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7년 12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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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4쪽 | 380g | 130*190*20mm |
ISBN13 | 9788950973063 |
ISBN10 | 8950973065 |
발행일 | 2017년 12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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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4쪽 | 380g | 130*190*20mm |
ISBN13 | 9788950973063 |
ISBN10 | 8950973065 |
Prologue. 다시 새로운 바람이 불어 1 살아간다 너의 자유로움으로 가 가보지 않은 길 그건 참으로 완벽한 순간이겠지 나 같은 사람만 있다면 상처받은 곰처럼 나의 하루는 그렇게 살고 싶다고 했어 해본 적 없지만 할 수 있는 일 누가 뭐라 해도 다리 찢기 너도 투자해보면 세상을 알게 될 거야 내가 바람이 되어 이 도시 위로 불고 있다 사진 찍는 게 시큰둥해졌습니다 케루악이라고 부를게 동관 17층 134병동 35호실에서 내가 안 아팠을 때 내가 스스로를 유배시킨 곳 그랬다면 널 만나지 못했겠지 2 떠난다 어쨌건 저는 여행 작가입니다 첫날의 고독 그때 여행과 지금의 여행까지 이곳에서 살아가기 위해 몰래 버려두고 오기, 그리고 슬쩍 품에 담아오기 너에게서 내가 했던 말들을 들었을 때 그는 항상 다른 모습으로 온다 셋보다 좋은 둘, 그리고 둘보다 좋은 혼자 먹는 괴로움 그때 새 언어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적당한 때 말해줄래 지금 이 순간 그 사람은 말라가에서 볼래요? 나의 잿빛 4월 방콕에서 완벽한 겨울 보내기 낯선 곳에서 일상을 보낸다는 건 다음에는 여행 동행으로 만나자 한 박자 느린 사람의 빛나는 순간 막 시작된 또 다른 10년을 위하여 당신이 길 위에서 보게 될 것 지금이 당신이 집으로 돌아갈 때 3 돌아온다 그때 가서 같이 살자 어디서 오셨어요? 충분한 것 같지 않아 귀한 건 그런 식으로 사라지면 안 된다 나는 울었다 얼마나 좋을까? 사는 건 귀찮은 것 나를 놓지 않기를 그런 개가 있었다 그 사람에게 지금 이 햇살을 그녀의 집에서 그걸 만난 건 행운이었다 독서 모임 ‘시간을 좀 주세요’ 잠시라도 나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배워야 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그때는 가고 지금이 왔다 당연히 사라질 나를 위한 부고 그럼에도 무엇이 되고 싶다 Epilogue.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 |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여행과 일상에서 느낀 점을 진솔히 담고 있습니다. 무작정 떠난 여행에서 얻은 뜻밖의 소득, 영어를 하지 못해 제대로 된 밥을 사 먹지 못했던 서러움, 낯선 도시를 살아가는 일상, 길 위에서만 보이는 영감은 우리를 성장시킵니다. 무엇이 되지 않아도 괜찮고, 대단한 무엇을 이루지 않아도 괜찮은 삶, 그렇게 보낸 일상이 모여 비범한 인생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간과한 것 같습니다.
난 자유로울까, 자유롭지 않을까. 자유롭지 않은 것도 있지만 자유로운 것도 있다. 세상에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자유롭게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자유롭게 산다 해도 무언가 모자라서 할 수 없는 것도 있을 거다. 하나를 하면 다른 건 못하는 것처럼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연금술을 쓰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도 하는데. 이건 예전에 본 것이 그랬고, 시간이 흐른 뒤에는 조금 달랐다. 어떻게 달랐는지 잘 생각나지 않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해질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정말 그럴까. 세상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게 똑같다면 그렇겠지만 바라는 게 다르다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을 거다. 사회에서 만들어둔 것이 아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바라는지 잘 알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말하지만 나도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 어딘가에 모든 걸 만족하고 사는 사람이 한사람쯤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이 모자람을 느끼고 산다. 그게 안 좋은 건 아니다 생각한다. 비어 있기에 채울 수 있으니 말이다.
시작이 좀 이상했다. 아마 이 책 맨 앞에 그런 말이 있어서 나도 잠깐 자유로움을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난 자유롭게 살지만 자랑할 만한 건 하나도 없다. 사람과 관계 맺는 게 싫어서 그만뒀고, 아니 아주 그만둔 건 아니다. 인터넷에서 만나는구나. 그건 실제 만나는 것보다는 덜 힘들다. 마음에 맞는 사람하고만 말해도 괜찮고 말을 바로 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래도 인터넷에서 만나는 것도 실제로 만나는 것 못지않게 어렵다. 난 그걸 아주 다르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이어서 얼굴 안 본다고 함부로 말해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글말로도 누군가한테 상처를 줄 수 있다. 그건 더 오래 갈지도 모를 일이다. 여기까지 말하니 이런 말 왜 했지 싶다. 또 조금 쓸데없는 말을. 이 책을 보고 나와 많이 다르구나 하는 걸 느껴설지도 모르겠다. 비슷하든 다르든 별 상관없지만.
예전에 난 김동영이 미국을 다녀오고 쓴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를 보았다. 그때는 책 읽고 쓰지 않아서 읽기만 했다. 그 책을 본 많은 사람이 김동영을 부러워했을지도 모르겠다. 미국으로 가고 그곳을 오랫동안 다녀서. 그 책 때문에 김동영은 여행작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두번째 책은 《나만 위로할 것》인데 거기에는 아이슬란드에 간 이야기가 실렸단다. 그때 책 샀지만 아직도 못 읽었다. 언젠가 볼까. 신기하다고 할지, 김동영이 아이슬란드에 갔을 때는 사람들이 아이슬란드에 그렇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내가 몰랐던 거고 관심 가진 사람 있었을지도). 다른 나라 사람은 달랐을까. 김동영이 아이슬란드에 다녀오고 조금 뒤에 아이슬란드라는 이름 자주 들은 것 같다. 내가 책을 많이 본 것도 아닌데 이런 말을. 김동영은 아이슬란드뿐 아니라 여기저기 많이 다녔다고 한다. 몇달 전에 라디오 방송에 김동영이 나온 걸 들었는데, 김동영 아버지도 여기저기 다녀오고 글을 쓰기도 했단다. 이름은 모른다. 김동영이 아버지를 봐서 어딘가에 다니에 된 걸까. 아버지 영향이 아주 없지 않겠지.
어딘가에 가면 자신을 만날까. 자신은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데. 어쩌면 다른 곳에 가야 자신을 더 잘 만나는 사람이 있는 건지도. 떠나고 싶은 일상이 있다는 건 좋은 것일 거다. 떠났다 시간이 흐르면 떠나 온 곳이 그리워 다시 돌아올 테니 말이다. 난 떠나고 싶은 일상이 없는 것 같다. 심심한 내 일상이 있기는 하지만. 별로 떠나고 싶지 않다. 어딘가에 가면 아주 다른 걸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모두가 그런 걸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떠났다 돌아오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늘 그 자리에 있는 사람도 있는 거다. 늘 한자리에 있는 건 아닐지도. 그 사람도 나름대로 바뀔 거다. 그게 조금씩이어서 잘 보이지 않는 거겠지. 어딘가에 실제 가지 않아도 여기저기 다닐 수 있다. 바로 책을 보면 된다. 난 그게 더 좋다. 밖에 나갈 때마다 어딘가 다른 곳에 간다 생각해도 괜찮을 거다.
여기에서 김동영이 어딘가에 다닌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다. 옛날 이야기도 한다. 글은 거의 지난날을 떠올리고 쓰는 거구나. 어릴 적 이야기 어머니 이야기 김동영이 만난 사람 이야기 함께 살고 사는 고양이 개 이야기도 있다. 케루악은 작가 이름이고 김동영이 함께 산 고양이 이름이기도 하다. 고양이를 괜찮게 생각하지만 어떤지 잘 모른다. 고양이는 자기 멋대로다 하는데 정말 그럴까. 고양이는 자기 마음을 바로 드러내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새침하다 할지도. 고양이도 사람이나 다른 고양이가 자신을 좋아하면 그 마음을 알 거다. 김동영이 함께 산 고양이 케루악도 다정한 고양이였다. 이제는 이 세상에 없지만. 다른 고양이 이름은 모리 씨고 개는 오로라다. 개 이름이 가장 예쁘구나. 모리 씨와 오로라가 오래 살기를 바란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