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8년 03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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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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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PC(윈도우),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27.18MB ? |
ISBN13 | 9788954650687 |
KC인증 |
발행일 | 2018년 03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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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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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PC(윈도우),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27.18MB ? |
ISBN13 | 9788954650687 |
KC인증 |
1. 나에게 2. 이상한 언니에게 3. 초딩에게 4. 다시 초딩에게 5. 언니에게 6. 과거에 사는 아이에게 7. 다시 과거에 사는 아이에게 8. 끔찍한 언니에게 9. 행운을 잡은 너에게 10. 믿기지 않는 곳에 있는 언니에게 11. 엄청난 일을 겪고 있는 너에게 12. 미래의 아이에게 13. 창피해하고 있을 친구에게 14. 엄청난 일을 해 줄 동생에게 15. 과거의 너에게 16. 은유에게 17. 과거에게 18. 미래의 은유에게 19. 이름 똑같은 "언니"에게 20. 고통과 시련을 준 은유에게 21. 정말정말 미안한 언니에게 22. 굳게 믿는 동생에게 23.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을 언니에게 24. 미래의 동생에게 25. 고마운 언니에게 26. 잘하고 있는 동생에게 27. 과거의 언니에게 28. 불쌍한 동생에게 29. 일백 퍼센트 믿는 언니에게 30. 날 걱정해 주는 고마운 동생에게 31. 또 미래 동생에게 32. 행복해하고 있을 언니에게 33. 은유에게 34. 우리 귀염둥이 은유에게 35. 이모 아닌 언니에게 36. 여전히 내 동생인 은유에게 37. 여전히 궁금해하고 있을 언니에게 38. 미래의 동생에게 39. 언니에게 40. 딸에게 41. 보내지 못한 편지_은유에게 작가의 편지 |
자기 전 잠깐 읽어야지하고 손에 들고서는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두 소녀가 편지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되어있고, 소녀들의 문체라서 쉽게 술술 읽혀서 좋았습니다. 그래서 더 빨리 후루룩 읽어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간까지 가지 않아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지만, '가족'이라는 소재는 우리 각각에게 저마다의 뭉클함과 색으로 다가와서 찡한 이야기였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가 있다면 마주앉아 이 책을 읽어볼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80년대에 태어난 소녀와 2000년대에 태어난 소녀가 주고 받는 편지라서 각 세대의 풍경과 역사에 대해서 부모와 자식이 이야기 나누기도 좋은 소설같습니다.
가벼운 문체로 부담없이 읽히고, 제가 늘 기대하는 따스함을 주는 책을 만나고나면 매번 기분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 작가의 다른 작품
악당이 사는 집
귀신 고민 해결사
이름을 훔친 소년
# 읽고 나서.
엄마가 딸을 만나고, 가족이 함께 밥을 먹고, 울고 웃는 평범한 일상이 분명 누군가한테는 기적 같은 일일 거야. 그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TV 드라마에 밥을 먹다 갑자기 헛구역질을 하면서 달력을 보고 '어머!' 하면 십중팔구 임신. 그래서 여자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게 너무나 당연하고 쉬운 일인 줄 알았다. 생물 시간에 들은, 정자와 난자가 어마 무시한 확률을 거쳐 수정이 되는 거라는 얘기보다 TV 드라마 커플의 '예상치 못했던 임신'신이 훨씬 이해하기 쉬웠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쉬워 보이던 게 사실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건 경험으로 배웠다. 새삼 내가 나로 태어나 우리 엄마 아빠를 만나고, 동생을 만나고 함께 밥을 먹고 울고 웃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때 알았다.
하나이든 둘이든 소중한 가족인데, 은유는 반쪽자리 가족에 속상하다. 남들이 다 있는 엄마가 없어 있는 척을 할 정도로 속상하다. 그런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아빠는 내 이름도 다정하게 불러주지 않는다. 딸 생일도 축하해 주지 않던 아빠가 갑자기 새 장가를 간다며 싱글거리는 모습은 중2병 은유를 더더욱 분노케 한다. 그런 아빠에게 억지로 끌려가 '느리게 가는 우체통'에 편지를 넣은 은유는 얼마 후 예상치 못한 답장을 받는다. 과거의 은유로부터 온 편지.
눈물 나는 책이라는 소리를 듣고, 제목을 보면서 이야기가 어떻게 흐를지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점심시간 푸드코트에 앉아 마지막 장을 읽으며 눈물 콧물을 훌쩍여야 했다.
내가 어디서 읽었는데, 사람의 인생에는 똑같은 양의 행운과 불행이 있대. 지금 네가 불행하다면 앞으로 너한테 펼쳐질 미래는 행운으로 가득 차 있다는 거지.
청소년이 되고 유난히(?) 생리통이 심했던 나는 매달 하루는 누워서 떼굴떼굴 굴렀었다. 진통제를 먹으면 내성이 생긴다는 미신에 가까운 믿음으로 이 악물고 매달 버틸 때마다 엄마가 옆에서 안쓰럽게 쳐다보며, 엄마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시던 게 생각난다. 그게 그렇게 가슴 아픈 말이었는 줄은, 아팠던 딸을 보며 알았다. 내 주먹만 한 아이가 병원 침대에 누워 울음소리도 내지 못하고 꺼억꺼억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발 제가 대신 아프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했던 적이 있었다. 그 말씀을 해주시던 엄마가 떠올라 두 배로 울었었다. 이제 와 '내가 병원에 있을 때 엄마가 날 돌봐줬지?'라며 날 꼭 안아주는, 부쩍 자란 아이를 보며 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난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는다.
엄마는 늘 네 곁에 있을 거야. 아주 예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이 편지가 그랬던 것처럼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란 말은 엄마의 입에서 나왔을 수밖에 없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읽으면서 누가 엄마였을지에 대한 반전은 없었다. 엄마가 딸을/혹은 아들을 위해서라면 세계를 건너는 것쯤이야. 중학생이 되도록 엄마 이름조차 몰랐던 은유가 편지를 통해 엄마, 아빠, 그리고 자신의 상처를 치유했을 거라 믿는다. 독자들도 함께 울며 따뜻한 무언가를 느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딸이 태어나고 나서 딸의 이름으로 Gmail 계정을 만들어 이메일을 보내곤 했었다. 아이가 자라고 언젠가부터 그 계정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며 기억이 났다. 요 글을 메일로 보내놔야겠다.
딸! 이렇게 엄마한테 달려와줘서 고마워!
*밑줄
종말은 그렇게 쉽게 오지 않는다고. 세상은 계속될 거야.
잊지 마. 너희 아빠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야. 그저 아빠일 뿐이지.
아빠는 아빠가 처음이겠지만 나도 딸은 처음이에요. 서로 처음인 사람끼리 잘 지내보면 좋을 텐데, 처음이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에 대해 여전히 알지 못해.
사랑은 말이야, 기적 같은 거야. 밤에 잠을 잘 때도, 아침에 눈을 뜰 때도 가슴이 간질거리거든. 봄에 피기 시작한 벚꽃을 볼 때처럼, 몽글몽글한 기운이 막 온몸을 휘감는 거야. 사랑하고 사랑받는다는 게 이렇게 따뜻하고 행복한 건지 몰랐어. 이 점에 대해서 너한테 고맙다고 인사 먼저 할게. 내가 연애를 할 수 있었던 게 다 네 덕분이거든.
엄마가 딸을 만나고, 가족이 함께 밥을 먹고, 울고 웃는 평범한 일상이 분명 누군가한테는 기적 같은 일일 거야. 그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우리 은유. 먼 미래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 내 딸. 네 생각을 하니 내 슬픔이 너에게 갈까 봐 슬퍼할 수 없었어
엄마는 늘 네 곁에 있을 거야. 아주 예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이 편지가 그랬던 것처럼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