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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합격, 계급

: 문학상과 공채는 어떻게 좌절의 시스템이 되었나

리뷰 총점8.8 리뷰 29건 | 판매지수 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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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top20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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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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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8년 05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510g | 140*215*30mm
ISBN13 9788937436888
ISBN10 8937436884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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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둘로 나뉘어져 있다.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들어가려면(入) 시험(試)을 쳐야 한다.
시험 한쪽은 지망생들의 세계, 다른 쪽은 합격자들의 세계다.”


문학공모전과 공채라는 특이한 제도, 간판에 대한 집착, 서열 문화와 관료주의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된 시스템은 어떻게 새로운 좌절을 낳게 되었나
2010년 이후 문학공모전 최대 수혜자인 기자 출신 소설가 장강명이
발로 뛰어 취재한 문학공모전과 한국 공채 문화의 현실과 대안

기자 출신 전업 작가, 하루 8시간 글쓰기, 4개 문학상 석권, 1년 동안 많게는 3~4권에 달하는 단행본 출간, 현실 감각을 우선시하는 월급사실주의자로서의 태도… 장강명 이전에 없던 것이 장강명 이후에 존재한다. 한국 문학의 트렌드세터! 장강명 첫 번째 르포르타주 『당선, 합격, 계급』이 출간되었다. 『당선, 합격, 계급』은 문학공모전이라는 제도와 공개채용이라는 제도를 밀착 취재, 사회가 사람을 발탁하는 입시-공채 시스템의 기원과 한계를 분석하고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불합리를 고발하는 논픽션이다. 2010년 이후 최단 기간 최다 문학상 수상자로서 ‘당선의 신’ 장강명과 대기업, 건설회사, 언론사까지 두루 입사에 성공한 ‘합격의 신’ 장강명이 ‘당선’과 ‘합격’이라는 제도가 사회적 신분으로 굳어지며 ‘계급화’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낸다.

문학상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연일 ‘당선자 없음’이 발표되는가 하면 통폐합된 문학상도 적지 않다. 문학공모전이 어쩌다 이렇게 위축되었을까. 한편 문학공모전은 기업 공채 제도와 닮았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공정한 평가가 보장되며 통과하기만 하면 안정된 내부자 지위를 갖게 된다. 청년실업, 헬조선, 취준생, 공시족… 청년 실업자 100만 시대! 시험 자체가 부당한 계급사회를 만들고 한번 시험을 통과한 사람은 두 번 다시 지망생들의 세계로 떨어지지 않는 이 경직된 시스템, 병리적 현상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답은 현장에 있다! 장강명 작가는 삼성그룹 입사 시험 현장, 로스쿨 반대 시위 현장, 문학상 심사 현장 취재를 통해 공채 시스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과 부작용을 살펴본다. 또 문학상을 운영하는 출판사 대표, 문학상을 준비하는 지망생들, 작가와 출판 편집자, 그리고 영화, 엔터, 기업 인사 담당자들과 인터뷰하며 일그러진 채용 시장의 난맥을 풀어본다.

장강명 소설의 매력은 그의 기자 이력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국정원 댓글사건을 모티프로 한 『댓글부대』, ‘헬조선 세대’의 新탈출기 『한국이 싫어서』, 통일 이후 한국 사회를 그린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높은 시의성과 현실 감각으로 한국 소설의 지평을 넓혔고 이제 그는 명실상부 동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다. 그러나 기자로서 장강명의 진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당선, 합격, 계급』은 지금까지 출간된 어떤 작품보다 더 장강명스럽고 그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동시대적이다. 11년 동안 현장에서 갈고닦은 취재력과 직설적이고 구체적인 비판, 거기다 가독성까지 더하며 일찍이 한국 논픽션 분야에서 도발하지 못한 한국 사회의 부조리가 민낯을 드러낸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장편공모전이라는 시스템
1.5‘입사동기’가 영어로 뭐죠?
2 1996년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2.5 신입사원 채용시 가장 중요한 자격 요건은 ‘경력’
3 출판인과 평론가들의 문예운동
3.5 신춘문예, 과거제도, 그리고 공채
4 2000년 이후 생겨난 장편소설공모전들
4.5 이 중 성격이 다른 것을 고르시오
5 21회 한겨레문학상 및 5회 수림문학상 심사기
5.5 서체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6 “공무원 시험 같은 느낌입니다”
6.5 영화계는 어떻습니까?
7 등단연도를 언제로 할까요
7.5 문예지 편집위원의 옆자리
8 정보, 또는 당신이 간판에 맞서는 방법
8.5 지뢰밭 앞에 선 병사
9 암흑물질과 문예운동
9.5 당선과 합격
부록 미키 골드밀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입시-공채 시스템’이 예전처럼 잘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한다. 몇몇은 이 시스템이 거의 한계에 온 것 아닐까 내심 걱정하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된 선발 시험이 이제 오히려 사람들을 억압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험 자체가 부당한 계급사회를 만드는 권력의 도구가 되었다는 것이다. 한번 시험을 통과한 사람은 다시는 지망생들의 세계로 떨어지지 않는 경직성이 근본 원인이다.”

“내부 사다리가 너무나 허약하기 때문에 복권이나 다름없는 공모전이 오히려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유능한 인재들이 투고보다는 공모전 도전을 택하면서 업계의 내부 사다리는 더욱 부실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공모전 경쟁률은 점점 더 높아지며, 신인들은 여기서 경력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나는 똑같은 현상이 지금 한국의 취업시장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모전’이라는 단어를 ‘공채’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철저한 계급사회에서, 시험만 잘 치면 순식간에 기득권 핵심부에 들어설 수 있다는 약속만큼 달콤한 것도 없다. 유능한 청년들이 자기 주변에 있는 중소 규모의 지적, 산업적 프로젝트에서 관심을 거두고 중앙에서 실시하는 시험을 통과하는 데 모든 힘을 쏟았다.”

“대한민국의 젊은 취업준비생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참고서를 사서, 또는 인터넷 강의로, 또는 비싼 수강료를 내고 학원에 가서 그런 문제를 푸는 법을 배우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청년들이 새로운 알고리즘이나 특허를 궁리할 때 서울의 청년들은 머릿속으로 색종이를 접거나 돌리거나 오려내는 훈련을 한다.”

“중국에서 생겨난 과거제도를 받아들인 나라가 한국과 베트남이다. 일본에는 과거제도가 뿌리내리지 않았다. 한자문화권 국가 중에 과거제를 도입한 중국, 한국, 베트남은 근대화에 뒤쳐져 외세에 시달리고, 그렇지 않았던 일본은 반대로 승승장구한 역사가 내 눈에는 우연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는 개인적으로 로스쿨이나 학생부종합전형에 찬성한다. 잘만 운영되면 사시나 수능보다 더 나은 선발 제도라고 본다. 문제는 바로 그 ‘잘 운영되는가’다. 한국사회는 그 문제에 굉장히 민감하다. 왜냐하면 경쟁은 치열한 반면 신뢰수준은 아주 낮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지금 상당수의 사람들은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공정성을 확실히 담보하지 못하는 제도보다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더라도 획일적으로 시험을 치러 점수를 기준으로 뽑는 게 차라리 낫다’고 여긴다. 이런 분위기가 공채제도를 유지하는 큰 힘이기도 하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한국 소설시장과 노동시장에서 간판이 이토록 중요한 이유는 뭘까?

1996년과 2015년은 한국문학계에 중요한 시점이다. 1996년에 문학공모전이 본격화했고 2015년에 문학공모전이 축소되는 전조들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왜 하필 1996년일까? 그리고 왜 하필 2015년일까? 이것은 어쩌면 한국문학 20년 체제가 종언을 고하는 시그널은 아닐까? 한국문학의 위기를 예단하고 우려한 목소리는 많았지만 형이상학적 비평이 넘쳐나는 가운데 현장에 주목해 해법을 찾는 목소리는 부족했다. 장강명은 문학공모전의 쇠락과 2015년 이후 문학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을 통해 한국 소설시장의 변화에 대한 거시적 분석을 시도한다.

한국 경제가 모방과 추격의 시대 이후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대단히 효율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획일적이고 지독히 한국적인 시스템, 이름 하여 공채! 문학상 제도를 통해 장강명 작가가 들여다보고 싶은 것은 한국의 공채 문화다. 공모전, 공채, 대학입시 모두 시험 결과가 사회적 신분이 된다. 그러나 시험만 통과하면 그것으로 끝. 졸업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장강명은 한국 경제가 모방과 추격의 시대 이후 고전하고 있는 이유를 과거시험과 신춘문예, 그리고 공채를 관통하는 경직된 방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제도적 한계에서 찾아본다.

모르면 물어보라! 궁금하면 직접 해 보라!

요즘은 중간 순의 그룹의 입사 1~2년차들도 삼성에 재입사하려고 시험을 본다. 그뿐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시험이라는 명목 아래 평생 써먹지도 못할 지식을 암기하며 한 방향으로 노력한다. 왜 이토록 집단적 낭비에 자신을 희생시키는 걸까? 내부 사다리가 없기 때문이다. 처음 어떤 곳에 취직하느냐가 평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가 어떻게 나서야 할까? 작가는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직접 그 효과를 실험해 본다.

이런 것들이 궁금하십니까?

‘입사 동기’가 영어로 뭐죠?/ 1967년 동양맥주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방식/ 고액 상금 공모전의 등장/ 문학공모전 다관왕이 늘어나는 이유/ 대졸 신입 공채는 3년차 미만 경력직 공채?/ 출판사 대표들이 말하는 문학공모전 제정 이유/ 삼성 직무적성검사와 지방직 9급 공무원 임용시험/ 조선일보판타지문학상과 멀티문학상은 왜 실패했나/ 21회 한겨레문학상 심사 르포/ 심사위원들의 이야기/ 서체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공모전용 작품은 당연히 따로 있다고 본다”/ 예비 소설가 283명은 왜 소설공모전 폐지에 반대했나/ 시나리오공모전은 왜 사라졌나/ 미등단 작가는 어떤 차별을 받나/ 문예지 편집위원의 옆자리/ ‘로마켓’은 왜 문을 닫았나/ 토익점수 450점인 영어교사가 교단에 서는 이유/ 음주운전보다 벌이 약한 음주수술/ ‘우수중소기업’과 ‘청년친화 강소기업’의 허실/ ‘주민이 뽑은 책’이 주민이 뽑은 책이 아닌 이유/ 창작 지원금을 받으려면 평판이 좋아야/ 시험사회, 간판사회를 넘어서 소설공모전을 준비하는 분들께 드리는 조언

서문에서

“나는 정말로 할 말이 많았다. 우선 문학공모전의 기원과 선발 메커니즘, 영향력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고 싶었다. 그것은 나의 뿌리와 위치를 찾는 일이기도 했다. 공채제도에 대해서도 같은 지점들을 살펴보고 싶었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이 역시 나의 뿌리와 위치를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또 나는 문학공모전을 준비하는 작가 지망생들에게도 몇 가지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들이 궁금해하는 것, 오해하는 것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 내가 몇 년 전까지 그런 정보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사회에 대해 몇 가지 제언도 하고 싶었다. 공모전과 공채제도의 부작용이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 두 제도의 순기능을 유지하면서 단점을 어떻게 보완할 건지에 대해 취재 과정에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얻었다.”

회원리뷰 (29건) 리뷰 총점8.8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실패해도 괜찮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a********1 | 2021.01.1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사회 문제에 관심이 생긴 사람에게 추천. 가슴 아픈 이야기일까 걱정하지 말고 읽으세요. 공채 기자 출신이고 문학공모전으로 작가로 등단한 작가의 공시, 공채 에 대한 문제제기. 공정하다고 믿는 공시, 공채 제도가 어쩌면 우리 젊은이들의 가능성을,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가로막는 존재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한 번의 실패가 바로 절망의 낭떠러지로 떨;
리뷰제목
사회 문제에 관심이 생긴 사람에게 추천. 가슴 아픈 이야기일까 걱정하지 말고 읽으세요. 공채 기자 출신이고 문학공모전으로 작가로 등단한 작가의 공시, 공채 에 대한 문제제기.
공정하다고 믿는 공시, 공채 제도가 어쩌면 우리 젊은이들의 가능성을,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가로막는 존재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한 번의 실패가 바로 절망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게 너무 안타깝지요. 실패하고 실패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널리 퍼지길 기대합니다. 실패하는 인간이 성공한다 이런 믿음이 있다면 우리 젊은이들이 다양한 길로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로도 가고자 하지 않을까요?
지금 내가 데리고 있는 아이들이 나중에 자라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고 실패해도 또 도전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도 하게 되네요.
426쪽 " 어쩌면 사람의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환상인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어떤 시대가,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는데, 그때 필요한 능력을 어떻게 미리 알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런 미래 불확실성은 점점 커지는데, 출제 위원이나 심사위원의 사고는 어떤 상상력의 한계선을 넘지 못한다. 애초에 어떤 조직도 전복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인물에게 문제 출제나 심사를 맡기지 않는다,
한국 사회는 그런 식으로 유능한 인재를 많이 놓쳤을 것이고, 앞으로는 더 많이 놓칠 것이다 이 제도가 시험일 훨씬 이전부터 젊은이들의 가능성과 도전을 봉쇄한다. 공모전과 공채가 아닌 다른 길로 성공하기는 거의 힘드니, 당연하게도 많은 젊은이들이 다른 길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공모전과 공채에 온 힘을 쏟게 된다. 너무 절실하게 힘을 쏟은 나머지 괴상한 미신까지 믿는다. "
이 책의 레이더 차트
지식성 :★★★
감성성 : ★
오락성 : ★★
실용성 : ★★★
읽은 기간 : 3일
읽을만한가 : 읽을만 합니다. 공채와 공시 제도. 인재등용에 대한 한번은 다른 시각이 필요합니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당선, 합격, 계급 - 책임이 동반되는 약속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내*자 | 2020.08.1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8.9  한 사람의 소설가 지망생으로서 이 책은 위안이 되는 한편으로 각오를 다지게 만들었다. 소설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꿈이나 다름없는 등단이란 시스템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는 이 책은 기자 출신 소설가인 장강명 씨의 적절한 필치로 생각보다 객관적이고 다채로운 내용들로 구성됐다. 등단 시스템과 문학상의 존재 이유, 맹점,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평가와 대;
리뷰제목

8.9







 한 사람의 소설가 지망생으로서 이 책은 위안이 되는 한편으로 각오를 다지게 만들었다. 소설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꿈이나 다름없는 등단이란 시스템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는 이 책은 기자 출신 소설가인 장강명 씨의 적절한 필치로 생각보다 객관적이고 다채로운 내용들로 구성됐다. 등단 시스템과 문학상의 존재 이유, 맹점,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평가와 대안 등을 꼼꼼한 조사와 작가 자신만의 철학으로 잘 분석했다.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한국에만 있는 이 시스템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고.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지만 작가는 논리적으로 풀어낸다.

 개인적으로 작가가 신인 장편문학상 심사위원이 되면서 겪었던 일이 꽤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개인적 취향 때문에 역사에 남을 작품이 빛을 보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에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는 묘사와 어떤 작품은 걸렀고 어떤 작품을 꼽았는지, 자신이 봤을 때 대상감이라 여긴 작품을 위해 다른 심사위원들과 설전을 벌였다는 에피소드는 눈여겨볼 만했다. 내가 나중에 심사위원이 됐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 그도 그럴 게 아직 등단도 못한 소설가 지망생이 그런 상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헛웃음 나올 일이잖은가. - 나로서는 추측의 영역에 불과했던 심사위원들의 고충이라든가 작품을 출품할 때 실질적으로 대비해야 할 요소들을 짐작케 해준다는 점에서 허투루 읽을 수 없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등단과 신인상 제도는 독서 시장이 열악한 우리나라에서 출판사에는 합리적이고 소설가 지망생에겐 매력적인 제도라 생각했다. 당장 이런 제도 없이 출판사에 원고를 들고 편집자를 찾거나 아무런 타이틀 없이 출판되는 것은 솔직히 불안하기 짝이 없는 일이니까. 구관이 명관이라고 출판사 입장에선 기성 작가에게 투자를 하는 게 낫지 모든 불특정 다수의 신인에게 신경쓸 겨를이 없겠고 독자 입장에서도 특별한 계기가 없는 이상 신인의 작품까지 관심을 기울일 필요성을 느끼지 힘들 것이다. 어지간한 애독자라면 모를까, 모든 독자가 내가 쓴 책에 약속이라도 했듯 관심을 보이길 바랐다간 꿈도 야무지다는 말이나 들을 것이다.

 작가도 비슷한 이유로 이 제도를 옹호하지만 그렇게 무비판적으로 제도를 맹신해선 안 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조선 시대의 과거 제도부터 시작해 대기업 공채 시험까지 우리나라에서의 모든 시험은 비슷한 맥락과 동일한 맹점이 있다며 책의 서두를 장식한 작가는 질문의 화살을 신인 장편문학상들에 돌린다. 처음엔 소설가 지망생에게 기회를 주고자 했지만 시간이 흘러 등단자와 비등단자로 이분하는 권력과 계급의 상징이 된 이 신인 장편문학상 제도에 대한 작가의 분석은 날카로웠다. 상을 받았느냐, 등단을 어디서 했느냐로 파벌과 차별이 생긴다거나, 혹은 기발하고 역동적이지만 기존 문단이나 심사위원의 문학관과는 위배돼 빛을 보지 못한 작가와 작품들을 두고 작가는 이 제도가 우리가 처한 상황에 적합한 듯하나 완벽하지 못하단 걸 책에서 내내 강조하고 있다.


 장강명 작가를 작가로서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꽤 믿을 만한 작가라고 생각했다. 가령 자기가 심사위원일 때의 일화를 언급하면서 심사위원들도 각자 취향에 눈이 가려져 간과하는 대작도 있음을 암시하며 작가 스스로도 그 점을 가장 우려했다는 게 특히 신뢰가 갔다. 서두에서도 그 어떤 작가보다 신인상의 특혜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인 본인이 등단 제도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 고민하는 부분이 나온다. 자기 고민과 생각을 독자와 함께 공유하는 작가는 신뢰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바로 직전에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을 접해서 그런지 이런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작가의 태도가 더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르포의 특성상 뭔가 했던 말 반복하는 느낌이 없잖았고 작가 스스로도 공인했듯 어딘지 따로 놀면서 불필요해 보이는 부분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론 그 모든 요소들이 모여 글을 신뢰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소설가 지망생으로선 등단이라는 좁지만 영광스런 구멍을 무시할 수 없고 등단한 작가끼리 연대하거나 더욱 본인들이 통과한 제도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모습에 대해서도 작가는 동정의 시선을 아끼지 않는다. 다만 작가는 소설가 지망생들의 절박한 마음을 당연하다는 듯 이용해 기존 제도에 대안 같은 건 필요없다는 의견이나 권위주의에 젖어 비판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분위기에 대해선 의문을 감추지 않는다.


 결국 이 책의 내용도 으레 그렇듯 대안 없는 비판에 불과할 수 있다. 작가도 제도의 장점을 언급하며 지망생들에게 도전을 멈추지 말 것을 당부해 그렇게 느낄 독자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가장 특혜를 받았다고 할 수 있을 기성 작가가 이만큼 기존 제도에 의문을 제기한 책은 결코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책의 존재야말로, 의문을 제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에선 충분히 가치가 있지 않을까. 그것밖에 못했느냐고 할 게 아니라 이거라도 정말 대단하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문학상 수상이 간절한 소설가 지망생이다. 문학상이란 타이틀이 주는 화려함과 안전함은 무시할 수 없다. 당연히 수상할 때까지 도전할 생각인데, 이 책을 읽으니 설령 시간이 더디 걸려도, 혹은 다른 길로 우회해도 꼭 내가 재능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고 약속을 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나 자신한테 떳떳하려면 그만큼 거짓없이 열심히 써야 할 테니 그만큼 책임이 동반되는 약속이겠다. 참으로 듣기 좋은 동시에 잔인한 내용의 책이 아닐 수 없었다.



인상 깊은 구절


모험을 망설이는 사람에게 지도를 그려 제공하자는 게 나의 제안이다. 지금 한국 독서 생태계나 노동시장은 너무 깜깜하다. '무슨 무슨 시험에 합격했다'는 간판들만 빛나는 어두운 거리 같다. - 4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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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올챙이 적을 기억하는 흔치않은 개구리 - 좋은 선배 장강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c****4 | 2020.06.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애당초 문학공모따위(?)관심도 없습니다만.... 장강명 작가님 책을 좋아해서 읽게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문학 공모에 대해서만 얘기하지 않습니다. 공모, 나아가 공채 시스템의 기원과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제대로 분석하는 흔치않은 르뽀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가진 것, 아는 것을 인생 후배들과 나누려는 작가님의 선의가 깊게 느껴집니다. 안타깝게도 살다보면;
리뷰제목
애당초 문학공모따위(?)관심도 없습니다만....
장강명 작가님 책을 좋아해서 읽게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문학 공모에 대해서만 얘기하지 않습니다.
공모, 나아가 공채 시스템의 기원과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제대로 분석하는 흔치않은 르뽀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가진 것, 아는 것을 인생 후배들과 나누려는 작가님의 선의가 깊게 느껴집니다.
안타깝게도 살다보면 이런 선배 잘 없죠.

챕터 하나, 문단 하나하나마다 자기 것을 나눠주려는 태도에서 감명받았네요.

장강명 작가님은 한국 사회에 흔치 않은 작가이고 인생선배인 듯 합니다.

계속 좋은 작품 많이 써주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실용적인 정보도 아주 아주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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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5건) 한줄평 총점 9.6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역시 장강명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ㅃ**ㅎ | 2022.02.06
평점5점
지금 한국 독서 생태계나 노동시장은 너무 깜깜하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a | 2021.12.21
구매 평점5점
아주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 | 202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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