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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차례가 왔습니다

나의 차례가 왔습니다

: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 그 잃음의 과정과 그리움의 편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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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8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444쪽 | 472g | 128*188*30mm
ISBN13 9791195495863
ISBN10 1195495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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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끝이 아니라 하늘나라로 떠나간 사람과 여전히 같이 사는 아주 새로운 국면의 삶이다.

아빠의 주름 박힌 이마에 손을 얹고서 간절한 기도를 하고, 아빠의 차갑게 퉁퉁 부은 발을 모든 기운을 담아 주무를 때, 내 인생에 중요하지 않은 모든 욕망과 바람들은 천천히 떨어져 나갔다. 오히려 바라는 것들이 단순해지고 욕망하는 것들의 수가 줄어들길 바랐다. 다만 그것이 아빠의 죽음을 대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토끼와 거북이」중에서

우리는 그냥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두 손바닥을 입가에 가져다 대고, 스스로 말문을 막았다. 터져 나오는 큰 소리는 없었고 깊게 들이 마시는 숨과 깊게 내뱉는 큰 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끝끝내 삼켜내던 울음은 그 후 조금씩 조금씩 터져 나왔다. 그날 그 모습들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기어코 사랑하는 자를 잃은 모습을. ---「죽음의 순간」중에서

"이제 괜찮은가요? 잘 지낼 만한가요?"란 말은 여전히 참 두려운 질문이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한들 누군가 아직 슬프다고 한다면, 그는 아직 슬픈 것이다. 슬픔의 기한과 슬픔의 정도는 누구나 같지 않고 또 그만둘 만한 때란 없다. 슬픔을 잘 극복해 낸 것일 수도 있으며, 슬퍼할 게 아직 많이 남아 있음이기도 하다. ---「기한과 정도」중에서

아이의 행복하다는 말을 듣고 나는 모든 것이 괜찮고, 앞으로 모든 것이 나아질 거라는 마음이 잠시 들었다. 그런 풍요로운 마음의 발현이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다시 행복을 찾아가는 방향을 잡고, 행복해지기 위해 해야하는 어떤 행동들을 취한다. 우리를 삶의 고난으로부터 벗어나 자유하게 해주는 것, 그것은 떠나간 사람이 주는 선물 중 하나이다.
---「행복하다는 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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