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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토익만점 수기

나의 토익만점 수기

: 제3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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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1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98쪽 | 412g | 153*224*20mm
ISBN13 9788901139609
ISBN10 89011396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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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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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만점을 받은 친구는 취직에 성공했고, 소나타 신형을 뽑았다. 주말이면 여자애를 태우고 가평 펜션으로 놀러 갔다. 나는 주말에 무엇을 했던가. 구립도서관에서 토익 실전문제집을 풀었다. 직장, 여자, 소나타 신형. 내겐 그런 달콤한 것들이 없었다. 토익을 590점 맞는 한 앞으로도 없을 것이었다.
취업 시즌이 완전히 끝난 올해 봄. 나는 서류전형 한 번 통과해보지 못하고 시즌을 접었다.‘지원자격: 토익 800점 이상’이라는 문구에서 나는 이런 목소리를 들었다.
“넌 꺼져.”
그래서 난 꺼지기로 했다. ---1장 「리스닝 컴프리헨션」 중에서

“혹시 인질이 필요하지 않으세요?”
용기를 내서 부부에게 물었다.
A: 아니오. 우린 인질이 필요 없습니다.
아내 쪽이 말했다. 눈물 나도록 매끄러운 영어다. 토익 리스닝 Part2를 라이브로 듣는 것 같다.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 난 그들의 인질이 되고 싶었다. 농장일을 도우면서 위급할 땐 몸을 던질 용의가 있었다. 경찰이든 강도든, 누가 총을 쏘면 대신 맞아줄 각오가 되어 있다. 그들의 대화를 곁에서 들을 수만 있다면 그 정도 희생은 감수할 만하다. 성우한테 직접 리스닝 훈련을 받는 것만큼 확실한 토익 정복 비결도 없다. ---3장 「보통이 아닌 발음」 중에서

“그것 참 이상하군. 너처럼 영어를 잘하는 어학연수생을 본 적이 없어.”
“아냐. 부족해. 많이 부족해.”
“한국이란 나라가 정말 궁금하군.”
스티브는 말했다. “도대체 영어를 얼마나 잘해야 그 나라 국민이 되는 거야?”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꾸할 말이 없었다. ---4장 「바나나만 파는 게 아니실 텐데요」 중에서

지난 3년간 무직자로 지냈다.
그건 몹시 불편한 일이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들어앉아 있었을 뿐인데, 다들 그걸 낙오로 간주했다. 다수가 ‘쟨 낙오했어’라고 판단했다. 그건 그것대로 좋다. 남들에게 베이스 깔아주는 삶도 나쁘지 않다.
문제는 일부 지인 중에 나의 ‘낙오’를 은근히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자신은 낙오되지 않았으며 매달 월급을 받는다는 사실에 그들은 무척 기뻐했다.
그건 좋지 않다. 너무 좀스럽지 않나, 나는 생각했다. 나의 ‘낙오’가 그들을 좀팽이로 만든 것 같아 나는 늘 죄스러웠다.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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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대가 공감하는, 동시대가 가장 필요로 하는 소설
이 시대가 문학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나 고민했을 때, 그 대답으로 『나의 토익 만점 수기』를 올렸다. 토익 만점을 위해 호주로 어학연수를 떠난 주인공이 마약상의 인질이 되는 어이없는 이야기가, 시대의 가장 아픈 현실을 제대로 찌른다. 정상적으로 살기 위해서 비정상적인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이 시대 청춘들이 겪고 있는 희비극을 거침없이 서술해낸다.

무엇보다 너무 잘 읽혀서 오히려 걱정될 정도로,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탁월하다. 가벼운 듯하지만 주제의 깊이가 범상치 않고, 반전이 주는 문학적 상상력도 대단했다. 익살맞고 재치 있지만, 절제하고 균형 감각을 끝까지 유지하는 실력이 만만치 않았다. 읽으면서 계속 이 작가가 누구일지 궁금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새로운 작가의 탄생이다.
이제하, 이순원, 김인숙, 김별아, 손정수, 정이현, 조연정 (제3회 중앙장편문학상 심사위원)
어떤 잔혹한 운명도 ‘환대’하는 눈부신 재능
우리의 걱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 청년은 소중한 무엇을 잃어버렸지만 들키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는 표정으로, 이 무한토익사회의 정점을 쓸쓸히 걸어가고 있다. 그가 진정으로 얻은 것은 단지 토익 만점 성적표가 아니라 ‘이상한 아버지’를 ‘행복한 아버지’로 바꿀 수 있는 용기, 쉬워진 토익처럼 결코 쉽지는 않은 ‘인생’이라는 또 하나의 거대한 토익시험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일 것이다.
정여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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