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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내 삶의 클라이맥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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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내 삶의 클라이맥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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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5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469g | 152*225*20mm
ISBN13 9788934934639
ISBN10 8934934638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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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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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라곤 Yes와 No만 할 줄 아는 내가 모발의 구조와 단백질의 특성, 얼굴뼈의 생김새 등을 가르치는 미용 기초이론 수업을 들었다. 이만저만한 어려움이 아니었지만 앞으로의 생존과 관련된 일이니 어쨌든 하기는 해야 했다. 그 후로 몇 개월간 내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공부에 미쳐 살았다. 사람이 한두 시간만 자고도 살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불명예를 안고 학교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공포, 내 힘으로 영영 자립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결국 내 손으로 아이들을 키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나를 밀고 갔다. 공포는 때로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몇 달 뒤 나는 마지막 기회인 세 번째 시험에서 드디어 헤어드레서 자격증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 「뉴욕 한복판에 뛰어든 용감한 경자 씨」 중에서

한낱 보조 헤어드레서에 지나지 않던 내가 서서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샴푸실에 배치되어 손님들의 머리 감기는 일을 하면서부터다. 내 서비스를 받은 손님들이 내가 머리 감겨주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그런 일은 스무 살을 갓 넘긴 사람들이 하는 경우가 많아서 머리 감기는 손길이 어설픈 경우가 많은데, 나는 아이들의 머리를 감겨본 경험이 많으니 손길이 부드럽고 익숙했다. 또 한국의 미용실에서 내가 받던 서비스 경험을 떠올리며 머리를 감기면서 두피 마사지도 조금씩 해주고, 머리통 이곳저곳을 꾹꾹 눌러 지압도 해주니 처음 이런 한국식 서비스를 받아본 손님들은 신기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시원해했다. --- 「크림퍼스의 보석, 그레이스 리」 중에서

감각적인 여자?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쿡 하고 웃음이 나왔다. 그들은 그레이스 리만 알고 이경자는 모르는 거다. 철철이 된장과 고추장을 담그고, 김장하고, 이불솜을 넣고, 대청소하며 집안 살림만 하던 가정주부 이경자. 술 잘 마시고, 담배 잘 피우고, 놀기도 잘 노는 그레이스 리에게 그런 과거가 있다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나는 미국 생활을 하면서 ‘경자’라는 이름을 버렸다. 순종과 인내만이 살 길인 양 내 안의 말과 생각과 회의를 누르고 눌렀던 억압의 기억. 그런 삶을 살아온 경자가 싫었다. 그레이스가 되어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불러냈다. 남의 머리를 감기고 좁은 중국집에서 음식을 나르며 손님이 쥐여주는 50센트 팁을 받을지언정, 장차 나와 아이들을 먹여 살릴 일을 배우며 놀 때는 거침없이 놀 줄도 아는 화통하고 독립적인 여자. 그런 그레이스가 드디어 한국에 간다. --- 「We are so happy! 행복을 위한 용기」 중에서

“이렇게 좋은 날!”
집에 가려고 일어서는 내게 대디가 늘 마지막으로 해주는 말이었다. 이렇게 좋은 날, 왜 그렇게 괴로워하니? 이렇게 좋은 날, 왜 시시한 남편 때문에 네가 아파야 하니? 이렇게 좋은 날, 마당에 피어 있는 꽃도 안 보고 왜 우니?
심신이 피폐해진 상태에서 잘못된 생각으로 수면제를 먹었다가 병원에서 깨어났을 때 가장 안타까워하며 타일러주신 분들도 바로 나의 대디와 마미다.
“세상의 어떤 것도 너 자신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죽을힘을 다해 너를 사랑해라.”
문 박사님의 그 말을 들으며 나는 깨달았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볼 줄 알고,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보듬을 수 있다는 것을. --- 「눈물을 웃음으로 바꾸신 분, ‘대디’ 문병기 박사」 중에서

그렇다면 100점은 어느 순간에 오는가. 기술에 혼이 담기는 순간이다. 기술이 기술을 넘어 예술이 되는 순간이다. 옹기장이 이야기를 떠올려보자.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는 나무랄 데 없는 항아리인데 정작 옹기장이는 만족하지 못하고 구운 항아리를 족족 깨부순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차도 자신의 마음에는 안 차기 때문이다. 옹기장이는 항아리 속에 혼을 담고 싶은 것이다. 마침내 그 옹기장이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한 점의 항아리를 구워냈을 때 그 항아리는 단순한 그릇이 아닌 예술품이 된다.
나는 모든 기능인이 꿈꾸어야 할 마지막 목표 지점은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뛰어난 기능인은 자신이 머릿속으로 생각한 것을 현실에서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상상하던 것을 실제로 구현해내는 경지, 이것이 예술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 「한국의 비달 사순을 기다리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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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리가 한발 한발 걸어간 발자취는 이 땅의 후배 여성들에게 하나의 길이 되었다. 세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로 살다가 34살에 이혼한 그는 제2의 생을 개척하여 세계적인 헤어 디자이너가 되었다. "절망하지 말아요. 일은 절대로 우리를 배신하지 않아요. 열심히 일한만큼 당신은 강해지고 행복해 질거에요" 라고 그는 좌절한 후배들을 일으켜 세워준다. 헤어 디자이너로, 미식가로, 진정한 자유인으로 살아온 그레이스 리의 삶은 '여성의 일과 성공'을 보여 주는 산 교과서다.
장명수 (한국일보 고문)
여성이 세상의 무대에 설 수 없었던 시대, 스스로 무대를 꾸미고 주연이 되었던 여성 리더. 은퇴를 선언할 나이에 새로운 직업을 개척한 영원한 현역, 하루하루 열정적인 삶을 통해 산다는 것의 소중함을 깨우쳐 주는 진정한 멘토! 존경스러운 그의 삶이 담긴 에세이는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선물이다.
한미영 (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
대한민국 미용계의 판도를 바꾼 헤어드레서 그레이스 리. 늘 스승으로 모시고 싶었던 그의 삶은 또다시 도전을 꿈꾸게 한다. 폴 미첼의 커팅 방식을 모조리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안달했던 그의 열정과 단순한 기술에 머물지 않고 최고의 커팅으로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들려고 했던 그의 프로 의식이 부디 이 땅의 많은 헤어드레서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박준 (박준뷰티랩 대표)
그가 만약 좀 나약한 여성이었다면 평생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을지 모른다. 좀 이기적인 여성이었다면 커리어우먼으로서의 삶에만 충실했을지도 모른다. 좀 덜 열정적이었다면 은퇴를 해서 지금쯤 평범한 할머니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좀 덜 긍정적이었다면 세 번의 암 수술을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운명이 심술을 부리면 더 의연해졌고, 항상 뜨거운 가슴과 에너지로 새로운 삶을 개척했다. 많은 분들에게 그레이스 리의 긍정에너지가 널리널리 퍼지기를 바란다.
유인경 (경향신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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