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8년 03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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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56쪽 | 146g | 110*178*20mm |
ISBN13 | 9791188605040 |
ISBN10 | 1188605046 |
발행일 | 2018년 03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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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56쪽 | 146g | 110*178*20mm |
ISBN13 | 9791188605040 |
ISBN10 | 1188605046 |
믿을 수 있겠어요? 세 개의 일지 인 파이 오피니언 라이센스 아이러니와 에피파니 a long way home 그런 밤도 있었다 에필로그: What’s it all about? |
택시에 대한 이야기가 맞나? 어떻게 보면 택시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한편으로는 이 책의 제목을 다른 제목으로 지어도 될 것 같다. 금정연의 일상 생활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중에 교통 수단으로 택시를 많이 이용한다. 하지만 운수 산업에서의 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택시 기사가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처해있는 현실, 택시의 과거 기술과 미래상 이런 내용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그저 쉽게 타고 다니는 교통 수단일 뿐이다.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합정역과 세절역을 한번 찾아보았다. 지하철 6호선이 다니는 곳이다. 근처에 있는 선릉역에서 분당선으로 수서역 정도 되는 정도로 바꿔 생각해 보았다. 택시가 더 편할 것 같긴 하다.
이 책과는 상관없이 나는 주로 공적 업무인 회사돈으로 택시를 많이 타고 다녔던 것 같다. 한국의 택시 기사가 노인 분들이 많이 하시고, 그분들의 문화적 특성이 비슷한지라 택시 기사가 하는 이야기는 다 비슷비슷하다. 기사분들도 선입관이 있어 목적지 동네에 (특히 아파트 단지) 따라 대하는 태도가 약간씩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택시를 탄 다는 것이 편안 것이 아니라, 피곤함을 느낀다. 그리고 담배 냄새가 베어있는 차는 긴 시간 불쾌감을 준다. 내차가 주는 만족감에 따라오지 못한다.
우버의 등장이후 한국에서의 택시도 플랫폼화 되었다. 택시 기사는 플랫폼 아래의 노동자로 살고, 실제 돈은 카카오가 번다. 특히 콜이 손님과 기사에게 얼마나 공정하게 분배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한때는 카카오 앱을 지우고 저항을 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편안함의 노예가 되어서인지 불편하고 다시 카카오 앱을 설치하는 나를 본다. 앞으로 미래는 또 어떻게 변화할 지 가름하기 힘들다. 예측했으면 투자를 했을 것이다.
일본의 택시가 잠깐 나오는데, 일본은 많이 비싸지만 외국의 택시들에 비하면 한국의 택시는 아주 싼 편이다. 그래서 나 같은 서민도 서울에서 경기도까지 마구 부른다. 결국 택시 요금이 인상이 되고, 서비스는 조금 좋아지겠지만 한국에서의 택시 요금은 아주 싼 편이다. 마음껏 누릴 수 있어 좋다. 심지어 대전도 택시로 갈 수 있다.
책의 내용과 관계없는 리뷰가 되고 말았다. 어쨌든 작가가 쓴 시나리오가 영화화되고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주례 선생님도 입봉 잘하길 바란다.
택시 탑승자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아무튼, 택시>를 읽고
누군가 내게 언제 택시를 타느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급하고 시간이 없을 때라고 답할 것이다. 여유있게 준비해서 두 다리로 걸어가거나 버스,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좋겠으나, 어쩐 일인지 약속한 시간에 쫓겨 종종 택시를 불러 타곤 한다. 그럴때면 늘 타는 위치가 바뀌면 보이는 풍경도 달라진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자가용을 운전하면 여러 이유로 택시를 요주의 차량으로 바라보게 되는데, 막상 택시를 타면 마치 날개 달린 자동차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아무튼, 택시>를 쓴 금정연 작가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언제나'라는 답이 돌아올 것이다. 그에게 다리와 같거나 혹은 다리보다 더 좋은 게 바로 택시이기 때문이다. 책날개에 쓰여진 인터넷 서점MD 출신이자 서평가이기도 한 작가 소개가 눈길을 끌었는데, 특히 마지막 문장에서 물음표가 마구 떠올랐다. 운전하기가 서울보다 더 어렵다고 소문난 부산의 시민으로서, 택시 기사들이 강남으로 헷갈리거나 종종 화를 내는 곳이 서울 은평구 신사동인 까닭이 몹시 궁금하여 책장을 넘기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택시를 타는 이유는 자신에게 약간의 편안함을 주기 위해서다. 약간의 자유를 허락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어정쩡한 죄책감에 시달리지 말고 즐겁게 택시를 타자! (29쪽)
한 인터뷰에서 세상에 책이 사라진다면 무슨 일을 하겠냐는 물음에 저자는 택시 기사가 되겠다고 대답했다. 택시 타는 거랑 택시 모는 건 다르지 않냐는 거듭된 기자의 질문에 저자는 말했다. 책을 읽는 것과 책에 대한 글을 쓰는 것도 다르지 않냐고. 가끔은 오로지 택시를 타기 위해 원고를 쓸 만큼 택시에 진심인 저자는 2017년 3월부터 택시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택시비로 얼마나 돈을 쓰는지 기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때때로 스스로를 얼마나 편안하고 자유롭게 대할 수 있는지 깨닫기 위해서 말이다.
강사는 내게 시동을 걸어보라고 했다. 나는 기어를 P에 놓고 브레이크를 밟으며 키를 돌렸다. 강사가 내 오른쪽 허벅지를 쳤다. "브레이크 브레이크. 거기는 액셀." 나는 내가 브레이크와 액셀을 헷갈렸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강사가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랐다······(72쪽)
차를 사는 것보다 타고 싶을 때마다 택시를 타는 게 더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환경과 사회를 위해서라도 차를 사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했던 그가 어쩔 수 없이 (중고)차를 사야하는 일이 벌어진다. 15년간 장롱에 묵혀뒀던 면허증을 부활키시키기 위해 자동차운전전문학원을 찾아 운전 연수를 받는다. 도로를 달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녹록지 않은 운전 실력과 도로 상황에 그는 자신이 운전을 하지 않는 이유를 다시 기억해낸다. 운전대를 잡는 순간부터 긴장되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면서 자기 안의 어두운 본성과도 마주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택시가 있는데 굳이 힘들게 운전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고 말이다. 순탄하지 않았던 운전 연수를 끝낸 뒤 과연 그는 차를 샀을까?
매순간 우리는 원하지도 않았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지점들을 지난다.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가고 있기를 희망하면서······ 그것이 기본적으로 내가 인생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내 생각에, 택시도 비슷하다. 그러니 요금 얼마 더 내는 게 뭐 그리 대수겠는가? 심지어 목적지에 늘 데려다주는데.(85쪽)
택시는 버스나 지하철과 달리 정해진 노선이 없다. 그래서 때때로 그것이 택시를 타는 승객에게는 장점이자 단점으로 다가온다. 면접이나 출장으로 (외국을 포함한) 타 지역을 갔을 때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택시에 앉아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척하며 길을 돌아가지 않고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을까 하는 걱정이 들곤 했다. 저자 또한 평소 자주 가는 곳임에도 택시 기사마다 선택하는 길이 다르다는 걸 모르지 않지만, 그것마저도 택시 예찬론으로 승화시키는 마음의 경지를 보여주며 택시의 세계에 가성비는 필요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택시 일지에 요금을 적지 않는다는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우리 집이 북가좌동이거든. 수색, 증산 이쪽으로 가는 손님을 받으면 괜히 반가워요. 나도 집에 가는 것 같고, 빨리 집에 가고 싶어지고. 그래서 이쪽은 무조건 받아요."(121쪽)
우리나라 택시 운전석에는 대부분 남자가 앉아 있다. 만약에 승객과 대화를 나누게 된다면 개인사에서부터 정치, 경제, 사회까지 다양한 소재가 등장할 공산이 크다. 간혹 처음 만난 승객에게 선을 넘는 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짧게는 10~20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에 달하는 거리를 달리면서 같은 공간에 온기를, 때로는 열기를 불러일으키곤 한다. 반면, 저자의 경험에 따르면 여성 택시 기사들은 승객이 먼저 말을 걸기 전에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단순히 기사와 승객이라는 입장을 넘어, 택시라는 같은 공간에서 일정한 시간을 공유하는 사이에 지켜야할 예의와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이것은 남들이 뭐라 하건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사람의 이야기다.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을 느끼는 사람의 이야기다. 노동의 가치와 삶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다. 꼭 이렇게 딱딱한 이야기만은 아니겠지만······(59~60쪽, 지상의 밤 중에서)
책 뒷표지에는 택시를 얼만큼 애정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적혀있다. 그 가운데 택시가 나오는 노래와 영화 그리고 책에 관한 문항이 보인다. 정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택시가 나오는 노래 열 곡은 알 수 없었으나, 택시에 관한 영화와 책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가 퍽 흥미롭게 읽혀졌다. 그 중 영화 두 편에 대한 이야기를 옮겨본다.
하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성인 애니메이션 시리즈 『보잭 홀스맨(Bojack Horseman)』이다. '카브라카다브라'는 여성을 위한 카카오택시와 같은 사업을 벌여 안전한 공간을 원하는 여성의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대성공을 거둔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남성을 위한 안전한 공간도 만들어내는데, 주인공의 말을 빌리자면 '지금은 여성을 위한 안전할 것 같은 공간이자 남성이 여성을 쳐다보기에 매우 안전한 공간'으로 다시 수정하여 사업을 운영한다. 저자는 이 작품에서 택시라는 소재를 통해 아이러니하고도 참신한 리얼리즘을 느낄 수 있다고 평한다.
다른 하나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택시 영화로 짐 자무쉬 감독의 『지상의 밤』이다. LA, 뉴욕, 파리, 로마, 헬싱키 등 다섯 개의 도시와 다섯 대의 택시가 나오는 옴니버스 영화이다. LA공항에서 택시를 탄 할리우드 캐스팅 담당자가 (위노나 라이더가 연기한, '라이더'라는 이름부터가 기사 역할로 안성맞춤인 듯한) 여성 택시 기사를 보고 한 눈에 반해 무비스타가 될 수 있다고 관심을 보이며 정녕 택시 기사가 꿈이냐고 묻는다. 기사의 꿈은 정비사이며 현재하는 일과도 연결되어 있기에 지금 하는 일을 망치고 싶지 않다고 당당하고 정중하게 거절을 표한다.
인생이 택시를 타는 것과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 택시 뒷좌석에 앉아 창밖으로 흘러가는 풍경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나는 생각한다. 적당한 거리와······ 적당한 속도와······ 추울 땐 따뜻하고······ 더울 땐 시원하며······ 충분히 안락한······ (153쪽)
목적지에 도착하면 택시에서 내려야 하듯이 <아무튼, 택시>를 다 읽고 책을 내려놓으며 내일도 어김없이 어딘가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탄 저자를 상상해본다. 어쩌면 목적지 없이 무작정 택시를 타고서는 내리고 싶어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가 바라는 택시를 타는 것과 같은 인생도 나름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아니 그만한 인생도 없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그의 삶에서 적당함을 유지하는 데 (경제적으로) 필요한 이 책의 인세 수익 대부분이 택시요금으로 쓰였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쓰일 것이라는 점은 공공연한 비밀에 부친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인문 MD로 일했고, 지금은 '서평가'로 유명한 금정연의 <아무튼, 택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낸다'라는 모토가 재미있는 아무튼 시리즈. 그래서인지 이 시리즈에는 재기발랄한 책들이 많다. 특히 코난북스에서 나온 책들은 인문서 저자들이 인문서에는 쓰지 못했던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좋다. 필력은 검증된 분들이 '진지한' 책에서 보지 못한 의외성을 보여줘서 그게 좋아해서 재미있게 읽고 있다. 특히 저자들이 나와 비슷한 시대에 자라서 경험이 비슷해서 그런지 더 공감하며 읽게 된다.
<아무튼, 피트니스>, <아무튼, 스릴러>, <아무튼, 트위터>에 이어 읽은 <아무튼, 택시>
운전면허는 있으나 연수 받다 포기하고 마음 편하게 택시를 타고 다닌다는 서평가 금정연. <아무튼, 택시>는 모두가 자가용을 선호하는 시대에 택시 예찬을 하는 책이다. 나는 운전면허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지만, 한편 운전면허증을 안 딴 건 자발적 선택이니 나 역시 자발적 택시 이용자다.
저자가 택시를 이용하는 것은 차를 사서 유지하는 것보다 택시비가 적게 들기 때문도 있지만, 그냥 어릴 때부터 택시를 좋아했단다. 엄마의 증언에 의하면 '버스 한 정거장 거리만 돼도 택시를 타자고 졸랐던 아이'였단다. 게다가 결혼한 부인도 택시를 좋아한다. 택시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어린 시절 읽은 <피너츠>의 한 장면을 이야기한다.
라이너스를 왜 그렇게 좋아하냐는 질문에 샐리 브라운은 이렇게 대답한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이유를 물어보는 건 괜찮지만, 누군가를 좋아하는 이유를 물어보는 건 안 돼. 왜냐하면 그게 더 어려우니까." - 38쪽
태어나서 한 번도 택시를 안 타본 사람은 없을 테니 택시와 얽힌 이야기 하나쯤은 다들 가지고 있지 않나. 회사는 집에서 지하철과 버스로 1시간 20분 거리였고, 새벽에 택시를 타면 50분 남짓 걸렸다. 거리도 멀고 할증도 붙으니 택시비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회사 사람들과 술이라도 한잔하는 날이면 택시비를 아끼기 위해 옆 동네 사는 선배와 늘 택시를 같이 타고 왔다. 택시비를 아꼈다는 생각에 택시비보다 더 많은 술을 부어 넣은 게 함정.
그날도 머리끝까지 술을 마시고 택시를 탔는데, 뜨뜻하고 답답한 택시 안 온기에 술기운이 점점 오르고, 차멀미까지 섞여 죽을 지경이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현기증이 나고 곧 무슨 일이 벌어질려 할 때, 옆에서 꾸벅꾸벅 졸던 선배가 잠깐 깨었단 내 상태를 보고 깜짝 놀라며, 택시 아저씨에게 택시를 멈춰달라 부탁했다. 하지만 아저씨는 조금만 가면 되는데 참으라고 했다.
"애가 다 죽게 생겼잖아요. 빨리 세워요!"
선배의 기세에 눌린 택시 아저씨는 택시를 세웠고, 나는 바로 내려 가로수를 붙들고 속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 이후 그 선배한테는 대들지를 못했다.
<아무튼, 택시>를 읽으며 예전 택시 탔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돌아 나올 때 빈차로 나와야 한다고 거부하는 택시도 만났고, 집까지 가는 동안 택시 아저씨의 인생사를 듣기도 했고, 자식 자랑에 손주 사진까지 본 적도 있고, 집에 지갑을 놓고 나와 식은땀을 흘리며 집에 돌아갔다 나온 적도 있고, 하여간 저자가 경험한 일들과 비슷한 일들을 겪으며 택시를 이용해왔다. 다른 점이라면 저자는 그것을 택시일지로 꼼꼼하게 적어두고, 결국 책까지 냈고, 나는 나도 그런 일이 있었지 하며 깔깔 웃는다는 것?
얇은 책으로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한 번이라도 택시를 타본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로 가려 한다. 물론 우리는 그곳이 아닌 지금 이곳에 있다. 여기와 저기, 그러나 저기까지 가는 길을 정하는 건 내가 아니다. 돌아갈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아닌 곳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심지어 전혀 다른 곳에 도착하기도 한다. 매순간 우리는 원하지도 상상하지도 못했던 지점을 지난다.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가고 있기를 희망하면서.... 내 생각에, 택시도 비슷하다.- 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