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강력추천 오늘의책
미리보기 파트너샵보기 공유하기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리뷰 총점9.2 리뷰 84건 | 판매지수 642
베스트
소설/시/희곡 top100 6주
구매혜택

캘리 갱 포스트잇 증정

정가
15,500
판매가
13,950 (10% 할인)
이 상품의 수상내역
명화를 담은 커피, 가을을 닮은 책 - 명화 드립백/명화 캡슐 커피/명화 내열 유리컵+드립백 세트/매거진 랙
[작가를 찾습니다] 미리 만나는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 한정현
9월의 얼리리더 주목신간 : 웰컴 투 북월드 배지 증정
MD의 구매리스트
소장가치 100% YES24 단독 판매 상품
9월 전사
쇼핑혜택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8년 0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544쪽 | 692g | 140*210*35mm
ISBN13 9788954649919
ISBN10 8954649912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현대 영문학사의 지형도를 바꾼 오스트레일리아 대표 작가
고향 ‘태즈메이니아섬의 호메로스’로 불리는 리처드 플래너건
12년간 집필에 매달려 완성한 5개 판본 중 마침내 나온 최종판


2014년 맨부커상 수상작. 이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태국-미얀마 간 철도건설 현장에서 살아남은 전쟁포로이자 현재 화려한 전쟁영웅으로 부활한 외과의사 도리고의 기억과 현실을 중심으로 사랑과 죽음, 전쟁과 진실, 상실과 발견의 세계를 그린 장편소설. ‘죽음의 철도’라고 불리는 버마 철도는 이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인도네시아를 점령하고자 만든 길이 415km의 철도로, 군인과 전쟁물자 수송을 위해 건설됐다. 실제로 작가는 일본군 전쟁포로로서 미얀마 철도건설 노동자였던 아버지의 경험을 되살려 작품을 썼다.

2014년 맨부커상 심사위원들은 “사랑도 잃고 전우도 잃은 전장에서 삶을 짓누르는 경험을 떠안고 살아야만 하는 자의 트라우마를 담아낸, 그야말로 최고의 소설”이라고 했다. 심사위원장은 “몇 해간 정말 좋은 작품들이 수상했지만, 올해 수상작은 걸작”이라며 “세계문학의 카논으로 자리매김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여러 언론에서는 “오스트레일리아판 『전쟁과 평화』”에 견주며 “고전의 반열에 들어선 작품” “비교 불가의 작품” “그야말로 걸작”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스트레일리아 현대문학사에서 ‘가장 빛나는 상상력의 소유자’로 거론되는 리처드 플래너건, 그가 오랜 세월 작품의 완성도에 온 심혈을 기울인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은 “수정같이 군더더기 하나 없는 서사시이자 진정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벌 한 마리
모란에서
비틀비틀 나온다.
―바쇼 __________ 11

바닷가
그 여자에게서 어스름이 쏟아져나와
저녁 파도를 가로지른다.
―잇사 __________ 81

이슬의 세계
모든 이슬방울 안에는
투쟁의 세계.
―잇사 __________ 225

이슬의 세상은
이슬의 세상일 뿐,
그래도.
―잇사 __________ 377

이 세상에서
우리는 지옥의 지붕을 걷는다,
꽃을 응시하면서.
―잇사 __________ 459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왜 태초에는 항상 빛이 있는 걸까? 도리고 에번스에게 최초의 기억은 어머니, 할머니와 함께 앉아 있던 교회 안으로 햇빛이 쏟아지던 모습이었다. 나무로 지은 교회. 눈부신 빛. 자신을 반기는 그 초월적인 빛 속을 아장아장 들락거리다가 여자들의 품에 안기던 자신. 그를 사랑하던 여자들. 바다에 들어갔다가 해변으로 돌아오는 것과 비슷했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p.13

행복한 사람에게는 과거가 없고, 불행한 사람에게는 과거만 있다. 노인이 된 뒤 도리고 에번스는 이것이 어디서 읽은 말인지 아니면 스스로 만들어낸 말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만들어냈다가, 이것저것 뒤섞었다가, 다시 부숴버렸나? 가차없이? 바위가 자갈이 되고, 자갈이 흙이 되고, 흙이 진흙이 되고, 진흙이 바위가 되는 식으로 세상은 굴러간다. 그가 세상이 왜 이러저러한 모습인지 설명해달라고 다그칠 때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 그대로다. 세상은 그냥 그런 거야. 원래 그래, 아들.--- p.15

그는 이상한 데서 놀라움을 느꼈다. 돌로 지어진 그들의 집. 그들이 사용하는 식기의 무게.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한 무지.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아보지 못하는 눈. 그는 가족들을 사랑했지만, 자랑스러워하지는 않았다. 식구들이 가장 잘한 일은 살아남은 것이었다. 그것이 어떤 업적인지 그가 제대로 알아보기까지는 평생이 걸렸다.--- p.27

몇 년 전부터 자신이 전쟁영웅이 된 것을 그는 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유명한 외과의였으며, 세월과 비극의 대중적인 상징이었고, 전기와 연극과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었다. 숭배의 대상, 위인전의 대상, 아첨의 대상이었다. 자신의 외모 중 일부, 그리고 습관과 과거사 중에 그 전쟁영웅과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가 아니었다.--- p.32

어떡해.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 사람을 정말 원해. 말로 표현할 수도 없고 꼴사납게 보일 정도로 저 사람을 원해. 자신이 수치도 모르는 사람이 된 것 같고, 마음속에 못된 생각이 들어찬 것 같고, 온 세상이 그녀에게 벌을 내릴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머릿속에 떠오르자마자 곧바로 다른 생각에 밀려났다. 수치심도 모르고 못된 내 심장이 온 세상 사람들보다 더 용감해. 순간적으로 자신이 맞서서 물리치지 못할 것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이것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생각임을 알면서도 그녀는 더욱더 들뜨고 용감해졌다.--- p.167

에이미에게 사랑은 우주에 닿는 것, 한 사람 안에서 폭발하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이 우주 안으로 폭발해 들어오는 것이었다. 그것은 세상을 파괴하는 멸절이었다.--- p.202

라인은 비와 햇빛을 환영했다. 많은 사람들이 묻힌 묘지의 머리뼈와 넙다리뼈와 부러진 곡괭이 자루 사이에서 씨앗이 싹을 틔우고, 레일을 고정하는 대못과 빗장뼈 옆에서 나란히 덩굴손이 자라나서 티크 침목과 정강이뼈, 어깨뼈, 등뼈, 종아리뼈, 넓다리뼈 주위로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p.374

지진이 끝날 때가 가까워지면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 알아요? 사토가 물었다. 저물어가는 햇빛 속에서 그의 지친 얼굴이 점점 어둑해졌다. 그가 말을 이었다. 땅의 정신없는 흔들림이 멈추면, 모든 것이, 그러니까 벽에 걸린 그림, 거울, 창문, 고리에 걸어둔 열쇠 등 모든 것이 부르르 떨면서 이상한 소리를 냅니다. 밖에서는 당신이 친숙하게 알던 모든 것이 영원히 사라져버렸을지도 모르고요.
그거야 당연하죠. 나카무라가 말했다.
마치 세상이 그 어렴풋한 소리를 내는 것 같죠?
맞습니다. 나카무라가 말했다.
해부실 천칭의 스테인리스 접시가 미국인의 심장 때문에 떨릴 때가 꼭 그랬습니다. 마치 세상이 떠는 것 같았어요.--- p.438

기운이 다 빠져버린 공허가 그를 에워쌌다. 뚫을 수 없는 공허가 사교성 좋기로 유명한 이 남자를 감싸고 있었다. 그는 벌써 다른 세상에 가서 살고 있는 듯했다. 한없는 꿈 또는 끝나지 않는 악몽을 풀었다 되감기를 영원히 반복하면서. 꿈과 악몽 중 어느 쪽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그는 거기서 영원히 탈출할 수 없을 터였다. 그는 다시 불을 켤 수 없게 된 등대였다.--- p.483

그는 사흘 동안 사경을 헤매며 평생 가장 놀라운 꿈에 사로잡혔다. 빛이 흘러넘치는 교회에 그가 에이미와 함께 앉아 있었다. 눈이 멀 것같이 밝고 아름다운 빛이었다…… 그동안 온 나라는 미리 그를 애도할 준비를 하면서 동시에 청년들의 타락에 대해 논란을 벌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전 세대의 숭고한 영웅들과 지금 세대의 비열하고 살인적인 범죄성을 비교했다. 정작 그는 자신의 삶이 이제 막 시작했음을 깨닫고 기가 막혔다. 이미 오래전에 깨끗이 개간된 멀고 먼 티크 정글에서,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시암이라는 나라에서, 더이상 살아 있지 않은 남자가 마침내 잠들었다.
--- p.528~52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2014년 맨부커상 화제작, 세계문학의 ‘카논’이자 ‘걸작’으로 불리는 전쟁소설의 진수

★ 2014년 맨부커상 수상
★ 2014년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문학상
★ 2014년 퀸즐랜드주 문학상
★ 2014년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문학상
★ 2016년 아테네 문학상
★ 2016년 프랑스 문예지 『리르』 최우수 해외도서상
★ '올해 최고의 책'으로 언론매체 동시 선정: 뉴욕 타임스, 미국공영방송라디오, 워싱턴 포스트, 미니애폴리스 스타트리뷴, 이코노미스트, 시애틀 타임스, 파이낸셜 타임스.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이 1969년 제정된 후, 토머스 케닐리(1982), 피터 케리(1988 & 2001), DBC 피에르(2003)에 이어, 2014년 오스트레일리아 작가로는 네번째로 수상자로 선정된 리처드 플래너건. 당해에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영미 작가들 중 하나에게 수상이 돌아갈 거라는 세간의 짐작과 달리, 심사위원장 A. C. 그레일링은 결단력 있는 어조로 다음과 같이 이 오스트레일리아 작가의 작품에 손을 들었다. “몇 년간 정말 좋은 작품들이 상을 받았지만, 올해 수상작은 걸작이다. 이 작품은 세계문학의 카논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런 눈부신 찬사와 예언은 책을 읽은 각 언론사 서평가들과 문학가들의 입에서도 연이어 쏟아져나오면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잘 알려지지 않은 태즈메이니아섬 출신의 이 작가는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이라는 ‘현대의 고전’을 쓴 작가로 영문학사에 길이길이 각인되었다. 일례로 『워싱턴 포스트』의 론 찰스는 “이 매혹적인 작품은 세계 최정상의 작가가 쓴 전쟁소설의 고전이다. 코맥 매카시 『더 로드』 이후로 이처럼 날 뒤흔들어놓은 작품은 없다”고 했고, 미국공영방송라디오 해설가이자 작가 앨런 츄스는 “리처드 플래너건이 오스트레일리아판 『전쟁과 평화』를 썼다”라고도 평했다.

수상 이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고향 태즈메이니아섬의 삼림개발 정책을 두고 “호주인으로서 부끄럽다”며 토니 애벗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가해 기사화되기도 했던 그는, 『르 몽드』 『데일리 텔레그래프』 『쥐트도이체 차이퉁』 『뉴욕 타임스』 『뉴욕커』 등에 문학, 예술, 환경 등에 관해 글을 기고하는 저널리스트이자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관련 저서를 펴낸 역사학자이기도 하다. 이민자로서의 선조들의 역사와 나라에 대한 애정은 작가가 ‘영혼의 역사’라고 부른 초기 3부작 『어떤 강 안내인의 죽음』(1994), 『한 손으로 치는 손뼉 소리』(1997), 『굴드의 물고기 책』(2001, 2002년 영연방 작가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픽션은 거짓이 아니라 진실, 필수불가결한 진실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문학을 통해 ‘개인’과 ‘역사’의 관계망에서 진정 ‘인간의 영혼’을 건져내는 작가, ‘태즈메이니아섬의 호메로스’로 불리는 리처드 플래너건은, 2014년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로 또다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문학상을 받아 상금 4만 달러를 원주민문학재단에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73년 노벨상을 수상한 오스트레일리 작가 패트릭 화이트의 뒤를 잇는 오늘의 대표 작가로 손꼽히는 그의 작품들은 42개국 이상으로 번역되어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사랑받고 있다.

전쟁 전과 후의 달라진 두 세계를 방황하는 현대판 오디세우스,
그 어두운 무의식이 굴리는 사랑과 공포의 빛나는 수레바퀴


이 소설의 주인공은 이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타이-미얀마 간 ‘죽음의 철도’ 라인에서 살아남아 현재 잘나가는 의사이자 화려한 전쟁영웅이 된 외과의 도리고 에번스다. 기본 줄거리는 도리고 에번스가 젊은 날 전쟁터로 출정 전 우연히 만난 자신의 젊은 숙모와 나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기억과, 차후에 철도건설 현장의 일본군 전쟁포로로서 겪는 잔혹하고 비참한 현실이 주된 이야기 배경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괴로워하는 삶의 어둡고도 치열한 두 여정을 보여준다. 굶주림과 전염병과 폭력이 난무하는 빗속의 정글에서 시시각각 생사의 기로에 서 있던 일본군 전쟁포로들의 철도건설 작업장 '라인' 과, 그로부터 살아난 생존자들과 전범들이 뻔뻔하고도 무감하게 영위해나가는 반복되는 일상의 풍경은, 비루하고 남루한 삶을 굴리는 거대한 역사의 두 수레바퀴다. 말하자면 이 소설은 ‘라인’으로 대변되는 전장의 아슬아슬한 생사의 선線과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전후 일상으로서의 원圓의 대비로 이뤄진다. 이 두 세계를 가로지르는 도리고의 어두운 무의식을 드문드문 환히 밝히는 빛, 그것은 이 작품의 첫 문장을 여는 ‘태초의 빛’이자, 자신의 가슴속에서 사랑을 발견하게 해준 삼촌의 아내 에이미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찰나가 퍼뜨린 진정한 삶의 빛이다.

따라서 『오디세이아』가 전장에서 승리하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 위해 수많은 모험을 겪는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이야기한다면, 이 책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은 온갖 모험과 고초 이후 살아남은 생존자의 방황하는 기억의 여정에 방점이 찍혀 있다. 탄탄하고 잘 손질된 매 장면은 이 현대판 오디세우스 도리고의 기억과 현실의 바퀴에 의지해 교차로 주요 풍경이 펼쳐진다. 전쟁과 사랑이 지닌 파멸과 공포의 두 얼굴이 만화경처럼 돌아가며 폐허가 된 전장과 일상을 비춘다.

이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작가가 묘사하는 전후 생존자들의 삶이다. 여기에는 일본군 밑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아등바등했던 조선인 인물 최상민도 있다. 목숨 때문에 일본군의 수족으로 평생을 살았으나 마지막에는 강자독식 위주로 굴러가는 전범재판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만다. 이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일본군 나카무라 소령과 고타 대령의 전후 행적은 또하나의 역사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혈액은행의 중역이 되고 선禪 명상가로 거듭난 고타와, 암에 걸려 선량한 부인의 병 수발을 받으며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선을 끝없이 정당화하는 나카무라. 이들은 중년이 되어 뚱뚱한 돈키호테처럼 변한 도리고를 비롯한 오스트레일리아 생존자들의 마취당한 듯한 비참한 일상과도 강렬한 대조를 이룬다. 작가는 아버지의 경험담, 역사 기록, 버마 철도와 일본군 경비병 생존자들과의 만남과 취재를 통해, 역사의 수레바퀴에서 신음하는 다양한 인간의 삶을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고 압축적으로 묘파해 보인다. 궁극적으로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지, 가족과 나라에 대한 애정이 무엇인지, 사랑이라고 부르는 그 정체란 도대체 어떤 현실인지를 끊임없이 되묻는다. 도리고와 엘라의 생기 없는 가정이 큰 위기를 맞아 서로의 존재를 되물으며 가족애를 재확인하는 장면이라든가, 잔인무도한 전범이자 살인자 나카무라가 시를 읽고 이웃을 돕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며 사는 적나라한 전후 삶의 양상들은, 인간관계의 역사에 대한 잔혹하리만치 감동적인 서사시로 화한다.

매 장면이 시적 몽타주로 완결된, 수정같이 군더더기 하나 없는 작품 구성

“12년을 이 작품 집필에 매달렸다. 다섯 개의 다른 판본을 썼다, 마침내 이 최종판을 내놓기까지.” ―리처드 플래너건

작가의 아버지는 실제로 일본군 전쟁포로로서 버마 철도 건설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였다. 아버지가 겪었던 참담하고 끔찍한 전쟁의 참상에 대한 기억은 작가와 형제들의 어린 시절을 사로잡은 역사의 트라우마였다. 아버지의 고통스러운 체험을 듣고 자란 작가는 이 이야기를 쓰기 위해 12년간 집필에 매달리며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 다섯 개의 다른 판본을 썼다고 한다. 그의 치밀한 구상은 이 작품의 제목과 구성에서 먼저 역력히 드러난다.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The Narrow Road to the Deep North』은 17세기 하이쿠 시인 마쓰오 바쇼의 고전 『오쿠로 가는 좁은 길』의 영어판 제목과 같다. 일본 동북부의 오지를 여행하며 느낀 풍경 감상을 시와 산문으로 적은 바쇼의 여행기에서 느껴지는 간결한 관상의 압축미는, 수십 만 명의 포로들의 피와 뼈가 깔린 타이-미얀마 간 죽음의 철도 라인으로의 여정과 대조를 이루며 역사적 긴장감을 유발한다. 작가는 “바쇼의 책이 일본 문화의 최고 정점에 있다면, 내 아버지와 전쟁포로들은 그 문화의 최저 밑바닥에 있던 셈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이 책의 제사로 쓰인 파울 첼란의 시구(“어머니, 그들은 시를 써요”)는, 이 작품 속 참혹한 일본군 캠프와 단아한 하이쿠의 극렬한 대비, 역사와 개인의 고통을 바라보는 작가 의식 등에 대한 재사유를 촉발하며, 이 파토스를 끌고 가는 작가의 놀라운 전략으로 읽힌다. 또한 바쇼와 잇사의 하이쿠 네 편으로 구성된 한 편의 시와 같은 차례는 각 장에서 작가가 이야기하는 전쟁 전후의 테마를 아우르며 그 풍경과 서로 반향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은 작가의 아버지에게 바쳐진 만큼, 헌사에 ‘339번 포로에게’라고 적힌 번호는 의미심장하다. 이 번호는 작가가 인터뷰에서 밝혔다시피, 일생 동안 역사라는 고통스러운 기억의 레일 위에 있던 일본군 포로수용소 생존자인 아버지의 번호다. 작가와 아버지의 삶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던 역사의 화인이자, 그 무게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한 인간의 영혼을 문학의 이름으로 잊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작가가 이 작품을 탈고하여 출판사로 보낸 날, 오래전부터 그의 책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던 아버지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코노미스트』의 기자는 “리처드 플래너건은 이 작품을 쓰려고 태어났다”는 맨부커상 심사위원장의 말을 이어받아 썼고, 『인디펜던트』에서는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자기 이야기를 이렇게 써낸 것을 분명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다”라며 고인이 된 아버지의 소원에 비추어 이 작품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을 피력했다.

이 작품에서 도리고가 에이미의 곁에서 읊는 테니슨의 시 「율리시스」는 그가 사경을 헤매며 눈을 감는 순간에 다시 반복된다. “침몰하는 별” 전쟁영웅 도리고는 죽은 듯 살아 있던 고독한 삶을 끝내고 비로소 죽음의 순간에 다시 가슴속에 있던 그 처음의 빛을 발견하고 이렇게 읊조린다. “정작 그는 자신의 삶이 이제 막 시작했음을 깨닫고 기가 막혔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몇 해간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맨부커 상을 받았지만, 올해 수상작은 걸작이다. 이 책은 전쟁소설이라기보다는 사람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격조 높고 강렬한 문장으로 써내려간 최고의 소설. 리처드 플래너건은 이 책을 쓰려고 태어난 게 아닐까. 이제 이 책은 세계문학의 카논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A. C. 그레일링(2014년 맨부커상 심사위원장)

리처드 플래너건은 오스트레일리아판 『전쟁과 평화』를 썼다! ―앨런 츄스(미국공영방송라디오 해설가, 작가)

애정과 사랑이 어우러진 한 편의 교향악이자, 깊이 있고 폭넓은 삶을 포착해낸 감동적이고 강렬한 이 작품은 그야말로 걸작이다. ―가디언

이 책의 주인공 도리고 에번스는 현대판 율리시스다.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제 꿈을 좇는. ―위마니테

기억, 트라우마, 공감에 관해 유연한 숙고로 이끄는, 수정같이 군더더기 하나 없는 서사시이자 진정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 ―퍼블리셔스 위클리

다시 읽어봐도 이 소설은 더없이 신중하고 아름답게 축조된 눈부신 작품이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매혹적인 이 소설은 세계 최정상의 작가가 쓴 전쟁소설의 고전이다. 코맥 매카시 『더 로드』 이후로 이처럼 날 뒤흔들어놓은 작품은 없다. ―론 찰스(워싱턴 포스트)

정교하고 치밀하게 멜로드라마 같지 않은 어조로 격조 있게 그려낸 작품, 플래너건의 소설은 그야말로 걸작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휴머니티와 그 의의를 지켜내는 데 있어 빠지면 안 될 감동적인 소설. ―시애틀 타임스

수려한 서사로 엄청난 감정을 뒤흔드는, 비상한 작품성을 지닌 소설. 이제 고전의 반열에 들어섰다. ―옵서버

그 누구도 감히 이런 결실을 내놓지 못할, 비교 불가의 작품. ―오스트레일리안

마음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아름다운 소설. ―선데이 타임스(런던)

리처드 플래너건은 이 책을 쓰기 위해 태어났다. ―이코노미스트

호메로스 같다고 해야 할까. 플래너건의 언어감각, 역사의 밑바닥을 흐르는 끝없는 불온성, 섬세한 묘사력은 그의 소설을 따로 떼놓고 보게 한다. 이 책에서 잘못 친 음이라곤 없다. ―아이리시 타임스

이 책에 반했다. 그저 훌륭한 소설이라서가 아니라, 끔찍한 것을 바라볼 줄 아는 힘과 거기서 무언가 아름다운 것을 창조해낼 줄 아는 힘을 지닌 귀한 책이란 점에서. 모두 꼭 읽어보기를! ―에비 와일드(영국 소설가)

잊지 못할 전쟁시의 인간을 그린 소설. ―타임스(런던)

압도적이다. 플래너건이 이 책을 다 쓴 날 그의 아버지는 죽었다.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자기 이야기를 이렇게 써낸 것을 분명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다. ―인디펜던트

회원리뷰 (84건) 리뷰 총점9.2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행복한 사람은 과거가 없고 불행한 사람은 과거만 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2*****h | 2021.01.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2014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리처드 플래너건의 소설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2017)의 주인공 ‘도리고 에번스’는 전쟁영웅이자 저명한 의사다. 제2차 세계대전에 군의관으로 참전한 그는 태국에서 일본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생환한다. 도리고 에번스는 국가로부터 각종 훈장과 함께 전쟁영웅 대우를 받았고, 포로수용소에서 환자를 살리려고 고군분투한 그의 노;
리뷰제목

2014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리처드 플래너건의 소설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2017)의 주인공 ‘도리고 에번스’는 전쟁영웅이자 저명한 의사다. 제2차 세계대전에 군의관으로 참전한 그는 태국에서 일본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생환한다.

도리고 에번스는 국가로부터 각종 훈장과 함께 전쟁영웅 대우를 받았고, 포로수용소에서 환자를 살리려고 고군분투한 그의 노력은 방송국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기까지 했다. 심지어 그의 얼굴이 새겨진 기념주화가 발행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그는 ‘세월과 비극의 대중적인 상징’이었다. 외과의사로서도 성공한 에번스의 삶은 누가 봐도 부족할 것이 없다.

그러나 그는 매스컴이 조명하는 자신의 이미지가 불편하기만 했다. 77세에 이른 도리고 에번스는 두 가지 기억에 시달린다. 전쟁과 불륜의 기억. 그 기억들은 선명한 고통이자 그의 질긴 삶을 지탱하는 끈이기도 하다. 과거를 회상하며 그는 이렇게 말한다. “행복한 사람에게는 과거가 없고, 불행한 사람에게는 과거만 있다.”

1941년 태평양전쟁이 벌어지자 오스트레일리아는 전시체제에 돌입했고 모든 성인 남자들은 징집 대상이 됐다. 군의관으로 차출된 도리고 에번스는 싱가포르 전선에 투입됐지만, 부대는 전멸하고 그는 일본군의 포로가 됐다. 일본군은 6만 명의 연합군 포로와 25만 이상의 민간인을 태국과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를 잇는 철도 건설 노역에 동원했다.

미드웨이 전투와 과달카날 전투의 패배로 타격을 입은 일본은 미얀마를 거쳐 중국 국민당에 무기를 공급하는 미군의 보급로를 끊고, 인도로 가는 육로를 확보하려고 400㎞가 넘는 철도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영화 ‘레일웨이 맨’ 스틸컷.  배급사 제공


일본군에게는 중장비와 자금이 부족했고 시간도 없었다. 일본군은 오직 인력으로 그 문제들을 해결했다. 그 결과 변변한 장비조차 없이 철도 건설 노역에 동원된 포로들과 민간인들은 무수히 죽어갔다. 군의관인 도리고 에번스는 날마다 일본군에게 노역이 가능한 포로의 숫자를 보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는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고 노력하지만 의약품은 턱없이 부족했고 그는 날마다 동료들의 죽음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목격해야 했다. 수용소에는 콜레라와 이질이 돌았고, 정글을 뚫는 공사 현장에서는 사고가 빈발한다. 에번스는 노인이 되어서도 그 시절의 기억을 떨치지 못한다.

수용소의 연합군 병사들은 죽음의 철도 건설 노역을 견디려고 갖은 애를 쓴다. 죽은 이를 애도하는 나팔을 불던 병사는 병으로 혀가 부었는데도 필사적으로 나팔을 분다. 어떤 병사는 조잡한 도구로 공사 현장과 수용소를 스케치하며 공포를 달랜다. 수용소에 존재하는 유일한 책인 히틀러의 『나의 투쟁』은 인기가 높았다. 활자에 굶주린 병사들은 히틀러의 책을 암송하면서 고통을 견딘다. 히틀러의 문장을 중얼거리면서 그들은 자신이 ‘언어를 구사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에번스 역시 현실을 견디려고 기억을 더듬는다. 그의 뇌리를 지배하는 것은 가족이나 고향이 아니다. 전장으로 출발하기 전 에번스는 고모부의 두 번째 아내 에이미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졌다. 떳떳하지 못한 관계였던 그들은 역설적으로 서로의 육체를 강렬하게 탐닉했었다. 수용소에서 그에게 유일한 위로는 에이미와 나누던 쾌락의 기억이었다. 

소설은 연합군 포로들을 감시하는 일본군도 상세히 묘사한다. ‘산야 아키라’라는 일본군 병사는 조선인이다. ‘최상욱’이라는 그의 본명은 훗날 전범재판이 열릴 때까지 언급되지 않는다. 전쟁이 끝난 후 철도 건설 노역의 비극이 알려졌고 포로들을 학대한 일본군들은 전범재판을 받게 된다. 하지만 포로 학대를 지시한 일본군 장교 고타 대령과 나카무라 소령은 처벌받지 않고 식민지에서 징집된 병사인 ‘최상욱’만 처벌받는다.

사람의 목을 칼로 자르는 느낌을 태연하게 말하던 고타 대령은 선(禪) 명상가가 된다. 일본의 정신을 강조하고 포로들을 하찮게 취급했던 나카무라 소령은 전후에 장애인과 노인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착한 사람’으로 칭송받는다. 연합군은 귀족 출신 일본 장교들을 거의 다 석방했고 포로 학대의 죄를 뒤집어쓴 것은 힘없는 말단 병사들이었다.

이런 모순은 수용소의 풍경과 겹쳐진다. 수만 명이 죽어가는 수용소에서 태연히 하이쿠를 읊으면서 술잔을 기울이는 일본군 장교들과 불륜의 쾌락을 회상하면서 견디는 에번스, 히틀러의 문장을 암송하는 병사의 모습이 나란히 포개지면서 전쟁과 삶이 만든 가혹한 모순이 부각된다.

작가 리처드 플래너건의 아버지는 태평양전쟁에 참전해 일본군의 포로수용소를 경험했다. 작가는 아버지의 기억을 토대로 창작했음을 밝히면서 이 소설을 아버지와 동료들에게 헌정했다.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영화 ‘콰이강의 다리’(1957)와 조너선 테플리츠키 감독의 영화 ‘레일웨이 맨’(2013)에서도 재현됐던 일본군의 철도 건설 노역으로 전쟁포로 1만6000여 명, 민간인 약 10만 명이 희생됐다.

철도공사 시작 지점인 미얀마의 탄퓨자옛에는 ‘죽음의 철도 박물관’이 세워져 있다. 박물관의 시계탑 근처에는 연합군 포로들의 묘지가 있지만, 거기에 한국인 추모 묘역은 없다. 소설에 묘사됐듯이 당시 한국인들은 일본군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1943년 10월 25일에 죽음의 철도에서 처음 운행된 기관차 ‘C5631호’는 현재 일본의 비공식적 전쟁기념관인 도쿄의 야스쿠니신사에 전시돼 있다. 그 안에는 1867년부터 1951년 사이 일왕을 위해 목숨을 바친 200만 명 이상의 명단이 보관돼 있다. 억울하게 희생된 한국인들의 이름도 거기에 섞여 있으리라. 이 소설은 그들의 이름을 찾아줘야 한다는 사실도 일깨워 준다.

 

 

연합군 포로가 건설한 죽음의 철도(버마철도)  구간 중 ‘콰이강의 다리’ 현재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구매 [도서]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l*****2 | 2019.11.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2014년 맨부커 상을 받은 리처드 플래너건의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리뷰 입니다. 원래 종이책을 이북으로 주로 구입하는데, 이 책만큼은 이북 출간계획이 없다고 하여 종이책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상을 받은 소설이라고 무조건 내용이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소설은 어느 정도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기 때문에 아주 다이나믹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이 소;
리뷰제목

2014년 맨부커 상을 받은 리처드 플래너건의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리뷰 입니다. 원래 종이책을 이북으로 주로 구입하는데, 이 책만큼은 이북 출간계획이 없다고 하여 종이책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상을 받은 소설이라고 무조건 내용이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소설은 어느 정도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기 때문에 아주 다이나믹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이 소설이 나오기 까지 무척 오래걸렸다고 들었는데, 작가가 많은 고민을 하고 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구매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6 | 2019.10.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만들어냈다가, 이것저것 뒤섞었다가, 다시 부숴버렸나? 가차없이? 바위가 자갈이 되고, 자갈이 흙이 되고, 흙이 진흙이 되고, 진흙이 바위가 되는 식으로 세상은 굴러간다. 그가 세상이 왜 이러저러한 모습인지 설명해달라고 다그칠 때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 그대로다. 세상은 그냥 그런 거야.  자기 존재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에번스는 자신의 평생이 바로 이 순간을;
리뷰제목

 만들어냈다가, 이것저것 뒤섞었다가, 다시 부숴버렸나? 가차없이? 바위가 자갈이 되고, 자갈이 흙이 되고, 흙이 진흙이 되고, 진흙이 바위가 되는 식으로 세상은 굴러간다. 그가 세상이 왜 이러저러한 모습인지 설명해달라고 다그칠 때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 그대로다. 세상은 그냥 그런 거야.

 

 자기 존재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에번스는 자신의 평생이 바로 이 순간을 향한 여정이었음을 알아보았다. 그는 그 한순간 태양을 향해 날아올랐고, 이제부터는 영원히 그 순간으로부터 멀어지는 여행을 할 터였다. 다시는 그 무엇도 그 순간만큼 생생하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인생이 다시는 그토록 의미를 품지는 못할 것이다.

 

일흔일곱살이 된 지금 이나이에도 그는 자신의 천성이 자신의 삶에 저질러놓은 일 때문에 혼란을 느꼈다. 수용소에서 그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을 돕게 만들었던 바로 그 대담성, 관습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태도, 게임을 하면서 느끼는 바로 그 즐거움, 자신이 상황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지 보고 싶다는 바로 그 구제불능의 굶주림이 결국 그를...

 

하지만 전쟁에는 나름의 논리가 있다. 일본제국에게는 자국이 이길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무적의 일본 정신, 서구에는 없는 바로 그 정신을 믿은 것이다. 그들이 천황의 뜻이라고 부른 이 정신이 최후의 승리까지 결코 힘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그들은 믿었다. 이 불굴의 정신을 북돋우고 그들의 믿음을 부추긴 것은 제국이 보유한 수많은 노예였다. 아시아인과 유럽인를 막론하고 수십만 명에 이르는 노예. 그중에는 이만이천 명의 오스트레일리아인 전쟁포로도 포함되어 있었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한줄평 (53건) 한줄평 총점 9.4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추천!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G*e | 2020.11.06
평점5점
어머니, 그들은 시를 써요. 산 사람을 해부하고, 재미로 참수 하면서도 시를 쓰는 종족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골드 닥***고 | 2020.10.12
구매 평점4점
잘 읽었습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플래티넘 l*****2 | 2019.11.13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950
뒤로 앞으로 맨위로 aniAl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