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8년 02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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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16쪽 | 390g | 150*225*20mm |
ISBN13 | 9788934980629 |
ISBN10 | 8934980621 |
발행일 | 2018년 02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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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16쪽 | 390g | 150*225*20mm |
ISBN13 | 9788934980629 |
ISBN10 | 8934980621 |
머리글을 대신하여 잃어감에 관하여 _상실론 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 자연 그리고 친구 황혼의 우정 사랑이 있는 산문 고독에 관하여 살아간다는 것 _인생론 무소유의 삶을 생각한다 산다는 것의 의미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아름다운 인연들 여름이면 생각나는 것들 영원을 꿈꾸는 이의 사색 _종교론 처음과 마지막 시인 내가 있다는 것 교만의 유혹 어울리지 않는 계산 정의냐 사랑이냐 조금 오래된 이야기들 _책 속 수필선 오이김치와 변증론 꼴찌에게도 상장을 한국적이고 서민적인 것 내 잘못은 아닌데 길과 구름과 실존 선비정신과 돈 양복 이야기 철학의 죄는 아닌데 꿈 이야기 정이라는 것 |
요새 죽음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해서 죽음과 관련된 책을 많이 찾아보고 있던 중 이 책을 알게되었습니다. 100세라는 타이틀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그 다음 철학자라는 타이틀이 눈에 띄었습니다. 100세와 남아있는 시간이란 말은 뭐랄까 모순적인 느낌이라 눈에 띄어 구입하게 됐습니다. 리뷰를 보니 조금 어렵다 철학적이다 라는 평이 많아서 고민했지만 읽어보기로 마음을 먹고 구입하였습니다. 읽기 전 저는 죽음이라는 생각만 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너무도 두려웠습니다. 책 뒷편에 "우리는 밤의 암흑을 몰아내기 위해 촛불을 켠다. 초는 불타서 사라지고 만다. 초를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그 존재자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초는 빛으로 바뀔 수 있어야 그 빛이 우주에 영원히 남을 수 있다. 그리고 암흑은 그 힘 때문에 자취를 감춘다."라고 쓰여있다. 혹시 이 책을 구입할까말까 고민한다면 이 구절만 읽어도 구입할 이유가 생기지 않는가? 내가 이 구절을 먼저 읽었더라면 보자마자 구입했을 것이다. 책을 읽고 죽음에 대해 내 삶에 대해 생각이 긍정적인 쪽으로 많이 바뀌게 되었다.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산문집이다. 100세를 앞두고 있는 노 철학자가 독자들에게 마음의 선물로 내놓는 글들이라는 인삿말 뒤로 25편의 산문이 실렸다. 1920년 생인 저자는 올해 우리 나이로 딱 100세가 되었다. 바쁘게 살아온 장년기를 지나 노년기에 들어서면서 갖게 된 생각을 담담히 풀어낸 글은 선생의 면모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잃어감에 관하여_상실론
다섯 편의 산문이 있는 이 장은 가족과 친구를 잃은 뒤의 외로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의지했던 어머니와 아내가 먼저 떠나고, 마음을 나누던 친구들도 떠난 뒤에 스스로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질문을 던지며 마음을 추스리는 모습에서 철학자의 곧은 심지가 느껴졌다. 65세가 되어 은퇴했을 때는 사회를 위해 일을 만들어 가는 새 출발이라고 생각하고, 어머니와 아내를 떠나보낸 뒤에는 지금까지 받은 사랑을 앞으로는 나눠주어야겠다고 다짐한다. 가족을 잃었을 때는 가정이 텅 빈 것 같고, 친구를 잃었을 때는 세상이 텅 빈 것 같다고 하면서도 하루 하루를 사랑하며 행복하게 보내려고 애쓰는 모습은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을 부끄럽게 만든다.
살아간다는 것_인생론
평생 공부하고 남을 가르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김형석 교수가 생각하는 인생은 등산이라고 한다. 목표를 정하고 그곳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걸어간 뒤 성취의 기쁨을 맛보며 내려오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이다. 이 장에서 인상적인 것은 죽음을 세 가지로 나누고 있는 내용이다. 죽음을 사랑하는 삶의 종말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죽음이 있어야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므로 다음 생명을 위해 기꺼이 죽음을 맞이할 수 있어야한다는 이성적인 생각도 있다. 세번째는 죽음 이후의 새로운 삶(영생)을 기약하는 것이다. 노 철학자는 젊었을 때는 처음을, 장년기에는 중간을 그리고 지금은 "죽은 뒤의 실제와 영원한 것에의 동참을 기원'한다고 적었다. 신앙의 영향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영원을 꿈꾸는 이의 사색_종교론
평양의 숭실중학교에서 같은 반 친구로 윤동주를 만났다는 내용이 있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와 구상 시인의 "고백"을 소개하며 부끄럼없이 살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는 고백을 한다. 개인이 존재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고 사는 동안 부딪치게 되는 갈등의 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조금, 오래된 이야기들_책 속 수필선
편하게, 재미있게 읽은 장이다. 오래 전에 쓴 내용이어서 김형석 교수의 젊은 시절을 들여다 볼수 있었다. 35세에 첫 주례를 하면서 '새 신랑'으로 오해 받은 이야기, 김형석 교수를 찾아온 학생들이 연극에 꼭 필요한 옷이라며 낡은 양복을 빌려 간 이야기 등 일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솔직하고 진지하게 들려주고 있다.
인생의 전성기는 60~75세라는 노 철학자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살았나 싶다. 나이를 들먹이며 일을 줄이고 편한 자리만 찾으려고 했는데 나는 인생의 전성기에 닿지도 않았던 것이다. 아직은 낯설지만 어쨌든 노년을 향해 걷고 있는 내게 김형석 교수의 이야기는 귀한 선물처럼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