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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푸른푸른
리뷰 총점10.0 리뷰 3건 | 판매지수 1,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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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200g | 145*210*20mm
ISBN13 9791186367995
ISBN10 118636799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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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이 그랬어
단순한 게 진리래

내가 영호를 남친 삼은 이유는 단순해
지난주 체육 시간에 뜀틀을 했는데
수돗가에서 영호가 그랬거든
?수아야, 너 머리카락에 햇빛이 잔뜩 묻었다

오글거린다고?
난 그렇게 말할 줄 아는 영호가
단박에 좋아졌거든

깡충깡충 뜀틀을 뛸 때
나도 내 머리카락에 햇빛을 막 묻히는 기분이었거든
뭔가 온통 반짝거리고 달콤해진 기분!

우린 딱 통한 거지
단순한 게 진리래

?수아야, 여기 아직 아프냐?
내 턱에 밉게 난 흉터
가까이서 본 애들은 징그럽다고 하는데
영호는 아프지 않냐고 물었거든

― 김선우, 「내 남친 영호」 전문



?자, 다들 알겠지?
선생님이 말했다 교실은 조용하다
앞쪽에 앉은 열 명 정도는 진짜 아는 것 같다

가족 여행 갔던 첫날 밤에 나는 들었다
“어쩌지? 우리도 보내야 하는 거 아냐?”
“관두자. 학교에서 할 공부를 왜 학원에서 미리 해?”
“그래도…… 다들 보내는데…….”
“덩달아 미치진 말자고!”
텐트에서 자다가 잠깐 깬 나는
엄마 아빠가 엄청 자랑스러웠다! 감동을 간직한 채
다시 잠을 청하다가 으아, 또 감동 먹었다
“나도 학교 공부는 담 쌓았었어. 흐흐.” 아빠 목소리
“맞아 나도 날라리였잖아. 호호.” 엄마 목소리

?자, 다들 알겠지?
선생님이 말했다 교실은 조용하다
그때 그 일이 일어났다 나도 모르게 내 손이
번쩍 올라간 거다 가족 휴가 때 신나게 놀았더니
힘이 넘쳤나 혹시 내가 미쳤나
벌떡 일어난 내가 기운차게 외쳤다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일제히 날 바라봤다
내가 좋아하는 민영이도 날 뚫어져라 바라봤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모른다고 말하는 게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다!
가슴이 시원하게 뻥 뚫렸다

― 김선우, 「모르겠습니다!」 전문




1
엄마가 아파 누운 이튿날, 나처럼 요리를 좋아하는 단짝 친구들과 전복죽 레시피를 찾았다
용돈 털어 마트에서 전복을 사고 두 시간 걸려 죽을 끓였다
?괜찮아. 자식 때문에 죽지도 못하는 게 엄마란다.
?에이, 엄마도 참, 왜 그런 말을 해. 엄마 내가 이제 공부 열심히 할게.

다행히 엄마는 딱 삼 일만 아프고 일어나더니, 금세 호랑이 엄마로 변했다
?우리 딸이 끓여 준 전복죽은 내 평생 안 잊을 거야. 그런데! 죽은 죽이고! 너 그렇게 공부 안 하다가 평생 후회한다. 어른들이 하라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야. 정신 차리고 공부나 해!

2
그리고 바로 다음 날이었다
그 배가 바다에 있었다
티비 앞에서 우리는 얼어붙었다
다음 날 다시 다음 날…… 나도 엄마도 아빠도 모두 눈이 퉁퉁 부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친구들도 선생님도 식구들도 자주 말을 잃었다
누군가 건들면 눈물열매가 툭 터지듯 눈물이 흘렀다
그렇게 봄이 갔다

3
간신히 여름이 되었다
봄 이후 가장 많이 변한 건 우리 엄마다
엄마는 마트에 가져가는 에코백과 외출할 때 드는 핸드백에 노란 리본을 달았다
내 책가방에도 달아 주었다
엄마는 이제 나에게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은선아, 뭐든 너 하고 싶은 걸 해. 네가 행복하면 엄마는 다 좋아.

아무래도 돌아오지 못한 세월호 친구들에게 빚을 진 거 같다,고 가끔 생각한다
추웠을 친구들에게 내가 끓인 따뜻한 죽을 먹이고 싶다

― 김선우, 「그 봄, 내가 처음 끓인 죽」 전문




늦었다! 허겁지겁 운동화를 발에 꿰고 달려 나오는 길이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턱에 툭 걸리더니 운동화 한 짝이 벗겨졌다
닫히는 문에 한 발을 집어넣어 간신히 잡고
벗겨진 운동화를 얼른 주워 들었다
?어휴, 반항 쫌 하지 마라 엉?
벗겨졌던 운동화가 쌜쭉하는 것 같았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탈 때도 내릴 때도
운동화가 자꾸 벗겨지려는 느낌,
?그렇게 학교에 가기 싫냐? 엉?
운동화를 째려보지만 딴청만 부린다
학교 정문 앞에선 과속 방지 턱에 턱 하고 걸리더니
또 한 짝이 벗겨져서 저만치에 툭!
나야 그렇다 치지만 어느새 운동화가 내 병에 전염됐나?

등굣길에 다섯 번이나 저항하던 운동화가
하굣길엔 티 나게 얌전하다
현관에서 운동화를 벗다가
그만 너털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내일 또 학교 가야 하는 시무룩한 내 운동화 표정이 가관이다

― 김선우, 「내 운동화는 사춘기」 전문



난 내가 좋아 난 니가 좋아 우리가 친구라서 난 너무 좋아
우린 아직 어리지만 가능성이 무한해 댄스, 푸른푸른! 너에게 달려가는 나의 푸른푸른!

난 내가 정말 좋아 뭐가 안 되어서 좋아 뭔가 되어도 좋아
난 니가 정말 좋아 댄스, 푸른푸른! 운동장에서 광장에서 하굣길 공원에서 때로 교실에서

우리는 춤을 추지 우리에겐 한계가 없어 가능성이란 그런 뜻이지 나는 나의 가능성, 무한히 열려 있지 내 인생은 내 거야 뭐가 되어도 좋고 안 되어도 좋고 뭐가 된 뒤에도 나는 그 뭐에 묶이지 않을 거니까

난 니가 좋아 너랑 함께 댄스, 푸른푸른! 이 시간이 그냥 좋아 우리의 몸은 우리의 말, 생생한 푸른푸른 말

어른들은 몸보다 먼저 말을 짓지 그리고 말에 복종하라고 해 난 싫어 난 안 해 말과 몸은 함께여야지 함께 달려야지 함께 웃어야지 내 몸이 내 말이야 나는 나의 가능성, 내 푸른 말을 막지 마

내 춤은 사랑 내 미소는 용기 너를 향해 내미는 내 손은 평화, 푸른푸른 나와 너와 우리의 댄스, 무한히 푸른푸른! 바로 너 바로 나 바로 우리

― 김선우, 「댄스, 푸른푸른!」 전문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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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시를 읽다 뭔가 제 심장이 ‘쿵’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지 많이 공감했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 소준하(16세)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나는 그냥 나니까 나답게 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인 것 같아요!
- 최은수(17세)
시를 읽으며 몸 안에 새로운 것이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어요. 비타민을 먹는 기분이랄까?
- 송현진(18세)
부모님께서 나를 위해 애쓰시는 게 때론 벅찹니다. 이 시집은 그런 제 마음을 대신 말해 줬어요.
- 황보효윤(18세)
이 시집에는 가슴 시리고 아픈 기억도 많습니다. 별자리를 가만히 올려다보는 것처럼 다른 친구들에게도 이 시집이 위로가 되면 좋겠어요.
- 양서영(18세)
“그걸로 먹고살 수 있는 거야?”라는 구절에 울컥했어요. 꿈을 이야기하면 가장 먼저 듣는 말이고, 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거든요.
- 양다건(1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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