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은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계다. 무방비로 노출된 초식동물 같은 초보 투자자들을 보호할 야트막한 울타리조차 없다. 벌떼처럼 몰려다니는 투자자들을 잡기 위해 공급자들은 곳곳에 덫을 쳐놓고 기다리고 있다. 경매시장이 그렇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꼬마빌딩, 소형주택 투자가 그렇다.--- p.5
소형주택투자가 대세라는 말은 사자들이 먹잇감을 다 먹어치우고 하이에나가 뼈까지 싹 훑고 간 자리에 독수리가 몰려들고 있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30~40대 직장인은 물론이고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도 대출까지 받아가며 소형주택으로 제2의 월급을 꿈꾸고 있다.
소형주택의 높은 수익률은 이미 옛말이다. 공급과잉으로 임대료는 계속 떨어지고, 기대했던 임대수익은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처분하기에는 매매가가 너무 하락해 투자자들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전문가들의 잘못된 수요예측과 전세시장에 대한 잘못된 이해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저금리 기조에서 임대수익을 기대했던 애꿎은 은퇴자들과 영세 투자자들이다.--- p.20
경매에서 가장 중요한 통계는 낙찰률이다. 낙찰률이 높아지면 경매시장 과열, 떨어지면 침체라는 기사를 한 번쯤은 접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낙찰률이 부동산 각각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을까? 예를 들어 아파트와 토지의 전국 평균매각률은 각각 80%와 60%이다. 그 차이가 20%p에 달하는데, 이를 평균으로 받아들이면 물건에 따른 합리적인 선택을 가로막게 된다. 부동산 가격은 지목, 면적, 형태, 도로 및 교통여건, 개발 가능성, 건축 규제, 환금성, 편의 시설, 주차여건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p.31
주택조합 아파트는 시행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일반 아파트에 비해 10~20% 정도의 가격경쟁력을 가진다. 하지만 말 그대로 사업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다. 주택조합은 생각보다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 책임을 조합원이 고스란히 지기 때문에 리스크가 매우 크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깜깜이’가 된다는 점이다. 조합원 모집을 위탁수행하는 분양대행사는 분양가, 착공 시기, 입주 시기 등만 강조하며 가입을 유도한다. 이때 초기비용을 마치 일반분양 아파트의 확정분양가처럼 홍보하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이름만 다른 일반분양 아파트로 인식한다.--- p.38
재건축투자는 대지지분 확인이 핵심이다. 재건축에 들어가면 현재 아파트는 철거하기 때문에 가치가 없어진다. 결국 땅만 남는 것이다. 재건축 단지 부지에 대한 권리를 해당 주택이 얼마나 갖고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 대지지분이다.
예를 들어보자. 같은 면적의 재건축 단지에 기존 아파트가 A단지는 5층, B단지는 15층이라 치자. 같은 면적에 같은 용적률로 재건축이 되면 세대수가 적은, 즉 대지지분이 많은 A단지는 B단지보다 더 넓은 평형을 제공받고, 더 적은 추가 부담금을 내게 되는 것이다. 결국 투자의 수익률이 여기서 정해진다.--- p.58
공인중개사나 부동산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지금 사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들은 부동산이 거래돼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들의 수익을 위해 항상 지금이 부동산투자 적기라고 이야기한다. 부동산이 활황일 때는 더욱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투자의 적기고, 침체기에는 바닥을 쳤기 때문에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이야기한다.--- p.124
특별분양은 미분양 물량을 떨이로 판매한다는 뜻이다. 미분양 물량이라 하지 않고 회사보유분, 특별분양이라고 포장하는 이유는 떨이판매보다는 확실히 ‘아름답고 특별해’ 보이기 때문이다. 미분양이 늘어나면 “잔여세대 절찬 분양 중”, “마감 임박”, “동호수 지정 선착순 계약, 계약금 100만 원”, “성황리 분양 완료, 회사보유분 특별분양”이라는 광고로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를 현혹하기 시작한다. 일이천 원짜리 속옷도 아니고 몇억씩 하는 부동산을 떨이라고 하면 누가 구입하겠는가?--- p.161~162
이제까지는 ‘공급’의 시대였다면 미래는 ‘관리’의 시대다. 산업화 이후 경제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많은 부동산이 공급됐다. 미래는 더 이상 부동산이 부족한 시대가 아닌 것이다.
주변 상권이 좋아져 어부지리로 수익을 창출하는 행운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이제 이렇게 공급된 부동산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중요한 시대다. 체계적인 부동산 관리로 자산 가치를 상승시켜야 한다. 우량 임차인을 입주시켜 건물의 가치를 높이고, 이렇게 유치한 우량 임차인이 다른 건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건물을 철저하게 유지하고 보수하고 관리해야 한다.
--- pp.183~184