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해의 머리꼭지가 산 너머로 막 사라지고 있을 때였어요. 그런 붉은 저녁에 이야기가 개구리 와우를 찾아왔습니다. 미루나무 위에서 떨어졌습니다. 종이 한 장이, 아니 이야기가요. 2015년 문학동네동시문학상에 이어 2016년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까지 수상하며 모두를 놀라게 한 주미경 작가의 단편집 『와우의 첫 책』 작가 주미경은 2015년 “사람과 대상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한 공간 속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살아가는 삶의 전체성을 드러내는 시, 아이들 삶에 생명의 에너지가 출렁거리게 하는 시”라는 평을 받으며 제3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한다. 2008년 처음 동시를 만나고 2010년 『어린이와 문학』 추천을 받고 201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는 등 촘촘하고 또렷한 발자국을 찍으며 여러 해를 걸어온 이후의 결실이었다. 그 쌀알같이 말갛고 돌올한 동시들은 한 권의 책으로 꿰어져 (『나 쌀벌레야』 주미경 시, 서현 그림 2015) 독자들의 커다란 사랑을 받았다. 더욱 대단한 것은 바로 이듬해,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이 바로 그의 출품작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름을 가리고 진행된 심사가 끝난 후 심사위원들은 당선자가 다름 아닌 주미경이라는 사실에 한 번 놀라고, 장르의 경계가 무색하도록 부드럽고도 선명하게 이어지는 그 세계관의 힘에 다시 한번 놀랐다. 심사위원들은 “이 단편들에는 꿈을 찾아가는 과정, 인간과 자연, 함께 나누는 삶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담겨 있다. 작가의 진정성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전해진다. 작품을 다 읽고 나서도 작가가 펼쳐 놓은 세계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고 싶어진다.”고 평했다. 작가의 내면에 동화의 씨앗이 동시만큼 오랜 시간을 두고 여물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
와우의 첫 책 6 킁 손님과 국수 씨 30 어느 날 뱀이 되었어 46 그날 밤 네모 새를 봤어 64 당깨 씨와 산딸기아파트 80 고민 상담사 오소리 104 심사평 127 |
'와우의 첫 책'은 총 여섯 편의 동화가 수록된 동화집이다. 이야기 하나 하나가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다른 이야기에 숨어 있어서 재밌다.
그 중에서도 '킁 손님과 국수 씨'가 읽는 맛과 잔잔한 감동이 좋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손님이 숲속 국숫집을 찾아와 킁킁거리며 국수를 주문한다. 언제나 반그릇만 주문하지만 국수 씨는 매번 실수로 한 그릇을 주고만다. 끝내 킁 손님의 정체를 알 수는 없지만 킁 손님이 국수를 맛있게 먹는 것처럼 동화 한 편이 맛있는 칼국수처럼 후르륵 읽히고 그 끝 맛이 포근하다. 동화는 아무래도 소리내어 읽을 일이 많은데 작품 전체에 흐르는 경쾌하고 재밌는 템포가 있어서 읽는 재미 역시 좋았다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에 빛나는 와우의 첫책. 어른인 내가 읽어도 너무나도 흥미롭고 신선한 책이었다. 와우의 첫책 표지는 스포로 가득하다(?) 책 속 주인공들이 다 나오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모르지만 다 읽고 난 뒤에 책 표지를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모두 여섯 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단편집인 와우의 첫 책은 그중 이야기의 시작을 와우의 첫 책으로 한다. 와우는 평범한 개구리인데 저녁에 이야기가 찾아 온다고 하였다. 나무 위에서 검은 뱀 작가 구렝 씨가 글을 쓰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종이를 주워 가면서 읽고 있었다. 와우가 사는 나라에는 책을 열 권까지 낼 수 있다는 숲법이 있고 이를 어기면 나무로 만든 물건을 쓸 수 없다.
책을 써 본 적이 없는 와우에게 그 글을 주게 되고 와우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황조롱이에게 잡히면서 이야기를 들려 주게 된다. 천일야화의 세리자드처럼 이야기를 통해서 살아남게 되고 이야기는 와우의 진짜 이야기로 다시 살아났다.
모든 이야기가 마음을 울렸지만 가장 따뜻하게 느껴졌던 이야기는 아파트에 사는 우리네의 모습을 많이 닮은 당깨 씨와 산딸기아파트 이야기였다. 당깨씨가 아파트에 그려진 그림이 마무리 되었을 때 이웃들이 하나 둘씩 나오고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 주는 장면은 뭉클함 그 이상의 감동을 주었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책을 많이 읽게 되는 기회가 되었는데 이 책을 읽은 후의 감동이 가장 오래 지속되어서 아들이 좀 더 크면 함께 다시 읽고 싶다.
와우의 첫책이라니 판타지인가? 희안한 제목이었다.
그런데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라기에 더더욱 흥미로웠다.
게다가 단편 동화집? 아이들의 책도 단편이 있구나, 생소했다.
책을 읽어보니
와우는 개구리 이름이었다.
게다가 이걸 단편이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단편이라고 해야 할지 연결되었다고 해야할지, 읽어보면 이 묘한 경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몹시도 재미있으면서도 신기한 책이었다.
와우 작가님은 매력적이다.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하게 된다.
아이들, 3~4학년 이상의 아이들이라면, 또 2학년 중에 책을 잘 읽는 아이라면 추천해볼만한 책이다.
어른인 내가 읽어도 재밌는데, 아이들도 재미있으리라! :)
와우는 지금 뭐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