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8년 01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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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40쪽 | 566g | 140*210*30mm |
ISBN13 | 9788954649926 |
ISBN10 | 8954649920 |
캘리 갱 포스트잇 증정
출간일 | 2018년 01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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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40쪽 | 566g | 140*210*30mm |
ISBN13 | 9788954649926 |
ISBN10 | 8954649920 |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2014년 맨부커상 수상작가 리처드 플래너건 그를 세계문단에 알린 초기 대표작, 국내 초역! 2014년 맨부커상 수상작가이자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리처드 플래너건의 초기 대표작 『굴드의 물고기 책』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윌리엄 뷜로 굴드라는 유형수 화가를 중심으로 19세기 영국 식민지이자 유형지였던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의 잔인한 현실과 몽환적 기억을 창조해낸, 기존의 역사에 반대하는 허구의 역사소설이자 실제 현실에 뿌리내린 환상소설이다. 작가는 실화와 허구를 겹치고 쪼개면서 역사와 허구의 경계를 능수능란하게 허물었다가 되살리기를 주고받는다. 이 작품은 2001년 출간 당시 ‘독창적이고 도발적이며 수상하고도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평을 받으며 오스트레일리아는 물론 영어권 문단 전체에서 화제를 불러모았다. 이듬해 플래너건은 이 작품으로 앨리스 먼로의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이언 매큐언의 『속죄』, 나딘 고디머의 『픽업』 등 쟁쟁한 후보작들을 제치고 영연방 작가상(최고의 책 부문, Commonwealth Writers’ Prize: Best Book)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
빅벨리해마 11 켈피 53 가시복 113 별바라기 159 쥐치 195 장어 227 톱상어 261 줄무늬거북복 289 볏해초고기 335 민물가재 359 은달고기 387 풀잎해룡 421 후기 437 |
사람이 물고기가 될 수 있을까? 말도 안 되는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다 읽었을 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중에 '정말'인 것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정말'이라고 믿고 있는 사실 중에 많은 것들이 '살아남은 자'들의 거짓말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것도 이 책이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을 때는 뒤죽박죽인 실타래를 견딜 수 있는 인내심도 필요했다.
저자는 윌리엄 뷜로 굴드라는 실존 화가가 그린,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한 물고기 화첩을 보고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책에는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 인근에 서식하는 열두 마리 물고기가 소개되고 이 물고기와 잘 어울리는 인물이 등장한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 세라섬에 윌리엄 뵐로 굴드가 유형수로 들어온다. 형무소인 이 섬에는 영화 <쇼생크 탈출>처럼 죄수들을 다스리는 사령관과 간수가 있고, 죄수들 중에서 뽑힌 경비대가 있고, 맨 아래 죄수들이 있다.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거나 상승하기 위해 일어나는 비인간적인 행위가 비일비재한 이곳의 모습은 잔혹하다. 영화처럼 주인공이 최고 권력을 무너뜨리고 자신의 자유를 찾아가는 카타르시스는 없다. 굴드는 영화의 앤디처럼 정의롭기는커녕 자신의 보신을 위해 못하는 일이 없는 비열한 인물이다.
죽기 직전까지 갖은 폭력에 시달리던 굴드는 마침내 인간의 허물을 벗고 물고기가 되었다. 물고기였지만 시공간을 넘나들며 영생을 사는 현자였다. 사람이었던 굴드가 원한 것은 사실이 사실대로 역사가 되는 거였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들의 땅에서 쫓겨났으며, 영국의 백인들이 어떻게 드넓은 남반구의 대륙을 차지하게 되었는가를 사실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 이것은 굴드 뿐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가 아예 지워지거나 무섭게 왜곡되는 모든 약자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 절실함이 굴드를 물고기로 만든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가? 이 책은 더한 것도 왜곡되는 세상에 가능하지 못할 것은 무엇인가라고 당당하게 주장하고 있다.
세상에나 이 책을 산 지가 1년 반이 넘었다니
정말 시간은 유수와 같다. 세월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지만 책은 나를 기다려준다.
여기저기에 흩어져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책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 그래 세상 모든 것이 나를 떠나간다 해도 나의 곁에 끝까지 남아 있을 것은 책뿐이다.
산 지가 한참이나 되었지만 요즈음 다시 꺼냈고, 드디어 오늘 새벽에 다 읽었다.
읽어야겠다는 의지로 읽은 책이라서, 읽기 시작한 지가 꽤 오래 되어서, 앞부분을 까먹어버렸고 마지막 장에 나오는 사람 이름을 보고 이사람 누구야, 애정하는 써클C님의 리뷰를 다시 확인하고서야 아하,, 이 책에 대한 리뷰는 써클C님이 탁월하게, 또 블루님이 훌륭하게 써놓았으니 참고하시기 바람
내가 리뷰를 쓰는 이유는 구매포인트, 독서발자국 남기기, 같은 책을 다시 읽지 않겠다는 건망증 대비책, 그리고 서평단 때문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죄수들이 세운 국가이다. 작가는 자신의 뿌리를 찾아 환상속으로 성큼 들어선다.
영국의 유형지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매니아에서 위조범이자 도둑이자 술꾼인 윌리엄 뷜로 굴드가 겪었던 또는 상상했던 이야기, 결국은 물고기 풀잎해룡이 된 이야기를 통해 19세기의 오스트레일리아의 야만과 원시를 환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상상력에 천명관의 '고래'가 생각났다.
위조범에 불과했던 빌리가 예술가 윌리엄 뷜로 굴드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에 과거의 회상이 뒤죽박죽 섞여 있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무엇이 진실인지가 불명확하다. 그가 하는 이야기를 따라 이리 저리 이때든 저때든 따라갈 수 밖에,,
문장 문장이 참으로 치밀하고 탁월하다.
너무 아름다운데 참 이해하기가 쉽다. 번역의 공도 크다는 것을 알겠다..
책을 만든다는 것은 설령 그것이 지금은 여러분이 읽는 이 형편없는 책처럼 불완전한 것이라 할 지라도 그 책장속에 살아 있는 이들을 향해 우리가 느껴야 할 적절한 감정은 사랑뿐임을 깨닫는 일과 같다 어쩌면 책을 읽고 쓰는 행위는 인간 존엄성에 남은 최후의 방어선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른다. 결국 이 행위가 이 가차없는 굴욕의 시대에 신마저 증발되어버리기 이전 신이 우리에게 깨우쳐주었던 것을 다시금 일깨우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보다 더 큰 존재임을, 리에게 영혼이 있음을, 그보다 더 큰 것도 있음을.(42)
책의 운명은 가혹하며 책의 숙명은 부조리하다. 독자들에게 무시당하면 사멸해버리고 후대의 승인을 받으면 영원히 곡해될 운명에 처하는 것이다. 또 그 저자들은 처음에는 신이 되고 그 다음에는 필연적으로 악마가 된다. 그들이 빅토르 위고가 아니라면 악마가 된다.(44)
그러나 내게 물고기는 외롭고 두렵고 집도 없고 도망치거나 숨을 곳도 없는 이 삶의 진정한 조건에 처한 모습으로 와 닿는다(79쪽)
.
폭군 한명이 탄생할 때마다 기꺼이 그의 노예가 되려는 인간 천명 또한 탄생하며..
권위를 상대하는 가장 쉬운 길은 확실히 묵인이다. 그들이 멍청할 수록 우리도 멍청해져야 한다.(121)
인간이 무지하고 하찮은 존재이지만 인간 자신의 상상력만이 유일한 한계인 우주, 그 우주의 신묘하고 비상하고 형언할 수 없는 경이에 둘러싸인 세계(151)
물고기는 온갖 곡선으로 존재하는 미끌미끌한 삼차원 괴물로서 그 색채와 표면과 반투명한 지느러미는 삶의 이유와 수수께끼 자체를 암시한다(153)
악마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며 그것을 간략하게 묘사하기란 불가능하다(180)
푸시킨 -청동기사-(211)
자연은 여기서 우리에게
유럽을 향한 창을 뚫고
바닷가에 발판을 얻을
운명을 내렸노라
책은 원인과 결과를 다루었지만 삶은 불가해한 무질서였다. 아무것도 책과 같지 않다. 나의 진짜 죄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고 그것을 물고기로 그린 것이었다(283)
꼭 405, 434쪽을 볼 것
나는 내가 그물로 잡으려던 것이 물고기가 아니라 물이었고 바다자체였음을 깨달았지만 물이 그물에 걸리지 않듯이 나도 바다를 그릴 수 없었다(418)
모든 것이 과학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평소 온갖 불가사의를 믿지 않지만 인간의 상상력이 한계인 우주에서 살아가는 나는 그런 불가해를 책이 해석해줄 수 있다는 것 또한 믿는다.
풀잎해룡이 되어 대양을 품은 굴드의 시간이 나에게 한참 머물다 갈 것 같다.
다시 한장 한장 읽고 싶다.
그런 시간이 다시 올까?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쓸때 자기가 살아왔던 문화를 이야기하고, 역사를 말한다. 현재의 사람들이 과거의 역사를 아는 건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를 통해서도 알지만, 세세한 사항은 책에서 얻는다. 그 책이 역사 인문서 일수도 있고, 때로는 문학 작품이 그 역할을 한다. 소설 속 인물을 통해서 그때 그 사람들의 의식을 아는 것이다. 시대적 배경이 과거인 이야기를 읽다보면 역사 책에서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시선이 필요한 것이다. 역사가들이 보는 시선, 작가들이 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계 역사를 공부한다고 해도 세계적으로 큰 이슈에 대해서지 한 나라의 세세한 분야까지는 알지 못한다. 공부했더라도 금방 잊어버리기도 하는 법. 문학 작품을 읽으며 세계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는 게 좋다. 이야기에 심취되어 즐겁게 접한다고 봐야 옳다. 예전에 보았던 오스트레일리아의 에버리진의 존재에 대해서도 그랬고, 리처드 플래너건의 『굴드의 물고기 책』에서도 우리는 한 나라의 역사를 접할 수 있다. 내밀한 역사다. 숨기고 싶은 과거일수도 있지만, 작가들에 의해 끊임없이 회자되는 게 또한 역사다.
리처드 플래너건은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태국 미얀마간 철도 건설에 얽힌 이야기를 하더니, 이번 책에서는 유형수이자 화가인 윌리엄 뷜로 굴드라는 인물을 내세워 물고기 화첩과 태즈메이니아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태즈메이니아는 19세기 영국의 식민지 였으며, 새로운 유형지였다. 잔인한 역사를 허구와 실화를 물고기에 비유해 이야기한다. 어두운 과거를 파헤치기 위한 방편으로도 쓰였고, 때로는 역사를 잊기 위한 방편으로 쓰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든다.
평생을 유형지 감옥에서 지내야 하는 그에게 물고기를 그리라는 작업이 주어졌다. 밤이면 바닷물이 목까지 차오르는 감방에서 물감은 있지만 잉크가 없어 자신의 갈빗대에서 나오는 핏물을 펜에 묻혀 그리기도 했다. 물고기 그림을 그리면서 그는 그곳에 세라섬의 감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적기 시작했다.
인생이란 역사화에서 관습적으로 묘사되는 식의 전보도 아니고, 적절한 순서에 따라서 열거되고 이해되는 사실의 연속도 아니다. 그것은 변형의 연속이다. 어떤 변형은 즉각적이고 충격적이며, 어떤 변형은 감지되지 않을 정도로 느리지만 너무나 철저하고 무시무시해서, 우리는 삶이 끝날 때쯤 노망든 자아와 어린 시절의 자아가 일치하는 순간을 찾아 기억을 헛되이 더듬게 된다. (333페이지)
내가 뭔가를 하지 않으면, 지금 질질 끌고 다니는 이 거짓말이 언젠가는이 유형지에 남은 전부가 되지 않을까, 오래전에 사라진 이들을 후세가 멋대로 재단하려 들지 않을까. (중략) 그들을, 나를, 우리 모두를, 사령관의 가공할 허구라는 기계장치를 통해서 재단할 것이다! 그것이 진실이라는 듯이! 역사와 기록된 말이 적이 아니라 친구라는 듯이! (340페이지)
물고기를 그리다가 물고기가 되어 버린 굴드. 어쩌면 처음부터 이 책은 판타지 소설일수도 있었다. 잔혹한 역사와 역사 속 인물의 이야기를 교묘하게 비틀어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는데 정작 독자가 느끼는 감정은 그가 다시금 태즈메이니아의 역사를 말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몰살해버린 애버리지니의 어두운 과거는 날조된 역사였다.
글로 쓰인 이야기는 앞으로 전진하고 문장은 벽돌 위에 벽돌을 쌓듯이 축조되어야 하지만, 끝없는 신비에 싸인 이 삶의 아름다움은 원형을 띤다. 해와 달, 끝없이 선회하는 구체. 흑인, 온전한 원. 백인, 이등분한 원. 삶, 제3의 원, 끝없이 돌고 도는. (384페이지)
위 발췌 문장은 의미심장하다. 글로써 전해지는 이야기는 역사를 재창조한다. 끊임없이 제시되는 반복된 역사 의식도 결국엔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지 방향을 제시하는 것과도 같다. 고려의 역사, 조선의 역사 또한 기록물들이 존재했기에 가능하다. 일제 강점기도 마찬가지다. 잔인한 역사를 끝없이 들추어 내는 것도 끝없이 돌고 도는 삶에서 삶에 대한 궁극적인 물음을 건네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