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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유산

아버지의 유산

[ 양장 ]
리뷰 총점8.6 리뷰 22건 | 판매지수 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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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76g | 128*188*50mm
ISBN13 9788954649025
ISBN10 8954649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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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다.” 아버지는 그렇게 대답하더니 입을 다물었고 이어 허둥거렸다, 혼자가 되어 허둥거렸다. 바로 그 자리에서 아버지가 죽었다 해도 나는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아버지는 어디도,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방금 치명적인 총상을 입은 사람 같았다. 그런 식으로 일 분가량 세상에서 사라져버렸다. 이윽고 충격을 흡수한 뒤 싸움의 한가운데로 다시 돌아와 자신의 손실 규모를 평가했다. “청력은?” --- p.74~75

아버지가 자신이 모르는 새에 너무 많은 일이 진행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나는 거짓말을 했다. “봤다 해도 뭐가 뭔지 알 수 없었을 거예요.” 내가 말했다. “아버지, 수술할 수 있어요. 그걸 잊지 마세요.”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아버지가 잊을 수 없는 것,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 그 길을 따라가야 한다고 결정하면, 의사가 손을 집어넣어 그걸 꺼낼 거고, 잠깐 요양을 하면 아버지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거예요.”
“몇 년 더 살면 근사할 텐데.” 아버지가 말했다.
“더 사실 거예요.” 내가 말했다. --- p.102

메트로폴리탄생명에서 빌과 에이브와 샘과 J.M. 코언과 함께한 삼십팔 년의 이야기들을 들은 것이 그때가 결코 처음은 아니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몇 번이고 나에게 일깨웠듯이, 그들 모두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살아 있는 몇 안 되는 친구들에 관해서도 전해줄 만한 좋은 소식은 별로 없었다. “루이 체슬러는 입원해 있는데, 피오줌을 싼다는구나. 아이다 싱어는 거의 장님이래. 밀턴 싱어는 걷지를 못해. 휠체어 신세야. 터로, 딕 터로 기억나니? 그 친구는 암이야, 가엾은 녀석. 빌 웨버는 전화를 해도 내가 누군지도 몰라. ‘허먼, 허먼 누구? 나 아는 사람 가운데 허먼은 없는데.’ 빌은 지금 프랭키하고 살고 있지만, 프랭키 말로는 곧 양로원에 넣어야 할 거래.”
이렇게 아버지는 오래전에 죽은 사람과 죽어가고 있는 사람과 차라리 죽는 게 나았을 친구들에 관해 이야기함으로써 자신의 종양만 생각하는 데서 벗어날 수 있었다. --- p.128

“아버지는 놀라웠어.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방식으로 그랬다는 건 아니고, 아버지 나름의 실제적이고 고집스러운 방식으로 그랬다는 거야. 나는 아버지의 힘에 놀라고 있어. 하지만 그 힘의 연료가 되는 게 곧 상황을 이렇게 끔찍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지. 즉 아버지가 가장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이 죽는 거라는 사실.” --- p.144

“샌디 쿠빈이 팜비치에서 전화를 했어. 뭐라고 했는지 알아? 내가 나한테 벌어진 일을 이야기했더니 이러더구나. ‘허먼, 잊어버리세요. 그게 지금까지 십 년 동안 있었는데도 자라는 속도가 아주 느리니까 다른 피해가 생기려면 앞으로 십 년은 더 지나야 할 거예요.’ 쿠빈은 종양이 더 커지기 전에 내가 다른 열 가지 이유로 죽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 아버지는 진짜 즐거움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나에게 잠재적 살인자들을 나열했다. “나는 심장마비로 죽을 수도 있고, 뇌출혈로 죽을 수도 있고, 암에 걸릴 수도 있어. 그게 나를 죽이기 전에 다른 백 가지가 나를 끝장낼 수도 있는 거지.”
나는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네, 멋진 소식이네요.” --- p.175

“그래. 아버지는 정말이지 오랫동안,” 그다음에 나온 표현은, 비록 내가 아버지의 진취성을 늘 존경해오기는 했으나, 한 번도 아버지의 노력과 연결시켜보지 못한 것이었다. “아주 오랫동안 기품 있는 전투를 해왔어.” 그 말이 정말로 딱 들어맞아나 자신에게 허를 찔린 느낌이었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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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필립 로스의 작품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걸작. 뉴욕 리뷰 오브 북스

퉁명스러우면서도 경건하고, 불편하면서도 경쾌하다. 『아버지의 유산』은 움츠러들지 않고 자신의 기억을 똑바로 마주한 데서 나온 빛나는 성취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예측 불허의 천재적인 서사 감각은 신이 필립 로스에게 내린 선물이다. 뉴욕 타임스

간결하고, 감동적이며, 관대한 작품. 인디펜던트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가 쓴, 사건에 대한 힘 있는 통찰과 정교한 서사가 돋보이는 자전적 에세이.
선데이 타임스

누구도 이보다 애정어리며 진실되게 미국 가정을 그려낼 순 없을 것이다. 뉴 스테이츠먼

아버지를 이해하는 일에 대한 탁월한 책. 런던 리뷰 오브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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