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일주일. A week in winter. 메이즈 빈치
메이브 빈치 사후에 발표된 그녀의 마지막 작품이자 국내에 소개된 그녀의 첫 작품.
책 속의 풍광은 비오고 바람불고 춥지만, 읽는 내내 마음이 따듯해진다
일년 내내 비오고 바람 거세게 불고 황량한 아일랜드 서부 마을 스토니브리지에 살던 치키는 여행객 월터 스타와 사랑에 빠져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뉴욕으로 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랑은 식고 윌터는 떠난다. 자존심이 강한 치키는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숨기고 캐시디 여사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메이드로 일하며 매년 고향을 방문한다. 20여년이 지난 후 노처녀 세 자매 중 막내 미스 퀴니가 홀로 지키고 있던 대서양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위치한 오래된 대저택 스톤하우스가 탐욕스러운 오하라집안의 별장 사업 때문에 헐릴 위기에 처하자 고향으로 돌아와 스톤하우스를 인수하고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호텔로 개조하는 일에 착수한다.
스토니하우스의 가정부 눌라는 사랑에 빠져 임신까지 하지만 남자는 떠나고 홀로 리거를 낳아 키운다. 리거는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고 소년원을 드나들다가 급기야 눌라의 오빠가 일하는 정육점을 털다가 경찰에 쫒기게되고 눌라는 치키에게 아들을 부탁한다.
엄마의 고향 스토니브리지의 스톤하우스에 도피차 숨어들지만 서서히 마음을 잡고 스톤하우스의 매니저로 자리잡고 카멀 히키와 결혼하여 정착한다.
“저는 제 인생이 이렇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거든요.”
“나도 내 인생이 이렇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지. 하지만 살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우리도 정리할 건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해.” --- p.75
치키의 조카 올라는 지나치게 간섭하는 부모에게서 멀어지고자 런던으로 떠나지만 고향 친구 브리짓이 돈을 쫒아 결혼하자 런던의 회사생활에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에서 일 년 계획으로 스톤하우스의 오픈을 돕기 위해 고향을 찾지만 오히려 올라는 서서히 지친 마음을 회복한다.
잘해봤자 타협이죠. 잘못되면 악몽이고요. 226
여긴 생각하기에 좋은 장소야. 바닷가에 나가면 더 작아진 기분이 들거든. 내가 덜 중요해지는 것 같고. 그러면 모든 것이 알맞은 비율을 되찾게 되지. --- p.127
그리고 드디어 '스톤하우스에서 보내는 일주일간의 겨울 휴가'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손님이 찾아온다. 손님들은 모두 저마다의 문제를 안고 삶의 방향을 바꾸거나 삶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휴식이 필요하여 이곳을 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이는 이로 인해 삶에 변화가 오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흘러간다.
그곳 풍경은 홈페이지에서 봤던 사진과 똑같았다. 집은 자갈이 깔런 길 끝에 견고하게 서 있었다. 햇살이 약해지면서 유리창이 은 은한 빛으로 반짝거렸다. 검은 색과 흰색이 섞인 고양이가 온몸을 불가능하리만큼 작게 웅크려 귀와 발이 달린 털뭉치처럼 창가에 앉아 있었다.
간호사 위니는 치즈 제조읍자 테디와 사랑에 빠져 그와 떠나려던 여행이 테디의 사정으로 무산되고 대신 지나치게 아들에게 집착하는 까탈스러운 그의 어머니 릴리언과 떠나게 된다. 동굴에서 몇 시간 갇혀있으면서 죽을뻔한 고비를 넘긴 후 둘 사이엔 새로운 변화가 생긴다.
고아 출신으로 성공하지만 외로운 미국인 배우 코리 살라리스는 업무차 프랑크프루트로 가려다가 비행기를 놓치고 충동적으로 스톤하우스에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존이라는 이름으로 묵게 되지만 모두들 그를 알고 있다.
의사 부부인 헨리와 니콜라는 자신들 눈앞에서 또는 돌보던 환자가 살해당하거나 자살하는 것을 목격하고 실의에 빠진 후 휴가 차 스톤 하우스를 찾는다. 우울증으로 자살하려는 소년을 구하고, 닥터 데이 모건의 뒤를 이어 지역 의사가 되고자 한다.
회사와 일 밖에 모르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회사를 맡게될 운명에 처한 덴마크 청년 안데르스는 자기 주장이 강한 에리카와 사랑에 빠지지만 각자 하고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 때문에 사랑하지만 헤어진다. 회사를 물려받을 수업을 하던 안데르스는 휴가차 아일랜드를 방문하고 버스 기사이자 연주자 존 폴을 만난다. 존 폴 역시 아버지의 농장을 물려받기 위해 자신의 꿈을 희생하는데... 존 폴의 고향을 찾아 스톤하우스에 온 안데르스는 존 폴의 아버지를 만나고 그들이 서로 오해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자신과 아버지도 그렇지 모른다고 생각한 안데르스는 아버지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나고자 한다.
그는 그 순간 절대로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은 시인과 사랑 노래와 몽상가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하는 것이 아니었다. --- p.280
해야할 일이라곤 전혀없는 여행이었다. 그는 이곳에 온 것이 기뻤다. 침대에 누워 창밖을 내다보면 달빛에 파도가 부서지는 것이 보였고, 그걸 보니 잠을 푹 잘 수있을 것 같았다. 평소처럼 밤에 불안하고 초조해서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깨는 일이 없었다. 그것만으로도 여기에 온 보람이 충분한 것 같았다. 313
이벤트 응모가 취미이자 특기인 윌 부부 (앤과 찰리)는 고급 파리 여행이 1등상으로 걸린 이벤트에 응모하여 1등상을 받아 은혼식 여행을 꿈꾸지만 1등 대신 2등에 당첨되어 아일랜드 서부의 스톤하우스에서 일 주일을 보내게 된다. 1등을 놓친 아쉬움에 여행이 즐겁지 않던 차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1등 당점자에게 전화를 하고, 1등 상품이 약속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안도하며 자신들의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호텔 투숙객들에게 이벤트 응모 당첨에 대한 비법을 알려주고 다 같이 아이디어를 내서 이벤트에 응모한다.
'자기의 적은 자기'라는 별명을 가진 인간미 없고 자신과 타인에게 가혹하며 사람들과 사귀지 않는 교장 넬 하우의 비서 아일린은 교장의 퇴임 기념 선물로 뭘 준비할까 알아보기 위해 교장의 집을 찾았다가 우연히 딩고의 주선으로 네이시와 사귀고 결혼한다. 아일린은 교장에게 스톤하우스에서의 일주일 바우쳐를 선물하지만 교장은 그 곳을 마음에 들어하지도 사람들과 사귀지도 않는다. 리거와 카멀에게 잠시 자신의 과거를 열어보이지만 곧 마음을 닫고 스톤하우스를 떠난다.
"인생은 아주 불공평하고 그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꿈에 그리던 도서관 사서로 투시력을 가진 프리다 오도너번은 자신의 능력이 오히려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게 되자 스스로도 그 능력을 믿지 않고 무시한다. 자신에게 접근해오는 남자 마크 멀론이 아내와 딸이 있는 유부남임을 알지만 이를 무시하다가 친구 레인와 고모 에바 오도너번이 마크 멀론의 정체를 알게되고 마크는 프리다를 내친다. 실에 빠진 프리다를 위해 에바 고모와 레인은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휴양지 스톤하우스로 프리다를 보내고 프리다는 조금씩 자신을 찾아가며 자신의 예지력으로 사람들을 기분좋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