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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리더라는 신화

강한 리더라는 신화

: 강한 리더가 위대한 리더라는 환상에 관하여

리뷰 총점8.7 리뷰 10건 | 판매지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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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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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600쪽 | 854g | 144*220*35mm
ISBN13 9791160943122
ISBN10 116094312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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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한국어판 서문 8

|서문|
개인 리더십과 집단 리더십 27
트루먼 사례 34
리더십과 권력 38
민주주의 국가에서 리더 선택하기 43

|1장 맥락 속에서 살펴본 리더|
정부와 리더십 사상의 진화 52
영국의 ‘예외주의’ 58
미국 헌법과 그 유산 60
프랑스 혁명 63
민주주의의 진화와 민주적 리더십 65
문화적 배경 70
정치 문화 73
심리적 차원 82
리더십 제도 88
리더와 정당 93
리더와 정부 형태 97

|2장 민주적 리더십 : 신화, 권력, 스타일|
리더와 선거 결과 104
영국 선거 결과에 당 대표가 미치는 영향 110
민주주의 국가에서 리더의 영향력은 계속 증가했나? 116
미국 대통령직에 가해지는 제약 117
미국 대통령의 권력과 리더십 스타일 122
영국 총리의 권력과 리더십 스타일 129
처칠과 애틀리 131
맥밀런 총리 145
대처와 블레어 148

|3장 재정의형 리더십|
재정의형 리더 : 미국 대통령의 사례 158
프랭클린 D. 루스벨트 158
린든 B. 존슨 164
로널드 레이건 - 재정의형 리더? 170
영국의 재정의형 리더 171
1차 세계대전 이전의 영국 자유당 내각 172
2차 세계대전 직후의 노동당 정부 175
재정의형 리더 마거릿 대처 178
중요한 혁신을 이룬 영국 정부들 185
앨릭 새먼드와 영국 해체 가능성 191
전후 독일의 재정의형 리더 194
콘라트 아데나워 196
빌리 브란트 199
헬무트 콜 203
그 밖의 재정의형 리더 207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210
프레데리크 빌렘 데 클레르크 212
타이완의 사례 214

|4장 변혁적 정치 리더십|
샤를 드골 223
아돌포 수아레스 234
미하일 고르바초프 243
설득의 힘 252
덩샤오핑 260
넬슨 만델라 267
변혁적 리더와 영감을 주는 리더 275

|5장 혁명 및 혁명적 리더십|
혁명의 특징과 결과 287
멕시코 혁명 290
1911-12년 중국 신해혁명 295
아타튀르크와 터키 혁명 303
유럽의 공산주의 혁명 307
1917년 러시아 혁명 307
동남부 유럽의 공산주의 혁명 317
아시아의 공산주의 혁명 323
중국의 공산 정권 323
호찌민과 베트남 공산주의 세력의 집권 326
캄보디아의 폴 포트와 킬링필드 331
북한 - 김일성의 집권 333
쿠바 혁명 334
동유럽 공산주의의 종말 - 혁명이 아니었다 342
리더 없는 혁명 347
이란 혁명 348
21세기의 아랍 혁명 351

|6장 전체주의 리더십과 권위주의 리더십|
스탈린 독재와 소련의 과두정 369
중국 - 개인 통치 대 과두 통치 378
마오쩌둥부터 덩샤오핑까지 384
공산주의 체제의 리더 391
피델 카스트로 정권 397
극단적인 북한 401
파시스트 체제의 리더 402
무솔리니 403
히틀러의 정권 장악 408
독재 정권의 신화 418

|7장 ‘강한 리더’의 대외 정책 실패 사례|
전체주의와 권위주의 리더의 대외 정책 착오 429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계산 착오 429
스탈린의 뒤섞인 현실주의와 망상 434
중국과 소련의 독재자와 과두제 통치 집단의 대외 정책 440
영국 ‘강한 리더’의 자기 기만 450
체임벌린과 유화 정책 452
이든과 수에즈 위기 461
블레어와 이라크 전쟁 470
이라크의 교훈: 정책, 과정, 그리고 ‘강한 리더’ 484

|8장 어떤 종류의 리더십이 바람직한가?|
영국의 ‘나폴레옹식’ 통치? 503
리더와 정당 510
권위주의 체제와 민주주의 체제의 리더십 518

감사의 말 522
옮긴이의 말 527
주 530
찾아보기 586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민주주의 체제에서 ‘강한 리더’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보편적이다. 강한 리더가 과연 무엇인지는 다양하게 규정할 수 있겠으나, 보통 권력을 한 손에 쥐고 광범위한 분야의 공공 정책과 자신이 속한 정당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최종 결정을 내리는 리더를 뜻한다. 나는 민주주의 정권이나 권위주의 정권, 혹은 그 둘 사이의 혼합형 등 정권의 형태를 막론하고 큰 권력을 행사하는 리더일수록 더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는 통념이 착각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하고자 한다. 어느 나라에서나 유능한 정부는 필요하지만, 절차도 중요하다. 리더가 본인이 뭐든 제일 잘 안다고 확신하여 절차를 무시할 때, 문제가 생기고 때로 이는 큰 재난으로 이어진다. 정당한 법적 절차란 관련 부서를 책임지는 고위 정치인들을 모두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법치 국가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국회와 국민에 대해 민주적 책임을 져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 p.16

민주주의에서 집단 지도 체제는 정당에 의해 운영된다. 비록 정당이 욕도 많이 먹고 당원 수도 지난 반세기 동안 대부분의 나라에서 크게 감소했지만, 어느 정도의 정책 일관성과 상당한 정치적 선택지를 제공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민주주의 작동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만일 유권자가 정당이나 정책이 아니라 특정 리더에게 표를 준다는 통념이 사실이라면, 정부 수반의 보좌관들이 집권당의 고위 인사들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당연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통념은 아무리 좋게 봐도 지나친 단순화이다. 민주적 총선을 리더 개인에 대한 선거로 보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잘못된 분석이다. --- p.28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정권과 독재 정권, 정직한 정부와 부패한 정부, 효율적인 정부와 비효율적인 정부의 차이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복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정부를 이끄는 리더가 무엇을 하는지, 그들의 행동과 통치 방식에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는 우리가 면밀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제도적 권력은 리더의 잠재적 영향력을 증폭시킨다. 그러나 권력의 수단을 손에 넣는 것이 리더십의 본질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p.41

리더의 역할은 권위주의 정권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할 때 특히 중요하다. 민주적 가치에 대한 리더의 의지가 얼마나 굳건한지가 정치적 혼란기에 변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유지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했던 경우가 적지 않다.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변혁적 리더였지만, 그와 그의 국내 조력자들은 힘든 싸움을 해나가야 했다. 고르바초프가 추진했던 급진적 변화에 반대하는 강력한 기득권이 존재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은 러시아 정치 문화의 특정 요소들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문화적 요소들은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 지도자들의 통치 기반을 이뤘고, 소련 말기에 도입됐던 정권 최상부의 권력 제어 장치들은 민주주의적 외형만 남고 실체는 대부분 제거되었다. --- p.79쪽

중앙 행정부의 권력은 꾸준히 증가해왔으며, 그 힘을 대통령이나 총리가 함께 누려왔다. 그러나 비록 일부 권력자들이 뻔뻔하게 자신의 패권을 주장할지언정, 대외 정책 분야를 제외하고는 지난 백 년 동안 정부 수반 개인의 권력이 장관이나 다른 정부 고위 인사들과 비교할 때 점차 더 강해졌다고 주장할 근거는 충분치 않다. … 로이드 조지, 네빌 체임벌린, 마거릿 대처, 토니 블레어처럼 민주주의 정부의 수반직을 개인적 헤게모니와 동일시했던 총리들은 무거운 정치적 대가를 치렀다. 함께 정부를 운영하는 동료들을 적으로 돌린 결과, 국민의 손이라는 보다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 동료들의 손에 의해 끌려 내려오는 종말을 맞았다. --- p.153~154

대처는 통치 스타일로 인해 결국 총리 자리에서 밀려났지만(1990년 대처 내각 전체가 그녀에게 총리로서 살아남지 못할 거라고 말했다), 덕분에 대처를 단순히 재정의형 정부의 수장이 아닌 재정의형 리더로 구분하기가 쉬워진다. 대처가 정치 토론의 의제를 바꾸고, 정치적으로 가능한 것의 한계를 바꿔놓고, 급진적인 변화를 도입했다는 사실은 대처 정책의 비판자와 지지자를 불문하고 대체로 동의한다. 대처는 논란을 초래하는 리더였으며, 잉글랜드에서는 여론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스코틀랜드에서는 특히 미움받았다. 대처는 궁극적으로 각료 대부분의 지지를 잃었고(그들과 협력하지 않은 결과다), 대처 이후의 보수당은 이전 수십 년간에 비해 더욱 분열되었다. 그녀가 처음 총리직에 올랐던 1979년에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한 가지는 그녀가 서유럽보다 동유럽에서 더 많은 친구를 만들고 모스크바, 프라하, 바르샤바에서 인기를 얻은 반면 본, 파리, 브뤼셀의 근심거리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 p.182

독일이 계속 브란트가 서독 총리가 되기 전과 같은 위협으로 남아 있었다면 크렘린 지도부가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용인하고 1990년 독일 통일을 묵인했을 리 없다. 대중에게 가장 생생하게 기억되는 브란트의 이미지는 그가 유대인 게토 봉기와 홀로코스트로 목숨을 잃은 수많은 폴란드계 유대인을 기리는 바르샤바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참회하는 모습이다. … 브란트는 이렇게 회고한다. “독일 역사의 나락에서, 수백만 명에 달하는 희생자들의 무게 아래서, 나는 인간이 말로는 더 이상 표현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했을 뿐이다.” 당시 한 언론사 기자도 이런 적절한 표현을 남겼다. “무릎을 꿇어야 하지만 꿇지 않은 모든 자를 대신해서, 무릎을 꿇을 필요가 없는 자가 무릎을 꿇었다.” 파시즘에 대한 저항과 전후 분단 국가를 다시 세우는 과정에서 브란트는 독일의 민주주의를 강화시켰다. --- p.202

1990년 봄 소련은 더 이상 공산주의 체제가 아니었으며, 정치적 다원주의, 점점 더 성장하는 시민 사회, 독단을 대체한 법치의 발달, 그리고 빠르게 진전하는 민주화 등의 특성을 가진 사회로 변모했다. 한마디로 정치 체제가 완전히 바뀌었다. 페레스트로이카 첫 4년간은 고르바초프가 정치 어젠다의 급진화를 위해 강경파를 견제하면서 시계를 거꾸로 돌려버릴 수도 있는 내부 쿠데타를 막았던 ‘위로부터의 혁명’ 단계였다고 할 수 있다. --- p.256

많은 나라에서 공산주의자들이 규모에 비해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념적 확신과 위계적이고 훈련이 잘된 조직의 힘이 있다. 그런데 공산당이 전적으로 자신의 힘으로 정권을 장악한 경우가 드물었던 유럽과는 달리, 아시아 혁명 운동은 두 가지 자산을 더 갖고 있었다. 먼저 아시아의 공산주의 세력은 새로운 사회?경제 질서를 이룩하기 위한 혁명을 제국 통치로부터의 국가 해방과 결합시켜 더욱 많은 국민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또 다른 강점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사회 계급인 저학력(혹은 무학력) 농민층의 호응을 받았다는 점이다. 농민들의 고충과 바람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혁명적 변화는 산업 노동 계급으로부터 나온다는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신념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을 의미했다. --- p.326

결국 2013년 7월 초 정부를 전복하고 무르시를 체포한 군부 쿠데타가 벌어졌는데, 이란 사회 각계는 쿠데타를 광범위하게 지지했다. 인기 없는 독재 정권을 전복시키는 데 큰 공을 세운 사람들이, 혁명이 배반당했다고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무르시의 통치 방식과 이후 그가 권력에서 밀려난 방식을 보면, 권위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한 가장 성공적인 사례들(특히 스페인)처럼 협상과 절충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규정하는 ‘협정 체결’ 과정의 장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 상당히 민주적으로 진행된 대선의 결과를 자신들의 손으로 뒤집어놓고서 어떻게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이집트 최대 규모의 사회 운동인 무슬림형제단을 불법화하는 것이 어떻게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있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 p.358~359

전체주의 정권은 보통 집권당과 리더에 의한 절대적인 통제라는 목표를 정당화하기 위해 영광스러운 미래, 새로 도래할 황금기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또 그것이 (소련, 이탈리아, 독일에서 그랬듯이) 적어도 얼마간은 국민 상당수에 영감을 불어넣는다. 전체주의와 권위주의 정권을 정당화하는 좀 더 평범한 이유로는 그들이 질서를 제공하며, 안정된 정부의 바탕이 된다는 주장을 들 수 있다.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환경을 원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질서를 제공한다는 주장은 매혹적이다. 사람들이 독재 정권이 제공하는 ‘질서’의 반대편에는 내전과 무정부 상태뿐이라는 얘기를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많은 이들이 기꺼이든 마지못해서든 당국을 지지할 것이다. --- p.420~421

이라크 침공 준비 과정에서 영국의 블레어와 미국의 체니, 럼즈펠드, 그리고 궁극적으로 부시가 정보를 해석했던 방식은 ‘조기 인지적 종결premature cognitive closure’의 좋은 예다. 믿음은 현실을 단순화하고 정보가 처리되는 방식을 형성한다. 믿음은 불편한 사실을 걸러내는 체이자, 기존 신념에 반하는 정보보다는 이미 가진 확신에 부합하는 정보를 더 잘 받아들이도록 하는 구조물이다. 만일 정부 수장(체임벌린이든, 이든이든, 아니면 블레어든)이 자신의 신념을 고집하는 정도가 지나쳐서 누구와 상의하든 자신의 믿음이 강화되기만을 원한다면, 그는 자기기만과 착각의 희생자가 될 것이다.
--- p.490~49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빌 게이츠 추천_2016년 올해의 책]

무엇이 훌륭한 리더를 만드는가 by 빌 게이츠
역사를 제법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아돌포 수아레스라는 인물은 잘 알지 못할 것이다. 아치 브라운 교수의 이 매혹적인 책은 1976년부터 1981년까지 스페인 총리를 역임한 수아레스가 매우 효과적인 리더십과 역량을 갖춘 리더였다고,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실에서는 이런 유형의 리더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1975년 프랑코 장군이 사망한 후 스페인 사회의 긴장이 고조되었다. 그들은 거의 40년간 이어진 권위주의로부터 벗어나자마자 또다시 피를 흘려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직면했다. 우익 프랑코 정권 출신이었던 수아레스도 협박과 배제를 통치의 도구로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공산당과 사회당의 좌파 지도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았다. 협상과 설득, 그리고 매우 노련한 연립 형성을 통해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민주주의와 다원주의의 중요성을 납득시켰고, 군부 쿠데타를 막아내 결국 스페인에 입헌군주제를 정착시켰다. 또한 수아레스는 민주적 정당 정치를 도입하기 위해 프랑코가 만들어놓은 의회 기득권 세력을 직접 설득하기도 했다. 리더에게 이보다 더 필요한 기술은 없을 것이다.
수아레스의 이야기는 브라운의 책을 이끌어가는, 또한 이 책의 독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여러 사례들 가운데 하나이다. 정치 리더십에 관한 대부분의 책이 연대기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간에 따른 리더의 부침을 뒤쫓는다. 반면 브라운은 세상을 발전으로 이끈 혹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긴 한 개인의 자존심, 동기 및 행동 등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개성과 경향을 깊이 있게 살펴보는 방식을 취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독자들은 현대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과제와 우리가 그 과제의 해결을 위임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브라운이 이 책에서 말하려는 핵심은 이미 제목에 암시되어 있다. 오늘날까지도 긍정적으로 여겨지고 있는 강한―권력을 자신에게로 집중시키고 의사 결정을 자신의 뜻대로 펼치는―리더가 반드시 좋은 리더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브라운은 오히려 반대라고 말한다. 좁게는 기업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내고, 넓게는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바꾸는 리더는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위임하고, 협상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브라운은 성공한 리더를 두 개의 범주로 분류했다. ‘재정의형 리더’는 이미 만들어진 중심을 차지하는 대신 자신이 서 있는 곳으로 중심을 옮겨 와서 정치의 풍경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는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와 린든 B. 존슨이 여기에 포함된다.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과 존슨이 빈곤 퇴치와 시민권 향상을 위해 쏟은 헌신은 미국 사회에 중대하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리는 이들이 강한 리더였다고 생각하며, 여러 면에서 이 생각은 옳기도 하다. 그러나 브라운은 다른 면을 보여준다. 미국 정치 체제의 고도화된 견제와 균형 기능 때문에 루스벨트나 존슨조차도 의회를 통치할 힘까지는 부여받을 수 없었다. 대신 그들은 정부와 국민이 자신의 계획을 이해하고 지원하도록 설득해서 의회를 통합하고 국가를 이끌어나갈 수 있었다.
다음은 ‘변혁적 리더’이다. 이들은 정치 또는 경제 체제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간다. 당신이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은 빈번하게 정치·경제 체제를 재형성해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오늘날에도 많은 유권자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브라운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그에 따르면 미국 역사상 마지막 변혁적 리더는 에이브러햄 링컨이었다. 변혁적 리더들은 수아레스처럼 나라를 완전히 다른 곳으로 옮겨놓는다. 브라운은 이 범주의 예로 샤를 드골, 미하일 고르바초프, 덩샤오핑, 넬슨 만델라를 든다.
강한 리더십과 좋은 리더십을 동일시하려는 압도적인 경향은 그 증거를 멀리서 찾으려고 할 필요도 없다. 브라운의 말대로, 당신은 누군가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약한 지도자야”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브라운은 리더의 ‘강함’이라는 자질이 종국에 어떤 결과에 도달하는지 잘 설명해준다. 보통의 경우 그것은 잘못된 결정에 도달하며, 최악의 경우 엄청난 고통과 죽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강함’은 국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유일한 사람이자 그것을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남자―이런 잘못된 신념을 가진 자는 대개 남성이었다―라는 리더 자신의 믿음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일부 인물(히틀러, 스탈린, 무솔리니, 마오쩌둥 등)의 예를 고려할 때 ‘강한 리더’가 훌륭한 리더라는 신념이 갖고 있는 위험성이 분명해진다. 그들의 이야기는 이미 악명이 높지만, 이 리더들의 부상과 통치에 대한 브라운의 통찰력 있는 분석은 읽어봐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위의 네 사람과 정반대 방향에 서 있는 리더들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당신이 알고 있던 현대사 바깥의 세계로 당신을 이끌 것이다. 이 리더들은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거나 정책 결정에 대한 독점권을 내세우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필요할 때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냈다.
따라서 『강한 리더라는 신화』는 정치 리더십에 관한 책이지만, 독자들은 리더십 전반에 대해 훨씬 더 폭넓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나 역시 기업과 재단을 운영하면서 리더가 독단적 결정을 내릴 때 얼마나 비효율적이며 위험한지를 직접 경험했다. 반면 다른 이들과 함께 일할 때 결과가 얼마나 훌륭했는지도 알고 있다. 좋은 리더라면 스스로에게 도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전문적인 조언을 마다하지 않으며, 반대자들을 불러들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우리 재단은 국제 보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 일을 하다보면 리더가 제아무리 강하다고 할지라도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맞닥뜨리게 된다. 가령 소아마비 퇴치 활동을 생각해보자. 수십 년 동안 소아마비는 인도를 황폐화시켰다. 최근까지도 인도는 영토가 너무 넓고 농촌 공동체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며 가난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012년, 인도 정부는 세계보건기구와 긴밀히 협력하여 이 편견을 깨트렸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한 예방 접종 캠페인에 200만 명의 자원 봉사자, 여러 지역 사회의 리더들, 일선 의료진들이 합세했다. 유니세프는 이들이 조직화될 수 있도록 도왔으며, 세계보건기구는 바이러스를 추적하고 백신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국제로터리클럽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에 있는 나의 동료들도 추가 지원과 전문 지식을 아낌없이 제공했다. 이 노력이 바로 수아레스 같은 유형의 리더들이 보여준 리더십의 특징이다. 협력, 겸손, 그리고 경청 말이다.
정치학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든 아니든, 우리는 리더십에 대한 브라운의 분석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책의 내용]


정치란 무엇일까? 권력이란, 그리고 리더십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우리는 정치를 권력자 한 사람이 행사하는 리더십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오늘날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그 국민을 위해 정치를 행사하는 제도’인 민주주의가 정착되었지만, “짐이 곧 국가다”라는 선언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단지 정치가들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의 미국’, ‘푸틴의 러시아’, ‘메르켈의 독일’, ‘시진핑의 중국’이라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우리는 한 명의 리더가 그 나라를 대표하고 이끈다는 설명에 무척 익숙하다. 그리고 국가를 이끄는 인물이라면 마땅히 ‘강한 리더’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유권자들에게 “강한 미국을 만들겠다”라고 말하는 대신 “책임지는 미국을 만들겠다”라거나 “꿈이 실현되는 나라를 만들겠다”라고 했다면 지금 미국 대통령 자리에는 다른 인물이 앉아 있을 것이다. 21세기 미국의 유권자들은 ‘강한 리더’를 요구했고 거기에 가장 걸맞아 보이는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옥스퍼드대학 아치 브라운 명예교수는 『강한 리더라는 신화』(원제 The Myth of The Strong Leader)에서 권력을 한 손에 움켜쥐고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고뇌에 찬 표정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강력한 리더를 갈망하는 현실에 경종을 울린다. 저자는 20세기 이래로 전 세계에 출현한 리더들을 분석하여, 우리는 이미 이런 리더들을 무수히 경험했으며 그들의 실패가 심각한 위험을 초래했다고 설명한다. 나아가 모든 리더를 단순히 두 종류로 분류하는 관행―강한 리더와 약한 리더, 좋은 리더와 나쁜 리더, 위대한 리더와 평범한 리더 등―을 거부하고, 이 분류의 범주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확장시킨다. 그리고 어떤 유형의 리더였든 그가 권력을 독점했을 때는 파탄이, 나누어가졌을 때는 발전이 찾아왔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너무 많은 것이 위계질서의 최상위자에게 기대되고 너무 많은 업적이 그들의 것으로 간주된다. 권력의 사다리 꼭대기에 오른 인물에게 모든 것이 과하게 집중되는 양태가 만연한데, 여전히 정부 수반에게 여러 가지 합당한 제약이 가해지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특히 더 그렇다. 정치 리더십은 다면적이며 여러 다른 맥락과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 이 책에서 하려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_47쪽에서


재정의형 리더
첫 번째 범주인 ‘재정의형 리더’는 기존의 관념에 도전하여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을 다시 정의하고 급진적인 정책 변화를 가져온 리더를 지칭한다. 이 책은 재정의형 리더의 사례로 미국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 독일의 헬무트 콜 총리, 타이완의 장징궈 총통 등을 제시한다.
프랭클린 루스벨트(재임 1933~45년)는 1930년대에 갑자기 찾아온 경제 대공황으로 미국의 정치와 경제 체제가 붕괴될 위험에 처했을 때 “정부가 시장 변동의 부침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정치적 장애물을 제거”하는 뉴딜 정책을 과감하게 시행해 미국 사회를 다시 일으켜세웠다. 그는 ‘노변담화’로 유명한 대국민 라디오 방송과 집권 12년 동안 사흘에 한 번씩 열린 기자 회견을 통해 미국 국민이 경제 공황과 세계대전을 극복할 수 있도록 사기를 진작시켰다. 그러나 저자는 이 시기에 이루어진 진보가 모두 루스벨트의 공은 아니었다고 설명한다. 뉴딜 정책 자체는 당시 노동부 장관인 프랜시스 퍼킨스와 상원 의원 로버트 F. 와그너 등이 구상하였으며, 루스벨트는 자신의 정치적 인기로 이 계획이 실행될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는 것이다.
1979년부터 1990년까지 11년간 영국 총리를 역임한 마거릿 대처는 영국 사회가 1945년 종전 이후 한 세대 이상 추진해온 ‘복지 국가’ 정책을 멈춰 세우고 영국을 시장이 주도하는 국가로 바꿔놓았다. 헬무트 콜은 고르바초프의 집권으로 촉발된 변화(냉전의 종식과 소비에트연방의 해체)를 재빠르게 포착해 독일 통일을 이끌었으며, 장징궈는 타이완에 민주주의 정치를 도입해 아버지 장제스 때 시작된 독재를 종식시켰다.
이들은 모두 정치의 중심을 자신에게로 옮겨놓고 그 사회에서 무엇이 가능하고 바람직한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놓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기존에 형성된 중도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정치의 중심을 재정의하고 그 중심을 차지했다. 대통령이나 총리는 정책을 확립하고 그 우선순위에 영향을 미칠 기회를 누구보다 더 많이 얻게 되는데, 그에게 제공되는 정치적 자원이 상층 지도부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주어지는 것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리더십이 항상 정부 수반에 의해서만 발휘되는 것은 아니며, 가장 중요한 정책이 집단 지도부의 산물인 경우도 드물지 않다.

변혁적 리더
‘변혁적 리더’는 한 나라의 정치 체제나 경제 체제, 또는 국제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온 리더를 가리킨다. 이들은 기존의 체제를 해체시키고 질적으로 향상된 새로운 체제를 수립한다. 저자는 그 예로 프랑스의 샤를 드골, 스페인의 아돌포 수아레스, 러시아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중국의 덩샤오핑,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를 제시한다. 리더의 다섯 가지 범주 가운데 저자가 가장 긍정적으로 분석한 ‘변혁적 리더’에 신구 세계 정치의 본가라고 할 수 있는 영국과 미국의 사례가 포함되지 않는 것이 의아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영국에서는 변화가 충분히 점진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미국은 권력을 여러 국가 기관이 철저하게 분점하고 있기 때문에 변혁적 리더가 등장할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한다(그에 따르면 미국의 마지막 변혁적 리더는 에이브러햄 링컨이다).
드골은 자신과 프랑스의 위대함을 확신했다. 그의 확신은 프랑스가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으며 프랑스가 알제리를 비롯한 식민지 경영을 포기하고 대통령의 권력을 보장하는 이원 집정부제를 구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저자는 드골이 “한 종류의 민주적 정치 체제에서 다른 종류의 민주적 정치 체제로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주도했다”고 평가한다.
고르바초프는 소비에트연방을 해체하는 것으로, 덩샤오핑은 중국에 시장 경제 체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거대한 정치적·경제적 변화를 촉발했다. 이 변화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나라와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며, 그 영향은 전 세계 거의 모든 곳에 다다랐다. 만델라의 경우 자신에게 가해진 29년간의 박해를 인내하며 남아공을 대다수 국민에게 참정권이 없었던 소수 백인 통치 국가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바꿔놓았다.
프란시스코 프랑코 사망 이후 총리로 재임하며 스페인의 민주화를 이끈 아돌포 수아레스(재임 1976~81년)는 특히 주목할만한 사례이다. 그는 40년간 이어진 권위주의 통치 체제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기득권층과 급진적 변화를 요구하는 반프랑코 좌파라는 서로 다른 두 진영을 훌륭하게 중재한 합의 추구형 리더였다. 수아레스는 당시 스페인 공산당과 사회당을 설득하여 그들이 입헌군주제를 인정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그는 “스페인의 다원성”을 강조하여 좌파 정당이 의회에 진출하고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정계와 군부의 기득권층을 설득했다. 이 과정에서 1977년 의회에 진출한 정당과 노동조합 등 주요 사회 집단이 모두 참여하는 몽클로아 협약이 채택되었는데, 저자는 이를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뛰어난 협약”으로 평가한다. 이 협약의 결과 노조는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정부는 사회 보장을 제도화하고 기업은 조세 개혁을 수용했다. 또한 표현의 자유 보장부터 피임 합법화에 이르는 다양한 정치적·사회적 개혁을 추진할 수 있게 되면서 스페인 사회가 보다 성숙한 민주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닦았다.


혁명적·권위주의적·전체주의적 리더
체제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재정의형 리더나 변혁적 리더뿐만이 아니다. 저자는 20세기의 주요한 혁명(멕시코 혁명·신해혁명·터키 혁명·러시아 혁명을 비롯한 유럽과 아시아의 공산 혁명·쿠바 혁명·이란 혁명과 21세기의 아랍 혁명)을 분석하는 데도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그에 따르면 혁명의 주요한 특징은 ①대규모 시민 참여, ②기존 제도의 전복, ③혁명 후 신정권을 정당화하는 새로운 이데올로기 확립, ④정권 교체 과정에 폭력 사용이다. 그는 “평화적 체제 변화와 협상을 통한 권력 이양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와 사회적?정치적 운동에 의한 폭력적 정권 전복이라는 또 다른 카테고리를 분명히 구분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혁명이 발생하는 빈도가 적은데, 그 이유는 유권자들이 정부의 결정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곧 정부 운영의 제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체제하에서 정부는 국민 여론과 권익에 어느 정도 주의를 기울이며 국민의 분노가 폭발 일보 직전에 이르는 상황을 막기 위해 애를 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시행되면서 폭력을 동반한 봉기나 급격한 체제 변혁 없이도 정부를 교체할 수 있고 중대한 정책 변화가 가능하다는 희망이 유지된다는 점이다. 체코 작가 루드비크 바출리크가 1967년 6월 프라하 연설에서 말했듯이, 민주주의의 법칙과 규범은 “지배층의 통치를 훨씬 어렵게 만드는 인류의 발명품”이다. 정부가 하는 일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가 피지배층(국민)에게 이로운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바출리크가 지적했듯이,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정부가 실패했다고 해서 “장관들을 총살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권력자들에게도 이득이다. _286쪽

혁명 리더가 권위주의 정권을 무너뜨린 뒤 형태는 다르지만 권위주의적이기는 매한가지인 새 정권을 수립하는 경우, 그리고 이것이 다시 전체주의 독재 정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러시아 혁명 이후의 소련이다. 1920년대 말부터 1930년대 초까지 독재 권력을 장악한 스탈린은 이후 수백만 명에 이르는 국민을 체포, 구금, 살해하여 시민사회와 가정의 물리적인 해체를 초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러시아에서는 가장 훌륭한 지도자를 묻는 설문 조사에서 스탈린이 1위를 차지했으며, 스탈린이 집권하던 시기에 자신들이 동시대 서방 국가들보다 훨씬 우월한 사회를 건설하고 있다고 믿는 소련 국민의 숫자가 가장 많았다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이 사례를 “인류에게 강한 리더가 필요하다는 환상의 극치이자, 그런 리더가 권력을 휘두르며 독주할 때 반드시 억압과 대학살로 이어진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경고”라고 강조한다.

강한 리더십이 아닌 유능한 리더십
좋은 리더십, 또는 위대한 리더십이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는 것보다, 유능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기가 더 쉽다. 좋은 리더라는 평가는 그 인물에 대한 호감도나 그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찬성 여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리더십의 스타일과 리더의 자질이 달라진다. 따라서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유능한 리더란 집단이 당면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그 집단의 구성원으로 정의할 수 있다. 저자는 리더란 집단이 공동의 목표를 만들고 달성하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과도한 권력을 가진 리더나 독선적인 리더에 대한 비판 때문에 리더십이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다.
모든 결정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과 책임이 주어져야 한다. 리더는 이 모든 과정을 주관하는 사람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합리적이고 합의 추구적인 리더와 리더에게 반대하는 의견을 가감 없이 주장할 수 있는 줏대 있는 각료들, 그리고 이들이 모여 서로의 의견을 숙의할 수 있는 공적 시스템(각료 회의나 내각위원회 등)이다. 이 요소들이 모두 갖추어졌을 때, 개인이 모든 과정과 결정을 독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강한 리더’의 출현을 방지할 수 있다. 저자는 그것이 바로 민주적 거버넌스governance라고 설명한다.

정부 또는 정당 내부에서 각료들이 공동으로 논의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를 독점하는 것은 성공적인 민주 정부 수반의 특징이 아니며, 그런 리더들을 성공한 리더라고 평가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여러 분야의 정책 결정 과정을 개인적으로 좌지우지할 자격이 있다고 여기는 리더, 그런 특권을 실제로 행사하려는 리더는 바람직한 거버넌스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추종자가 아니라 비판자다. _521쪽

회원리뷰 (10건) 리뷰 총점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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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참된 리더의 덕목인가 [강한 리더라는 신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조*주 | 2017.11.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섬기는 리더십'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이 각별한 울림을 갖는 이유는, 대개 사람들은 '리더, 리더십'이란 단어에서 강력한 지도력, 좌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 소소한 반대는 깔아뭉개고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어떤 정해진 이미지만을 대뜸 떠올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 말은, 상당 기간 동안 그 역설적 함의로 대중에게 어필해 왔을 테며, 특정 종교에서 애용하는 맥락을 떠나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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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기는 리더십'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이 각별한 울림을 갖는 이유는, 대개 사람들은 '리더, 리더십'이란 단어에서 강력한 지도력, 좌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 소소한 반대는 깔아뭉개고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어떤 정해진 이미지만을 대뜸 떠올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 말은, 상당 기간 동안 그 역설적 함의로 대중에게 어필해 왔을 테며, 특정 종교에서 애용하는 맥락을 떠나 여전히 참신하고 청순한 울림을 주는 게 사실이다. 리더가 남을 섬기기 시작하면 어느 누구도 남 위에 군림할 수 없을 테니, 세상이 얼마나 훈훈한 곳이 되겠는가? 그러나 이게 현실에서 쉬이 이뤄질 법한 목표나 도달 지점이 아님을 누구나 잘 알기에, 오히려(반대로) 저 어구는 여전히 아련한 이상향 같은 노스탤지어를 부른다고 할 수 있다. 손에 당장이라도 잡힐 것 같으면 무슨 환상이 생기겠는가.

허나 이 책은 그런 우리의 통념을 깸과 동시에, 오히려 내밀하게 품어 왔던 희구의 싹을 화끈히 틔워, 합리적이고 유순한 리더가 대중의 지지와 합의를 모아 오히려 더 효율적인 결과를 산출할 수 있음을, 역사적 예증과 빈틈 없는 논증을 통해 우리에게 들어 보이고 있다. 하긴 이미 국제 정치의 다양한 국면, 양상을 관찰해 보면, 스트롱맨 타입의 지도자가 점점 보기 힘들어지고, 그런 개성을 못 고치는 정치인은 무대의 전면에서 자의건 타의건 퇴장하는 게 오히려 대세에 가깝다. 이미 피부로 와 닿는 현실이 이러한데도 마치 조건반사처럼 '리더라면 그저 화끈한 맛이 있어야지!'를 대뜸, 젊은 세대 나이 든 세대 가릴 것 없이 자동으로 떠올리는 건, 오히려 왜 이토록 오래 고정관념과 선입견에 모두들 세뇌되었는지 그 기제와 이유를 곰곰 따져 볼 필요가 생긴다고나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초반부터 대뜸 꺼내드는 해리 S 트루먼의 경우를 한번 살펴 보자. 한국에서는 인천 상륙 작전의 맥아더와 반목했다는 이유(여기에 만주 원폭 투하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소심, 유약한 리더십의 상징처럼 여겨짐)로 이 사람에 대해 좋지 못한 평가가 주류를 형성하지만, 미국에서는 그렇지가 않고, 그와는 정반대로 'Buck stops here.'이라는 명언 아닌 명언으로 레전드가 된 사람이라고나 봐야 옳다. 이 말이 뭔 뜻인고 하니, ....

(잠시 뒤에 이어적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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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위대한 리더를 만드는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희***인 | 2017.11.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근현대 세계의 지도자(리더)들의 발자취를 통해 리더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룬 책 "강한 리더라는 신화"(아치 브라운 지음, 홍지영 옮김, 사계절 출판)의 이야기다. 우리 사회는 지도자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방 이후 대통령이라는 지위를 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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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현대 세계의 지도자(리더)들의 발자취를 통해 리더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룬 책 "강한 리더라는 신화"(아치 브라운 지음, 홍지영 옮김, 사계절 출판)의 이야기다. 우리 사회는 지도자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방 이후 대통령이라는 지위를 거쳐간 이들의 정치적인 역량이나 성향에 의해 우리 사회는 큰 소용돌이에 빠지곤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리더는 어떤 유형일까?

 

  우리 사회는 과도한 권력으로 인한 위험을 너무도 많이 경험하지 않았던가? 특히 최근에 발생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큰 혼란과 함께, 권력의 집중이 잘못사용되어지면 어떤 결과를 낳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준 것 같다. 저자는 안정된 리더십은 바람직하며, 강력한 집단 리더십을 발휘하는 정부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권력의 개인화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한다. 대통령이나 총리의 과대망상을 조장하고 내각의 동료 정치인에게 복종과 자기 검열을 요구하고, 강한 리더가 되라고 부치기는 추세에 우리가 동조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책에서는 민주적 리더십, 재정의형 리더십과 변혁적 정치 리더십, 혁명 및 형명적 리더십, 전체주의적 리더십과 권위주의 리더십으로 나누어 역사적인 인물들을 통해 살펴보고, 그 중에서 재정의형 리더십과 변혁적 정치 리더십을 가장 유용한 리더십 유형으로 제안하고 있다. 재정의형 리더십을 정치를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의 한계를 확장하고 정치적 의제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리더십이라는 의미로 사용했다.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중도'를 추구해야 한다고들 하지만, 재정의형 리더들은 개인으로서든 집딘으로서든 정치의 중심을 그들의 방향으로 옮겨 놓는다는 것이다. 아울러 변혁적 리더는 이보다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낸 매우 드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변혁적 리더를 한 나라의 경제 체제나 정치 체제를 바꿔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 더 나아가 국제 시스템을 바꾸는 훨씬 비범한 일에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재정의형 리더’는 기존의 관념에 도전하여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을 다시 정의하고 급진적인 정책 변화를 가져온 리더를 지칭하며, 미국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 독일의 헬무트 콜 총리, 타이완의 장징궈 총통 등을 그 사례로 들고 있다.

  ‘변혁적 리더’는 한 나라의 정치 체제나 경제 체제, 또는 국제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온 리더를 가리키며, 프랑스의 샤를 드골, 스페인의 아돌포 수아레스, 러시아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중국의 덩샤오핑,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를 그 유형으로 들고 있다.

 

  아울러 저자는 '강한 리더'의 대외 정책 실폐사례 살펴보고, 바람직한 리더의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이라크 침공 준비 과정에서 영국의 블레어와 미국의 체니, 럼즈펠드, 그리고 궁극적으로 부시가 정보를 해석했던 방식은 ‘조기 인지적 종결premature cognitive closure’의 좋은 예다. 믿음은 현실을 단순화하고 정보가 처리되는 방식을 형성한다. 믿음은 불편한 사실을 걸러내는 체이자, 기존 신념에 반하는 정보보다는 이미 가진 확신에 부합하는 정보를 더 잘 받아들이도록 하는 구조물이다. 만일 정부 수장(체임벌린이든, 이든이든, 아니면 블레어든)이 자신의 신념을 고집하는 정도가 지나쳐서 누구와 상의하든 자신의 믿음이 강화되기만을 원한다면, 그는 자기기만과 착각의 희생자가 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좋은 리더라는 평가는 그 인물에 대한 호감도나 정책에 대한 찬성 여부에 달려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때 최근 박근혜 정부와 문제인 정부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리더십의 스타일과 리더의 자질이 다르게 요구되며,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유능한 리더란 집단이 당면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그 집단의 구성원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리더란 집단이 공동의 목표를 만들고 달성하도록 돕는 사람이며, 다만, “과도한 권력을 가진 리더나 독선적인 리더에 대한 비판 때문에 리더십이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합리적이고 합의 추구적인 리더와 리더에게 반대하는 의견을 가감 없이 주장할 수 있는 줏대 있는 각료들, 그리고 이들이 모여 서로의 의견을 숙의할 수 있는 공적 시스템(각료 회의나 내각위원회 등)이다. 이 요소들이 모두 갖추어졌을 때, 개인이 모든 과정과 결정을 독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강한 리더’의 출현을 방지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민주적 거버넌스governance라고 설명한다.

『정부 또는 정당 내부에서 각료들이 공동으로 논의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를 독점하는 것은 성공적인 민주 정부 수반의 특징이 아니며, 그런 리더들을 성공한 리더라고 평가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여러 분야의 정책 결정 과정을 개인적으로 좌지우지할 자격이 있다고 여기는 리더, 그런 특권을 실제로 행사하려는 리더는 바람직한 거버넌스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추종자가 아니라 비판자다. 』- 본문 중에서 -

 

 방대한 분량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역사적인 사실들을 폭넓게 담고 있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과연 우리사회의 진정한 리더는 눅였을까 하는 의문 이었습니다. 이 책 속에서 잠시 김대중 대통령을 언급하고 있지만 과연 우리사회의 존경받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 쉽사리 떠오르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최근 우리 사회는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자는 논점을 언급하고 있다. 과도한 권력의 집중으로부터 비리와 독선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그래서 더욱 사회 전체의 시스템이 요구되는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이 주는 교훈을 우리 모두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이 리뷰는 예스24 블로그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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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서평단] 강한 리더라는 신화 - 영웅의 신화를 버리고 리더 바라보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J*양 | 2017.11.25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작년에 참여했던 독서모임에서 읽었던 『언리더십』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시대마다 필요한 문화, 리더십이 각각 다를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때 그 시절에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혹은 그런 리더가 나타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지금은 바뀐 시대 상황으로 인해 어떤 집단의 문화도, 그리고 그 집단에서 필요로 하는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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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참여했던 독서모임에서 읽었던 『언리더십』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시대마다 필요한 문화, 리더십이 각각 다를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때 그 시절에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혹은 그런 리더가 나타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지금은 바뀐 시대 상황으로 인해 어떤 집단의 문화도, 그리고 그 집단에서 필요로 하는 리더십의 형태도 다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시대적인 상황에서 덜 적합하고 더 적합한 문화 혹은 리더가 있는 것이지, 옳고 그른 것은 없는 거라고. 어차피 다 완벽하지 않다고. 상황이든 사람이든 모든 것이.

2017년 설날, 떡국을 먹다 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그때 당시 화두가 되었던 어떤 리더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리더가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서,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세대간의 격차를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각자 경험한 시대가 달랐기 때문에 똑같은 상황을 보고서 느끼는 것은 비슷할지 모르나, 앞으로에 대한 해결책, 그래서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동의했던 것은, 제왕적 권위주의는 고쳐져야 한다는 것이다. 황제적 리더, 제왕적 대통령제의 시대가 지나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강한 것을 선호한다. 가족이 건강했으면 좋겠고, 내 체력이 튼튼하게 오래오래 유지되었으면 좋겠고, 내가 속한 팀이 회사 내에서 힘이 있었으면 좋겠고, 내 팀의 리더는 카리스마 있어서 존경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아니면 내가 힘이 있어서 내 사람들을 다 지켜주었으면 좋겠고... 힘 없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서 속앓이 하는 것보다 차라리 강했으면 하는 것이 모든 이들의 바램일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 대해서도 강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 힘이 있는 사람을 더 선호하고 따르게 되는 것 같다. (이는 인간 자체가 나약하기 때문에 자기보다 더 힘있는 사람에게 붙어서 본인도 힘을 얻고자 하는 본능에 기인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는 리더를 선출할 때도, 리더를 판단할 때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나를 조금 더 지켜줄 수 있을 것 같은 내 기준에서 힘 있는 사람을 리더로 뽑게 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책을 펼쳐서 도움을 주면 올바른 사람을 뽑았다고 생각한다. 전시 상황에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강한 지도자를 찬양한다. 이처럼, 힘이 있고 강한 사람 혹은 조직에 사람들이 모이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승자독식의 법칙처럼 그 리더가 갖는 권력이 더 커지게 되고, 리더는 착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내가 이 조직에서 필수불가결한 존재고, 나는 완벽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이렇게 찬양하는구나 라는. 결국, 권력이라는 것은 불완전한 인간에게 힘과 동시에 본인이 완벽하고 완전해질 수 있다는 착각을 부여하고, 그 트릭에 속는 사람들은 결국 자멸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계절출판사 『강한 리더라는 신화』에서는 이러한 강한 리더라는 신화에 대해서, 이제는 신화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이 내린 재능을 의미하는 카리스마를 갖는 리더는 어떻게 보면 주변 사람들이 지어낸 허상일 수도 있다. 우리는 강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조직의 대표성을 갖는 인물에 대해 어디 가서 모양새 빠지지 않게 강한 카리스마의 가면을 씌우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카리스마가 허상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사람들은 결국 그 가면을 믿게 되고 더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된다. 카리스마의 가면을 쓴 리더는, 자신이 정말 신과 같은 존재라는 착각을 하며 주변 전문가의 축적된 지식을 무시하다가 중대한 실책을 범하게 되기도 한다.

시대에 따라, 다양한 리더의 유형이 존재해 왔다. 이 책은 맥락 속의 리더 유형을 살펴보고(1장), 다양한 리더십의 유형을 각 장에서 소개한다. 민주적 리더십(2장), 재정의형 리더십(3장), 변혁적 정치 리더십(4장), 혁명 및 혁명적 리더십(5장), 전제추의 리더십과 권위주의 리더십(6장) 등 영국 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아치 브라운이 수십년간 각 시대적 상황에서 발견할 수 있는 리더십의 유형을 일목요연하게, 방대한 내용을 잘 정리해 놓았다. 그리고, 강한 리더의 대외 정책과 실패 사례(7장)을 보여주고, 어떤 종류의 리더십이 바람직한지 마지막으로 제안한다.(8장)

그의 말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에서 리더십을 다룬 수십 종류의 책에서 대통령에 대한 연구는 암암리에 역사적, 정치적으로 '위대한 인물' 중심의 편향된 시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대통령에 대한 연구는 대통령 권력에 대한 변호로 변질되어버리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도, 어렸을 때 위인전을 읽으면 어떤 인물에 대해 그 사람이 어떻게 위대한 일을 했는지, 그 사람을 신화적으로 만드는 책 혹은 방송 등에 의해 특정 인물들은  신적인 존재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지 않았나 싶다. 물런, 사람마다 가진 재능과 능력이 다르고, 어떤 사람은 정말 대중보다 뛰어난 사람도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가끔은 신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나의 경우 어렸을 때 위인전 등을 통해 알게 된 어떤 인물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그 사람의 사생활을 듣고 엄청 실망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내가 그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어떤 'Extraoordinary적인 존재'로 내 마음 속에 설정하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그 사람도, 그냥 사람일 뿐이다. 영웅이라는 존재도, 그냥 어떤 보통의 인간일 뿐이다. 우리는 영웅에 대한 신화를 버려야 한다. TV에 등장하는 위대해 보이는 사람도, 그냥 단지 인간일 뿐이다. 직책이 주어진 것뿐,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것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추종자의 역할이 아니라 비판자의 역할이다. 리더가 자신의 권력을 특권으로 행사하지 않는지, 바람직한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는지 관리 감독해야 하는 것 같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책속의 글귀-----

'강한' 리더십이란 일반적으로 개인이 권력을 장악하고 휘두르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한 리더의 손에 권력과 권위가 집중될수록 그는 자신의 판단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자신이 필수불가결한 존재라고 믿게 된다.

 

리더가 본인이 뭐든 제일 잘 안다고 확신하여 절차를 무시할 때, 문제가 생기고 때로 이는 큰 재난으로 이어진다.

 

사람들은 강함을 추앙하고 약함은 부정적인 것,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런 안이한 강약의 이분법은 개별 리더를 평가할 때 적용하기엔 극히 제한적이고 도움이 안 되는 기준이다. 정치 리더를 평가할 때는 단순히 강한 것 말고도 여러 자질을 고려해야 한다.

 

단 한 명의 정치 리더가 지배자로 군림하는 통치 형태보다 훨씬 바람직한 방식은 집단 지도 체제 (Collective Leadership)다. 한 사람의 손에 막대한 권력을 쥐여주는 것은 민주주의에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그가 정말로 모든 사안을 결정하는 데 최적임자라면 참으로 인재가 부족한 조직이 아니겠는가.

 

의회 민주주의 국가의 최고 리더는 그들이 실제로 수행하는 역할보다 자신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경항이 있다. 다른 이들이 주축이 되어 이뤄놓은 정책의 성과가 총리 개인의 공으로 돌아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선거에서 당 대표가 승패를 가르는 차이를 만들어내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도, 그 승리를 리더의 업적으로 돌리는 경우는 흔하다.
그런 리더들을 성공한 리더라고 평가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 특권을 실제로 행사하려는 리더는 바람직한 민주주의를 파괴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추종자가 아니라 비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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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책자를 한 번 읽어보고 샀어요 평소 관심있던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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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구* | 20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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