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1년 12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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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59쪽 | 488g | 150*200*30mm |
ISBN13 | 9788976777171 |
ISBN10 | 8976777174 |
발행일 | 2011년 12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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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59쪽 | 488g | 150*200*30mm |
ISBN13 | 9788976777171 |
ISBN10 | 8976777174 |
머리말 세상에서 가장 풍성한 만찬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Today’s Specials 셰프 추천 메뉴 3 날개 달린 형제, 꼬리 달린 친구 - 인간의 위대한 스승들 삶은 늘 꼬리에 꼬리를 물며 도는 법 - 핀치의 부리 불의 발견보다 중요한 요리의 발견 - 요리 본능 Appetizer 애피타이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마틴 루서 킹 자서전 살아간다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갈 뿐 - 인생 후드득 튀어 오르는 온갖 아이디어를 붙잡아라 - 젊음의 탄생 창의성도 훈련이다 - 생각 3.0 통섭형 엔지니어를 우대하는 시대가 오리라 - 엔짱: 미래의 글로벌 리더를 위하여 깃털만큼의 희망이라도 남아 있다면 일어서야 한다 - 0.1그램의 희망 생태계의 미래를 걱정하는 지구 멘토 100명의 메시지 - 희망의 근거 Main Dish 메인 요리 Part 1 동물을 알면 인간이 보인다 잘나가던 명문대 교수가 숲의 은둔자가 된 까닭은? - 동물들의 겨울나기 무리를 이루어 사는 동물들에겐 그만한 사정이 있더라 - 동물들의 사회 사랑과 전쟁, 동물의 세계도 마찬가지 - 살아있는 것들의 아름다움 가우디도 울고 갈 과학과 예술의 결정체 - 동물의 건축술 개들도 자기들끼리 있는 걸 좋아한다 - 인간들이 모르는 개들의 삶 컴퓨터 천재 침팬지의 비밀을 찾아 - 공부하는 침팬지 아이와 아유무 침팬지들의 권력 투쟁에서 우리의 정치를 본다 - 침팬지 폴리틱스 내일은 또 누가 우리 인간의 바보짓에 신음할까? - 물개 거대하고 흉악한 동물들도 다 존재의 이유가 있으니 - 신의 괴물 개미의 성공을 표절하자 - 개미: 지구의 작은 지배자 하나의 힘은 미약해도 뭉치면 똑똑해진다 -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 인간들이여, 멀쩡한 남의 밥상 엎지 마라 - 곤충의 밥상 Part 2 생명, 진화의 비밀을 찾아서 유전자의 관점으로 보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 이기적 유전자 이타적인 행동도 결국 이기적인 유전자가 시킨 것 - 이타적 유전자 피비린내 나는 형제 갈등, 그 비밀은 유전자에 - 살아남은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달려라! 뒤처지는 종은 사라진다! - 붉은 여왕 인간의 절체절명 과제는 짝짓기? - 연애 왼손잡이도 유전될까? - 초파리의 기억 종의 기원을 찾아 떠난 환상적인 탐험 여행 -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 소통의 달인 다윈, 편지로 남긴 진화 이론 - 찰스 다윈 서간집: 기원, 진화 인류의 역사에서 우주의 역사까지 풀어내는 멋진 상상력 - 마야: 소설로 읽는 진화생물학 언제까지 연쇄살인범으로 살 것인가? - 생명의 미래 멸종 위기 동식물, 우리가 지켜야 할 희망의 촛불 - 희망의 자연 Part 3 과학, 좀 더 깊숙이 알기 생명 사랑은 인간의 본능일까? - 바이오필리아 우리 주변의 아름다움을 곁에 두고 오래도록 즐기는 방법 - 자연 관찰 일기 자연의 자본을 축내지 않고 잘 빌려 쓰려면 - 자연은 알고 있다 작은 것들이 세상을 움직인다 - 고마운 미생물, 얄미운 미생물 환경 파수꾼 지렁이를 기르자 - 지렁이를 기른다고? 고흐의 그림을 보며 우주물리학의 세계로 -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멋들어진 옷을 입고 우아하게 다가선 과학 이야기 - 과학 읽어주는 여자 얼마나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 인간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가? Dessert 디저트 위대한 사상가 다윈의 자화상 - 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왔다 칼라하리의 야생 동물들과 7년을 보낸 부부 생태학자 - 야생속으로 동물도 가까워져야 내밀한 모습을 보여준다 - 야생 거위와 보낸 일 년 나무 위 그곳에서도 아이들은 자라고 삶은 지속된다 - 나무 위 나의 인생 죽음을 무릅쓰고 아프리카 동물들을 지킨 여성 존 루트 - 와일드 플라워 One-Dish Meals 일품요리 가족의 무시무시한 미래, 알아야 준비할 수 있다 - 가족 부활이냐 몰락이냐 아이 없는 세상의 비극 - 여성 학교 경제를 알려면 인간을 먼저 알아야 한다 - 행동경제학 돈이란 대체 무엇인가? - 화폐, 마법의 사중주 정치가 소박해야 세상이 숨을 쉰다 - 노자 도덕경 아시아의 부활을 외치는 서양 학자의 속내는? - 리오리엔트 Fusion Cuisine 퓨전 요리 과학 시간에 이런 책을 읽히면 어떨까?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농업은 불행의 씨앗일까? - 다윈의 대답2: 왜 인간은 농부가 되었는가? 인류 역사의 거대한 틀을 생태적으로 읽어내는 탁월함 - 총, 균, 쇠 해양생물학과 역사와 문학의 경계가 파도에 씻기누나 - 현산어보를 찾아서 |
모든 학문은 인간 본위이다. 동물을 연구하는 학문도 우주를 연구하는 학문도 결국은 인간의 시선에서 그 논점이 시작되어 인간을 위한 것이 된다. 경제학도 인간을 연구하는 인간을 위한 학문이며 물리학도 인간이 누비는 환경과 인간이 사는 삼라만상을 연구하고 결국 인간을 위해 더 나은 결과를 내놓기 위한 학문이다. 그래서 굳이 통섭이라는 명칭까지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 애초 학자들이 자기들의 연구가 모두 인간을 위한 것임을 안다면 문제 될 것이 없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저만의 틀에 갇혀 살듯이 학자들도 별다를 게 없어 그렇게 경계를 넘어갈 수도 있다고 일러줘야 하는 모양이다.
나는 통섭이라고 해서 모든 지식이 어우러지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어우러짐이라는 의미인 모양인데, 과연 인문학과의 어우러짐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인간'과의 접점은 모든 장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저자는 자연과학사에 일어나는 이런저런 일들을 인간사에 비추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설명의 바탕에는 인간과 생명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배어 있다. 그런 저자야 말로 통섭적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다른 분야의 지식을 머릿속에 함께 담아두었기 때문이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든 그 안에서 인간과의 연계성을 파악해내기 때문일 것이다. 만사가 인간과 관련되어 있음을 깨닫는 사람은 타인을 비롯한 그 어떤 생명에게도 함부로 대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보다 연약한 것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런 작가의 글에 나까지 마음이 포근해진다.
방방곡곡 많은 신하를 풀어 불로초를 찾게 했던 진시황제도 결국 한 줌 흙으로 돌아갔다. 그의 몸을 구성하고 있던 10조 개의 세포 속에 들어 있던 DNA들도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의 정자 속에 담겨 자식들의 몸으로 전달된 DNA의 일부는 아마 지금까지도 누군가의 몸속에 살아 숨 쉬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유전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생명은 영속가능성을 지닌다. 태초에는 보잘것없는 한낱 화학 물질에 지나지 않았던 DNA는 단세포 생물을 거쳐 오늘날에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몸속에 살아남아 면면히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생명의 역사는 한 마디로 DNA의 일대기 내지는 성공담에 지나지 않는다. (p. 162)
자연의 도살 현장에는 언제나 경제주의자 즉 인간중심주의자와 환경주의자 즉 생물중심주의자 간의 각축이 벌어진다. 조금 살만하다 싶을 때에는 환경주의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듯 싶다가 경제 지표가 조금만 나빠지기 시작하면 황급히 인간중심주의의 논리로 복귀하고 만다. 급기야 우리는 열대우림 15곳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종이 절멸 위험에 처해 있는 '중요 지점hotspots' 25곳을 지정하여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보전생물학자들은 생명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요인들을 '하마'라는 뜻의 머리글자 'HIPPO'로 요약한다. 서식처 파괴Habitat destruction, 침입종Invasive species, 오염Pollution, 인구Population, 과수확Overharvesting이 그것이다. 오염과 인구 문제는 구태여 설명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고 과수확의 문제점은 어민들이 이미 겪고 있다. 토종 개구리는 물론 심지어 뱀까지 황소개구리의 침입에 속수무책이었던 걸 기억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심각한 것은 서식처 파괴이다.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때아닌 이념 아래 전 국토가 굴착기의 발톱에 유린당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이웃 나라가 토해내는 황사에 기침 잘 날 없는 판에 우리 스스로 우리의 허파를 도려내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우선 2005년 12월 21일에 1심의 판결을 뒤엎고 또다시 새만금 개발을 허락한 서울고법 특별4부 판사님들에게 권하고 싶다. 환경 윤리가 왜 단기적인 가치관을 넘어서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혜안을 얻게 될 것이다. 윌슨은 "우리의 미래 세대는 우리의 만행을 끝없니 반추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p. 214)
저자는 인간이 갖지 못한 현명함을 가진 동물들을 소개하면서 인간의 반성을 촉구한다. 인간과 다를 뿐 인간보다 부족하거나 모자란 것이 아닌 수많은 생명들이 발전이라는 이름 앞에 스러져 가는 현실이 그로서는 안타깝다. 제 몸의 몇 배나 되는 물건을 들어올리는 개미의 힘이나 집단을 위한 희생을 통해 진정한 영속성을 누리는 꿀벌의 힘,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구의 생명사를 쓰기 시작하고 지금까지도 많은 영향을 끼치는 미생물, 인간의 활동 영역이 넓어질수록 멸종되어 자취를 감춰가는 세계의 동식물들. 세상의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나 역시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의 발 밑에 우리가 가지 못하는 드넓은 세계가 펼쳐져 있고, 머리 위로도 갈 수 없는 광대한 세계가 뻗어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그래서 우리는 한낱 미물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 작은 세계에서 내가 높네 네가 높네 하는 것이 모두 부질 없음을 깨닫는다면 그 누가 얄팍한 지식의 틀에 갇힌 이기적인 개구리가 되겠는가. 그래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우리 주변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닐까 싶다.
인간이 진화의 결과로 탄생한 것은 분명하지만 진화가 우리 인류를 탄생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과정은 아니다. 자연선택은 어떤 목표를 향해 합목적적으로 진행되는 미래지향적 과정도 아니며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모든 합리적인 해결 방법을 총동원할 수 있는 공학적인 과정도 아니다. 그래서 적자생존의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고 난 결과는 어쩔 수 없이 완벽한 인간의 등장일 수밖에 없다는 식의 생각은 지나친 인본주의 또는 인간중심주의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생명은 이처럼 지극히 낭비적이고 기계적이며 미래지향적이지도 못하고 다분히 비인간적인 과정에 의해 창조되었다. 하지만 그처럼 부실해 보이는 과정이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단계를 거듭하며 선택의 결과들을 누적시킨 끝에 오늘날 이처럼 정교하고 훌륭한 적응 현상들, 심지어는 남을 위해 목숨을 던지는 일까지 만들어낸 것이다. (p. 173)
인류 역사 내내 자연이 우리를 먹여 살렸고, 이제 또다시 우리는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나는 21세기를 맞으며 우리 인간이 스스로 '현명한 인간'이라 부르는 자만을 반성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공생인'으로 거듭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우리 인간이 자연계에서 가장 우수한 두뇌를 지녔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나는 우리가 현명하다는 점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진정으로 현명하다면 우리의 삶의 터전까지 망가뜨리며 살지는 말았어야 했다. 우리는 제 꾀에 넘어가는 헛똑똑한 동물일 뿐이다. 하나뿐인 이 지구에서 자연과 더불어 공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생명의 보고 칼라하리를 어떻게 보전하는가는 우리의 의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지금도 칼라하리는 절규하고 있다. 그 절규가 우리의 절규가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p. 285)
그러나 그는 미래가 어둡지만 그렇다고 해서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설득한다. 아마도 어긋난 길을 나아가고 있는 인류의 미래가 우리 자신의 의지로 바뀔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다. 비록 나는 그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지 않고 우리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지만, 밝은 내일을 바라보는 저자의 자세 만큼은 마음에 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름다운 미래가 오리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면 정말 아름다운 미래가 올 것 같기도 하니까.
각 장마다 한 권의 책이 메인으로 소개되고, 거기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이 두어 권 더 추천된다. 우리가 알지 못한 아름다운 세계와 그 안에 사는 안타까운 생명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다. 마인드맵처럼 이어지는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베스트셀러보다 숨어 있는 좋은 책의 깊은 맛을 주로 소개하는 그의 글에는 생명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통합적인 사고가 잘 배어 있다. - 표지 작가 소개글 중에서
저자는 머리말에서
나는 독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고 씨름하는 게 훨씬 가치 있는 독서라고 생각한다.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었는데 술술 읽힐 리는 없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책 한 권을 뗐는데 도대체 뭘 읽었는지 기억에 남는 게 하나도 없다. 하지만 기왕에 읽기 시작한 그 분야의 책을 두 권, 세 권째 읽을 무렵이면 신기하게도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차츰 내 지식의 영역이 넓어지는 가슴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라고 말한다. 그러니 그저 심심풀이로 책 소개를 하는 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알면 사랑한다.'는 감성적 신념을 자주 언급함에도 이 책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자연과학과 생태학에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해서 저자가 소개하는 책을 모두 읽고 상식수준 이상의 지식을 쌓아야 한다는 중압감마저 살짝 느껴진다. 자연과학이나 생태학 분야에서 알아주는 유명 학자들, 대가들의 책이라 겁부터 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솔직히 다른 데로 시선을 돌리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왠지 이 책이 소개하는 책들을 읽고도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저자에게 혼날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그럼에도 분명 저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통섭'하여 경계를 허물고 분야를 아우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는 사실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루는 책들 하나하나를 '어떤 내용인지, 책을 쓴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그 책이 어떤 의미에서 읽어볼 필요가 있는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은 무엇이 있는지' 정성스럽게 소개한다. 진정 자연과학과 생태학 분야에 대해 조금은 신중하고 정성스러운 태도로 책을 읽고, 공부하길 바라는 속내가 잘 드러난다. 메인 요리에서 소개한 책들을 모두 읽을 수는 없겠지만 다만 한 두 권을 읽더라도 저자의 바람처럼 무지하고 무관심했던 분야에 대해 새로운 관심과 각성을 가질 수 있다면 좋은 책읽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재미있는 차례를 가지고 있다. 제목이 '통섭의 식탁'이니 맛있는 음식들이 차려져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셰프 추천 메뉴 (오늘이 요리) , 에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 일품 요리, 퓨전 요리'의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 모두 60여권에 가까운 책을 소개하고 있다. 단연 가장 많은 책을 소개한 부부는 '메인 요리'부분으로 31권에 달하는 책을 소개한다. 실제로는 본격적으로 다루는 책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까지 소개하고 있으니 그 양은 어마어마하다. '알면 사랑한다'는 신념 아래 우리가 지구의 환경, 자연 생태계를 바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어떤 위험 수준에 도달해 있는지 체감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인류가 계속해서 돌이키기 어려운 방향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가 무지해서 더 큰 문제를 만들어내는 데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저자의 의도에서 좀 벗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나는 마지막 부분 '퓨전 요리'에서 소개된 책들에 더 많은 관심이 간다. 어찌되었든 작가가 어느 요리를 더 집중해서 먹으라고 하진 않았으니 취향과 흥미대로 읽으면 될 것이고 조금은 일하듯이(?) 정성스럽게 읽어줘야 할 일이다.
주변 지인의 추천으로 읽게 된 최재천 교수의 '통섭의 식탁'..
사실 난 이 교수님을 굉장히 좋아하긴 하나 이 분이 쓰신 책을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매체나 다른 책의 이곳저곳에서 조금씩 알았던 그분의 진면목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어색한 단어였던 '통섭', 하지만 요즘은 학교에서도 과목들간의 '융합' 수업이 대세가 되었고 시대가 시대니만큼 학문들 사이의 교류도 활발해져 이젠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이 책은 한마디로 책벌레들을 위한 보물창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서양과 인문학,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방대한 저자의 독서 이력은 그분의 어렸을 적 경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원래는 인문학도였던 저자는 고등학교 시절, 학교의 횡포(?)에 의해 어쩌다 이과에 가서 공부를 하게 되고 생물학을 전공하게 된다.
명색이 과학자임에도 여러 분야의 지식을 고루 아우를 수 있는 것은 아마 이 분이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읽어온 다방면의 책 덕분일 것이다.
이 책에는 모두 56가지의 책이 소개되어 있다.
작가의 추천 메뉴, 애피타이저, 메인요리, 디저트, 일품요리, 그리고 퓨전요리까지..
메인요리는 물론 저자의 주요 전공 분야인 생물학에 대한 책이 주류를 이루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경제, 철학, 정치 등의 다양한 책들이 등장한다.
책 좀 읽었다 하는 사람이라면 책을 읽다가 또 다른 책을 읽고 싶어지는 것이 매우 짜릿한 기쁨을 준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편협한 독서 취향이 좀 부끄러워졌다.
쉽고, 재미있고, 내 구미에 맞는 책들만 골라 읽지 말고 가끔은 좀 어려운 책, 생각을 요하는 책, 천천히 곱씹으며 되새겨 볼 수 있는 책들도 올해는 읽어보려 한다.
내 독서 편식은 꽤 오래된지라 과연 잘 될런지는 알 수 없지만 우선 나도 생물 전공이니 다짜고짜 메인 요리에 도전해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