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8년 01월 30일 |
---|---|
쪽수, 무게, 크기 | 400쪽 | 562g | 128*185*30mm |
ISBN13 | 9788960903623 |
ISBN10 | 8960903620 |
출간일 | 2018년 01월 30일 |
---|---|
쪽수, 무게, 크기 | 400쪽 | 562g | 128*185*30mm |
ISBN13 | 9788960903623 |
ISBN10 | 8960903620 |
『마음사전』 출간 10년, 특별한 신작 『한 글자 사전』 「감」에서 「힝」까지, 310개 ‘한 글자’로 가늠한 삶 김소연 시인의 첫 산문집 『마음사전』은 2008년 1월 출간되었다. ‘감성과 직관으로 헤아린 마음의 낱말들’이라는 콘셉트로, 마음을 이루는 낱말 하나하나를 자신만의 시적 언어로 정의,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밑줄 긋고 이야기해온 터다.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채웠던 『마음사전』 출간 10년을 맞아 특별한 신작을 선보인다. 시인은 “『마음사전』을 읽어준 이에게, 10년 세월의 연륜을 얹어 안부를” 보내고 싶었다고, 『한 글자 사전』을 오직 이런 마음으로 완성했다고 말한다. 또다시 한국어대사전을 내내 책상 옆에 두고 지내는 날들 가운데 비로소 2018년 1월 『한 글자 사전』이 도착했다. 『한 글자 사전』은 「감」에서 출발해 「힝」까지 310개에 달하는 ‘한 글자’로, 가장 섬세하게 삶을 가늠한 책이다. 시인의 눈과 머리와 마음에 새겨진 한 글자의 결과 겹을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시간, 사람, 세상을 마주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놓친 시선과 삶의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책머리에 ㄱ_ 개가 되고 싶어 ㄴ_ ‘너’의 총합 ㄷ_ 단 한 순간도 ㄹ_ 동그라미를 가리키는 말 ㅁ_ 멀리 있으니까 ㅂ_ 반만 생각하고 반만 말한다 ㅅ_ 새해 첫 하루 ㅇ_ 의외의 곳 ㅈ_ 잘 가 ㅊ_ 나의 창문들 ㅋ_ 코가 시큰하다는 것 ㅌ_ 밀 때가 아니라 당길 때 ㅍ_ 팔을 벌리면 ㅎ_ 회복할 수 있으므로 |
한 글자 사전
시 한 편 한 편 제목이 ‘한 글자’ 란데 끌려 구매했는데 약간 아쉽다.
시 내용은 대부분 짧고 쉬웠지만 너무 낱말에 대한 설명적이다.
짧을수록 뭔가 강하게 이끌리는 시적인 표현이길 바랬는데..........................
p98
덜
가장 좋은 상태.
p110
등
동물은 평화롭고 생선은 푸르며 사람은 애처롭다.
p248
씨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쪼개어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심고 물을 주어 키워가며 알아내는 것.
p285
위
모두가 오르고 싶은 그곳은 대개 위대하지 않고 위독하다.
.
.
.
한 글자 사전이라...
호기심으로 손이 깄다.
어떤 낱말로 이루어져 한 권의 책이 이루어질까?
작가의 노력한 흔적이 있는 책이다. 많은 생각과 자료수집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미쳐 알지 못했던 의미와 사연과 이야기가 있었다.
그냥 예쁘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하는 책이다. 마치 단문의 시를 접할때의 기분이라할까나?
우리나라 낱말이 갖는 힘과 새로운 의미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두 글자 사전도 있었으면 좋겠다...
십년만이다. '감성과 직관으로 헤아린 마음의 낱말들'이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렸던 『마음사전』이 벌써 열 살의 나이를 먹고, 마치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한 글자 사전』이 태어났다. 처음에는 두 책이 뭐가 다를까 궁금했고 기대되기도 하고 그랬다. 한 글자인, 좀 더 짧은 단어가 마음사전처럼 내 마음을 건드려주는 게 가능할까 하는 염려도 되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 속의 문장들을 가만히 듣고 있다 보면 단어의 글자 수가 많고 적음이 중요한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마음을 읽어주는 일에 두 책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또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니까 말이다.
창
(중략)
'어떤 집에 사나요?' 하고 묻는 일은 '어떤 창문을 갖고 있나요?'라는 질문일 것이다. 또한, '당신에게 보이고 들리는 것들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일 것이다. 결국, '당신은 어떤 생각을 갖고 사나요?'라는 질문인 셈이다. 적어도 내 경우는 그랬다. (325페이지)
작년에 마음산책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에는 모두 편집자의 말이 엽서로 담겨있다. 이 책에서 편집자는 '두 책이 열 살 터울의 자매'라는 표현을 사용했던데, 왜 남매나 형제가 아니라 자매일까, 잠깐 생각하기도 했다. 작가님이 여자여서? 여자 독자가 많이 읽은 책일 것 같아서? 아직도 답을 못 찾았는데, 나도 모르게 그 '자매'라는 관계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더라. 두 책의 관계가 자매라니... 그런 장면이 상상되고 있다. 같은 방을 쓰는 몇 살 터울의 자매. 밤에 자려고 나란히 누워 이불을 덮고 있지만, 사실 금방 잠은 안 오고 있는. 오늘 속상했던 일을 털어놓기도 하고, 누군가를 마음에 담은 감정을 살짝 드러내놓기도 하는 말이 오고 가는... 밤이 한없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날이 새는 줄도 모르고, 심장이 쿵쿵 뛰는 순간들, 억울해서 눈물 나던 순간들, 같은 여자여서 이해해줄 것 같은 순간들을 아낌없이 꺼내놓을 수 있는 사이. 아, 그래서 두 책이 자매 같다고 하는 게 너무 잘 어울리는구나 싶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사전'의 의미를 새로 쓰게 해준 두 책 덕분에 나도 단어를 마구 떠올리게 된다. 엄마를 비롯해 가까운 사람들을 생각하면 연관되는 단어들, 책을 보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듯 이어지는 생각들, 뉴스를 보면서 가슴에 콕 박히던 한숨들이 떠오른다. 그러면서 누구나 자기만의 사전을 쓰게 되는구나 싶었다. '부디 자신만의 사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다다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시인의 말을 대신 전해준 편집자의 말처럼, 『마음사전』의 10년 후에 다시 만난 『한 글자 사전』은, 우리가 그런 사전을 엮는 시간을 만들게 한다. 사전을 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는데, 한권의 사전을 만드는데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 아마 우리만의 사전을 만드는 일도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지금 살아가고 있고, 우리 삶은 계속 진행중이니까. 우리만의 사전을 만드는 일도 지금 진행중이라고 말이다.
꼭
'반드시'라고 표현하면 어딘가 권위적으로 보이고, '당연히'라고 표현하면 어딘가 건성으로 여겨지고, '제발'이라고 표현하면 어딘가 비굴하게 보이고, '부디'라고 표현하면 너무 절절해 보여서, 건조하지만 정갈한 염원을 담백하게 담고 싶을 때 쓰는 말. (50페이지)
『마음사전』도 그랬지만, 『한 글자 사전』 역시 따스함과 날카로움이 같이 있다. 어떤 추억을 소환하는 것 같다가도, 잘못하는 사람들을 향한 따끔한 한 마디를 듣는 기분이 들었다. 한 글자의 힘이 이렇게 컸다는 걸 새삼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감탄사나, 화가 났을 때 누군가를 부르면서 사용하게 되는 게 한 글자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걷고 있으며, 그 길을 걸으면서 또 각자의 감정과 경험들로 저마다의 사전을 쓰고 있구나 하는 이해와 공감을 떠올린다.
곁
'옆'보다는 조금 더 가까운. '나'와 '옆', 그 사이의 영역. 그러므로 나 자신은 결코 차지할 수 없는 장소이자, 나 이외의 사람만이 차지할 수 있는 장소. 동료와 나는 서로 옆을 내어주는 것에 가깝고, 친구와 나는 곁을 내어준다에 가깝다. 저 사람의 친구인지 아닌지를 가늠해보는 데 옆과 곁에 관한 거리감을 느껴보면 얼마간 보탬이 된다. (31페이지)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쪼개어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심고 물을 주어 키워가며 알아내는 것"이라는 게 '한 글자'라는 것. 우리가 심고 물을 주고 키워가는 과정이 없이는 절대 알 수 없는 의미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읽기 전에는 이 책이 그냥 단순하게 단어 하나로만 남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었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따스한 날보다 추운 날에 더 가깝게 다가오는 책이라면, 한 글자 그 이상의 많은 말을 담고 오는 단어일 테니까. 이 책 덕분에 단어를 조금 더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분명 우리가 아는 사전에서 알려주는 의미가 있겠지만, 우리 삶과 닿아있는 의미들을 더 생각하게 된다. '밥'이 '쌀, 보리 따위의 곡식을 씻어서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이라고 나오던데, 나에게 '밥'은 엄마와 마주앉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기도 같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렇게 자꾸 단어에 나만의 의미를 붙이는 습관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그러면 내 인생이 더 특별해질 것 같기도 하고, 나의 생각과 마음이 하고 싶은 말을 더 잘하게 될 것 같다. 한 글자로 울컥해지고, 한 글자로 따뜻해지고, 한 글자로 배가 부른 이 느낌. 알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