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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받지 못한 사람들 1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 1

모던 클래식-05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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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462쪽 | 544g | 153*224*30mm
ISBN13 9788937490538
ISBN10 893749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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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버스가 정말로 올지 모르겠구나.” “틀림없이 올 거예요.” 우리는 계속 기다렸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난 뒤에 내가 다시 말했다. “보리스, 버스가 정말로 올까?” 아이는 나를 쳐다보고 지겨운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걱정 마세요. 그 아저씨도 말했잖아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라고.” “때로는 일이 기대한 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틀림없이 그렇게 될 거라고 누군가가 장담하더라도…….” ---「1부」, p.90

“그만둬, 보리스. 그걸로 충분해. 거기서 그만두고, 네가 해낸 일을 사람들한테 보여 줘. (중략) 다들 깜짝 놀라면서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거야. 그림을 망쳐 버리기 전에 거기서 그만둬.”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신문 너머로 그 애를 계속 관찰하고 있었다. 마침내 보리스는 마음을 정한 듯, 몇 군데에 조심스럽게 크레용을 칠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차츰 자신감이 생겼는지, 얼굴이 거의 바닥에 닿도록 허리를 구부리고 약간 무모하게 크레용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시 뒤에 보리스는 손길을 멈추고 말없이 그림을 내려다보았다. 이어서 나는 보리스가 망가진 그림을 어떻게든 구해 보려고 크레용으로 덧칠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마침내 보리스는 침통한 표정으로 크레용을 내던지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에서 나갔다. 그때 내 마음속에 퍼져 간 고통을 나는 지금도 되살릴 수 있다. ---「1부」, p.153

“우리는 전환점에, 중대한 전환점에 와 있어. 라이더 씨는 그걸 우리한테 알려 주러 오신 거야. 그렇지요, 라이더 씨?” (중략) “너무 늦었어요. 우리는 시기를 놓쳤다고요. 이제 그만 체념하고, 또 하나의 춥고 쓸쓸한 도시가 되는 게 어때요? 다른 도시들도 그렇게 해 왔잖아요. 어쨌든 우리는 시대의 조류를 타고 흘러갈 겁니다. 라이더 씨, 이 도시의 정신은 병든 게 아니라 완전히 죽었어요. 이젠 너무 늦었습니다.” ---「1부」, p.172

“한 번쯤 이렇게 말하기는 쉽겠지. 아니, 난 가지 않겠어, 난 쉬겠어, 하고 말이다. 그리고 나중에야 그게 바로 그 여행이었다는 것, 아주아주 중요한 여행이었다는 걸 알게 될 거야. 하지만 일단 기회를 놓치면 그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아. 일단 기회를 놓친 뒤에는 너무 늦어. (중략) 여행을 하면서 오랜 세월을 보내면 피곤해지기 시작하고, 조금은 게을러지기도 하지, 하지만 그 중요한 기회는 바로 그럴 때 오는 경우가 많아. 그래서 그들은 기회를 놓치는 거야. 그러고는 평생을 후회하지.” ---「2부」, p.349

“그거야 알 수 없는 일이지. 앞으로는 내 처지도 좋아질 거요. 나도 죽으면 슬퍼해 줄 사람이 많을지 몰라. 아마 수백 명은 될걸. (중략) 하지만 그 사람들 가운데 나를 진정으로 좋아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면, 수백 명이 슬퍼해 준들 그게 무슨 소용이겠소? 내가 사랑하고 또 나를 사랑해 준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한 사람과 수백 명 전부를 기꺼이 바꿀 거요.” ---「2부」, p.439

“나 같은 늙은이들은 이따금 몽상에 잠기곤 합니다. 어떤 중대한 순간이 다른 식으로 흘러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중략) 우리는 지금쯤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 있을까요? (중략)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도시에는 무언가가, 깊이 새겨진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것은 다섯 세대, 여섯 세대, 일곱 세대가 지나도 변치 않을 겁니다. (중략) 그는 그의 존재 방식 자체입니다. 아무리 중요한 경험도 그의 존재방식을 바꾸어 놓지는 못했을 겁니다.” ---「3부」, pp.137~138

“보리스도 데려오셔야 합니다. (중략) 보리스도 이제는 어린애가 아니니까, 이런 내 모습을 보아야 합니다. 그 애도 인생을 배워야 합니다. 인생에 정면으로 맞서야 합니다.”
---「4부」, p.209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부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라이더가 연주 여행차 중부 유럽 어느 도시의 한 호텔에 도착한다. 이곳 사람들은 라이더를 마치 구세주나 되는 것처럼 받드는 한편, 개인적인 청탁을 늘어놓아 그를 불편하게 만든다.
기이하게도 그는 이 도시의 모든 것이 왠지 낯설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호텔 포터인 구스타프가 자신의 딸 소피와 외손자 보리스를 만나 달라고 부탁한다. 그는 보리스가 자신의 아들이라고 말한다. 연주회를 앞두고 만찬회가 열린다. 지휘자인 브로즈키의 개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신경질적인 광기에 휩싸인다.

2부
라이더는 보리스가 옛집에 두고 온 축구선수 장난감을 찾으러 길을 나섰다가 지방지 기자의 꾐에 빠져 자틀러 빌딩 앞에서 사진을 찍게 된다. 그 사진이 신문에 실린 후로 사람들은 왠지 라이더를 다르게 다한다. 어린 시절 친구 피오나를 만난 라이더는 친구의 체면을 세워 주려고 피오나의 라이벌을 찾아가지만 흥분으로 몸이 굳어 한마디도 하지 못한다. 라이더는 리셉션에 소피와 보리스를 데리고 가지만 아무도 그들을 알은척하지 않자 분노한다. 소피는 보리스가 더 자라기 전에 가족이 모여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라이더는 그녀를 달래면서도 그녀 때문에 모든 일정이 꼬였다고 원망한다.

3부
혼란에 빠진 라이더는 도시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도시의 저명인사인 콜린스 여사를 만나러 간다. 지휘자 브로즈키가 나타나 이번 연주회를 계기로 콜린스 여사와 재결합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호텔 매니저 호프만의 아들 슈테판은 이번 연주회에서 멋지게 독주에 성공해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중에 만난 호프만은 슈테판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며 사실은 예술가 가문 출신인 아내에게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아들을 가혹하게 대해 왔다고 고백한다.

4부
라이더는 아직 콘서트홀을 둘러보지도 못한 상태지만, 중태에 빠진 구스타프의 부탁으로 소피와 보리스를 찾으러 다시금 길을 나선다. 설상가상으로 브로즈키가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를 절단한다. 연주회장을 찾던 라이더는 복도의 벽장을 통해 슈테판의 연주를 지켜보게 된다. 호프만 부부가 슈테판이 연주를 마치기도 전에 자리를 뜨면서 행사는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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