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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 일과 삶의 새로운 패러다임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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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8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12쪽 | 500g | 139*204*20mm
ISBN13 9788936486280
ISBN10 8936486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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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이 책 『기본소득: 일과 삶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모두에게, 무조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돈’이 경제·빈곤·일/노동에 미치는 효과가 무엇이고 이에 대한 반대논리를 어떻게 반박할 수 있는지, 기본소득을 시범적으로 실시한 결과가 어떠한지를 조목조목 짚으며, 오늘날 기본소득이 긴급히 요청되는 까닭을 간명하고 힘있게 전한다. 기본소득 운동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 가이 스탠딩(Guy Standing)은 기본소득이 빈곤을 없애거나 다른 모든 복지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인류의 소중한 자산인 정의·자유·보장을 드높이고 더 큰 사회변화를 추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을 탁월한 논리로 설파한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1장 기본소득: 의미와 역사적 기원
2장 기본소득과 사회정의
3장 기본소득과 자유
4장 빈곤, 불평등, 불안전의 감소
5장 경제적 논거
6장 표준적인 반대
7장 감당가능성이라는 쟁점
8장 일과 노동에 대한 함의
9장 대안들
10장 기본소득과 개발
11장 기본소득 이니셔티브와 파일럿
12장 정치적 도전: 여기서 시작해서 어떻게 그곳으로 갈 것인가
부록 기본소득 파일럿을 실시하는 방법

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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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운동의 ‘살아 있는 역사’,
가이 스탠딩이 말하는 기본소득의 모든 것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2017년 모교인 하버드대학 졸업식 축사를 통해 “누구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할 수 있도록 완충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보편적 기본소득 같은 아이디어를 연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늘날 스위스·핀란드·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캐나다 등의 국가는 물론이고, 클라우스 슈바프와 버락 오바마 같은 오피니언 리더, 일론 머스크와 에릭 슈미트 같은 유명 벤처 자본가까지 가세해 ‘기본소득’(basic income)에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의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이 지탱할 수 없는 불평등과 불의를 낳는다”(본문 13면)는 데 대한 깊은 공감, 기술혁명과 ‘일자리 없는 미래’에 대한 우려 속에서 인류 생존의 실마리를 기본소득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책 『기본소득: 일과 삶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모두에게, 무조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돈’이 경제·빈곤·일/노동에 미치는 효과가 무엇이고 이에 대한 반대논리를 어떻게 반박할 수 있는지, 기본소득을 시범적으로 실시한 결과가 어떠한지를 조목조목 짚으며, 오늘날 기본소득이 긴급히 요청되는 까닭을 간명하고 힘있게 전한다. 기본소득 운동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 가이 스탠딩(Guy Standing)은 기본소득이 빈곤을 없애거나 다른 모든 복지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인류의 소중한 자산인 정의·자유·보장을 드높이고 더 큰 사회변화를 추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을 탁월한 논리로 설파한다.

인류의 오래된 실험, 기본소득
: 『유토피아』부터 「새로운 인권 헌장」까지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에 관해 정통하며 정직한 독본을 가이 스탠딩보다 더 잘 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 로빈 체이스 (집카Zipcar 공동창립자)

이제껏 쓰인 기본소득에 관한 책 가운데 가장 종합적인 길잡이. 정의롭고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로드맵을 제공한다. ― 앤디 스턴 (미국 서비스노동조합SEIU 전 위원장)

기본소득이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신적 아이디어로 각광받는 등 활발한 논의와 실험의 장으로 오기까지는, 기본소득 운동의 기수라 할 수 있는 이 책의 저자 가이 스탠딩의 공이 컸다. 가이 스탠딩은 세계적 경제학자이자 런던대학 SOAS 교수로서, 오늘날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고용·노동 조건에 놓인 사람들을 가리키는 ‘프레카리아트’(precariat) 개념을 정립한 인물이기도 하다. 1986년 기본소득유럽네트워크(현재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이하 BIEN)를 공동 창립하고 30여년간 기본소득 운동의 최전선에서 활동해왔으며, 현재 BIEN 명예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2016년 BIEN 서울 대회, 2017년 아시아미래포럼의 연사로 참여해 한국에도 잘 알려졌다.
가이 스탠딩과 그 동료들이 개발한 ‘모두에게 권리로서 지급되는 돈’에 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비롯했을까? 멀게는 고대 그리스의 에피알테스와 페리클레스가 평민의 정치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고안한 민주주의적 개혁안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이들의 시도가 좌절된 뒤 기본소득이 있는 사회상을 처음 그려낸 사람은 토머스 모어였다. 그가 쓴 소설 『유토피아』(1516)의 한 등장인물은 ‘도둑질이 음식을 얻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어떤 처벌로도 도둑질은 멎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모든 사람에게 어느정도 생활수단을 줌으로써 “도둑으로 시작해 시체로 끝나는 끔찍한 필연성 아래에 누구도 있지 않게 하는 것”이 처벌보다 훨씬 나은 방식이라고 본다. 이 말에서도 드러나듯 누구나 존엄한 생존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은, 저자 가이 스탠딩이 참여해 유엔에서 작성한 「새로운 인권 헌장」(2004)으로 이어지고 있다.(본문 26~29, 207면)
기본소득 개념에서 ‘기본’이라는 말은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극단적인 상황에서 생존을 가능케 하는 금액을 나타내며, 기본소득 옹호자들은 이 금액이 보편적·개별적·무조건적·정기적으로 지급돼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간단한 생각이지만 여기엔 간단치 않은 문제가 있다. 과연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한가. 그리고 정당한가.

기본소득에 대한 흔한 반대와 명쾌한 재반박
: 빌 게이츠에게도 기본소득을 주는 이유

가이 스탠딩은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한 흔한 반대논리는 물론, 기본소득으로 이끄는 요인과 선택지를 사려 깊게 검토한다. 인간이 중심이 되어 포괄적인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데 관심있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책이다.
―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창립자 겸 집행 의장, 『제4차 산업혁명』 저자)

기본소득을 둘러싼 흔한 선입견이 있다. 기본소득이 실현 불가능하며 유토피아적이라는(유토피아의 원뜻은 ‘아무데도 없는 곳’이다) 것부터 기본소득이 포퓰리즘적인 정치에 놀아나리라는 주장까지 다양한데,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 누구나 머릿속에 떠올릴 법한 의문일 것이다. 이 책 6장 「표준적인 반대」에서는 기본소득에 대한 주요 반대논리를 열세가지로 압축하고, 이를 간단하지만 명쾌한 논리로 다시 반박한다. 특히 거의 반사적으로 “빈민만이 아니라 부자에게도 돈을 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하는 반대논리가 있다. ‘빌 게이츠에게 왜 기본소득이 필요한지’를 누군가가 묻는다면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저자는 우리 시대의 사회적 부가 우리 스스로 일군 것이라기보다 과거 세대의 노력과 성취에서 상당 부분 물려받은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공유재와 부의 몫은 권리로서 모두에게 혹은 모든 시민에게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본문 145면) 그는 한때 영국 산업혁명의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쇠락한 도시 미들스브러의 풍경을 돌아보며 이렇게 반문한다. “왜 지금의 부유한 사람들이 이 나라의 부와 힘을 처음 일궈낸 이들의 후손보다 훨씬 더 안락하고 안정적으로 살아야 하는가?”(본문 51면)
부자든 빈민이든 모두에게 똑같이 기본소득이 지급된다 하더라도 그렇게 지급된 몫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에게 값어치가 더 크다. 또한 빈민만을 타깃으로 하는 복지서비스와 보편적 기본소득에 드는 행정비용을 비교할 때 후자가 훨씬 더 경제적이며, 부유층의 소득을 세금으로 환수해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충당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여러 근거가 있다. ‘기본소득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는 반대논리는 기존 복지제도와 기본소득 제도의 비용 계산을 통해 반박될 수 있으며, 이 책에서는 알래스카 영구기금이나 노르웨이 연금기금 등을 참고해 기본소득의 재원을 마련할 여러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눈여겨볼 것은 ‘기본소득이 감당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 자체가 실증적이기보다 매우 정치적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불평등은 급속하게 커지고 있는데, 엘리트, 금권정치가, 금권정치를 뒷받침하는 기업이 벌어들이는 지대소득은 어마어마하게 늘고 있다. 소득을 낳는 모든 종류의 재산을 소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가져가는 이 막대한 지대소득을 단순히 사회가 가지는 것만으로도 기본소득 기금의 많은 부분, 심지어 전부를 감당할 수 있다. 사회서비스를 없애거나 소득세율을 급격하게 올려야만 기본소득이 감당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의도적이든 순진하든 간에 본질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본문 185~86면)

자본과 노동 모두 주목하는 기본소득
: 노동과 일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

기본소득으로 처음 구매한 게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시간을 샀습니다.” (본문 313면)

최근 마크 저커버그 같은 실리콘밸리 영재들과 벤처 자본가들이 기본소득을 지지하고 나섰고,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기업 Y컴비네이터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를 대상으로 기본소득 파일럿(시범 사업)을 준비해 2019년부터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본문 308면) 이런 ‘자본가’들이 기본소득을 지지하거나 돈을 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자는 그것이 ‘기본소득은 틀렸다’고 말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고 본다. 다만 이런 자본가들이 기본소득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가 “머지않아 실리콘혁명·자동화·로봇공학이 대량의 ‘기술적 실업’을 가져올 정도로 인간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는 견해 때문”이라는 점은 생각해볼 만하다.(본문 130면) 과연 인류에게 ‘일자리 없는 미래’가 찾아올 것인가? 저자는 ‘노동 총량의 오류’와 OECD의 자료 등을 근거 삼아, 인공지능 로봇으로 메울 수 있는 노동과 일의 양은 전체 가운데 일부이며, 자동화로 ‘위험에 처한’ 일자리 수는 산업화된 나라들에서 9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본문 130~32면)
저자가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일자리 없는 미래’가 아니라 노동/일의 체질이 변하는 미래다. 기술혁명으로 힘있는 자본가에게 이익이 더 집중되는 한편, 일자리는 더욱 불확실하고 불안정해지면서 소득분배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완전고용’이 우선순위이던 시대는 지났다. 이미 완전고용 개념 자체가 대략 5퍼센트의 실업률이 있는 수준으로 재정의되었으며 불완전고용을 포함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현실을 인정하면서 일자리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일자리’로, 즉 ‘사장들’에게 종속되는 처지로 밀어 넣는 것이 그렇게 바람직한가?” 현재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많은 일자리는 ‘따분하고’ ‘사람을 멍청하게 만들며’ ‘비하적이고’ ‘사람을 고립시키며’ ‘위험하기까지 하다’. 저자는 노동을 신성시하면서 ‘일할 권리’를 주장하던 ‘산업의 시간’이 저물고 있음을, 그리하여 이제는 일할 권리만큼이나 ‘(싫은) 일을 하지 않을 권리’가 삶의 존엄을 지키는 데 중요해지고 있음을 강조한다. “기본소득은 오히려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을 거부하거나 이런 일에 대해서는 더 많은 보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일자리의 성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본문 143면)
나아가 저자는 지불받는 노동(labour)이 지불받지 않는 일(work)보다 우위에 있다는 생각 역시 산업화 시대의 산물이라고 지적한다. 가사노동·돌봄노동·사회참여 등 수치로 환산되지 않으나 개인의 삶과 공동체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우리가 하고 있는 많은 일은 사실 지불받지 않는 일이다. 저자는 21세기에는 노동하는 공간과 노동시간의 경계가 모두 흐릿해져 노동에 대한 대가로 지불하는 임금의 측정도 점차 자의적이게 될 수밖에 없고, 노동과 일의 경계 또한 흐릿해질 것이라고 본다. 기본소득은 의무로서의 노동 대신에 좀더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주며, 위험부담이 있지만 좋아하거나 잠재성이 있는 일을 할 자유,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능력을 갖출 자유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기본소득은 가능한가
: 선택적 복지 vs 기본소득

우리 사회에서 여러 사회보장의 혜택을 ‘받을 만한’ 사람과 ‘받을 만하지 않은’ 사람으로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2018년 9월부터 한국에서 만 6세 미만 자녀가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아동수당이 지급된다. 한편에서는 청년실업 문제를 타개하려는 목적으로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청년수당을 실시하고 있다. 아동·청년·노인·장애인 등 사회·경제적 안전망이 상대적으로 더 시급하다고 여겨지는 층을 대상으로 한 수당·복지서비스는 이미 다소간 마련돼 있다. 그러나 연령·소득·가구규모 등 자격기준에 따라 적용하는 선별적 지원에는 언제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자격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생활고를 겪다 벼랑에 내몰린 이들의 사례가 이른바 ‘세 모녀 법’ ‘예술인 복지법’ 추진으로 이어졌으나, 지원 요건을 충족하기는 여전히 까다로운 탓에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기본소득은 그 한계를 보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기본소득 파일럿이 시행되었거나 현재 진행 중이다. 인도의 마디야프라데시주에서 6000명을 대상으로 파일럿을 실시한 결과, 아동의 영양공급과 학교 출석률이 높아지는 등 복지효과가 분명하고 사회적 공평이 개선되었으며, 기본소득 비판자들의 예상과 달리 ‘일’과 ‘노동’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2016년 스위스의 기본소득 국민투표와 현재 진행 중인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을 두고 ‘기본소득의 실패’를 단정하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런 섣부른 단정이 기본소득의 현실화를 두려워한 견제의 목소리라 하더라도, 기본소득의 도입은 개인·사회 할 것 없이 우리가 살아온 지난 방식(사적 소유 관념, 노동윤리, 경제성장 논리 등)과 결별하는, “우리의 윤리와 사회구성 원리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과 맞먹는 일”이기에 분명 강력하면서도 힘든 여정이 될 것이다.(본문 395면)
저자가 특별히 보내온 「한국어판 서문」에서 말하듯 한국은 의료보험 같은 보편주의적 사회보장의 전통을 유지해왔으며,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숱한 정치적 과제를 넘어왔다. 이런 경험에 비춰보면 기본소득으로 가는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기본소득이 때를 만난 아이디어’라는 확신을 시험해볼 때다.

회원리뷰 (1건) 리뷰 총점10.0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기본소득, 현재의 '필요성'과 그 유토피아에 대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닉***로 | 2018.08.21 | 추천5 | 댓글0 리뷰제목
   우선 이 책을 읽기 전, 내가 얼마나 단순하고 1차원적 생각에 머물렀는지 반성했다. 말로만, 약자의 보호, 자유가 자율적으로 보장되는 사회라고 말은 했지만, 앎의 깊이가 딱 보통 이하였다.  현재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청년수당이 기본소득과 비슷하다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어느 정도 증명을 해야 하는 점에서는 물론 다르다. 서울시는 한정된 자;
리뷰제목

 

 

 우선 이 책을 읽기 전, 내가 얼마나 단순하고 1차원적 생각에 머물렀는지 반성했다. 말로만, 약자의 보호, 자유가 자율적으로 보장되는 사회라고 말은 했지만, 앎의 깊이가 딱 보통 이하였다.

 

 현재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청년수당이 기본소득과 비슷하다고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어느 정도 증명을 해야 하는 점에서는 물론 다르다. 서울시는 한정된 자에게 돈의 쓰임을 제한해서 지급한다.) '약자'를 정한 뒤 복지를 시행하는 정책과는 꽤나 차이가 있다. 그래서 종종 사람들은 반대표를 던진다. 선진국도 하지 못한 일을 할 수가 없다는 생각, '약자'만 돕기에도 벅찬데 어떻게 모두에게 수당을 줄 수 있을까? 나라의 재정은 어떻게 되는가 등등이다.

 

 이 책은 아주 처음, 기본소득이 어떻게 생겨났고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사람도 어떻게 의견이 나뉘어져 있는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생각보다 어려운 말은 없는 편이라서 읽기에 어렵지 않은 게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가 아닌, 내가 겪었던 작은 그룹으로 생각해봤다. 대학에 다닐 때였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부모님을 증명하면 약간의 수업료를 깎아주곤 했다. 부모님 탓이 부모님 덕분이 되었지만, 그 증명은 꽤나 형식적인 형태와 나를 전시하는 시선이 섞여있었다. 우선 왜 이 돈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인지 설명해야 하고 그 돈을(적지는 않지만, 수업료에 비하면 적은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고 그로인해 어떤 결과를 창출할 것인지 설명해야 했다. 게다가 일정한 점수를 얻지 못했다면 그 누구라고 할지라도 장학금을 수령할 수 없었다. 누군가에게 나의 어려움을, 부모님의 가난을 설명하는 일은 꽤나 난처한 일이었다. 그리고 더 난처한 건, 그다지 넉넉하지 않은 이 살림에 어떤 재산이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이었다. 약간의 재산이 늘어난다고 해도 나의 어려움은 나아지지 않지만, 그나마 받는 약간의 수업료가 사라진다면 더 난처해질 테니 말이다.

 

...이런 체제를 옹호하는 이들은, 수당을 신청하지 않는 사람은 수당이 필요 없거나 자격이 안 됨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며 부러 열변을 토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수당을 얻는 사람은 수당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또 자격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임시직이나 단기직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p102

 

 너무 작은 그룹이라 생각한다면, 며칠 전 할머니댁에 도착한 우편물도 예를 들 수 있다. 주민센터에서 온 우편물이었고 혹시라도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다면, 언제든 주민센터로 와서 이야기, 즉 설명하라는 내용이었다. 자기들이 모르는 어떤 위험에 처한 노인들이 있을까 하는 염려섞인 안내문이었다.

 

 그 무엇도 악의는 없다. 심지어 선의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그 스스로를 어렵다고 증명해야 한다. 그것도 여러 사람에게 사인을 받아야 하고, 결재를 받아야 한다.

 

 예전에 기사에서 주변에 도움 받는 가난한 아이가 브랜드 신발을 신고 다닌다는 것에 대해 글을 봤다. 왜 그 아이는 그 신발을 신으면 안 되는 걸까. 수많은 아이들이 갖고 싶어하는 그 신발을 가졌다는 게 우리에게 어떤 불편함을 주는가. 깊게 생각해볼 일이다.

 

 

 아직 기본소득은 성급하다고 하는 말, 북유럽의 선진국은 이미 쌓아놓은 부가 많아서 가능할지 모른다는 예측보다는 정말 이 나라에 이유 없이 누군가에게 줄 돈이 없는지, 누군가의 가난을 심판하는 자 또한 돈이 들어가는 '직업'의 위치라는 것도 생각해볼 만 하다. 그리고 덧붙여 이야기하자면, 북유럽은 우리보다 모든 주기가 빨랐다. 그래서 수많은 전쟁을 치렀고 결국엔 나라의 부가 아닌, 사회의 안정, 개인의 보호를 우선시하고 있다. 더 빠르게 인정한 나라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일이 선행되어야지 싶다.

 

 

 

 

 

한동안 소설이나 시를 읽었고 그 안에 빠져 살았다. 일반적인 인문학이나 사회의 구조를 잘 모를 뿐더러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차근차근 다양한 책을 읽는 게 버겁다. 그러나 살다 보면 내가 감히(?)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일들이 생긴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책을 읽는 게 얼마나 중요성을 알게 된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세계가 어떻게 더 밝게 확장되어야만 하는지 깨닫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그만큼 느끼고 깨닫는 게 확실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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