을 두 번, 세 번씩 읽도록 도발하고 영감을 준다. 이와 같이 나는 이중코드가 지루한 귀족적 경련(aristocratic tic)이 아니라 독자들의 지성과 소설에 대한 애정에 경의를 표하는 한 방식이라고 믿는다. --- p.50

뒤마는 그곳에 머무는 동안 방문객들이 ‘진짜’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갇혔던 감옥이라고 하는 곳을 꼬박꼬박 구경하고, 안내인들은 한결같이 당테스나 파리아, 혹은 기타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마치 실존했던 사람들처럼 얘기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몇 년 전, 나는 그곳의 요새를 방문했다가 몽테크리스토의 감옥이라는 곳은 물론이고, 파리아 신부가 팠다는 굴도 본 적이 있다.)--- p.105

극의 전략이 관객의 눈물을 유도하는 데 목적을 두면 관객은 인문학적 소양이나 문화적 수준과 상관없이 울게 된다. 이런 반응은 미학적인 문제가 아니다. 위대한 예술 작품은 감정 반응을 일으키지 못해도, 많은 삼류 영화나 싸구려 소설들은 그런 일을 너끈히 해낸다. --- p.106

현실 세계에서 수백만 인구(아이들을 포함하여)가 기아로 죽어가는 상황에는 그다지 슬퍼하지 않으면서, 베르테르나 안나 카레니나의 죽음에 비통해하는 건 도대체 무슨 경우일까?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 사람의 슬픔을 마음 깊이 함께한다는 건 무슨 뜻일까? --- p.109

그렇게 우리는 이 인물들을 자기 삶의 모델로서뿐 아니라 타자의 삶의 모델로까지 받아들인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가르강튀아 같은 욕심, 오셀로 같은 질투, 그리고 햄릿 같은 의심을 지닌 사람이 있다면 곧 스크루지라고 말할 터이니 말이다. --- p.141

히스클리프는 왜 굴욕 앞에서 조금 더 용기를 내고 기다려 캐서린과 결혼하고 훌륭한 시골의 신사로 살 수 없었을까? 왜 안드레이 공작은 위중한 병세를 극복하고 나타샤와 결혼하지 못했을까? 왜 라스콜니코프는 학업을 마치고 존경받는 교수가 되는 대신 병적인 사색에 빠져 노파를 살해했을까? 왜 그레고르 잠자가 가련한 벌레로 변신했을 때 아름다운 공주가 나타나 키스를 하고 그를 프라하에서 가장 멋진 남자로 탈바꿈시켜주지 않았을까? 왜 로버트 조던은 황폐한 스페인 언덕에서 파시스트 반란군을 무찌르고 연인인 마리아와 다시 만날 수 없었을까?
--- p.16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이후 8년,
움베르토 에코 최고의 인문에세이
에코의 머리를 훔치다 !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읽고 쓰는 즐거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양의 책을 읽는 작가. 세계에서 가장 추앙받는 지식인 중 하나인 움베르토 에코. 그만의 독특한 지적 유머가 듬뿍 담긴 에세이가 오랜만에 출간되었다. 기호학자이자 철학자, 성공한 교수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에코의 나이는 이미 여든 살이다. 결코 젊다고 할 수 없는 그는 1980년에 첫 소설 『장미의 이름』을 발표했으므로 소설가로서 자신의 나이는 채 서른 살이 되지 않는다고 허풍을 떨며, 그러므로 이 책의 제목은 ‘젊은 소설가의 고백’이라고 말한다.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 『바우돌리노』,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이상 다섯 권의 소설 외에도 수많은 비평서와 칼럼을 통해 본인이 ‘걸어 다니는 지식의 백과사전’임을 보여주었던 대작가가 이번에는 도대체 무슨 비밀 이야기를 우리에게 고백한다는 걸까? 에코의 책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독자들은 이미 예상했겠지만, 그가 말하는 고백이란 사적인 의미의 고백과는 거리가 있다. 이 책의 본문 맨 마지막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젊은 소설가의 고백’이란 바로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읽고 쓰는 즐거움’을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에서부터 호메로스와 단테, 보르헤스와 제임스 조이스, 톨스토이와 뒤마 등 수많은 문인들의 작품에 대한 찬사와 더불어서 소설과 독자와의 관계, 소설가와 소설과의 관계, 마지막으로 독자와 소설가와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들려주는 이 책은 크게 세 가지 즐거움을 제공한다. 그 첫 번째는 에코의 방대한 독서 이력이 선사하는 지식의 즐거움. 두 번째는 에코 자신이 겪었던 개인적 경험에서 우러나온 재미있는 이야기가 주는 즐거움. 세 번째는 능청스럽고 뻔뻔할 정도로 익살스러운 유머가 주는 즐거움이다. 이 짤막한 에세이는 궁극적으로 인류가 쌓아온 방대한 지식을 읽고 그것에 영향 받아 다시 쓰게 되는 행위, 즉 읽고 쓰는 행위에서 이토록 경이로운 충만감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해주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또한 위대한 작가의 깊은 내공에서 우러나온 짧은 에세이 한 편이 독자에게 얼마만큼 지적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지를 실감하게 해준다.

지식을 탐닉하는 자의 은밀한 고백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더 나은 곳은 없다”

읽는 행위가 쌓이고 쌓이면 쓰는 행위에 언젠가는 큰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을 말하는 이 책은 성공한 교수이자 학자로서 살고 있던 그가 왜 늦은 나이에 소설가가 되었는가 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야구 경기를 관람하다가 외야에서 날아오는 하얀 공을 바라보면서 갑자기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충동적으로 결심했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에코 역시 어느 순간 충동적으로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열여섯 살 때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때 베네딕트 수도원을 방문한 소년, 에코는 회랑을 걷다가 어두운 장서관 위에 펼쳐진 『성인전』(교회력 연대로 정리된 성인, 순교자의 전기집)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순간, 깊은 적막과 어둠 가운데에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으로 몇 가닥의 빛줄기가 쏟아지는 시간이 이어졌는데, 그의 온몸에는 전율이 흘렀다고 한다. 그리고 30여 년이 흐른 뒤, 무의식 속에 숨어 있던 그 순간이 의식 밖으로 뛰쳐나와 소설을 써야겠다는 충동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렇듯 창작 과정에 영향을 주었던 개인적 경험과 작품의 뼈와 살이 되어주었던 여러 텍스트들을 공개하는 첫 장은 에코의 유머가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2장에서는 텍스트와 독자 사이에 벌어지는 오해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들이 등장한다. “각각의 책은 각각의 독서를 통해서 새로 태어난다.”고 보르헤스가 말했듯이 에코 역시 “텍스트는 병 속에 넣어 바다에 띄운 편지처럼 세상에 던져졌기 때문에” 작가는 침묵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지적 유희를 즐기는 독자에게만 살짝 윙크를 던지듯이 그는 작품 속에 이중코드라는 요소를 심어놓았고 그걸 알아보는 수준 높은 독자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끔찍이도 즐긴다. 좋은 작품은 두 번 세 번 읽어도 새로운 해석을 준다고 말하는 에코는 이중코드를 소설에 대한 애정과 지성에 경의를 표하는 방식이라고 표현한다.

안나 카레니나, 햄릿, 몽테크리스토 백작, 베르테르, 히스클리프, 라스콜리니코프, 그레고르 잠자와 스크루지 영감. 이와 같이 가족보다도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소설 속 주인공들이 갖고 있는 힘에 대해 서술해놓은 3장에서 에코는 소설가이자 철학자로서 허구 세계가 갖는 존재론적 의미를 되짚어본다. 친한 친구가 연애에 실패했을 때는 그렇게까지 슬퍼하지 않으면서, 기아에 허덕이는 지구촌의 사람들 때문에는 그렇게까지 슬퍼하지 않으면서 젊은 베르테르의 실연에 가슴 아파하며 목숨까지 버리는 독자들의 심리는 도대체 무엇일까? 에코는 이렇게 물으면서 또 이렇게 답한다. “역사 인물과 달리 소설 속 주인공들은 '피와 살을 가진 우리와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슬픔과 비극에 가슴 아파한다.”
창작 과정에서 필요한 날것 그대로의 재료를 전시하는 4장에서는 방대한 지식의 창고를 개방한다. 라블레와 제임스 조이스, 호메로스와 휘트먼의 목록에 자신이 뽑은 목록까지 공개하는 이 장은 언어에 대한 순수한 탐닉과 과잉에 대한 욕구를 과시한다. 자신의 저서 『궁극의 리스트』의 축소판이기도 한 이 장에서는 훌륭한 문인들의 작품에 등장했던 목록들의 컬렉션이지만, 그 덕분에 독자들은 입이 딱 벌어질 만큼 놀라운 언어의 연금술이 펼쳐지는 위대한 작가의 머릿속을 훔쳐볼 수 있다.

라블레와 조이스, 호메로스와 휘트먼의 목록에 자신이 뽑은 목록들까지 이어붙이는 이 젊은 소설가의 태도는 뻔뻔해 보일 정도로 자기 지시적이고 자기 옹호적이기까지 하다. 언제나 영리하고 사색적인 이런 성찰은 마니아들에게는 즐거움을 신출내기 독자들에게는 정보와 깨우침을 선사할 것이다. - 라이브러리 저널-

움베르토 에코는 읽는 행위 자체를 즐겁게 만들어준다. 그는 지식을 탐닉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은밀한 욕구를 은근히 자극하는 특기를 십분 발휘하고 있다. -북리스트-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양의 책을 읽는 움베르토 에코는 그의 독서 이력에서 비롯되는 수많은 예시에 자신의 개인적 경험이라는 푹신한 완충제를 덧대어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컴플리트리뷰닷컴-

복잡한 문제를 쉽고 익살스럽게 말할 줄 아는 에코의 능력 덕분에 『젊은 소설가의 고백』은 짧지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팝매터스-

회원리뷰 (21건) 리뷰 총점8.5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젊은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 읽고 쓰는 즐거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e*a | 2022.09.30 | 추천8 | 댓글0 리뷰제목
    1.    나이 일흔일곱의 ‘젊은’ 소설가. 뭔가 이상하지만 움베르토 에코는 소설가로 입문한 지 겨우(!) 28년 밖에 되지 않았기에 스스로를 젊은 소설가라 칭하고 있다. 2010년 스스로 젊은 소설가라 칭했던 그 작가는 지금 ‘죽은’ 작가가 되었다(그는 2016년 죽었다). 하지만 에코는 오랫동안 읽힐 소설을 썼다는 점에서 영원히 ‘살아 있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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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이 일흔일곱의 젊은소설가. 뭔가 이상하지만 움베르토 에코는 소설가로 입문한 지 겨우(!) 28년 밖에 되지 않았기에 스스로를 젊은 소설가라 칭하고 있다.

2010년 스스로 젊은 소설가라 칭했던 그 작가는 지금 죽은작가가 되었다(그는 2016년 죽었다). 하지만 에코는 오랫동안 읽힐 소설을 썼다는 점에서 영원히 살아 있는작가다.

 

2.

2010년 당시 다섯 편의 소설을 내놓았던 움베르토 에코였고, 이 고백은 그 다섯 편의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 바우돌리노,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그 이후로 에코는 두 편의 소설을 더 내놓았다. 프라하의 묘지0.

소설가로서 겨우 일곱 편의 소설을 내놓았다면 뭔가 미진한 면이 있어 보이지만, 에코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소설가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 통달한) 학자로서 쓴 글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전혀 고려치 않더라도 그의 소설 일곱 편만을 가지고도 그는 최고의 소설가다.

나는 그의 소설을 다 읽었다. 그래서 얼마나 성실하게, 꼼꼼히 읽었는지와는 상관없이 나는 에코 소설의 자격 있는 독자라 생각한다.

 

3.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은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소설가로서 자신이 생각하는 소설과 소설가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소설에 대한 생각이 독립적인 구성으로 담겨 있다. 하지만 각 장은 모여서 소설가, 내지는 소설 애호가로서의 에코를 분명하게 드러낸다(물론 그런 에코를 제대로 이해하는지와는 별도로).

 

4.

우선 첫 번째 장.

첫 번째 장에서는 자신의 소설 창작과 관련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고 있다. 장미의 이름 작가 노트에서도 밝히긴 했지만, 어떻게 해서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 다른 작품들은 어떤 단초에서 시작되었는지, 그 작품을 쓰기 위해 어떤 일들을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말하자면 소설가로서 사적(私的) 고백인 셈인데, 그렇기에 별로 뛰어나지 못한 독자로서 나는 이 장이 가장 재미있다.

에코는 자신의 작품이 치밀한 사전 작업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쓰고 있다. 무엇을 쓸 것인지 확고한 생각이 있었고, 그것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해 무척이나 고민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독자의 오독(誤讀)은 어쩔 수 없는 것인데, 그것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작품은 그 오독을 이겨낼 수 있음을 자신하고 있다(물론 창조적 오독은 환영한다).

 

두 번째 장은 문학 이론에 대한 이야기다. 앞에서는 오독을 이겨내는 치밀한 구성을 이야기했다면, 여기서는 작품에 대한 해석의 여지에 대한 적극 옹호한다. 그런데 그런 해석의 여지를 가지고 그의 작품을 제대로 오독하자면 지적인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와 있어야 한다. 텍스트는 무한한 기호와 상징의 집결체이므로 그저 멋대로 읽는다고 창조적 읽기가 되지 않는다. 작품 속에 나오는 단어나 문장을 다른 작품과 연결할 수 있는 기본적인 독서가 되어 있을수록, 그리고 그것을 떠올릴 수 있는 기억력, 내지는 성실함이 있어야 한다.

  • 나는 어떤 학문에 대한 책이건 일종의 추리소설, 즉 어떤 종류의 성배(聖杯)를 찾는 탐구 보고서처럼 써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세 번째 장에는 소설가로서의 존재론적 고민이 담겨 있다. 역사적 실체, 즉 나폴레옹이나 히틀러라는 존재, 혹은 그들이 벌인 일들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 없이 참이라 할 수 없으면서도, 안나 카레리나나 세르반테스와 같은 허구적 인물은 오히려 의문의 여지가 없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소설 속의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그래서 이런 문구는 찌릿하다.

현실 세계에서 수백만 인구(아이들을 포함하여)가 기아로 사망하는 상황에는 별로 불행해하지 않으면서, 베르테르나 안나 카레니나의 죽음에 크게 비통해하는 건 도대체 무슨 경우일까?”

 

네 번째 장은 너무나도 현학적이다. 열거의 예들을 다른 작품들과 자신의 작품들에서 꺼내 오고 있다. 사실 인용한 텍스트를 읽기에는 벅차다. 그리고 작품들에서 그걸 모두 열거한 까닭은 알겠지만, 그것을 다 읽을 것인지 기대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작가들이 그랬듯이 에코 역시 자신의 지식과 언어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굳이 이렇게 한 장을 할애하고 있는 것은, 그런 걸 읽을 때 한번 쯤 고개를 끄덕여달라는 부탁이 아닐까?

 

5.

에코는 분명 앞날이 창창했던 젊은소설가였다.

그러나 지금 그는 없고, 그의 소설은 일곱 편으로 멈췄다.

그래도 괜찮다. 그의 소설은 읽을 때마다 다르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니, 일곱 편보다 훨씬 많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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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젊은 소설가의 고백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c****w | 2018.05.0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움베르트 에코가 이 책을 처음 쓸 때도 젊은 소설가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고인이 되어버린 소설가입니다. 하지만 제 마음 속에서는 아직도 젊은 소설가로 남아 있는 그의 고백을 이제 또다시 책으로 만나게 되네요. 그의 번뜩이는 기지와 재치, 그리고 창조성은 그 누구보다 젊은 소설가였습니다. 작가는 죽어도 작품은 살아있으니 그는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살아 있는 젊은 소설가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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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트 에코가 이 책을 처음 쓸 때도 젊은 소설가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고인이 되어버린 소설가입니다. 하지만 제 마음 속에서는 아직도 젊은 소설가로 남아 있는 그의 고백을 이제 또다시 책으로 만나게 되네요. 그의 번뜩이는 기지와 재치, 그리고 창조성은 그 누구보다 젊은 소설가였습니다. 작가는 죽어도 작품은 살아있으니 그는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살아 있는 젊은 소설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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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소설가의 고백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맑**늘 | 2013.09.30 | 추천4 | 댓글0 리뷰제목
 중세미학으로 박사학위를 획득한 움베르토 에코는 박람강기의 대명사일 정도로 해박한 지식과 논리력을 소유하고 있는 작가이다.그가 쓴 작품인 <장미의 이름>,<푸코의 진자> 등이 독자들의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다.해박하면서 난해한 듯하지만 그가 말하려는 주제는 기호학과 수사학,해석의 묘미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그는 이야기의 본질을 마음 속에 담아 두고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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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미학으로 박사학위를 획득한 움베르토 에코는 박람강기의 대명사일 정도로 해박한 지식과 논리력을 소유하고 있는 작가이다.그가 쓴 작품인 <장미의 이름>,<푸코의 진자> 등이 독자들의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다.해박하면서 난해한 듯하지만 그가 말하려는 주제는 기호학과 수사학,해석의 묘미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그는 이야기의 본질을 마음 속에 담아 두고 독자들이 생각과 사유,상상력을 발동하게 만드는 작가로서의 힘이 넘친다.어린시절부터 글을 써왔다는 움베르토에코는 한때는 시도 써보기도 하기도 했단다.10대에 첫사랑에 빠져 들어 시심이 솟구쳤다는 고백과 두 종류의 시인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좋은 시인은 열여덟 살에 자기 시를 모두 불태워버리고,나쁜 시인은 평생 시를 쓰는 것이라고 한다.

 

 움베르토 에코가 말하는 소설가로서의 고백에는 어떠한 내용들이 담겨져 있을까? 교수이면서 작가인 그에게 50대 초반 자신의 글이 '창작' 혹은 '창조적'인 쪽이 아니라는 사실에 낙담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아무래도 그에게는 작가의 성향보다는 철학가적인 성향이 강해서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그가 내놓은 작품 안에는 중세의 수도원을 중심으로 한 소재와 사건들이 얽히고 설켜 있다.그의 작품 속에는 아무래도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들이 많다 보니 서사적 기술이 위주가 되었을 것이다.하나는 구두에 의한 의사 전달과(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과 같은 방식) 비평적 논문에서 모든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것이다.그는 철학자,사회학자,정치인 등과 두루 교유하면서 수도사의 독살을 다룬 <장미의 이름>이 탄생하고 그가 소설을 쓰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을 때 비로소 소설을 쓰게 된 모티브였다고도 한다.

 

 그는 문학적 잉태의 시기에는 서류를 수집하고 여기저기 찾아다니고(답사 및 탐문 등) 지도를 그리고 건물들의 배치를 눈여겨보기도 한다.예를 들어 <전날의 섬>을 쓸 때엔 배의 구조를 공부하고 등장인물의 얼굴을 스케치를 한다.<장미의 이름>의 경우에는 등장하는 수도사들을 초상화로 만들어 마법의 성이 수도원인 자폐의 바다 안에서 빠져 지낼 정도로 작품의 배경공간과 일치가 되어 익숙한 공간으로 만들어 이를 작품에 빼곡하게 열거하고 서술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이 작품은 이중코드를 활용하고 있는데 의미는 상호텍스트적 아이러니와 내포된 대서사의 매력을 동시에 사용하는 기법이다. 일상의 경험을 노트에 기록하고 머리에 저장하면서 묘사를 세밀화하는 데 참고하고 있다.

 

 나아가 <푸코의 진자>를 쓸 때엔 주요 사건들이 발생했던 기술공예박물관 통로들을 며칠간 야간에 폐관 직전까지 돌아다니면서 작품 구상을 했다고 한다.이러한 공간적 배경,인물의 성향과 행동묘사를 위해 거리를 배회하고 교차로,건물 등의 명칭을 잊지 않도록 휴대용 녹음기에 직접 담아내기도 했다.그래서 소설은 단순한 언어의 조합이 아니라는 것이다.단어의 선택에 따라 내용이 바뀔 수가 있으며 서사의 경우에는 사건이 벌어지고 음률과 문체,단어 선택까지 몰입한다는 것이다.'주제를 고수하면 언어는 따라온다'는 법칙에 지배받는다는 것을 믿고 있으며 시는 그것과는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작가의 작품을 번역하는 이들이 좋종 "이 문장을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당혹스럽고 문장이 너무 모호하다고 한다.다른 방식으로 읽힐 수 있는데,당신의 의도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고 한다.그는 솔직하게 모호하게 썼다.오해의 소지를 없애달라,그래서 독자들이 이중해석을 하지 않고 독자들이 흥미와 유익함,번역의 효과가 살아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겸허하게 주문한다고 한다.얼마전에 프라하의 묘지를 읽어 내려갈 때도 모호하면서도 난해한 부분이 있었는데 다시 읽고 소화를 하려고 한다.

 

 그외 허구적인 인물들의 묘사,열거의 수사학이 빽빽하게 나열되어 있다.특히 라블레의 <가르강튀아>에는 셀 수도 없을 정도의 목록이 열거되어 있다.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는데 국내 성석제작가의 어느 작품에서도 열거의 박물관이라고 할 정도의 목록이 실타래마냥 거침없이 풀려 나오는 것을 읽으면서 글쓰기의 묘미는 이러한 곳에도 있다는 생각을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책장을 넘긴 적이 있다.특히 라블레는 목록을 이용하여 중세 학술 전집의 엄격한 질서를 전복하려 했다고 하며,목록은 고전주의 시대에 '최후의 수단'이었고 형언하기 힘든 것들을 담는 한 방법이었으며,지독히 고통스러운 카탈로그이자,궁극적으론 무작위적 사건들에 질서를 부여하는 형태였던 것으로 보여진다.목록의 열거는 아르헨티나 작가인 보르헤스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읽고 쓰는 즐거움이 젊은 소설가의 고백이라고 하는 움베르토 에코의 글을 읽으면서 과연 해박한 지식과 경험의 소유자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다.그의 작품은 많이 섭렵을 못했기에 이번 작품을 계기로 시간을 내어 그의 작품세계를 탐미하고 해석하는 힘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특히 중세시대에는 유럽의 종교,철학,사회상이 기억할 만한 것들이 많기에 읽는 재미와 추리,역사학습의 모티브가 될 수가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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