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1년 11월 17일 |
---|---|
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494g | 153*224*30mm |
ISBN13 | 9788991508859 |
ISBN10 | 8991508855 |
발행일 | 2011년 11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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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494g | 153*224*30mm |
ISBN13 | 9788991508859 |
ISBN10 | 8991508855 |
책 표지를 꼼꼼히 보지 않았다. '인문학적 글쓰기'란 어떤 것일까를 생각하며 선택한 책인데, '글쓰기' 강의가 아니라 서울대에서 진행한 '글쓰기 강의'를 소개한 책이다. 이런 실수. 그렇지만 재미있게 잘 읽었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책 읽기', '글쓰기'같은 수업을 해보고 싶은데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이나 단계별 수업 진행의 팁을 얻을 수 있었고, 수업의 목표, 의도와 그에 따른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저자가 진행한 '인문학 글쓰기'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나를 소개하는 글', '감상 에세이', '주제 에세이' 등 총 3편의 글을 쓰게 된다. 각각 1쪽, 3쪽, 5쪽 이상으로 학생들이 쓴 글들은 ETL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 게시판에 올려 공개하고 각 글마다 사전에 지정독자를 두며 지정독자는 반드시 자신이 맡은 글을 읽고 답글을 달도록 했다. 지정독자가 아닌 학생들도 계획발표한 글들 중 두,세편을 선택하고 자신이 선택한 글에는 답글을 달아야 하며, 글쓴 학생은 답글을 고려하여 발표하면 된다. 이렇게 하는 동안 학생들은 자신의 '글'도 세 편씩 써내야 하지만 자신이 독자로 맡은 글에도 답'글'을 써야 한다. 또한 답글을 달기 위해 정해진 글을 꼼꼼히 읽어야 함은 물론이고, 수업 전에는 그 날 발표할 글들도 미리 읽어야 한다. 그야말로 쓰기 위해 읽고, 읽기 위해 쓰는 행위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구조다.
15쪽>
인문학 글쓰기 수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다 함께 쓰고 다 함께 읽기'가 될 것이다
19쪽-23쪽>
새로운 글쓰기 경험을 위해 내가 만들어둔 1) 첫 번째 장치는 학생들 스스로 원하는 소재를 잡아 원하는 형식으로 쓸 수 있도록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다.
2) 글을 억지로 짜내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글의 소재와 형식에 대한 구상을 동료들 앞에서 발표하는 기회도 갖는다.
3) 글마다 두 명씩 지정독자가 정해지는데 이 또한 새로운 글쓰기 경험을 위한 장치다.
4) 글쓰기 경험 못지 않게 우리의 글쓰기 강좌에서 중요한 경험은 글읽기이다.
5) 글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나누기는 글쓰기 강좌가 목표로 삼는 또 다른 경험이다. 우리의 글쓰기 강좌에서는 글을 바탕으로 소통을 극대화하려 애쓴다. 글에서는 모호했던 생각이 질문을 통해 구체화된다. 독자들의 이견이 쏟아지는 부분에서는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점을 새로 고민하게 된다.
6) 이렇게 이야기를 나눈 후 학생들은 자기 글을 수정한다. 그리고 수정본 또한 일방적인 전달로 그쳐서는 안 되겠기에 다시 한 번 답글 달기 과제를 부과한다.
저자는 자신의 글쓰기 강의에서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반대로 고려하지 않는 요소, 즉 배제하는 요소에는 무엇이 있는지, 또 이 수업을 진행하며 선생으로서 자신이 배운 것들에는 무엇이 있는지도 써내려 간다. 무엇보다 강의를 진행한 저자 이상원 교수의 솔직한 마음도 책 곳곳에서 읽을 수 있었다. 일방적인 강의식이 아니라 전적으로 학생들이 주도하도록 하기 위해 이런 저런 방법들을 고심하고 철저히 조력자의 역할을 자처한 저자는 가르치는 행복, 스스로 성장해가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감사를 잊지 않고 기록하고 있었다.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도서관에서 볼 때 눈에 들어왔던 책이다. 그럼에도 갈 때마다 계속 뒤로 미뤘다. 큰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책 제목이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다. 다른 곳도 아닌 최고의 지성이 모인 서울대에서 가르치는 글쓰기 강의라고 하니 얼마나 딱딱할까에 대한. 글쓰기 강의라고 하니 글쓰기에 대해 요모 조모 알려준다기 보다는 저자인 이상원씨가 했던 방법에 대한 강의안을 생각했다.
대체적으로 대학 교수들이 펴 내는 책이 좀 딱딱하고 재미없다. 내 편견인지 몰라도 미국 교수의 저서에 비하면 국내 교수의 저자들은 일반 대중이 읽으라고 책을 펴 낸 것인지 대학 교재로 쓰기 위해 책을 펴 낸 것인지 구분이 안 되는 것들이 많다. 쉽게 풀고 일반 대중이 읽으며 재미있게 해 줘야 하는데 그런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내가 알려줄테니 잠자코 들으라는 자세로 책을 쓴다. 고리타분하고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듣는 느낌이 든다.
책 제목에 이미 서울대에서 인문학 글쓰기 강의라고 떡 하니 써 있어 무척이나 딱딱한 책을 예상했기에 차마 선택하지 못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런 선입견은 엄청나게 잘 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은 결코 딱딱하지도 고리타분하지도 않다. 오히려 에세이라고 해야 할까. 담담하고 편안하게 자신이 서울대에서 학생들과 함께 했던 글쓰기 방법을 소개하고 학생들이 변화한 모습을 설명한다.
잔득 긴장하고 면접에 들어갔더니 의외로 편안하게 웃으면서 마음껏 재미있는 시간을 가진 느낌이었다. 이런 차이는 저자가 처음부터 글쓰기 강의쪽에 전문가도 아니었고 글쓰기 강의가 딱딱한 논문과 같은 어려운 글쓰기를 가르치거나 알려주는 수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뜻하지 않게 글쓰기 수업을 맡게된 저자가 무엇인가 글쓰기에 대해 알려주고 가르치고 첨삭하며 정답을 설명하려 했다면 질색했을 것이다.
편안하고 자유롭게 자신이 쓰고 싶은 글쓰기를 독려하는 수업이었다. 자신에 대한 글쓰기, 리뷰 종류의 글쓰기, 주제를 정한 글쓰기 등으로 나눠 에세이 종류의 글쓰기를 하는 시간이라 매 수업마다 과제를 내주고 과제를 한 후에 각자 지정된 인물이 온라인으로 덧글을 주고 받고 수업 시간에 쓴 글을 발표하고 이를 토대로 각자 자유롭게 토론하며 유쾌한 시간을 갖는 수업으로 만들었다. 이런 수업이니 강의가 아니라 동참과 공감이 활발하게 교류하는 장이었다.
서울대에서 진행하는 인문학 글쓰기 강의지만 강의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저자는 철저하게 글쓰기 수업의 주인공은 교수인 자신이 아니라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로 만든다. 첫 시간을 제외하면 일체의 강의와 같은 수업은 없는 듯 하다. 모든 것을 학생들 스스로 준비하여 글을 쓰고 수업 시간에 발표하고 서로 토론을 통해 글을 다듬도록 노력을 한다. 이 과정에서 교수는 오로지 윤활유같은 역할에만 그친다. 진행자에 가깝다.
글쓰기와 책쓰기에 대한 강의를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관련 책을 계속 읽어나가는 중에 이 책은 무엇보다 내가 지향하는 가장 가까운 방법이다. 글쓰기는 철저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 본다. 첨삭도 답이 없다. 여러 출판사와 작업해보고 관련 책을 읽어도 사람마다 중요한 포인트가 다르고 글쓰기 스타일이 달라 첨삭 자체가 첨삭 하는 사람의 스타일이지 결코 정답은 아니다. 그렇기에 첨삭을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그 보다는 차라리 더 많이 쓰게 독려하는 것이 정답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내가 글쓰기 수업을 해도 나는 무엇을 가르치기보다는 끊임없이 글을 쓰도록 독려하고 이를 수업때에 함께 공유하는 방법을 고민중인데 어떤 식으로 이를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모색중이었는데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생각한 것과 가장 근접한 방법으로 이미 활용하고 있다. 그것도 서울대에서 부담없이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내 판단과 방법에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겠다.
전체적인 그림은 그렸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이 책은 알려준다. 글쓰기는 어렵다고 하면 어렵지만 하다보면 꼭 어려운 것은 아니다. 얼마나 재미있게 스스로 하고 싶으냐가 더 중요하다. 책에서 '놀이와 수업의 경계를 허무는 글 놀이판'라고 한 부제는 그래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글쓰기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놀이다. 나 혼자 즐길 수 있다. 많은 준비와 상대방이 필요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일단 쓰면 함께 즐길수도 있다.
책의 3분의 1은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쓴 내용을 발췌해서 읽지는 않았다. 저자는 수업 시간에는 자신이 글을 쓸 일도 발표할 일도 전혀 없는데 이렇게 책을 통해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고 한다. 덕분에 나도 글쓰기 강의를 이런 형식으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역시나 모르는 것이 있고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책은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을 알려준다. 모든 것을 전부 다 알려주지는 않아도 이보다 즣은 것은 없다.
마침 글쓰기 강의에 대한 특강을 준비하며 부랴 부랴 이 책을 읽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이번은 특강이라 책에 나온 방법을 활용하거나 쓸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몇 주에 걸쳐 참여자들이 글을 쓸 때 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글을 쓰다보니 아무런 전공도 없던 내가 글쓰기에 대한 강의까지 고려하고 준비하고 이런 책까지 읽고 있다니 이런 상황도 흥미롭다. 글 쓰는 재미를 함께 공유하자는데 말릴 사람도 방해할 사람도 없지 않을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글쓰기는 즐겁게 할 수 있는 놀이판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의 뒷 부분은 아예 읽지 않았다.
글쓰기에 대한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239150243
http://blog.naver.com/ljb1202/220221075472
http://blog.naver.com/ljb1202/220205208736
블로그에 글을 쓰는 사람라면 누구나 자신의 글이 조금 더 나아지길 바랄 것이다. 다른 이의 글을 읽고 비평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게 생각될 수 있어도 막상 자신이 글을 써보려 한다면 글쓰기가 쉽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나 역시도 글을 쓰다 보면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고 이건 아닌데 싶은 느낌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머리 속에 부유하는 생각들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어렵기에 글쓰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책들을 자꾸 집어 들게 된다. 이 책 속 내용이 실제 서울대에서 진행 중인 글쓰기 강의를 기술하고 있지만, 사실 제목이 그리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서울대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을 가지고 책을 홍보하고자 하는 상술의 냄새가 난다고 할까. 실제로 사실이니까 출판사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솔직히 나 역시도 서울대라는 단어, 그래도 이 시대의 브레인들만이 입학 가능한 학교의 글쓰기 강의가 궁금했다. 서울대에 들어갈 수 있는 지적 수준과 글쓰기 능력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혹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듯 글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나온 책은 아니다. 그런고로 내 입장에서는 조금 실망스럽다. 대학교의 강의 치고는 굉장히 독특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싶었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블로그를 통하여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서울대에서 진행되는 글쓰기 강의의 특징은 학생 중심의 수업진행이다. 일반적으로 교수가 주입식으로 강의하고 과제를 제출하는 형태가 아니라, 학생들이 작가가 되고 독자가 되어 소통을 하는 교육이라는 말이다. 각 학기가 시작되면 한 명의 학생당 3개의 글(자기 소개, , )를 작성하고 지정 독자의 역할을 하는 학생들은 해당 글에 댓글을 다는 형태로 서로간 의견을 주고 받는다. 교수는 그룹화 하기 적당한 글들을 묶어 수업시간에 해당 글을 낭독하게 하고 진행을 보조하는 역할만 할 뿐, 비평과 토론은 학생들의 몫이다. 글을 어떻게 써야 한다는 판에 박힌 강의는 없다. 저자가 추구하는 강의의 기본은 자유로운 글을 쓰고 서로 간에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에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블로그가 떠올랐다. 글을 쓰고 댓글과 답글을 달고 소통을 한다. 내 블로그는 그렇지 못하지만 어떤 블로거의 글들에는 수십 개의 댓글과 답글이 달리고 의견 교환을 한다. 서울대에서 진행되는 글쓰기 강의의 과정 대로 진행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조금 차이가 있다면, 서울대의 강의는 정해진 수업시간 내에 작성자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고 토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글을 주의 깊게 읽어줘야 한다는 것과 작성자를 위한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수로 운영되는 학과 수업과 달리 블로그에서는 하루에도 수백 개의 글들이 올라온다. 모든 글을 꼼꼼히 읽고 글에 대한 의견을 일일이 달기가 불가능할 것이다. 이웃으로 등록된 블로거 간에도 사실 그런 느낌은 좀 부족하다 싶다. 이웃이 한두 명이 아닐 테니 어려움은 예상되지만 댓글을 달려면 제대로 읽고 달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의 특성상, 글에 대한 비평은 자칫 다툼으로 번질 수 있기에 좋다는 평이 주를 이루는 듯하다. 자신의 글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사람을 좋아하기란 쉽지 않다. 실제 수업에서도 감정 싸움까지 일어났다고 하니, 온라인 상에서는 더 민감한 문제일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런 이웃이 있다면 좋겠다. 비판이 아닌 비평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
책 내용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렇게 강의하는 교수가 있다면 나도 꼭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다만, 이미 글쓰기 활동을 하고 있고 글쓰기 능력을 키울 목적으로는 읽어도 큰 도움을 얻지 못할 책이다. 어떻게 시작해야 될 지 모르는 사람들이나 독서모임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참고할 수 있을 듯하다. 어떤 글은 어떻게 써야 한다라는 정답이 과연 있을까? 때로는 틀의 파괴가 새로운 예술을 만들어 낸다. 학창시절에 글쓰기에 대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글쓰는 것을 획일적으로 주입식으로 교육하는 것도 큰 문제다. 이런 방식의 교육은 대학 때가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글을 쓰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또 학생들이 얻게 되는 사고의 확장, 소통의 자세가 그 자체로 얼마나 큰 교육이 되겠는가. 모든 아이들이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대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