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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내인

망내인

: 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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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712쪽 | 868g | 140*210*33mm
ISBN13 9791160072075
ISBN10 1160072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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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앙-.
경찰차 한 대가 아이의 곁을 휙 스쳐갔다. 아이는 날카로운 경적소리에 떨이 판매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났다. 그녀가 살고 있는 환화러우(奐華樓) 아파트 앞에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무슨 일이 생겼나? 그러면서도 아이는 걸음을 재촉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지랖 넓게 남의 일에 끼어 구경하는 것을 싫어했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 친구들이 그녀를 아웃사이더, 외골수, 책벌레라고 부르며 싫어하기도 했다. 아이 자신은 그런 걸 불쾌하게 여기지 않았다. 누구나 자신의 길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 다른 사람의 사고방식에 자기 자신을 끼워 맞추려고 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세상에, 아이! 아이야!”
--- p.11

동생분은 자살했습니다.
샤틴(沙田)에 있는 푸산(富山) 장례식장에서 경찰에게 이 말을 들었을 때 아이는 격분을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 떨려서 제대로 발음도 되지 않는 입으로 “말도 안 돼요”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서” “샤오원이 자살할 리 없어” 따위의 말을 더듬더듬 내뱉었다. 사건을 담당한 청 경장은 쉰 정도 나이에 머리가 희끗하고 깡마른 남자였다. 외모는 약간 건달 같아 보이지만 눈빛이 착실했다. 아이의 히스테릭한 반응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담담한 목소리로 그녀를 위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이가 반박할 수 없는 말을 던졌다.
--- p.17

“얘야, 무서워할 것 없어. 언니도 왔잖니. 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줄래?”
아이는 샤오원의 눈 속에서 일말의 망설임을 읽었다. 동생의 손을 꽉 쥐어주며 무언의 격려를 보냈다. 샤오원은 경찰관을 한번 쳐다보고 자기 이름과 나이 등이 적힌 조서를 쳐다보더니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몇 시간 전에 벌어진 일을 띄엄띄엄 설명하기 시작했다.
--- p.35

샤오원은 이 사건 이후로 다시 말수가 적어졌다. 아이는 어떻게 동생을 위로해야 할지 난감했다. 그저 “걱정 마, 언니가 있잖아” “그 나쁜 놈은 법의 심판을 받을 거야” 같은 말만 했다. 아이는 샤오원과 함께 지내려고 상사에게 양해를 구해 이틀 휴가를 받았다. 반년 전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며 휴가를 거의 써버린 터라 이틀 넘게 샤오원과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다. 어쩔 수 없이 퇴근하면 되도록 빨리 집으로 돌아오려고 애쓰는 것이 아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 p.44

아이가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생각했을 때, 샤오원은 22층 아파트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이는 동생이 자살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녀가 보기에 사건은 조용해지고 있었고, 일상은 다시 궤도에 올라야 마땅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샤오원은 자살할 리 없어요! 분명히 누군가가 샤오원을 죽인 거예요…….”
아이는 영안실에서 ‘자살’이라는 청 경장의 말에 격렬하게 반발했다.
“동생분이 자살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습니다.”
--- p.55

모 탐정의 말은 싸늘한 칼날처럼 날카롭게 아이의 영혼을 찔렀다. 아이의 등골을 타고 오싹한 한기가 내달렸다.
“그게 사실이라면…….”
모 탐정이 다시 심호흡을 하고 말을 이었다.
“이건 일종의 살인입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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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찬호께이의 『13?67』이 홍콩의 ‘동태적 역사’ 위에 세워진 추리소설이라면, 『망내인』은 ‘정태적 역사’ 위에 세워진 추리소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 비난 여론으로 인한 자살 사건이 통신기술과 인터넷의 발전, 그 주변의 생태를 끌어들인다. 긴박한 사건 조사 과정에서 등장하는 벤처투자회사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감탄스럽다.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수많은 사업 계획을 보며 미래 어느 벤처투자회사가 이 책을 청사진으로 삼아 투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_ 원산(文善,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상 수상자)

찬호께이의 소설을 읽으면 늘 다층적인 즐거움을 느낀다. 그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교가 특출 나다. 그런데 이야기 뒤에 오늘날의 사회 문제, 그리고 우리가 영원히 천착할 인간성을 주제로 한 심도 깊은 사유가 숨어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와 같은 여러 난관에도 찬호께이는 긴밀하고 개연성 있으며 아름다운 논리적 추리를 선보인다는 점이다. 인터넷상의 괴롭힘을 주제로 다룬 『망내인』이 바로 그런 소설이다. 인터넷을 통해 아무리 먼 곳도 닿을 수 있는 오늘날, 네트워크 바깥에 있는 사람도 안에 있는 사람도 꼭 읽어야 할 작품이다.
_ 루나(路那, 추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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