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짓만 바라보고 길을 건너다 교통사고로 죽은 동생
너무도 착했던 그리고 늘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저의 동생은, 여섯 살 되던 해에 길 건너편에서 손짓하던 저만 바라보고 길을 건너다가 집채만 한 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장 사랑하던 형제의 죽음을 그렇게 경험한 후 저는 평생 죄책감을 내 안에 두고 동생 몫까지 두 배를 살아야한다는 의무감을 안고 살아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늘 인생이란 허무하고 덧없다는 생각을 그리도 자주하게 되었지요.
사무치도록 미안하고 모든 것을 바쳐 용서를 구하고 싶은 마음은, 오늘처럼 물가에 앉아있을 때면 이내 마음속으로 동생의 이름을 불러보곤 했습니다. 언젠가 한없이 가벼워져 하늘 끝 한 점에서 만나게 된다면,
“사랑하는 나의 착한 동생아~ 이제 형을 용서할 수 있겠니?”
하며 뜨거운 가슴으로 꼭 안아주고 싶습니다. --- 김진성(40, 무역회사 운영), '청평호에서' 중에서
“너는 특별해. 너는 예뻐. 그러니까 힘내!”
무엇보다도 이 친구가 제게 가르쳐준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은 ‘이미연은 귀한 존재’라는 것이었습니다. 울보에 말 없고 내성적이고, 늘상 풀죽어 있고, 제가 생각해도 예쁜 구석이 없었던 제게 친구가 말해주었습니다.
“너는 특별해. 너는 예뻐. 그러니까 힘내!”
내가 특별해? 내가 예뻐? 힘이 들 때 친구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친구가 가르쳐 준 대로만 살았어도,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을 것 같은데…. 살면서 자꾸 잊어버리고 저의 존재를 못마땅해 했습니다. 제 자신을 힘들어했습니다.
저보다 힘겨웠을 삶의 무게를 지고도 늘 씩씩했던 친구에게 큰 빚을 지었습니다. 친구의 귀한 한마디의 말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귀한 선물이었는데, 그 선물을 쳐 박아두고 살았습니다. 그 소중한 선물을 다시 꺼내어 고운 손수건으로 닦아봅니다. 닦다가 닦다가 또 눈물이 납니다.
--- 이미연(38, 교육회사 연구원), '친구의 선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