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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뉴욕의 맛

단지 뉴욕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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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544쪽 | 556g | 127*188*35mm
ISBN13 9791130616445
ISBN10 113061644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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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고 부드러운 푸아그라 조각을 접시 위에서 끌면서 진하디진한 콩 소스에 적셔본다. 접시 위에 있는 하인들에게 콩 소스를 조금씩 묻힌다. 입으로 가져와 맛본다. 포크를 내려놓고 생각에 빠진다. 어떻게 이 요리는 이토록 순수하고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이토록 충격적이고 도전적인 맛을 낼 수 있는 걸까? --- p.8~9

그렇다. 여긴 뉴욕이다. 내가 세게 밀지 않으면 누군가에게 밀린다. 그런 일이 일어나게 두 손 놓고 멍하니 있을 수는 없다. --- p.33

여긴 뉴욕이다. 모델, 디자이너, 백만장자 셀러브리티들이 잔뜩 모여 있는 욕망의 도시.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거리를 잠깐만 걸어도 공기 중에 떠다니는 그 기운을 느낄 수 있다. --- p.40

“미식업계? 쿨하지.” 멜린다는 무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지옥이지. 아, 너도 미래를 찾으러 뉴욕에 왔구나. 세계를 재발명해주는 도시에 온 걸 환영해. 네가 원하는 게 뭐든 꼭 되길. 알았지?” --- p.75

나는 대학에서 그런 것들에 대한 호기심을 억누르기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노력했는지 모른다. 비싼 옷, 나이트 라이프, 고급 레스토랑, 부동산 등등. 뉴욕이 집착하는 그 물질적 가치들 말이다. 나는 내가 만든 이 세계 안에 너무도 오래 안전하게 머물러 왔다. 껍질을 깨는 것이 두려웠다. --- p.83

내 심장은 쿵쿵 뛰고 있었지만 뉴욕은 심장 약한 사람들을 위한 곳이 아니다. (…) 나는 이곳 뉴욕에서 내가 열렬하게 매달릴 무언가가 생겼음을 깨달았다. 지식, 권력, 방향. 그리고 목표를 찾았다. 나는 간절히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 p.92

하지만 뉴욕에서는 어영부영하다가 뒤처지기 십상이야. 당신처럼 재능 있고 똑똑한 사람이 수천수만 명은 되니까. 그중 어떤 사람은 성공하고 어떤 사람은 실패하지. 그리고 어떤 사람은 이렇게…… 세상을 향해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 p.132

이 도시는 이제 내 놀이터가 될 것이다. 내 말이 세상에 퍼질 것이다. 이보다 더 나은 시나리오는 상상할 수 없었다. 지하철로 걸어가면서 내가 고개를 꼿꼿이 들고 걷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불협화음의 도시가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화려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도 기죽지 않았다. --- p.177

트러플에 대해서는 글로만 읽었다. 신비로운 맛, 호르몬을 자극하는, 거의 관능적이라고 하는 향,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 트러플을 직접 본 건 처음이었고 왜 사람들이 이렇게 소박해 보이는 요리 재료를 1온스당 수천 달러를 주고 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텔리체리에서 그 모든 걸 이해했다. 나는 의자 안에서 녹아내려갔다. “음……” 그냥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았다. “음……”--- p.242

캐비어가 감자 사이에서 작은 보석처럼 빛났으며 브로스 안에서 빛을 뿜어내면서 깜빡거리고 있었다. 작은 스푼으로 떠먹어보았더니 진하고 부드럽고 달콤한 콜리플라워의 맛이 배어 있었다. 캐비어 알을 하나씩 터뜨려보았다. 톡, 하나 먹는다. 실크처럼 부드럽고 상큼해, 톡. 이건 짜릿하고 톡 쏘네. 또다시 톡, 이건 유혹적인 맛이야. 어둡고 신비롭고 깊어. --- p.243

이 도시에서 ‘터무니없음’은 하나의 표준이 되고 있다. 충격적으로 잘생긴 남자들, 별 네 개짜리 식당에서의 식사, 세계에서 가장 글래머러스한 백화점에서의 무제한 쇼핑. --- p.346

나는 뉴욕 위에 군림했다. 뉴욕 레스토랑들은 내 손바닥 안에 있다. 어떤 레스토랑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 --- p.421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의 당신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대번에 알아보고 그에 따라 관심 수준을 결정한다. --- p.428

나는 내가 비밀인 줄 알았고 특별한 사람인 줄 알았다. 내가 원하는 대로 NYC를 주물럭거리고 있다. 고 생각했다. 이제 나는 그동안 내내 이 도시가 나를 주물럭거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섬뜩할 정도로 명확하게 깨달았다. --- p.445

“우리 원래 맨날 망치잖아. 남들 때문에 망하기도 하고. 그게 인간이고 인생의 사이클이야. 더럽게 짜증나지만 어쩌겠어.” --- p.453

레스토랑은 PX들과 위치와 계급의 세계이고 당신이란 사람의 가치는 정확히 점수가 매겨져 자리와 서빙이라는 외적 조건으로 나타난다. 매디슨 파크 타번에서도 혐오스러울 정도로 끔찍한 남자가 제왕 대접을 받는 것을 보았다. (…) 레스토랑은 캐릭터에도 관심 없고 어쩌면 진실에도 관심 없다. 레스토랑이 추앙하는 것은 영향력이다. --- p.512

하지만 그 사람들은 이 사건의 흥행에만 관심이 있었고 나를 순진한 희생자로 포지셔닝해 재능 있는 젊은 아가씨가 탐욕스럽고 무능력한 늙은 남자에게 철저히 농락당한 것처럼 보이려고 했다. 나도 왜 이 이야기가 대중에게 먹히는지는 알 수 있었지만 그런 식으로 빠져나가고 싶지는 않았다. 분명 여기에 가담하기로 한 건 나였고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은 감당하고 싶었다.
--- p.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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